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자석] "이런 방학 없는 게 낫다", 한겨레신문 2006년 2월 8일자, 여론 22면.
이제 며칠만 있으면 겨울방학이 끝난다. 방학의 원래 뜻은 한자 뜻 그대로 학업을 쉬는 것이다. 한마디로 학교에서 할 수 없었던 가족과의 현장학습 등으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40일 동안의 자유시간이다. 하지만 나와 나의 친구들의 방학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모두 아침 일찍부터 학원에 갔다가 저녁 늦게야 집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좁게 봐서는 단지 우리들이 힘든 것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른 문제점도 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아이들이 100원, 200원씩 가져와 학교 앞 문방구에서 학용품도 사고 아이스크림, 과자도 사먹는다. 하지만 방학 때는 어쩌다 한번씩 가고 거의 아무도 가지 않는다. 모두 학원에 가기 때문이다. 학교 주변 문방구, 분식점 등은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장사이므로, 아이들이 없다면 당장 돈을 벌 수 없을 것이며, 그들은 먹고살기가 힘들 것이다.
집 사정이 좋고 잘사는 집의 아이들은 1~2년 뒤 학교에서 배울 교과 내용을 학원에서 선행학습으로 배우지만, 학원 다닐 돈마저 없는 아이들은 학원에서 방학 동안 배운 아이들보다 한 단계 뒤에서 시작하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크게 사회적으로 봤을 때는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일어나는 것이다. 방학 동안 집안 사정이 좋은 아이들은 학원에서 하루 종일 방학 집중반에 다니며 고생하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학교 급식과 교육을 못 받을 바에야 이런 방학은 필요없을 것 같다.
첫댓글 맞아요 그렇네요 요즘 아이들의 슬픈 현실이지요. 그나마 다행인건 우리아이들은 방학 49일동안 펑펑 놀았다는 것그래도 모자라서 개학날 아침에 학교가기 싫다고..... 그 땐 다 그런 말하는 것이 정상! 어른되면 그 때가 그리워지지만... 아이들에게 자유를...
그래도 없는 것보다야 낫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