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My Story-태국여정 21일, 인생 파노라마
“파노라마!”
우리들 라운딩을 도와주던 캐디가 손을 들어 드넓게 펼쳐진 들판을 향해서 뻗치며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묻지 않았음에도, 그곳 골프장 이름이 ‘panorama cc’로 명명된 그 사연을 알려주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들판이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갖가지 풍경이 뒤섞여 있었다.
바로 앞쪽으로는 어마어마하게 큰 농장이 자리 잡고 있었고, 오른쪽 가까이는 야트막한 고원이 뻗어나가고 있었고, 왼쪽 저 멀리로는 풍력발전소 풍차가 돌아가고 있었고, 군데군데 숲 속으로는 집 몇 채의 작은 마을들이 들어앉아 있었다.
그렇게 눈앞에 펼쳐진 파노라마 풍경을 음미하고 있을 때였다.
“와이프, 파이팅!”
그렇게 외치는 음성이 있었다.
이번 여정에서 부부동반으로 동행하고 있는 황진업 친구의 동생인 황진범 사장이었다.
티샷을 하려고 티그라운드로 나서는 아내를 그렇게 격려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에 이미 익은 듯, 그 외침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그 외침을 듣는 순간, 나는 내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언뜻 쉬울 것 같은 외침이지만, 권위적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정작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외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황 사장은 익히 그 인간미가 돋보이고 있던 중이었다.
그 전날의 일로, 뜨거운 땡볕에 라운딩을 하던 중에 그늘집에서 잠시 쉬어가게 되었었는데, 그 그늘집에서 개당 50바트 그리니까 우리 돈으로 2,000원 정도 하는 코코넛을 동행하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 흔쾌히 사 돌려서 찬사를 받았던 황 사장이었다.
내 그때 황 사장의 인생을 읽었다.
그 인간미, 인생 파노라마의 증표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