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지막 밤입니다.
여기 호주, 뉴질랜드, 남반구에서 보낸 1년간...
그 생활을 정리하는 마지막 밤입니다.
내일이면 출국을 합니다.
귀국이 아니라, 출국입니다.
필리핀 마닐라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 발리 - 다시 마닐라 그리고 귀국을 할 예정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멜버른으로 갔었드랬습니다.
호주에서 시드니 못지않게 유명한 도시입니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가 있는 도시이기도 하구요.
과연 명불허전.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그레이트 했습니다.
순간 너무 좋아.
이 순간을 좀더 가슴속에 세겨두고 싶어.
헬리콥터를 충동구매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하늘에서 내려다본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더욱더 멋졌습니다.
그렇게 멜버른을 느끼고,
(8월에 만난 목련도 만났구요... ^^;)
밤새 기차를 타고, 시드니를 향했습니다.
호주에서 1년을 있었지만,
시드니는 거의 처음입니다.
저의 아웃 도시가 시드니이기도 하구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
그리고 본다이 비치와 블루 마운틴.
호주에서 만난 많은 친구들이...
시드니는 서울같다고 합니다.
워낙에 한국사람이 많은지라...
그렇지만,
시드니에 와보니,
시드니는 서울같지 않고,
시드니스러웠습니다.
하버...
바다에서 깊은 만으로 연결된...
아주 유려한 멋진 도시였습니다.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기도 하죠.
하버브릿지를 걸어서 건너,
하버 건너편에서 바라보이는 오페라하우스와 시티의 고층 빌딩들은 너무도 멋졌습니다.
블루마운틴은...
듣던것 이상으로 훨씬 멋있었구요.
가이드 말로는...
bbc 선정 죽기전에 가봐야 할곳 1위가 미국 그랜드 캐년이라는데,
여기 블루마운틴에 숲이 없다면,
그랜드 캐년 못지 않은 모습일거라고...
실제 블루 마운틴은 하나의 산이 아니구..
거대한 산맥이었습니다.
그리 높진 않았지만....
그 드 넓음과 장엄함은 꽤나 감동스러웠습니다.
시드니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오늘은...
그 나의 도시 골드 코스트, 멜버른, 시드니 할것없이,
내 긴긴 휴가의 거의 마지막 날 같은 느낌입니다.
지난 10년간 너무도 쉬고 싶었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
힘들게 마련한 내 휴가.
1년간...
호주에서, 다이빙도 배우고, 서핑, 골프, 승마등을 배웠습니다.
물론 지난 십년간 너무도 배우고 싶었던 것이구요...
영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수있는 정도가 되었구...
지난 1년이 지나간 속도로,
내 삶이 흘러갈겁니다.
지난 10년이 그랬듯...
그런 속도로 지난 1년도 흘러가겠죠.
아련함으로 남을테고...
언제 그랬냐는듯...
서울에서 일상으로 돌아갈겁니다.
매일 매일 수십통의 전화를 하게 될거구...
그럼에도 새로운 일들에 계속해서 도전할거구...
언제나 그래왔듯.
오늘.
남반구에서의 마지막 날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이 여기 시드니에서 공연중이더라구요.
그래서 오페라의 유령을 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여름 국립극장에서 캣츠를 봤었는데,
그 때보다 오히려 입장료는 저렴합니다.
(서울은 특히나 공연이 비쌉니다. -_-;;)
옆에 앉은 호주 아주머니가 쉬는 시간에 묻습니다.
영어가 괜찮냐고...
사실...
반도 못 알아듣겠다고...
그랬더니,
웃으면서,
자긴 영어를 쓰는 사람이고,
이 뮤지컬을 3번째 보고 있는데,
그래도 반 가까이는 못 알아듣겠다며...
음악이 좋고,
연기가 좋고,
사랑이 좋으면..
충분히 즐거운거 아니겠냐며...
웃어줍니다.
저도 웃음으로 답할수밖에 없었죠.
오늘은 혼자였습니다.
하루 종일...
뮤지컬도 혼자서 봤구요.
그럼...
지난 삶이 그러했든.
'외로움'을 생각합니다.
혼자 있음이 되새겨주는 심심함 혹은 외로움, 고독같은... 느낌..
더욱 감상적이 되기 충분하죠.
그렇지만 우울해지진 않더군요.
축복받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아름다운 도시 시드니에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뮤지컬을 볼수있고,
그 엔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을 흥얼거릴수 있음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들었습니다.
내 미래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 전혀 알수없지만...
바로 내일 찾아올지도 모를 죽음을 생각합니다.
살아있음이 죽어감을 의미할수도 있기에...
하루 하루 충실할려고 합니다.
'칼의 노래'에서 김훈님이 이야기했듯...
너무도 무의미한 삶 속에서...
그 삶이 남의 삶이 아니고,
내 삶이어서..
그 안타까움에 조금이라도 덜 무의미하고자 발버둥 친다고...
저 역시,
제 삶이 안타까워,
조금이라도 충실한 삶을 만들어보고자 노력합니다.
아니 노력보다 김훈님 표현처럼,
발버둥친다는 표현이 적당하겠군요.
이제...
추석이 다가옵니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
외국 생활이 길어져,
주위 분들께 일일이 인사드릴수 없음이 죄송스러워.
매년 명절이면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오늘도,
제가 인사드려야 하는 분들의 주소를 정리해 보냈습니다.
지난 제 인생에 너무도 고마운 분들이 많기에...
직접 찾아가 인사드리지 못함이 죄송스럽기에...
오늘은 유난히 감상적이네요.
마지막은 새로운 출발이라는데...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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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헉~~~ 헬리콥터를 충동구매...? 엄청 비쌀텐데요~~ ㅋㅋ
헬리콥터 투어를 질렀다는 거죠.. -_-;;
바로 내일 찾아올지도 모를 죽음을 생각합니다. 살아있음이 죽어감을 의미할수도 있기에... 마음에 와닿는 구절입니다! 하루 하루 충실할려고 합니다. 부럽군요. 제 꿈이 외국에서 1년 정도 살아보는 것입니다. 조니뎁께서 10년 넘게 수고하신 뒤에 얻은 안식년이라 제대로 즐긴것 같군요. 나도 새로운 일상을 살아보고 싶은 열망에 오늘도 매순간 재미를 찾으며 살아갈 생각입니다. 오늘도 좋은날, 내 생애의 최고의 날이기를 바라며 *^-^*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헬리콥터를 사시다니... *_*;;;; 혹시 그거 다시 중고로 파셨나요?
헬리콥터 투어를 구매하셨다는 거겠죠..ㅋㅋ
그러길 소망합니다. ㅎㅎ
여행 다운 여행을 제대로 즐기시는 군요..부럽습니다...^^
그렇죠.. 해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남자분인데 참 감상적으로 글을 잘 쓰시네용~~ ^^ 저도 4년전에 뉴질이랑 호주 여행했었어요~ 혼자서.. 아님 여행중 누군가를 만나서.. 버스랑 기차랑 자가용 페리 비행기.. 모든 교통수단을 다 이용했었네요~ 가끔씩 뉴질이 많이 그리워요~ 특히 내가 여행할때 느꼈던 느낌이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분이 쓴 이런글을 보면 넘넘 다시 가보고 싶어요~ 그때의 시간들이 참 소중하고 부모님께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었죠.. 날 태어나게 해주셔서 고맙다는 ㅎㅎㅎㅎㅎ 남은 여행 마무리 잘하시고 조심히 한국으로 돌아오시길 바랄게요~~ ^^
"글 잘 쓰신다"에 동감 ^^
감사합니다. 뉴질랜드를 다녀오셨군요. 멋졌죠. 너무 너무...
즐겁게 보내셨다느...
참 많이 즐거웠던것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 사랑하지 말아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