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 동안 간만의 긴 휴식을 취한 이들도 많지만, 가사 노동량이 증가한 이들은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명절이면 차례 준비부터 식사 준비, 청소 등 평소보다 가사가 늘어난다. 이에 가사 노동에 시달린 이들이 명절이 지나고 나면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로 인한 명절증후군을 겪게 된다.
◆ 수근관증후군 대표적인 명절증후군인 수근관증후군은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질환이며, 손목 터널인 수근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생기는 질환이다. 수근관은 손바닥 사이 굴곡진 부분에 뼈와 인대에 의해 형성된 작은 통로로, 9개의 힘줄과 정중 신경이 지난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횡인대가 두꺼워지거나 손목터널이 좁아지면 여기를 지나는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손 저림 등의 이상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김포 연세더바른병원 정형외과 박성필(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원장은 “정확한 원인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반복적인 노동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가사 노동량이 증가하는 명절 이후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평생 수근관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할 정도로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며,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높다. 정중 신경의 지배 영역이 아닌 새끼손가락에서는 이로 인한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으며, 이를 제외한 손 전체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엄지손가락을 비롯한 손끝이 따끔거리고 감각이 무뎌지거나 저린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박성필 원장은 “초기에는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적용하며, 반복적인 보존적∙비수술적 치료에도 차도가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손목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손목 관절 질환에는 드퀘르벵증후군과 척골충돌증후군 등이 있다.
◆ 드퀘르벵증후군 드퀘르벵증후군(손목건초염/손목협착성건막염)은 힘줄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인 ‘건초’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며, 손목뿐만 아니라 발목, 어깨, 무릎 등 전신의 힘줄에서 발생할 수 있다. 드퀘르벵증후군이라는 손목건초염은 손목의 안쪽과 중앙, 바깥쪽에 있는 여러 개의 힘줄을 감싼 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손목의 지나친 사용이 근본적인 원인이며, 주로 손목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지는 두 개의 힘줄(장무지외전근, 단무지신근)과 건초가 마찰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힘줄이 붓고 염증이 발생하여 통증을 유발한다.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이 동반되며, 손목과 엄지손가락 사이의 움푹 파인 곳을 꾹 누르면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손목 저림과 함께 찌릿찌릿한 증상을 느껴 물건을 쥐기 힘들어지는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박성필 원장은 “이 역시 초기 반복적인 보존적∙비수술적 치료 후 차도가 없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라고 설명했다.
◆ 척골충돌증후군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에 있는 두 개의 큰 뼈(요골, 척골) 중 요골이 단축되고 척골이 상대적으로 길어지면서, 두 뼈가 서로 충돌해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손목의 과도한 외상, 퇴행성 변화 등이 원인으로, 서양인보다 척골이 긴 동양인들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드러나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척골 뼈가 조금 길다고 해도 약물치료,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방법으로 통증 경감이 가능하지만, 통증이 반복되고 관절 내 손상이 심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박성필 원장은 “손목은 일상생활 중 자주 쓰이는 부위로 과도한 사용 등 여러 원인에 의해 질환이 생기기 쉽다.”라며, “명절 동안 과도한 노동을 한 후 손목 부위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만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손목의 무리한 사용에 주의하고, 오랜 시간 사용 시 틈틈이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라며, “치료 후에도 손목보호대나 테이핑 등을 통해 손목이 받는 피로를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