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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어느 봄날, 청보리와 유채꽃의 슬로길..고창 청보리밭
고창 청보리밭 학원농장은 1994년 농수식품부의 허가를 받은 관광농원이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관농업지구의 핵심농장이다. 학원농장과 인근 주민들이 협력하여 조성한 농촌경관을 이용하여 해마다 봄에는 청보리밭축제, 가을에는 메밀꽃잔치를 개최한다. 축제에서는 다양한 공연이나 전시행사를 하며 먹거리장터나 농특산물 판매등을 하게 되는데 학원농장 자체로도 식당과 농특산물 판매장을 직영 운영한다. (2013년 5월 9일 목요일)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고창 청보리밭 학원농장
학원농장은 전 국무총리 진의종씨와 부인 이학여사가 1960년대 초반 고창군 서남부의 미개발야산 10여만평을 개척하면서 시작되었다.
1960년대에는 오동나무, 삼나무 식재등으로 조림사업을 하는 한편 뽕나무를 재배하여 누에고치를 생산하였고 70년대에는 목초를 재배하여 한우비육사업을, 80년대에는 수박, 땅콩등을 재배하며 땅을 일구었다.
1992년 초에 설립자의 장남인 진영호씨가 귀농하여 정착하면서 보리와 콩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카네이션, 장미등 화훼생산을 병행하면서 관광농업을 시작하였다.
2000년대 들어 점증하는 관광객들의 농촌경관 관광수요에 부응하기 위하여 봄철 경관가치가 큰 보리재배는 그대로 유지하고 여름-가을철 작물은 꽃이 화려한 메밀로 전환하였고 해바라기와 코스모스도 추가하여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다양한 농업경관을 조성하게 되었으며 내방객이 계속 증가하여 2010년대 들어서는 연간 100만명 정도가 학원농장을 찾게 되었다. 2004년말에 전국최초로 학원농장일원이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된 것도 학원농장이 우리나라의 대표 경관농장으로 자리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학원농장에서는 약 15만평의 농지에 보리와 메밀등을 재배한다. 보리는 '겉보리'와 '찰쌀보리'를 주로 재배하며, 사료로 쓰이는 '청보리'나 '우리밀'을 심기도 하는데 해마다 시장 수요와 판로를 감안하여 품종별 재배면적을 조절한다.
10월말-11월초에 파종하면 겨울철 혹한이 닥치기 전에 싹이 트고 약간 듬성듬성한 잔디밭 수준으로 자란 후 겨울을 맞게 된다. 한겨울에는 성장이 멈춘 채 눈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3월초 봄이 시작되면 다시 자라기 시작한. 다시 자라기 시작하기 직전에 흙이 얼부풀어 뿌리가 흙위로 노출되거나 흙속에 바람이 들어가 뿌리가 말라 죽는 것을 방지하려고 '보리밟기' 를 한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발로 밟았으나 지금은 트렉터에 무거운 롤러를 매달고 보리밭을 돌아다니면 롤러의 무게에 의해 보리뿌리들이 흙속에서 안정을 찾게 된다. 4월중순부터 이삭이 패고 영글기 시작하며 5월중순부터는 갈색으로 익어간다. 5월하순에는 다 익게 되고 6월초-중순에 익은 보리를 수확한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메밀은 8월초-중순이 파종의 적기이다. 적기에 씨를 뿌리면 삼일 후에는 싹이 나고 삼십일 후 부터는 꽃이 핀다. 개화한 메밀은 수정이 되면 꽃은 떨어지고 그 자리에 열매를 맺는데 수정이 안된 꽃은 계속 꽃으로 남는다. 메밀꽃의 평균 수정율은 20%정도 이며 나머지는 수정이 안된 채 꽃으로 지내지만 꽃의 수명은 열흘 정도다.
수정이 되고 있는 중에도 일조시간과 기온등 조건만 맞으면 계속 새로운 꽃이 피므로 꽃을 볼 수 있는 시간은 보름부터 20일정도다. 학원농장에서는 내방객들이 꽃을 감상할 수 잇는 기간을 늘리기 위하여 메밀 파종을 두세차례에 나누어 하는데. 즉 7월 25일, 8월5일, 15일에 각각 3분의 1씩 심으면 9월 한달 내내 화려한 꽃을 즐기게 된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6월초순에 보리를 수확하고 8월중순에 메밀을 심는다면 최장 두달반의 시간이 남게 된다. 이 시간을 이용하여 해바라기를 심을 수 있는데. 해바라기는 조건이 아주 좋을 때에는 심은 후 2개월 후 꽃을 피우지만 수확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이 소요되므로 보리와 메밀사이에 심는 것이라면 꽃만 보고 수확은 포기해야 한다.
보리수확이 늦어진 밭이나 메밀을 빨리 파종해야할 밭에는 경관용 해바라기도 심을 수가 없다. 따라서 많은 면적에 경관용 해바라기를 심기는 무리이므로. 학원농장은 해바라기에서 농업소득이 전혀 발생하지 않더라도 애호가들을 위한 서비스차원에서 적당량 해바라기를 심으려 항상 노력 하고있다.
코스모스는 개화시기가 메밀과 겹치므로 메밀재배를 포기하여야만 재배가 가능하다. 그러나 약간의 면적에서도 최고의 가을 분위기를 조성해 주므로 양념으로 어느 정도는 항상 준비를 한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학원농장은 1994년 농수식품부의 허가를 받은 관광농원이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관농업지구의 핵심농장이다. 학원농장과 인근 주민들이 협력하여 조성한 농촌경관을 이용하여 해마다 봄에는 청보리밭축제, 가을에는 메밀꽃잔치를 개최한다. 축제에서는 다양한 공연이나 전시행사를 하며 먹거리장터나 농특산물 판매등을 하게 되는데 학원농장 자체로도 식당과 농특산물 판매장을 직영 운영한다. 학원농장 직영의 식당과 농특산물판매장은 축제기간이 아닌 때에도 겨울철 혹한기를 제외하고는 항상 운영하는 상설 영업체이다.
학원농장식당 주메뉴는 보리새싹비빔밥(7,000원), 메밀국수(5,000원), 메밀전(7,000원), 메밀묵(9,000원), 막걸리(한되5,000원, 반되3,000원), 맥주, 소주(3,000원)등 이다.
농특산물판매장 찰보리쌀(1kg 2,600원, 10kg 24,000원), 보리차(500g 3,000원), 보리미숫가루(500g 5,000원 1kg 10,000원)등 학원농장에서 자체 생산한 보리제품과 메밀쌀, 메밀가루, 메밀묵, 메밀국수등이 있으며 관광객들을 위한 음료, 잡화등이 있다.
잔디운동장 : 청보리밭축제와 메밀꽃잔치에서 본행사장으로 쓰이며 외줄타기, 투호놀이, 널뛰기등 각종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보리밭, 메밀꽃밭 : 호남평야 구릉지대의 드넓은 밭속에 산책로를 개설하여 청보리의 풋풋한 향내를 맡으며, 또는 화려한 메밀꽃과 꽃향기 속에서 대자연의 향취와 시원스러운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고창은 예날부터 보리를 많이 재배하였고 또 보리농사가 잘되는 지역이다. 고창의 옛 지명인 '모양현(牟陽縣)' 의 '모' 자는 보리를 뜻하며 '양' 자는 태양을 뜻하는 것으로 '모양현' 은 문자 그대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보리가 잘자라는 고장에서의 보리축제... 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보리는 이삭이 패기 시작하는 4월중순부터 누렇게 익기 전인 5월중순사이가 제일 예쁜데 이 시기를 사람의 청춘에 비유하여 '청보리' 라고 하며 이 시기에 하는 보리밭 축제라고 하여 '청보리밭축제' 라고 한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2004년에 시작되었고, 이후 매년 봄 개최되어 2013년에는 10회축제를 하였다. 고창 청보리밭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발생적 축제' 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축제는 기획을 하고 홍보를 해서 사람들을 불러 모아가지고 축제를 하는데 청보리밭축제는 많은 사람들이 보리밭에 모이는 바람에 축제를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보리밭은 사진발이 잘 받는데. 보리밭만 예쁘게 나오는 게 아니라 보리밭을 배경으로 한 인물들까지 멋있어 보이게 한다. 그래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진사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그 사진 작품들에 의해 더 빨리 더 멀리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어 급기야는 축제를 하지 않을 수 없게 까지 된 것이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축제기간은 2004년 축제를 처음 시작하던 해에는 6주일 이었다. 대부분의 축제는 3일정도이거나 길더라도 1주일 정도 하는데 비하여 이렇게 길게 된 이유는 축제 여부와 상관없이 보리밭이 아름다운 동안에는 많은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배려 성격 때문이었는데..그러나 축제를 진행하는 동안의 관계자들의 피로와 소요되는 경비등의 이유로 8회를 진행하는 동안 축제기일이 꾸준히 줄어들어 2주일일까지도 단축이 되었는데 역시 축제 기간외에도 많은 분들이 오시고 그 분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어 다시 한달정도로 늘어나게 되었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산과 들판의 꽃나무들이 본격적인 봄잔치를 위해 햇살 받고 물 긷기에 분주한 요즘, 보리밭을 찾으면 한발 앞서 진초록 봄빛의 향연을 누려볼 수 있다. 지난해 추수 뒤 뿌린 씨앗이 겨우내 싹을 틔워올려 펼쳐보이는 새 생명의 들판이다. 보리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올라, 5월말 황금빛으로 물들기 전까지 싱그러운 초록 파도를 일렁이며 봄의 축제를 이어갈 터이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둘러보면 온 들판이 다 푸르다. 하늘과 맞닿은 언덕에선 벌써 아지랭이가 피어오르는 듯하다. 전북 고창 공음면 선동리, 전후좌우로 펼쳐진 보리밭에 서면, 이미 봄의 한가운데로 들어선 느낌을 맛볼 수 있다.
해마다 10만여평의 들판을 보리밭으로 가꿔 눈부신 봄 풍경을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농장 보리밭이 관광지로 이름을 얻으면서, 요즘은 주변 농가들에서도 앞다퉈 보리밭을 일구고 있다. 학원농장 10만5000평과 주변 농가들의 밭을 합치면 올해 선보인 전체 보리밭 면적은 30여만평에 이른다. 학원농장에선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한 보리쌀을 해마다 5000가마씩 생산해낸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청 보리밭
아직 푸른 네 가슴 청 보리밭 위에 갉을 익히는 나는 노고지리새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풋보리 익어 가는 보릿고개 막바비에 배고파 배고파 허기진 혼자 사랑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비오는 보리누름 울음 마디 풀어지며 떨어지는 새 한 마리 내 젊었던 그 한때여.
유안진~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두렁에 자운영 꽃 숯불처럼 피어나고 꽃뱀 어슬렁어슬렁 고랑을 기어 다니는 곳. 종달새 울다가 보리밭으로 들어가고 나면 꽃바람 불어와 새 울음 따라가며 보리밭으로 사라진 이후... 소리도 없고 모습도 없고 흔들리는 보리밭 뿐인 그 푸른 바다를.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싱그럽다는 말이 보리밭 위에 쏟아지는 햇살을 두고 말할 때보다 아름다운 쓰임새가 있을까. 초록이라는 말이 싱그러운 햇살을 받은 보리가 보여주는 색을 일컬을 때보다 우리 눈과 귀에 더 흡족할 수 있을까.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찬란한 봄을 구가하는 보리에게는 그러나 고난의 겨울이 있었음을 우리는 안다. 겨울논의 언 땅을 살아가는 보리들...
북풍한설을 견디느라 바짝 엎디어 사는 처참한 세월이었다. 보리인들 봄꽃 가을나무처럼 당당하게 살고 싶지 않았겠는가. 긴 겨울동안 보리는 마치 설산고행(雪山苦行)하는 고승처럼 몸은 야위고 생명은 사위어갔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뿌리가 얼면 죽는다. 어떻게든 뿌리만큼은 땅 속에 박아야 한다. 그 약속을 기억하라. 너에게는 찬란한 봄이 있음을. 머지않아 너의 봄이 올 것임을.
보리밟기라는 것이 있었다. 아직 땅은 얼어 서릿발이 무서운데 그렇잖아도 보기에 안쓰러운 어린 보리 싹을 꼭꼭 밟아주었다. 밟혀야 잘 자란다는 어린 보리의 생애, 생각해보면 마음이 짠하다.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보리밭은 그냥 보리밭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보리 말고도 다른 이들도 공존하고 있었다. 누구랑 누구랑 보리밭에서 어쩌고저쩌고... 제가 분명 두 눈으로 보았다고 떠들어대는 보리밭 파수꾼들이 많았다. 쫑알쫑알 종달새도 그랬고 깨굴깨굴 개구리도 그랬다. 우물가에서 아낙네들은 신이 나서 더 떠들어댔다.
이제 보리밭에 숨어도 찾는 사람이나 있을까.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봄에는 보리밭 가를 꼭 거닐어 보자.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보리밭
봄이면 한번쯤 황소걸음으로 보리밭 사잇길을 걸어 볼 일이다
샛바람 장단에 어깨춤 추는 연록빛 파도에 얼굴을 씻어볼 일이다
별빛처럼 비라도 흘러내리면 겨울색 옷을 벗어 던지고 그대로 벌렁 누워 구름 좇아 살을 섞어 볼 일이다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키 작은 햇살에도 몸을 뒤척이는 초목들처럼 고랑과 두둑을 넘나들며 흙향과 풀빛이 빚어내는 날(生)내음을 취하도록 마셔볼 일이다
또는 호젓하게 보리피리 부는 종다리 따라 하늘 향해 힘껏 돌팔매질해볼 일이다
그러다 입이 고프면 연둣빛 보리알을 한 움큼 털어 넣고 그렇게 봄을 씹어볼 일이다
김형태~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보리순이 자라 너울너울 파란 물결을 이룰 때까지도 보리밭은 자유였다. 우리는 수시로 바구니를 들고 나가 보리순을 싹싹 베어왔다.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했고 삶아서 무쳐 먹기도 했으며 간혹 홍어탕에 보리순이 섞이기도 했다.
그러다 보리 이삭이 여물어 푸른 보리잩이 누런 보리밭으로 바뀔 때 갑자기 그곳은 들어가서는 안 되는 금지의 구역이 되었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신경숙 <자거라 네 슬픔아 중>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윤용하~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보릿고개
옛날 보릿고개 넘을 때 부끄러운 헛기침으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굵은 눈물 한 방울 떨구던 우리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옛날 보릿고개 넘을 때 아픈 사연 숨기려고 청솔가지 아궁이에 밀어 넣으며 밥을 굶어도 표 내지 않으려고 이른 새벽 뿌연 연기 날리던 자존심 강한 우리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옛날 보릿고개 넘을 때 이웃집 솥뚜껑 슬쩍 밀어보고 꽁보리밥 한 냄비 몰래 넣어주며 어려움 함께 나누던 인정 넘치는 우리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굴뚝에 연기 날리지 않는 요즈음 오늘의 보릿고개 넘을 때 두 팔 걷어붙이고 사랑과 나눔으로 도시락 배달하며 자원봉사 하는 인정과 사랑 넘치는 마음으로 보릿고개 넘겨주는 웃음 가득한 우리의 어머니가 있습니다.
노태웅~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바람이 하는 말
바람이 하는 말을 들어보았니
오월의 푸른 잎새들의 갈피마다 살랑대는 바람이
나지막이 속삭이는 말없는 말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흘러라 막힌 데 없이 흘러라
그러면 잎새들은 잠 깨어 깃털처럼 흔들리나니
모양도 빛도 없는 나의 생명의 유일한 힘은
그저 흐름의 힘일 뿐 그것 말고 나는 무(無)일 뿐
정연복~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친구 바람에게
나뭇잎을 스치며 이상한 피리 소리를 내는 친구 바람이여
잔잔한 바다를 일으켜 파도 속에 숨어 버리는 바람이여
나의 땀을 식혀 주고 나의 졸음 깨우려고 때로는 바쁘게 달려오는 친구 바람이여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얼굴이 없어도 항상 살아 있고 내가 잊고 있어도
내 곁에 먼저 와 있는 너를 나는 오늘 다시 알았단다
잊을 수 없는 친구처럼 나를 흔드는 그리움이 바로 너였음을 다시 알았단다.
이해인~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바람은
바람은 아침 솔숲에 가지런히 머리를 빚고
종일 들판으로 가서 보리밭을 누빈 다음
해질녘 언덕에 올라 억새꽃을 쓰다듬는다.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바람은 저녁 대숲 댓잎들과 수런대다
외딴집 뒤꼍을 넘어가 문풍지도 울려보다가
한밤중 고른 숨소리로 잠이 든다, 고요가 된다.
조동화~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멈추지 말라고
멈추지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삶에 지쳐 세상 끝에 닿았다 생각되더라도 멈추지 말라고 멈추지는 말라고 흐르는 바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길은 어디까지 펼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길은 그 어디까지 우리를 부르는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오직 내일이 있기에 여기 서서 다시 오는 내일을 기다려 봅니다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누가 밀어내는 바람일까 흐느끼듯 이 순간을 돌아가지만 다시 텅 빈 오늘의 시간이 우리 앞에 남겨 집니다
내일은 오늘이 남긴 슬픔이 아닙니다 내일은 다시 꽃 피우라는 말씀입니다
내일은 모든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오직 하나의 먼 길입니다
정공량~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길은 사통팔달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천상병~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봄 들판에 서서
사노라면, 윗돌 빼서 아랫돌 받치고 아랫돌 빼서 윗돌 받칠 때도 있는거지
하늘 기다리다 지친 묵정밭이라 하여 마음 비었으니 나팔꽃만 심을까 주머니 비었으니 보리만 심을까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고여 있던 봇도랑의 물은 들판으로 이미 달리는데 내 서 있는 땅이 때로 굳었기로 그 푸른 꿈길 잊기야 했으랴
뿌리로 스며든 물기따라 속살거리는 밀어들 그래, 흔들려라도 보라고
한인애~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봄 일기
봄에도 바람의 맛은 매일 다르듯이 매일을 사는 내 마음빛도 조금씩 다르지만 쉬임없이 노래했었지
쑥처럼 흔하게 돋아나는 일상의 근심 중에도 희망의 향기로운 들꽃이 마음속에 숨어 피는 기쁨을 ↓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언제나 신선한 설레임으로 사랑하는 이를 맞듯이 매일의 문을 열면 안으로 조용히 비치 터지는 소리
봄을 살기 위하여 내가 열리는 소리
이해인 님의[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중에서~
■ 아름다운 그림 (고창, 청보리밭)
청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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