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감사하며, 1월의 일기, 네팔에서 온 친구/스님의 덕담
“제 인생이 저 동백꽃 같았으면 해요.”
그렇게 덕담이 시작됐다.
우리 고향땅 명산인 해발 1,063m 백두대간 백화산 자락의 보현정사(普賢精舍) 주지이신 현공(玄空)스님의 덕담이셨다.
내가 20년 인연의 그곳 보현정사를 찾은 것은, 마일라와 삼두라는 네팔에서 온 두 친구를 위한 것이었다.
불교와 마찬가지로 고대 인도에 뿌리를 둔 힌두교를 믿고 있는 그 두 친구에게는, 보현정사의 분위기가 꽤나 의미 있는 추억이 되겠다 싶어서였다.
정진수행 중이셨음에도, 버선발로 쫓아 나오시듯 우리를 반겨주셨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 눈에 확 띄어 들었다.
스님 거처의 동백화분이었다.
그것도 여러 개 화분에 빨간 동백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동백이 참 아름답게 피었네요.”
내 그 말에, 동백꽃을 주제로 한 스님의 덕담이 시작된 것이다.
거처의 그 동백화분 외에, 마당에 있는 두 그루 동백나무 사연도 말씀하셨다.
하나는 구미 야산에서 보쌈 하듯 캐온 홑 동백이라고 하셨고, 또 하나는 우리 고향땅 문경 호계에서 19년을 산 동백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두 나무 모두 죽었다 살아난 목숨이라고 하셨다.
스님의 덕담 요지는, 늘 붉게 피어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꽃송이 째로 뚝 떨어지는 동백꽃처럼, 우리들 인생도 추하지 않게 마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셨다.
그 덕담을 들으면서, 나는 내 인생도 그 동백꽃 같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