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공원에서
2024년 6월8일(토) 한강가에 있는 해맞이공원을 세명의 동기들이 오른다.
이곳에 오르면 아침에 솟아오르는 근엄하고 화사한 태양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내렸으나 정오 즈음되니 구름만 있다.
청담나들목 윗쪽에 있는 이곳에 오르면 시내 전경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다..
한강 건너 뚝섬유원지가 바로 손에 잡힌다. .
한강이 김포방향으로 서쪽으로 거침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한강물이 마르고 닳을때까지 그 순간까지 살았으면 좋으련만 어쩔까.
꿈도 아닌 그저 멍청한 녀석의 망상이렸다. " 밤비 내리는 ~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 마음 그 사람은 모를거야 ~ 모르실거야 ~ ~
" 영동대교도 성수대교도 동호대교, 청담대교, 잠실선착장, 탄천, 뚝섬유원지 내게는 절친한 친구이리다. 매일 아침 기상과 동시에 한강가로 들어선다. 한강 물줄기를 동쪽으로 서쪽으로 따라 걷곤 한다. 비가 쏟아지고 눈보라가 태풍이 몰아쳐도 빠지는 날이 없다.한강가에 보이는 경치가 모두 노객에게는 변함없는 친구이리다. 남산타워도 북한산 도봉산도 여전히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 어서 올라오라무나 , 야 ~ 정남아 ~ " 산신령의 명령이 가슴에 닿는다.
청담대교 위에는 수많은 차량들로 가득하다.
어디서 왔다가 어드메로 가는가.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지체되고 있는 차량대열을 바라보는 마음도 답답하다.
한집에 한대씩 아니면 성인이면 모두 자가용을 품에 안고 있지 않는가.
더구나 서울 시민들은 거의 차량의 소유자이기도 하리다.
서울은 지하철 전철이 서울시내뿐 아니라 경기도 근처까지 뻗어 있다.
웬만하면 전철을 이용하면 좋을텐데 이해불가한 한국의 현실이 아닌가.
좁은 땅덩어리에 차량들 주차하는 면적이 얼마나 될까.
노객들은 오롯이 전철 단골 고객들이다.
65세 이상 80세 노객들이니 전철 요금은 모두가 공짜이다.
노인석은 노객들의 전용 좌석이니 얼마나 편안한가.
해맞이공원에는 삼성정(三星停)이란 정자도 있다. 정자 바로 앞에 4명씩 앉을 수 있는 식탁과 의자도 곳곳에 있다.
이곳에 자리를 잡는다. 한강물이 흐르고 있는 윗쪽인 동쪽을 시원스레 바라본다.
잠실선착장, 잠실철교, 잠실대교, 올림픽 대교도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다.
광진구 구의동 강변역 근처에 테크노마트 건물도 그대로이다.
그곳에 현대프라임 아파트에서도 2018년 4월까지 20여년은 살았던 곳이다.
아침이면 거의 매일 오르내리던 아차산과 용마산도 그립다.
팔당대교 건너편에 보이는 예봉산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고교동기들의 등산회 출발이다.
회원은 12여명 정도이다. 등산대장을 스스로 자처하며 남한 대한민국의 유명한 산은 거의 섭렵도 한다.
예봉산은 4월이면 매년 시산제가 아닌 산행감사제를 올리곤 하던 추억의 그림자이다.
123층 롯데타워가 비구름에 가려 3분의 2정도만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벗들이 가져온 간식으로 빈 속을 채운다.
부추빈대떡을 비롯하여 오이김치 두유 초코렛 바나나 막걸리 소주 오늘의 간식이다.
간식은 언제나 막사리 맏형님의 아내이자 형수님(?)이 항상 맛나게 요리해 주시곤 한다.
" 감사합네다. 형수님 ~" 한마디 인사도 드리지 못한 철부지 노인네들일뿐이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이 답답한 마음을 쓸어내리고 있다.
단서조 막사리 무무등 오늘은 오롯이 세분(?)뿐이다.
항상 함께 어깨동무 절친인 뻐드타 녀석은 미국에 있는 동생들 대접
을 받고 있단다.
이 달인 6월 16일은 귀국 예정이란다. 그리고 빠기재는 답신도 없다.
혹여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은근히 신경도 쓰이고 있다.
다음 월례회 모임에는 뻐드타, 헹기바, 빠기재, 스나미등 함께 하면 좋으리다.
그리고 몇년만에 서기남도 한명 더 추가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환한 햇살이 등어리를 땀으로 적시고 있다.몇컷의 사진이 노객들의 삶의 발자취이리다.
한강 건너 저 쪽에 영동대교를 건너 가려니 두녀석들 절대 불가란다.
청담역에서 7호선 전철에 오른다.
두 정거장만에 건대입구역에서 하차이다.
맛집거리를 거닐다 한곳에 들어선다.
손객은 한명도 없다. 오로지 노객뿐이 첫 손님이리라.
소고기 100G이 1인분으로 13,000원이다. 고기 모듬 5인분 쐬주 네병 맥주 1병을 주문한다.
소주 두병 반씩을 흡입한 것이니 온몸에 알콜농도로 가득이다.
계속되는 뜬금없는 주절임에 벌써 시간은 오후 5시를 넘긴다.
영수증은 85,000원으로 별로 마음에 닿지는 않는 곳이다.
에어컨 바람이 차가워 더 이상 무리이다.
근처 다방 3층으로 들어선다.
아메리카노 석잔 주문이다. 한컵에 300ml 이상의 양이 너무 많다.
버리기는 아깝고 어찌할까. 두녀석들은 모두 흡입이다.
무무는 2년여전 코로나에 감염된다. 그 다음 언제부터인가 술 생각이 없다.
한잔도 마시는둥 마는둥이다. " 저 녀석은 일부러 술을 안마시는 거야 " 계속 핀잔이 돌아온다.
그토록 좋아하고 사랑하고 마시던 알콜을 일부러 멀리하다니 상식 이하의 억지일 뿐이다.
걷는 것도 힘들고 음식에 대한 욕구도 맛도 별로이다. 술은 아예 생각밖으로 사라진 것이다.
두 녀석 모두 걸음걸이도 비트적 술에 취한 모습이다. 전철을 타고 제대로 집에 안착하려는지 걱정도 된다.
이 몸은 두 정거장에 청담역이 바로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집이다.
집으로 향하며 수원이 집인 녀석에게 전화를 한다.
" 곧 갈아타야 하니까 정신차려라 ~~~ 알갔찌 ~ 단서야 ~ 응"
이 모습이 우리 노객들의 현주소가 아니랴.
2024년 6월 8일(토) 무 무 최 정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