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1. 10. 2. 토요일.
밤중에 인터넷 사이트의 뉴스를 보았다.
강원도 양양군... <자연산 송이 1kg 120만 원을 넘어...> 제목의 뉴스를 읽고는 무척이나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에서 캐는 송이버섯 그게 뭐 대단한 식품이라고... 1kg 120만 원 운운하냐?
지난해 늦가을 내 고향(충남 보령 화망마을)에서는 쌀 한 가마니(80kg) 19만 원했다. 즉 1kg 2,500원이 채 안 되었다. 1kg당 2,500원이 채 안되는 쌀로 밥을 지으면 밥그릇이 여러 개 나와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위 송이버섯 1kg 120만원짜리를 먹으면 그게 그렇게 영양가가 풍부한가? 어떤 영양소인데?
내가 보기에는 돈이 많아서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뇌물용 선물으로는 아주 적합할 게다.
송이버섯 1kg 120만원은 내 고향의 쌀값으로 치면 쌀 6가마니(480 ~ 500kg)에 해당된다.
내가 날마다 세끼를 먹는다. 무려 8년간 이상이나 먹을 수 있는 분량의 쌀이다.
주머니가 가벼워서 늘 빌빌거리는 내가 어떻게 해야만 송이버섯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것인지.
누가 나한테 뇌물용으로 선물했으면 싶다. 택배기사가 내가 사는 아파트 xx동으로 오는지를 날마다 확인하고 싶다.
혹시 알어? 나도 송이버섯 뇌물을 받고는 으시대면서 아내한테 요리를 잘 하라고 건네줄런지...
아쉽다. 이런 꿈조차 무능하고 무기력한 나한테는 허무맹랑하다.
주머니가 가벼운 나는 그저 가장 싸다는 햅쌀로 지은 밥이나 퍼먹고, 가마솥 바닥에 쌀밥을 눌러서 만든 누릉지나 사서 숭늉물이나 마셔야겠다.
다음달 11월 초순이면 농촌에서는 벼수확을 거의 다 마칠 게다. 조생종 벼는 지금쯤 벌써 바슴을 마쳤을 게다.
서해안 산고랑당에 있는 우리 동네에는 다랑이논이 조금 있었는데 그마저도 농공단지, 서해안고속도로-무창포 IC 진입로, 일반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몇 차례나 토지 수용되어서 이제는 논이 별로 없다. 산비탈이 심하게 져서 토지수용 대상에서 제외된 논, 경사가 심하게 진 다랑논이나 조금 남았다. 현지 사정이 이러하니 뭔 쌀이 많겠는가?
우리의 주식인 쌀. 아쉽게도 농산물 가운데 가장 쌀 게다.
2020년도 늦가을. 현지의 쌀 한 가마니(80kg)는 고작 19만 원이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다랑이논이기에 소출이 적어서 1마지기당 쌀 4 ~ 5가마니 수확이 고작이다. 영농비용을 공제하면 실제로 남은 소득은 얼마쯤일까? 그냥 그저 한숨이나 푸욱 쉬는 게 덜 속상할 게다.
그나저나 누가 나한테 송이버섯 끄러미를 선물로 보냈으면 싶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맛이며, 또 그런 거(값 비싼 것)를 안 먹으면 어떤 동티(불행한 징조)라도 생기는 것일까?
나한테는 그냥이다. 그런 거, 비싼 거를 안 먹고는 다른 식품을 먹는 게 가장 실속이 있을 게다.
요즘 날씨가 추워지니까 재래시장 농산물가게 앞에는 막 캔 고구마가 잔뜩 나와서 판매를 한다.
가격도 저렴할 터...
아쉽게도 나는 그런 고구마조차도 사서 먹지 못한다. 당뇨병환자는 단맛이 나는 고구마 등은 먹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조금만이라도 입맛을 봤으면 싶기에 재래시장으로 눈구경 나가면 으례껏 고구마 가게를 눈여겨보다가는 군고구마 한 개조차도 사 먹지도 못한다.
서해안 갯바람이 넘어오는 서낭댕이 앞산.
내 조상들의 무덤이 잔뜩 있는 산에는 소나무가 울창하다. 혹시라도 소나무뿌리 근처에 송이버섯, 싸리버섯 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다. 아쉽게도 나는 시골에 자주 내려가지도 않으니 이런 꿈조차도 허무할 게다.
그저 누가 나한테까지 뇌물용으로 송이를 선물하지 않을까 하고는 엉뚱한 기대와 희망을 가져야겠다.
별것이 다 글감이 되다. 오늘밤에는...
송이버섯, 표고버섯, 싸리버섯, 능이버섯, 목이버섯 등 식용 가능한 버섯류는 아마도 몇백 종이나 될 것 같은데...
나중에 더 보탠다.
2021. 10. 2.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