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잡고계신 손을 펴 보셔요"
내 말을 이해 못하시는지 더욱 단단히 잡으신다.
타올 로 몸을 닦다가 웃옷 한 자락을 더욱 힘있게 붙잡으시기에 손에 힘을주어 아버지의 손을 빼 보니 묻어있다.
누런 오물이다.
"내가 늙어 네게 몹쓸짓 을 시키는구나.."
작은 목소리에 나는 그만 왈칵 눈물이 났다.
닦아드리고 옷을 갈아 입혀드리고 기저귀도 채워드리며 마음이 얼마나 요동쳤는지..아직도 그 말씀이 귀에 들린다.
치매는 촌수가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아버지는
내게 늘 정신을 집중하시나 보다.
내가 힘들까봐, 아버지를 늘
닦아드리고 시중드는것은 나의 남편 몫이였는데
그 날 우연히 알게된
아버지의 속 마음이였다.
가끔씩 아버지를 모시고 우린 나갔다.
좋아하시는 감자탕을 드실땐 얼마나 뼈를 잘 바르시고 맛있게 드시는지..
사랑스럽고 귀여우시기까지 하다..
난 어려서 아버지가 안 계시기에 더욱 단단한 엄마밑에서 자라서인지 아버지에 대한 이상도 기대감은 없었다.
그런데
결혼 하고 살면서 보이지 않는 아버지의 존재감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이 후 아버지를 뵈면서 내겐 자연스러운 학습이 되었다고나 할까.
힘든 시간들을 보내셨을 아버지는 내게 늘 다정하셔서 부엌에 들어오시면 내게 마담~하고 부르시고
내 호칭은 순간순간 아버지 식으로 바뀌지만 뭐가 되었든 난 웃고 즐거웠다.
가끔 애국가를 부르시다가
다 들어가 주무세요 하시곤 긴 다리로 두뚱거리며 방으로 들어가시면 우린 하루를 마친다.
그런 마음이 고운 아버지를 어찌 치매환자라고 선을 긋고 멀리 할수 있는지.
성품대로 치매도 가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면 오히려 내가 많이 배운것이 많다.
기억을 못해서 다른 행동을 하는것이 아니라
가끔은 나를 아니 우리를 시험해보시나?하는 느낌도 드는것을 보면..참 힘든 아픔이기도 하다
당신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표현을 못하시니 입 속에 음식을 가득 넣고 조금씩 밀려 내려가는 것도 나중에 삼키는걸 잊으셨다는걸 알게 되었다..
백발은 지혜의 면류관이라 하셨던 말씀을 요즘은 자주 생각난다..
지내온것들 가지고 있던 모든 생각들을 자꾸 끄집어내어 행동으로도 옮기고 하고싶은것도 해 보고
그래서 노인들은 꿈을 꾼다라고 하신것 같다.
아버지를 바라보며 나도 꿈이 생기고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나서도 또 한사람 나의 남동생을 고통속에 하늘나라로 보내는것도
미리 아버지를 뵈었던 훈련이 되었던것 같다.
아버지..감사합니다
길지않은 시간이였지만
아버지 사랑 모습을 기억합니다
전 아버지를 통해서 아버지란 모습을 알게 되었고
아버지는 실지 움직이는 에너지라는것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
첫댓글 좋은글 감동입니다
오랜만이예요
제가 카페에 자주 못 들어와 이제야 하이!하네요
어려운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치달리는 그 시간을 우리가 선택할수없는 것이기에
그저 기도하는것뿐입니다.
아버님을 돌보시다가 더욱 많은 정을 나누셔서
마음의 상처가 크시리라 생각합니다.
저희도 장모님이 치매 초기 진단을 받으셔서
앞으로 다가올 우리의 몫을 피하지않고 기꺼이 받아 들일것이라
마음으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아버님도 천국에서 흐뭇한 마음으로 미소짓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남은 사람들은 또 살아가야하니, 모든것을 시간에 맡기시고
열심히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에스핀님 댓글이 너무 공감이가고
꼭 내마음을 표현해 주시는것 같아
댓글 씁니다. 정말 어려운 시간 보내신
것에 감동 합니다.
언제 뵈어도 건강한모습, 말씀 감사합니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제는 핸폰을 통해서 모든것을하니 새로운것이 나오면 당황되고 ..그리하다보니 최근엔 다음도 연결이 안되어 아예 다 놓고 살았지요
우리 말의 볕뉘처럼 가끔 이렇게라도 들어오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삶과 나 감사합니다..~~~
힘들고 또 가슴아픈
시간들 이었겠어요.
모쪼록 이제 좋은곳으로
가신 아버지 축복합니다~
생각만해도 따스한 분이셔서
나이듦은 성품과 나란하지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