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감사하며, 1월의 일기, 네팔에서 온 친구/100점짜리 아내
내 인생에 특별한 만남이 하나 있었다.
전 삼성전자 사장이었고, 지난날 어느 정권의 정부통신부 장관을 지냈으며, 지금은 펀드회사인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주)를 이끌어 가는 진대제 회장과의 만남을 두고 하는 말이다.
18년 전으로 거슬러, 내가 그동안 31년 9개월을 몸담았던 검찰을 ‘명예’라는 이름으로 퇴직해서, 내게 있어 제 2의 인생이랄 수 있는 서울남부지방법원 집행관으로 막 새 둥지를 틀었던 2005년 늦가을이었나 싶다.
내 그때 우연히 ‘진대제’라는 이름 석 자와 만났다.
생전 처음 알게 된 이름이었다.
당시 정권에서의 실권자인 정보통신부 장관이어서 그 이름을 알게 된 것이 아니고, 그 이전에 대기업인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이력이 있어서 그 이름을 알게 된 것도 아니다.
내 그때 온라인에서 글 좀 쓸 것이라면서, 한창 인터넷 Daum사이트를 드나들면서 온라인 문화와 친숙하려고 애쓰던 중이었는데, 바로 그 사이트에서의 만남이었다.
사이트 검색도중에 눈에 확 띄어든 글이 한 편 있었다.
바로 그 글이 그 만남의 계기가 됐다.
곧 이 제목의 글이었다.
‘100점짜리 인생 성공조건’
그 제목이 언뜻 눈에 띄기에, 도대체 그 성공조건이란 것이 어떤 것일까 궁금해서, 그 글을 챙겨 읽게 된 것이다.
진 장관이 어느 조찬 모임에서 강연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찬찬히 그 내용을 훑어봤다.
성공된 인생이 되려면 과연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라는 화두를 먼저 던져 놓고, 그 조건이 될 만한 것들을 영문으로 예를 들면서, 그 영문을 이루는 알파벳과 점수를 연관시키는 내용이었다.
대충 이런 내용의 강연이었다.
‘인생 성공의 조건을 영어단어와 연관시켜봤습니다. 일단 a에서 z까지의 알파벳 순서대로 1점에서 26점까지의 점수를 매깁니다. 그러니까 a는 1점, b는 2점, c는 3점 이렇게 해서 마지막 알파벳 z는 26점을 매깁니다. 그렇게 하고난 뒤 인생을 성공으로 이르게 하는 여러 가지 조건의 단어를 이루는 알파벳 점수를 합산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hard work 열심이 일하는 거 98점, knowledge 많이 아는 거 96점, love 사랑 54점, luck 행운, 47점, money 돈 72점, beauty 아름다운 거 74점, 그리고 leadership 역시 89점밖에 안되었습니다. 그런데 딱 100점짜리가 있었습니다.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attitude, 마음가짐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인생은 그 사람의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100점짜리의 성공된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attitude’라는 영어단어를 몰랐다.
‘마음가짐’이라는 우리말에 특별한 의미를 주지도 않았었다.
그러니 그 둘의 연결에 대해서는 당연히 알지 못했다.
진 회장의 그 강연은 내게 깊은 감동이었다.
그 강연으로, 내 그 둘을 연결 지을 수 있었고, ‘100점짜리 인생 성공조건’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하게 됐었다.
지난 토요일인 2024년 1월 28일 일요일의 일이다.
이날은 이른 아침부터 손님맞이로 분주했다.
11년 전으로 거슬러 2013년 3월의 사연으로, 해발 5,416m의 초롱라 고개를 넘어가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에 도전했을 때, 짐꾼이 되어 나를 헌신적으로 도운 네팔 친구 마일라를 우리 고향땅 문경으로 초대해서 문경새재 옛 과거길을 함께 어울려 오르기로 했던 날이다.
하루 전날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을 같이 했고, 이날은 이른 아침에 읍내 단골집인 ‘시장순대’집에서 아침을 같이 했고, 그리고 문경새재 옛 과거길을 교귀정(交龜亭)까지 올랐었다.
나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분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이날은 내 국민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만촌(慢村) 안휘덕 친구의 생일이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함께 하는 카카오톡 창에, ‘생일인 친구’라고 하면서 빨간 메시지가 게시 되었기에 생일인 줄 알게 된 참이었다.
그 생일이 양력인지 음력인지는 내 모른다.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친구의 생일을 챙겨주고 싶은 그 마음씀씀이가 중요할 뿐이기 때문이다.
손님맞이도 해야 했지만, 만촌의 생일을 챙겨주기도 해야 했다.
아무래도 그 둘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합쳐도 양해해 줄 것이라 믿기도 했다.
그래서 이날의 문경새재 옛 과거길 산행에 만촌을 부부동반으로 초대했다.
그렇게 산행도 같이 했고, 산행 끝에는 백두대간 이화령 너머의 연풍휴게소에서 함박스텍으로 상차림을 한 점심도 같이 했다.
그렇게 점심을 막 시작할 때의 일이다.
“오늘 점심은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그렇게 아내가 나서고 있었다.
평소 가까이 지내는 우리들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 회원인 신영희 김옥련 그 두 여인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전날 저녁 상차림 하느라 애쓴 아내였는데, 이날의 그 점심까지도 선뜻 나서서 감당을 해주는, 아내의 그 마음씀씀이가 넉넉했다.
그러잖아도 내가 먼저 나설까, 아니면 다른 누가 나설 때까지 기다릴까 하면서,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던 중의 일이었다.
덕분에 일시에 내 걱정을 덜었다.
참 고마웠다.
곧 100점짜리 아내였다.
첫댓글 함께한 1박2일 참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숨겨진 이 만촌의 생일도
챙기고 고마워요.
친구의 은혜로움 가슴에 간직하고
살아 갑니다.
친구야!
고마워
이날의 웬수 잊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