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핵심이 '돈을 쓰는 것'과 관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돈을 어디에다 쓸 것인지를 알아야 얼마만한 돈이 필요한지 알 수 있고,
그 얼마만한 돈을 모으기 위해 어떤 재테크 전략을 펼쳐야 할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얘기의 핵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가 길어져 지난 번 얘기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내용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돈을 잘 쓰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는 점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직장인들의 월급이 정해진 것이라면, 돈을 불리는 재테크도 중요하지만 돈을 잘 쓰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돈을 잘 쓰는 것에 대해 '절약'이라는 말로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일반적인 의미의 절약과는 다르다.
물론 돈을 잘 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절약하는 정신을 바탕에 깔고 있다.
물론 아낄 수 있는 데까지는 아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직장인들의 실제 생활을 보면 절약 정신은 투철한데 정작 행동에서는 모순을 보인다.
즉 음식값, 교통비, 세금 등 작게 절약되는 항목에서는 잘 절약을 하면서도 정작 크게 절약할 수 있는 할 항목에서는 정신을 잃고 만다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남자는 술이고 여자는 쇼핑이다.
지난 2001년 주류공업협회 출고량을 기준으로 볼 때 소주의 경우 일년에 28억병, 맥주는 40억병, 위스키는 5700만병을 기록했다.
지난 1999년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15세 이상 성인의 순수알코올 소비량에서 우리나라는 슬로베니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술로 인한 낭비는 단순히 술값에 그치지 않는다.
과음은 건강을 헤치고,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자기계발의 시간을 없애고, 가족과의 대화도 줄어들게 한다.
과음으로 인한 파괴적 효과는 이렇듯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차라리 소소한 절약은 하지 않아도 좋으니, 과음하시는 분들은 술을 줄이시라.
다음으로 여성들의 쇼핑으로 인한 낭비를 보자. 여성 중에는 쇼핑광이 많다.
전문가들은 쇼핑중독자 10명 가운데 9명은 여성이라고 말한다.
시간많고 돈 많은 여성들은 일단 논외로 하자, 일반 여성들에게서도 쇼핑 중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쇼핑에 대한 집착이 강하게 나타난다.
쇼핑에 대한 집착은 유전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과 가족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다고 한다.
병적인 수준에 이르지 않은 일반 여성이라 할지라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자신을 꾸미기 위해 소득 수준과 비례하지 않은 쇼핑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쇼핑에 대한 집착이 쇼핑중독으로 발전하면 알코올중독과 마찬가지의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정신적인 상태로 보자면 쇼핑에 대한 집착은 술에 대한 집착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다.
따라서 여성 역시 차라리 소소한 절약은 하지 않아도 좋으니, 쇼핑에 집착하지 마시라.
마지막으로 돈을 써야 할 때에 쓰지 않는 위험에 대해 말하고 싶다.
어쩌면 이 부분이 지금 말하고자 하는 얘기의 핵심일지도 모른다.
여러분들은 '짠돌이, 짠순이'라는 말에서 어떤 느낌을 받는가.
그 말이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스쿠르지 같은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짠돌이, 짠순이라는 말에서 만약 부정적인 느낌을 받는다면 그것은 스쿠르지 같이
자신을 위해 돈을 아낄 줄만 알았지 다른 사람을 위해 쓸 줄은 모른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의 문제인 것이다.
혼자서 아끼고 혼자서 쓰는 것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함께 아끼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써야 할 상황에서 자기 자신만을 위한다면,
돈은 아끼겠지만 인간관계의 가장 큰 바탕인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하라.
결국 재테크란 돈을 쓰기 위한 것이다. 아낄 것은 분명하게 아끼되, 써야 할 상황에서는 분명하게 써라.
그리고 한달에 1만원이라도 좋으니, 나보다 더 불쌍한 사람, 고아나 혼자 사는 노인 등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써라.
그것은 당신의 '정신 건강을 위한 재테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