장작패기
이수익
장작을 팬다
야성의 힘을 고눈 도끼날이 공중에서
번쩍
포물선으로 떨어지자
부드러운 목질에는 성난 짐승의 잇자국이 물리고
하얗게 뿜어 나오는 나무의 피의
향기
온뜰에 가득하다.
물어라
이빨이 아니면 잇몸으로라도
저 쐐기처럼 박히는 금속의 자만을
물고서 놓지 말아라
도끼날이 찍은 生木은 엇갈린 결로써 스크램을 짜며
한사코 뿌리치기를 거부하지만
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며 도끼날을 뽑아가는
사내의 노여움은 어쩔 수 없다.
쿵, 쿵
울리는 처형의 뜰 모서리를
지우듯 덮어오는 하오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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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패기/이수익
시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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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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