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도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현장 신앙이 중요
총신대학이 우리나라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멋진 대학이 되는 일에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해 힘쓰겠습니다
자격 미달자가 백남선 목사의 배려로
총장이 돼도 만족과 감사는커녕
오히려 총회에 해를 끼치고
후배이자 제자들인 총신생들에게서
모멸과 배척을 받는 그의 날개도 없는 추락
강진상 목사의 운영이사장 취임으로 시작
말 없는 기도가 호수에 빠진 하늘을 밀며 간다. 검은 가죽 성경을 손에 들고 소리 없이 물길을 쪼갠다. 물살은 쫓아가며 재빠르게 소망의 하늘과 의심의 흰 구름을 거둬 낸다. 은빛 잉어가 못 본 척 호수에 빠진 하늘 밑으로 숨어든다. 인간의 의식과 무관하게 자연은 스스로의 합목적성에 따라 움직인다. 하늘은 호수에 비치고 그 하늘을 밀며 말 없는 기도가 지나간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하나님께서도 이 모든 풍경에 아무런 개입을 하시지 않는 것 같다. 더군다나 자연은 총신처럼 도무지 어떤 인위성도 끼어들 자리가 없다. 자연은 말 그대로 김영우의 총신이나 서천읍교회와 달리 자연이다.
우리가 그저 ‘내가 옳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데 관심이 있다면 우리는 최근 김영우 총장을 추락시킨 의혹들에 대한 응시를 양심이 아닌 사법의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마치 기관지 신분에 교단을 넘어 교계 대표신문이 되었지만 어처구니없게 폐간된 기독신문 입장처럼 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총회 정치문화의 어떤 요소가 김영우가 총신 정책을 변덕스럽게 좌지우지하도록 허용했는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만약 영향력 있는 총대들이 근래 역사상 최악의 총신 운영을 목격하고도 ‘침묵하는 다수(silent majority)’라는 표현에 어울리도록 그토록 수동적이지 않았다면 상황이 이토록 통제 불능이 되지는 않았다고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침묵하는 다수’라는 표현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처음 나온다. 원래는 사자(死者)라는 뜻이다. 이제 우리가 총신 문제에 침묵하는 다수가 된다면 그것은 우리가 주의 사자(使者)가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의 사자(死者)가 되고 말 것이다.
2016년 총신운영이사회는 제101회 총회를 앞두고 8월 20일 정기총회를 개최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개회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개회를 위해 많은 힘을 기울인 이사장 김희태 목사는 씁쓸한 표정이었다. 어딘가에 그 소식을 알리기 위해 주진만은 휴대폰을 들고 총회회관 2층 여전도회실을 뛰쳐나갔다. 강일구는 좋아 날뛰었다. 선글라스를 쓴 이능규는 미소를 지었다. 7월 11일자 폐간소식을 알기 전의 기독신문 기자들도 그러면 그렇지 하는 반가운 표정이었다. 그들 모두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내 눈을 스쳤다. 그리고 어딘 가에 있을 김영우의 회심 어린 미소가 총회 천정을 떠돌았다.
그러나 한 달이 조금 지난 9월 29일 제101회 총회 현장 충현교회 성가대석에서 열린 총신운영이사회는 제101회 총회장 김선규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그 뒤 회무에 들어가 서기 송귀옥 목사의 이사 참석 호명을 한 뒤 전체 이사 137명 중 98명이 참석했다는 보고에 김희태 목사가 감회어린 표정으로 개회가 됨을 선포했다. 곧 바로 선거관리위원회 서기 김정훈 목사의 사회로 선거에 들어갔다. 백남선 선관위원장은 총신 문제에 대해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그리고 단독후보는 투표 없이 선출할 수 있다는 선거규정 5장 24조에 따라 김정훈 목사의 후보 소개를 마친 뒤 백남선 위원장이 이사들의 동의로 강진상 목사(남울산노회 평산교회)를 총회신학원 운영이사장으로 추천하고 총회장 김선규 목사가 당선을 선포하고 고퇴를 쳤다. 나머지 임원은 부이사장 송귀옥 목사 서기 김정호 목사 부회계 이기택 목사가 각각 선임됐다. 신임 이사장 강진상 목사가 전 이사장 김희태 목사를 명예이사장으로 추대를 했다. 총회의 크리소스톰 김희태 목사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파안대소했다.
신구임원 교체 후에 운영이사회는 이사장 강진상 목사의 사회로 총회의 지시에 따라 규칙을 만장일치로 개정했다. 규칙 제2조(목적)에 ‘총회의 감독과 총회결의에 의한 위원회의 지시’ 부분을 첨가해 ‘본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총신대학교의 관리 운영 발전을 목적으로 하며, 총회의 감독과 총회결의에 의한 위원회의 지시를 받는다’로 개정했다. 이외에 총회에서 결의한 총신신대원 야간과정 폐지 이행에 대한 사항 등을 임원회 중심으로 재단이사회와 협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제101회 부총회장 후보 김영우와 정용환 간의 담합에 의한 총회선거법 위반으로 둘 다 후보에서 탈락됐다. 그 뒤 서천읍교회 시무목사 겸 총신대 총장 김영우를 상대로 이사장 취임예배 시 총신 강당 사용문제를 놓고 총회와 줄다리기가 오갔다. 그러다 총회가 파회한 지 달포가 넘어 폐간 기독신문에 공고를 낸 뒤 11월 8일 총신운영이사장 취임예배를 총신운영이사회 서기 김정호 목사의 사회로 드리게 되었다.
교단의 기관지임에도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 공기(公器)”라고 김병국 기자(총회장은 발행인 자격으로 대기발령을 명했는데 사장은 2개월 유급 휴가를 하사한 강석근이 대구에서 본사로 올라오게 함)가 대담하게 밝힌 기독신문 기자 박민균(2개월 유급 휴가로 신이 난 강석근이 김영우 부총회장 선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광고국에서 편집국으로 옮기게 함)은 폐간 사실을 모른 채 이렇게 기사를 썼다.
강진상 이사장은 그동안 대립만 했던 총회와 총신이 취임예배를 기점으로 협력과 화해로 전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 이사장의 소망이 실현될지 주목해야 한다.
이날 취임에배 설교는 부회계 이기택 목사가 봉독한 갈라디아서 6:14-16에 근거해 총회 유리창 김선규 총회장이 ‘필드의 신앙’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한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의 문제점을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첫 번째 유형의 그리스도인은 안일하고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하려 합니다. 그 특징은 주일예배만 드리고 그 외의 시간과 물질은 자신만을 위해 사용합니다... 두 번째 유형의 그리스도인은 고상하게 신앙생활을 하려고 합니다. 사회적인 신분이 다른 사람에게 고상한 그리스도인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교인과의 교제와 봉사는 거북하게 생각합니다. 개인의 영성 생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유형은 교회 안에서만 머물려고 합니다. 교회 안에서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봉사하는 것은 잘 합니다. 그러나 교회 밖으로 나가면 힘이 없고 무능력한 사람으로 전락되는 그리스도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세상 속에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현장 신앙이 중요합니다(시위 함성이 들렸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믿지 않는 사람들이 너희를 보고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첫째로 사도 바울은 성경을 바로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말씀을 필드로 가져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 나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회당 안에만 머무는 율법주의자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입만 산 바리새인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어디로 가든지 그곳에 동화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지역을 변화시키고 그곳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바울을 만난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필드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복음의 본질을 바르게 가져야 합니다. 오늘 읽은 14절에서 말씀합니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바울은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바울은 율법에도 능했습니다. 철학에도 능했습니다. 그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탁월한 지식과 능력을 지닌 사람이 바로 바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말씀이 없는 신앙 십자가와 부활의 고백이 없는 신앙 십자가와 부활의 증거가 없는 신앙은 능력이 없고 아무것도 아니고 철학에 지나지 않습니다. 초대교회에서 외쳤던 부활의 신앙이 사람을 변화시켰고 구원을 받게 해 주었고 회개의 역사를 일으키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신앙이 은혜와 감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십자가와 구원을 자랑하겠다는 결단의 모습을 우리에게 바울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바울은 그리스도의 영성을 소유한 사람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시위 함성이 계속됐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는 영성을 소유했습니다. (학생들의 함성이 더욱 거세졌다.) 로마서 14장에 7절과 8절에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라’ 말씀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서 예수님을 만난 뒤에는 그 이름만 들어도 감격을 했습니다. 그 이름만 들어도 기뻐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나는 주님의 것이라고 고백하는 바울의 신앙이었습니다. 살아도 주를 위해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해 죽겠다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의 영성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바울은 세상 속의 자신을 보여준 사람이었습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는 영성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분 영성이 있는 예배가 우리에게 있어야 하고 (시위 함성이 더욱 거세게 이어졌다.) 영성 있는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영성 있는 봉사가 있어야 합니다. 영성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있어야 됩니다. 잘못된 신앙과 그리스도의 영성을 갖지 못한 사이비 종교로 말미암아 우리나라가 혼란 가운데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 가운데 사는 우리가 다시 한 번 삶의 의식을 가지고 이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바른 신앙을 가지고 바른 신학을 가지고 바른 영성을 가지고 나가서 주의 말씀을 전파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게 될 때 이 세상이 우리로 인하여 변화되는 역사가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인생의 길 위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주님의 사람으로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학생들이 아멘).”
총회장은 나라의 시국이나 총신 형편에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전했다. 밖에서 외치는 시위 함성 속에 운영이사장 강진상 목사가 강단에 섰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울산에서) KTX를 타고 올라오는 제 심정은 마치 십자가를 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예수님의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저를 아끼는 사람들이 하필 이럴 때 총신운영이사장입니까 하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해야 될 일이라면 어려울 때 십자가 지는 마음으로 총신 운영이사장 직임을 감당하겠노라고 말을 했습니다. 사람을 볼 때 입이 아니라 발을 보라고 했습니다. 누구나 무슨 말인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밖에 있는 학생들이나 이 안에 있는 학생들이나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해야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말로 무슨 말인들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말로만이 아닌 행동과 삶을 통한 보수 신학과 개혁주의 신학을 이어가야 될 줄 믿습니다. 취임식 날 여러분들에게 먼저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동안 우리 운영이사회 하나 되지 못한 것 제 책임은 아니지만 참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기성세대를 대표한 선배로서 우리 학생들이 수업에 전념하고 우리 교수님들이 연구에 전념해야 될 텐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주어진 데 대해 드릴 수 없습니다만 운영이사장으로서 세 가지 주제를 갖고 임하려고 합니다.
첫째는 소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만든다는 그런 각오로 지금까지 목회를 해왔습니다. 역시 우리 운영이사회도 그런 각오로 현재 위기를 기회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회중 아멘) 원칙과 정도를 걸어가도록 힘쓰겠습니다. 불의와 타협하거나 야합하지 아니하고 어떤 세력의 시녀나 꼭두각시 노릇을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태생적으로 총신 패밀리입니다. 아버지도 나도 내 아들도 며느리도 내 동생들도 사촌들도 보니까 아홉 명이 총신 출신들입니다. 더 남다른 애정과 관심과 사랑을 총신에 가지고 있습니다. 제 아내가 보통은 그런 이야기 안 하는데 며칠 전에 저를 협박했습니다. ‘당신 잘못하면 집 나가는 줄 알아요.’ 그래서 제가 부끄럽지 않게 잘 하겠노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 자손들에게 가족들에게 욕 듣지 않도록 정도에 서서 열심을 다하겠다는 그런 각오를 했습니다. 우리 운영이사회 규칙 제2조에 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총신대학의 관리 운영 발전을 목적으로 하며 총회 감독과 지시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어떤 의견이나 주장이 아니라 우리 전체 운영이사회 눈이 되고 입이 되고 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운영이사장이 되면서 스가랴 4장 6절과 7절 말씀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7절에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네가 스룹바벨 앞에서 평지가 되리라’ 그리고 6절에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신으로 되느니라’ 말씀했습니다. 화합하는 총회와 총신 되도록 마중물로서의 사명을 감당해 우리 총신대학이 우리나라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멋진 대학이 되는 일에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해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가 크고 오래 터졌다. 신임이사장 강진상 목사는 취임인사에서 그의 믿음과 성품과 의지를 밝히 드러냈다. 김종준 이사장을 이어 대행을 맡은 전임 송춘현은 방자하게 굴었다. 대학 동기라 자세를 바로 잡고 영주권까지 받은 필리핀에서 왔다 갔다 하며 정치하지 말고 필리핀 선교에 힘쓰라 권면했더니 그는 이렇게 대꾸했다.
“이거 다 총신을 위해서 이러는 거야. 나 돈 많아. 얼마든지 재판 할 수 있어.”
송춘현은 은퇴한답시고 교회에서 한몫 챙긴 모양인지 필리핀에서 골프나 치고 식도락을 즐기다 보니 김선규 총회장이 전한 그리스도의 영성이 희미해진 모양이었다. 그러더니 그는 제100회 총회 유안건 처리 과정에서 목사 면직과 제명을 당했다. 이제 돈이 많으니 김영우나 안명환처럼 그 역시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다. 그러나 알아야 할 것은 김영우나 안명환처럼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은 승소 판결이 아니라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 사회에서의 효력은 정지되고 총회에서의 효력은 살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영우는 이제까지 본안 소송을 하지 않고 있고 안명환은 자신에 대한 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이 승소한 줄 알고 교단 기관지가 아닌 그들의 대변지 폐간 기독신문 기자 박민균에게 뻐기며 말했다.
“전혀 기쁘지 않다. 증경총회장으로서 총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하지만 총회가 이런 문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면 좋겠다. 총회를 위해 한 일임을 이해해 달라.”
총회장을 지내며 길자연의 불법 총신 총장 합법화의 빌미를 만들어 주고 황규철의 칼부림을 원인을 제공한 안명환의 이런 어처구니없는 말에 폐간 기독신문 박민균 기자는 한 술 더 떠 10월 31일자 불법 기사를 이렇게 마무리했다.
문제는 이 판결이 미칠 영향이다. 판결 정신에 따른다면, 비슷한 징계를 받은 송춘현 목사도 소송을 한다면 승소할 것으로 보인다... 총회결의가 또 사회법에서 번복되었고, 총회의 위상이 추락했다는 점 역시 안타까운 문제다. 정치권은 이번 판결이 총회와 총신의 정치역학 관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총신 총장 자격으로 1년에 한 차례 행하는 양지의 신학부 졸업식과 사당동의 대학과 대학원 졸업식에서 성경만 달랑 읽은 김영우가 이 날 행사에서는 볼멘소리로 한 마디 했다.
“우리 신임 이사장님은 인격이 훌륭하시고 목회 실적도 대단하시고 아까 소개하신 것처럼 가정이 총신 출신들이 많으셔서 총신을 무척 사랑하는 분이시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이사장님 위해서 우리 교직원들과 우리가 열심히 기도해 드릴 것입니다. 또 훌륭하게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해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밖에서는 총신생들의 시위가 구호와 찬송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어 이국적인 풍모의 잘 생긴 총회세계선교회 이사장 김찬곤 목사와 이어 행정과 사리에 밝은 부흥사 김영남 목사의 간결한 축사를 했다. 이어 2016년 7월 폐간된 기독신문 사장으로 9월 27일 101회 총회에서 고개가 갸웃거리는 투표로 뽑힌 남상훈(삼례동부교회 장로)이 11월 8일 정오가 지난 시간 한껏 거드름을 피우며 입을 열었다.
“축하합니다. 취임식이기에 저는 신문사 사장이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도 많이 있었지만 오늘 김영우 총장님(총장에 취임하고도 법인등기상 재단이사장을 사임하지 않은 채 부총회장까지 출마)과 재단이사장 안명환 총회장님(총장 김영우가 재단이사장이기에 재단이사장을 할 수 없는데 사칭하고 다님) 협조로 이런 행사가 이루어진 것도 앞으로 우리 총회와 총신이 한 보 전진해 나가는 걸로 생각하고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특별히 우리 강진상 목사님 교회(성장시키신 것이)나 기도도 많이 하시고 오늘 취임사에 말씀하신 대로 소통하면서 원칙에 입각해 학교를 잘 운영해주실 줄 알고 축하를 드립니다. 특별히 한 마디만 제가 드리겠습니다. 축사하고는 관계가 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제가 하겠습니다. 에에 총신 딱 들어오다 보니까 정말로 우리 학교가 이렇게 되어서야 쓰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학우님들과 원우님들도 정말로 교회를 섬기려고 노력하고 이 학교에 왔으니까 기도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입니다. 또 우리 교수님들께서도 기도하면서 이 학교를 지켜주시면 상당히 좋겠다 하는 생각입니다. 이 자리에 우리 총회장님과 총장님도 계시고 운영이사장님도 계십니다. 저는 신문사(7월 폐간된 기독신문) 사장으로서 정말 바르게 보도도 하고 이 총회와 총신대가 (내 생각에 김영우 편에서)하나 될 수 있도록 노력도 하겠습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드려서 퍽 죄송하지만 정말로 딱 입구 들어오니까(총신생들이 김영우 사퇴 시위를 하고 있었다) 정말로 내 마음이 서글퍼졌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원우회도 기도하면서 학교를 잘 지키고 앞으로 세상에 나가면 목회를 하셔야 할 그런 중대한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우리 운영이사장님이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이런 일이 없어야죠. 그러면 이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됩니다. 앞으로 운영이사장님을 중심해서 여러 이사님들과 학교가 잘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다윗의 별 부총회장 전계현 목사의 축도로 폐회했다.
나는 총신 운영을 몰랐지만 많은 총회·총신 사람들이 김영우의 비밀스럽고 무책임한 운영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어 왔다. 그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총회의 정기적인 조언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었다. 거의 예외 없이 교단의 최고 엘리트들은 책임 있는 총신 운영을 요구할 필요성이나 고급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총대들이 수년간 지속된 총신 위기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을 특별히 느끼지 못했다.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여러 차례 대화할 때마다 나는 사람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들었고 이런저런 자리에서 총신 교수 임명에 대한 의혹과 추측도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 누구도 “무엇이 총회에 최선인가”를 묻는 것을 듣지 못했다.
진실을 직시하자. 오늘날 총회에 최대의 위협은 전도침체도 특정 정치인의 행태도 아니다. 가장 큰 위협은 경제적 여유로 생긴 신앙적 데카당스(decadence·퇴락)의 확산이다. 우리의 칼빈주의 정체성이 퇴색한 교단 문화 속에서 개개인 목회자는 총회의 미래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들은 별생각 없이 송춘현처럼 음식, 여행, 골프에 탐닉한다. 세속적 만족이 인생 목표가 됐으며 신앙적 성화와 희생의 가치는 사라졌다. 이런 게 전형적인 퇴락이다.
교인 증가를 창출하려는 잘못된 노력 때문에 우리가 인간 본성의 타락의 힘들을 풀어놓았다는 게 비극이다. 그 힘들은 전통 교회에서 요구됐던 신앙, 자제력, 겸손을 대신해 우리들에게 불신, 성급함, 자만이 낯설지 않다. 단 몇 분만 텔레비전을 봐도 오늘날 나라와 교회를 위협하는 기괴한 문화적 퇴락을 목격할 수 있다. 생각 없이 무절제하게 꾸역꾸역 음식을 먹어 가며 오감을 만족시키는 장면이 끝없이 반복된다.
20여 년 전에는 ‘포르노그래피’라는 이유로 금지되었을 차림새의 여성이 광고에 나온다. 얼마간 상품을 팔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한 전략은 모든 수준에서 사회 기반을 약화시키는 도덕적 퇴락을 초래한다. 이제 교회의 전도, 기도, 사회봉사와 무관하게 되어 버린 총회 정책은 교회 재산 분쟁을 틈타 부와 권력을 쌓는 교회 분쟁의 기회로 전락했다.
총장 김영우에 대해 총신생이 말하듯이 ‘염치’가 사라진 것도 이러한 한국 교회 쇠퇴의 한 원인이다. 신자라면 도덕적 의무가 내면화돼 있었다. 하물며 성직자에게랴. 윤리는 남의 이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지난 세기에 교인들은 점차 이러한 윤리의 강조를 제한적·억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즉시 만족’으로 표상되는 개인의 자유와는 맞지 않는 구시대의 유물로 간주하게 됐다. 앞서 김선규 총회장의 설교에서 지적했듯이 말이다.
개인의 가치와 자율성에 대한 존중은 근대성의 표상이다. 가족의 종속물이나 집단의 공유물이던 개인은 근대에 접어들면서 사회적·제도적인 속박에서 벗어나 세계와 역사발전의 주체가 됐다. 이는 평등주의와 자유주의의 토대를 이룬다. 이를 통해 비로소 제한 없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오늘날 문명을 만든 원동력은 인간의 이러한 창조성이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개인’이란 개념은 기독교의 평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프랑스에서 개인이란 단어는 15세기가 돼서야 비로소 등장한다는 사실이 그 근거의 하나다. 어거스틴은 자기 자신을 먼저 발견하지 않고는 하나님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했다. 개인이란 기독교의 ‘영혼’ 개념을 세속적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영혼은 공유물일 수 없으며 절대적으로 개인의 것이다. 이런 개념의 발명을 통해 기독교 평등주의는 사회적 신분의 철폐와 개인이 세상을 주도하는 민주주의를 낳았다. 오늘날 우리가 이런 당당한 신앙적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바람에 도덕적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있다. 김영우의 허울 좋은 말로만의 역사적 개혁주의와 같은 자신의 신앙체계와 가치기준이 혼란스러우니 자격 미달자가 백남선 목사의 배려로 총장이 돼도 만족과 감사가 없다.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총회에 해를 끼치고 후배이자 제자들인 총신생들에게서 모멸과 배척을 받는 그의 날개도 없는 추락이 강진상 목사의 운영이사장 취임으로 시작됐다. 차가운 겨울이 서천읍교회와 총신을 놓지 못하는 김영우에게 오고 있다
==자료출처 더굳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