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 그 후 3년
구 항 오 ( 전 서천교육장)
퇴임사 (걸어온 길 돌아보며)
매일 뜨고 지는 해 이련만, 오늘아침 동쪽에서 떠 오른 해는 또 다른 감회가 느껴집니다. 40여년의 교직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니, 잔디운동장이며, 교실, 교장실, 심지어 화단 꽃 한송이 까지 달라 보이네요. 오래전부터 이 시간이 올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제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전환점으로 생각됩니다.
1963년 봄, 약관에 고향의 초등학교 교사로 첫 발을 내디딘 교직생활은 교감, 교장으로, 교육전문직으로, 때로는 주경야독하는 학생으로, 나름대로 열성을 다하며 교육자의 길을 걸어오게 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배웠고, 주변의 훌륭한 교사들을 보면서 참스승의 길에 대해 고뇌도 했으며, 자연에서 겸손함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패기 발랄하던 나 였지만, 때가 되어 훌륭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하니, 영예로운 퇴임이 행복합니다.
사람의 일생을 길 가는 나그네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나그네 가는 길은 나그네 스스로 선택하지요. 약삭빠르고 재치있는 사람은 평탄한 길을 골라서 가기도 하고, 요령 있는 사람은 걷지 않고 차를 타고 가는 수도 있습니다. 교직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무거운 짐을 지고 떠나는 여행객이라 할까요. 결코, 그 길이 평탄하고 좋은 길이 아닙니다. 험한 산길 오르내리며 힘들여 가는 고난의 길입니다. 그러나 사람을 가르치고 키우는 일만큼 값진 일은 없습니다. 철부지가 성장하여 훌륭한 나라의 기둥이 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은 교직을 선택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입니다.
사랑하는 동료 여러 선생님께 한 말씀 드릴까 합니다.
먼저, 교직의 본연에 더욱 충실하길 부탁드립니다. 시험성적이 사람을 평가하는 절대가치로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이지만, 바른 인성을 가진 인간의 가치를 머릿속의 지식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정치가 혼란스럽고 경제가 방황하며 사회가 힘들어도 교육만은 꿋꿋하게 세워 나아가야 합니다.
둘째로, 교육자로서의 긍지를 잃지 마십시오. 일신양명이나 가문의 번영에 집착하는 근시안이 되어선 안 됩니다. 전통과 현대,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 인간의 존엄성, 공동체와 개인적 가치를 조화 발전시키는 교육자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로, 교육자의 설 자리는 오직 교단입니다. 화려한 집도, 여의도의 국회의사당도 아닙니다. 교단은 생명을 걸고 지켜야 할 중요한 무대입니다. 창의성을 발휘해 전진하는 자세로 만인의 사표로서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솟아오르는 태양이 만물의 희망이듯, 학생 여러분은 새 천년을 알차게 가꾸어 나갈 가정과 사회의 꿈이요 희망입니다. 높은 이상과 뚜렷한 목표를 세워 꾸준히 노력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항상 빛과 소금이 되는 일에 앞장서 주기를 바랍니다.
이제 교직을 마무리하면서 지난날의 아름다웠던 온갖 추억을 한 아름 안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남은 삶을 알차게 보내고자 합니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배우는 자세로 살아왔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늘 모자람을 느끼면서 막상 교직을 물러나려니 아쉬움이 가슴에 스며듭니다. 오늘까지 따뜻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도움을 주신 선후배 교육동지 여러분, 특히 본교 교직원과 학부모님 여러분, 그리고 우리 집 가족들의 격려와 성원에 힘을 얻어, 본교에서 만 4년을 긍지와 신념을 가지고 소신껏 교육활동을 할 수 있었음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우리 조치원여고 학생들! 교직원과 학부모님! 전 교육가족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항상 충만하시길 바라며, 또한 본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6년 8월 25일 조치원여자고등학교장 구 항 오
요즘 보기 드물게 알찬 정년퇴임식을 마련해준 많은 교육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교문을 나서려니 아쉬운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새 교실을 신축하기 위해 1년 가까이 콘테이너 생활을 하던 일, 우레탄.잔디운동장 조성을 위해 동분서주 하던 일, 교육과정운영 전국최우수상 및 전국테니스대회 우승 등으로 기뻐하던 일, 오랜만에 특정대학에 입학생을 배출하 여 자신감을 심어주던 일,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환경과 학교조직운영으로 고등학교 표준모델을 만들기 위해 교육공동체와 지역주민이 땀 흘리던 일 등, 나의 교직생활 중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했던, 흘러간 4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퇴임사 (충남교육청)
존경하는 ooo교육감님, 그리고 함께하신 내외귀빈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퇴임하는 교육공무원 98명을 대표하여 부족한 제가 퇴임의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 중 략 )
일찍이 가난했던 60년 대, 조국건설은 오로지 교육으로만 이룰 수 있다는 신념으로, 묵묵히 아이들을 가르쳤던 시간들이 어제 일처럼 다가옵니다. 학습 자료도 변변치 못하던 때에 성적을 올리겠다고 아이들과 씨름하며, 야간자습 끝내고 교문을 나설 때면,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그때 속을 썩인 제자들이 이제는 의젓하게 사회의 중견으로 성장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육가족친지 여러분! 그동안 우리 곁에 서서 어려운 일이나 즐거운 일이나 함께 호흡해 주어 정말 고맙습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종이 아니어서 생활하기가 어려워 늘 아끼고 절약하며 살았어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참아온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중 략 )
이제 아름다웠던 추억을 한 아름 안고 자연인이 되어 여행도 다니고, 연극도 보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습니다. 비록, 마음의 고향 충남교육현장에서 떠나지만 항상 지켜보며, 교단에서의 긴 소풍을 즐겁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존경하는 ooo교육감님, 그리고 함께하신 여러분!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같이 새 길을 떠나는 교육동지 여러분, 늘 즐겁고 건강하여 9.9.8.8 합시다. 감사합니다.
2006년 8월 29일. 퇴임 교육공무원 대표 조치원여고 교장 구 항 오
지난 어느 정권의 엉뚱한 이론으로, 정년이 3년이나 단축되어 집으로 돌아오니, 갑자기 억울하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엄습해 왔습니다. 많은 선배님들이 정년 후 3년을 건강하게 잘 지내야 한다고 충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정년이 3년이 남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3년을 보상 받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별다른 좋은 방안이 있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주변정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고향의 부모님산소에 들러 신고를 하고 돌아와 제일 먼저 그동안 사용하던 컴퓨터를 최신형으로 교체하고, 평생 모아두었던 사진앨범 7권을 구조조정(?)하여 1권으로 압축시켰습니다. 모아 두었던 책, 여러 생활도구, 옷가지 등을 최소화하여 정돈하고 나니, 생활공간이 훨씬 말끔해졌습니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여러 곳에 사는 보고 싶었던 친구들도 만나고, 이주일간의 일본배낭여행도 계획하여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허전한 마음은 메울 길이 없던 차, 2곳의 oo사립고에서 계약교장 제의가 있어, 그 중 한곳을 수락하여 부임하려 하던 차에 정년 퇴직자에 대한 교장임용제한이 강화되어, 교육부와 교육청의 이견으로 갈등을 빚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또한번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가고 신학년도가 시작될 무렵, 무엇인가 열심히 빠져보고 싶어 집에서 가까운 공인중개사고시학원에 등록을 하여 자격시험공부를 시작했지요. 이재와는 거리가 멀었던 팔자이기에, 부동산에 관한 법에도 너무 무지함을 실감했습니다. 민법을 비롯한 6개 과목 강의가 하루 4시간 이상 토요일까지 이어지고 때로는 일요일 특강도 자주 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마다 전국모의고사를 실시하여 출제 난이도를 조절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기억력도 예전 같지가 않고, 워낙 법률에 대한 기초가 없었던지라, 점수가 엉망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수강생의 상당수는 부동산관련학과 재학 중인 대학생들이고, 또한 절반이상이 여자수강생이었다. 국가자격증 임으로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인데, 40점 전후밖에 득점을 못했습니다. 예전 초창기에는 비교적 수월했다던 이야기를 듣고, 멋모르고 무모하게 뛰어든 것이 후회스러웠으나, 조그만 자존심 때문에 포기할 수도 없었지요. 인터넷 강의도 수강하는 등, 하루 12시간 이상을 매달렸지요. 건강이 걱정되었으나 법을 조금씩 알아 가는데 기쁨을 느끼며 잘 견디어,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성적이 조금씩 향상 되었습니다. 민법, 세법 등 문제수준이 회계사, 법무사, 세무사 등의 시험문제와 평준화 되어 있었습니다. 10월말 전국 20만 명 가까운 응시자가운데 만여명의 합격생 속에 운좋게도 포함되어 크게 만족 했습니다.
(자격증번호 6353-건교부장관) oo고시학원에서 최단기, 최고령 합격생이라고 프레카드를 붙여놓아, 다음 날 떼어 냈습니다.
그 후에는 3개월간의 수강으로 부동산경매투자분석사 (2008-130006:한국부동산경매투자협회장)자격증을 얻었고, ‘08 신학년도부터 충남대평생교육원에서 강의하는 6학기(3년)과정의 풍수지리사과정에 등록했다. 풍수지리사과정은 30여개 국.공립대학 뿐 아니라 전국의 많은 사립대 및 여러 학원에서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1년 전후의 과정이고, 충남대만 유일하게 6학기의 충실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시간단축을 위해 두 학기 복수과정을 선택하여, 1년 6개월 만에 이수하고 자격시험을 거쳐, 좋은 성적으로 풍수지리사(전문)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제09103219:한국국공립대평생교육원협회장). 교육기간 중 오대산 적멸보궁 등, 전국의 내노라 하는 명당자리를 관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힘이 들었지만, 전국유람의 즐거움도 느꼈다. 한편, 한국수맥교육연구협회에서 실시하는 수맥상담사자격과정을 6개월간 수강하여 수맥파에 대한 원리와, 수맥탐사,상담,처방에 관한 기능을 익혀 자격증을 취득하였다(수맥상담지도사: 090715자-4.한국수맥연구협회장).
그리고 ooo의 적극적인 권유덕택에 배우고 싶었던 마작을 지난해 10월부터 틈틈이 익혀 지금은 초보능력을 갖추었습니다. 이렇게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세월은 흘러, 빼앗긴 정년 3년이 다가 왔습니다. 이제 ‘09년 8월 31일자 진짜 정년퇴임 하여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주역이나 공부해 볼까?......
첫댓글 참으로 후회없이, 훌륭하게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리고, 그리고 또 열심히 오늘을 보람있게 사시는구려...... 건강과 친목도모을 위해, 화요 등산에도 열심히 같이 참여합시다. 감사.
가능한 화요등산 열심히 참여할게요 감사.
퇴임후의 자기 관리가 동문들에게 표본을 보여 주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날마다 새로운 성취이루시고, 행복한 가정 이루소서...감사
어쩌면 자신에게 반항한 것 같아 가끔 가야할 길이 헷갈리네요. 감사
야 대단하이 화려한 교직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인생의 제 3기 이렇게 활발하게 열심히 공부하여 山中道士가 됐으니 우리 'deajeon 14' 그대들 다음에 갈곳을 松內보고 잡아 달라고 하면 모두 안락하고 즐거운 永生을 보낼거라고 믿어 의심 없음... 참 고맙수. 白鷗 靑川 池古瓮
풍수지리란 동양철학의 기초 위에 생성되었지요. 결국 매사는 역시 마음먹기 달렸읍니다. 우리 동문님들 필요시 상담해 드리지요. 무조건 달려갈꺼야! 감사
무한도전에 찬사를 드립니다. 건강 하세요
감사. 그리고 감사!
송내 ! 마음에 와 닿는 명 연설, 하고자 하는 일에 도전하는 그대의 자세가 존경스럽소. 멋쟁이...감사합니다, 건강하시구~~
내가 노인에 가깝다는 생각을 아직도 못하고, 지금도 가끔 푸른 하늘을 시원스레 날아 다니는 꿈을 꾸고 있으니... 나는 아마도 바보 인가봐! 감사
참으로 명언들만 남겼습니다. 희생과 사랑으로 2세 교육을위해서 평생을 바친 그대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그대가 있어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어 우리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되게 살아온 그대에게 영광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파이팅
항상 최선을 다하는 류박사님이 존경스럽습니다. 그대는 아직도 청춘이잖아요. 감사
8월12일아침에 본인의 메일에 수신인은 정진흥과 주삼환교수로 되어있는 내용을 읽을수없는문자와 수자로된 괴문건이 도착되어있어서 궁굼하기짝이없었으나 후일 만나서 알아볼양으로 참고있다가 오늘에서야 송내님의 설명을듣고 알았습니다 축하드림니다 남들은 허송세월을하고있는시간에 그어렵다는 자격증만 4개를 획등했고 새로운 인생설계하고있으니 대사14회의 경사이기도합니다 우리동문 모두가................................ 서천교욱장을 역임한 조치원여교 교장선생님의 빛나는 선행은 지금도 현지에서 소문이 자자합니다 아무쪼록 좋은일만 계속되기를 동문들과 같이 기원하겠습니다 축하 축하...
괜한 불편을 드렸던것 같군요. 지나친 과찬의 말씀이고, 용기를 내어 부지런히 살도록 노력할께요. 감사
이 글 내용은 우리 동문 모두가 귀감이 될만하여 이번 총동창회 종합 문예지'예우"지에 싣게 되었음을 알립니다, 도전적이며 굴하지 않는 삶, 존경스럽소--
부끄럽습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라는 뜻으로 알고 치매예방(?)을 위하여 계속 도전하겠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