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게 신앙 지켜온 교우촌

[월간기자]

100년 넘게 신앙 지켜온 교우촌

최 태용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신암리성당에서 바라보는 시골 마을은 옛이야기가 되살아나고 정다운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 조용한 교우촌이다. 낯선 인기척에 놀란 강아지들이 짖어댄다.

경기도 양주시 남면 신암리에 위치한 신암리성당(주임신부 김우성 비오)은 오랜 역사를 지닌 신암리공소가 쇠락의 길을 가고 있음을 안타깝게 여겨 이곳에서 태어나고, 이 공소를 마당삼아 자라난 서울대교구 이경훈 바르톨로메오 신부가 성내동성당, 상도동성당 신자들과 신암리공소 신자들의 정성과 기도를 모으고 쌓아 평생 생각하던 예쁜 성당을 마련해 2008년 10월5일 축성식을 했다.

이 신부는 이 성당을 성모성심과 외고조 할아버지인 박화규 다미아노 순교자께 봉헌했다.

성당 옆에 교육관 및 사제관으로 쓰이는 ‘박 다미아노의 집’이 자리 잡고 있다.

신암리는 지금은 농촌이지만 예전에는 산림이 울창했던 곳으로 조선 말기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모여들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신자들은 도자기를 구우며 교우촌을 형성하고 신앙의 뿌리를 내렸다. 순교자 박 다미아노는 고향인 평안도 박천에서 대원군 시절 피난 왔다가 붙잡혀 해미로 압송되어 참수 치명 당했다.

현재 신암리성당은 준본당으로 양주시 남면과 은현면을 관할하며 신자수는 약 60명으로 이정규 베내딕토 형제가 사목회장을 맡고 있다.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 따라 순례길 조성

신암리에 개성본당 관할의 공소가 설립된 것은 1909년이다. 당시 공소 신자수는 300명 정도로 최창근 신부는 1년에 두 차례 봄과 가을에 신암리에 와서 판공성사를 주고 미사를 집전하였다. 그러나 개성과 신암리는 거리가 너무 멀어 신앙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마침내 1925년3월 신암리 공소는 본당으로 승격되었고 최문식 신부를 초대 주임신부로 맞이하였다.

그 후 다시 공소로 환원되어 행주본당, 덕정리본당, 의정부본당 소속 공소로 이어가다가 2008년 준 본당으로 승격된 것이다.

이정규 사목회장은 “하느님 사업을 위해 고난의 가시밭길을 헤쳐오신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신암리성당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역사 사진을 꺼내놓고 조목조목 상세히 설명해 준다. 역시 신암리 성당 역사의 산증인이다.

이 회장은 “신암리성당에서 시작하여 파주 갈곡리공소에 이르는 뮈델 주교님의 사목방문길을 따라가는 순례길은 산길과 도로를 따라 3시간반에서 4시간 넘게 걸리는 길이지만 초기 신자들의 뜨거웠던 신앙의 발자취를 따라 레지오 단원들도 따라가며 하느님 날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했으며 하는 바램”이라고 말한다.

또한 조선 말기부터 이어진 의정부교구 초기 신앙공동체인 신암리성당 건물을 서울 및 도시지역 신자들 피정 공간으로 개방하는등 성당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랐다.

의정부 교구 최 태용 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