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민을 위한 사법입니다.^^
프랑스에 살고 있는 외사촌 누나가 올해 7월 약 2년만에 한국을 방문하여 가족들과 함께 광주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늘 출국하였습니다. 7월에 누나가 입국을 할 때에도 마중을 나갔고 8월에 뒤따라 입국한 프랑스인 남자친구와(이하 이름으로 호칭하여 메추 형이라고 하겠습니다.^^) 함께 서울 구경을 하러 광주에서 올라왔을 때에도 가이드를 맡았던 터인데다, 이번에 출국을 하면 다시 2년 정도는 만나지 못할 상황이기에 오늘도 배웅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공항에 나가기 전 누나가 구입을 부탁한 미륵반가사유상 모형을 사러 인사동에 들린 뒤, 어떤 차를 타고 공항에 갈까 하던 생각을 하던 끝에 서울역에서 공항고속 직통 리무진을 타기로 했습니다. 더 저렴한 공항리무진 601번이 있지만 누나가 인천공항에 도착할 시간이 되어 가는데다가 요즘은 좀 럭셔리(?)한 교통수단에 마음이 끌리더군요. 그렇다고 해도 항공기는 아직 이용할 경제적 능력이 안 되고 고속철은 원래 좋아하지 않아서 현재로서는 탈 일이 없습니다.^^
종각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역에 도착,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바나나우유, 발효요구르트를 먹은 뒤 정거장에 나가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몇 분 뒤 정거장에 들어온 버스는 6기통 BH120F. 한 커플이 요금을 묻고는 그냥 601번을 타겠다며 탑승을 포기하더군요. 저는 운임 12,000원을 지불하고 이른바 로열박스로 불리는 싱글석의 가장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7월에 입국 마중을 나갈 때 영등포역에서 우등 시트를 장착한 공항리무진 608번 AERO SPACE LS를 타기는 했지만, HD급 버스를 타는 것은 올해 2월 말 광주발 서울행 금호고속 전세 소속의 AERO QUEEN HI-CLASS를 탄 뒤 처음이라 약간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 사이에도 장거리 여행을 한 적은 있습니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버스와 철도 양쪽의 매니아여서 시내 단거리 이동시에는 시내버스를, 시외 중장거리 여행시에는 철도를 우선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관계로 최근 고속버스 시승이 없는 점 선해를 부탁드립니다.
하여튼 제가 탄 버스는 14시 20분 서울역을 출발, 시내버스들 속에서 나름대로 위용을 자랑하며 용산로를 달렸습니다. 4월 1일 고속철 개통으로 용산역의 위상이 높아진 뒤 공항고속 차량의 유리에 '서울역 용산역<-직통->인천국제공항'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용산역에 정차를 한 뒤 직통으로 공항에 간다는 말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버스가 용산역을 통과하여 무척 놀랐습니다. 서울역과 용산역을 운행하는 차량을 따로 배치하는 체제인 듯 합니다.
두 달만에 달리는 공항고속도로.. 가끔씩 공항 구경을 하러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갑니다만, 특히 인천공항에 갈 때 공항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정말 상쾌합니다. 영종대교를 건널 때 옆으로 드넓게 펼쳐지는 바다와 갯벌은 공항 방문이라는 목적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서해대교와 더불어 무척 괜찮은 관광거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버스는 제한 속도인 시속 100킬로미터를 정확히 준수하며 달렸습니다. 칼리무진과 공항고속, 한국도심공항터미널리무진, 공항리무진 등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리무진 차량들은 정속 운행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개의치 않았는데, 버스가 영종대교를 달릴 때 교각 위에서의 차선 변경 금지 원칙(영종대교에도 흰색 차선이 실선으로 그어져 있습니다)을 준수하기 위해 시속 70킬로미터로 달리는 승용차를 추월하지 않고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가는 상황에서는 저도 정말 질려 버렸습니다. 혹시 기사님이 일부러 그 속도로 달리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 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 전에 버스는 줄곧 시속 100킬로미터를 유지하며 달렸고 무엇보다도 실색차선 구간이 끝나자 기사님이 기다렸다는 듯 차선을 바꿔 승용차를 추월한 것으로 보아 교각에서의 차선 변경 및 추월 금지 원칙을 지키기 위해 그랬던 것이 분명합니다.-_-;
이렇게 50여분을 달린 버스는 15시 13분 인천국제공항 출발층 종점에 도착하였습니다. 항공기형 선반에 넣어 둔 미륵반가사유상을 꺼내기 위해 제가 복도에서 길을 막고 있었는데, 승객들의 하차가 지체되지 않도록 서둘러 선번 뚜껑을 닫는다는 것이 한 중년 남성 승객의 머리에 뚜껑을 부딪치게 하고 말았습니다. 즉시 '죄송합니다'하고 사과를 드렸는데 손으로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일본어로 말씀을 하시더군요. 괜찮다 신경쓰지 말아라 하는 뜻으로 대강 이해는 했지만 그래도 죄송해서 'Sorry'하고 영어로 다시 말씀드렸습니다. 그 분도 다시 영어로 괜찮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누나와 메추 형은 광주발 인천공항행 직행버스를 타고 올라와 저보다 약 40분 일찍 도착해 있었습니다. 비행기 출발 시각은 18시 50분이었기 때문에 탑승 수속 뒤에도 시간이 충분히 남았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국제선 항공기를 탈 때에는 출발 몇 시간 전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세트를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공항 구경을 하다가 마침내 누나와 메추 형을 출입국심사장 입구에서 환송하고, 혼자서 약 한 시간 정도 더 공항과 비행기 착륙 장면 구경을 한 뒤 1층 버스 승차장으로 갔습니다. 무역센터행 한국도심공항터미널리무진 BH120F를 탈까, 그냥 공항리무진 603번 AERO SPACE LS를 타고 바로 신림동으로 돌아갈까 하고 고민하던 끝에, 그냥 가장 저렴한 가격(2,800원)으로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갈 수 있는 경기대원 계열 시외차량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승차장에 나가는 순간 청주행 보라돌이 BH120F가 막 출발하려 하는 것을 보고 그냥 다음 차를 타면 되지 하며(제가 달리는 것을 싫어해서 시내버스든 지하철이든 절대 달려가서 타는 법이 없습니다-_-;) 그냥 보냈는데, 뜻밖에 용맹스럽고 중후한 엔진 소리가 들려 버스의 뒤를 보니 그 보라돌이는 제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8기통(DV15T엔진) 차량이었습니다.T.T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달려가서 저 차를 타는 건데 하고 속으로 아쉬워했지만 말 그대로 '이미 버스는 떠나 버린 뒤'였죠.
아쉬움을 달래며 제가 탄 다음 보라돌이는 평택,안성행 6기통 BH120F였습니다. 10열 편성에 엔진룸 위의 좌석은 우등 시트인 40석 차량이었습니다. 앞서 떠난 8기통 BH120F를 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비싼 운임의 인천국제공항 노선에서 2,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우등 시트에 앉아 간다는 생각에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제가 버스를 탈 때는 이미 오후 7시가 넘어가고 있었기에 버스가 영종대교를 달릴 때 바라본 바다의 석양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국내선 청사에서 하차, 잠시 김포공항 구경을 하였습니다. 9월자로 새로 나올 대한항공 국내선 운항 시각표를 가지러 가는 목적도 있었는데, 아직 비치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신림동으로 귀환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하루의 시승을 마쳤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날짜가 9월 3일로 넘어갔군요. 오늘은 고향인 광주에 내려갑니다(일부러 집에 내려가는 날짜를 누나를 마중나가는 날의 다음날로 맞췄습니다). 얼마 전 카페에 글을 올렸습니다만 이번에 처음으로 새마을호 특실 왕복 여행을 하는 참이라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고향에 내려가면 무엇보다도 사람 만나는 일을 많이 하는데 이번에도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을 뵙고 중학교 동창 친구를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잡혀 있습니다. 아직 약속은 안 되어 있지만 버스매니아 광주지역 회원님들도 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 특별히 제가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고향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이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몇 시간 후 영등포역을 오전 9시 17분에 출발할 기차를 타기 위해 자러 가야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국제선을 이용하려면 정말 일찍 공항에 나가야 허둥대는 일이 없이 원할히 비행기에 오를 수 있죠... 국내선과 같은 생각을 했다가는 큰 일이 벌어질 수도...ㅎㅎ 국제선의 경우 일찍 출국 출입문을 들어가서도 별 검사를 하는데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됩니다... 그나마 비행기 좌석에 앉고 나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죠...
서울역/용산역 - 인천국제공항 센트럴시티/공항고속 리무진의 경우 분리배차하기 보다는, 서울역발 차량이 출발할 때 용산역(3층 승강장)에서 승객 유무를 무전이나 유선으로 보고하여 승객 있을시 용산역에 들러 가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용산역 수요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승강장 보면 책상에 발권직원 상주)
첫댓글 국제선을 이용하려면 정말 일찍 공항에 나가야 허둥대는 일이 없이 원할히 비행기에 오를 수 있죠... 국내선과 같은 생각을 했다가는 큰 일이 벌어질 수도...ㅎㅎ 국제선의 경우 일찍 출국 출입문을 들어가서도 별 검사를 하는데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됩니다... 그나마 비행기 좌석에 앉고 나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죠...
국제선의 최소 수속시간은 40분입니다. 어디까지나 최소구요 ^^ 일반적으로는 2시간 전에 공항에 나오기를 권고합니다. 금~일요일의 경우 이용객이 많아 수속마감까지 수속하지 못해 항공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항상 나옵니다. 모두들 주의해 주세요.
서울역/용산역 - 인천국제공항 센트럴시티/공항고속 리무진의 경우 분리배차하기 보다는, 서울역발 차량이 출발할 때 용산역(3층 승강장)에서 승객 유무를 무전이나 유선으로 보고하여 승객 있을시 용산역에 들러 가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용산역 수요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승강장 보면 책상에 발권직원 상주)
용산역을 경유하는 차량은 관광터미널 뒷쪽으로 난 2차선도로를 이용하여 원효대교-강변북로로 진입하며, 비경유 차량은 한강대교를 이용 노들길로 진입하더라구요. 상행의 경우 서울역 논스톱(용산역 승객없을때)은 마포대교 - 만리동고개 - 서부역으로 가는경우가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