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해석의 상상력 -이한우

[연해]

한문 해석의 상상력

‘국어(國語)’ 진나라 이야기[晉語]에 나오는 문장이다. 진나라 대부들이 훗날의 진문공인 중이를 나라 안으로 맞아들이려 하면서 보낸 글이다.

國亂民擾 得國在亂 治民在擾

亂과 擾를 활용한 멋진 문장이다. 그런데 이를 기존 번역은 다음과 같이 대충 옮기고 있다.

“나라는 혼란스럽고 백성들은 동요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어지러울 때 차지하는 것이며  백성들이란 흔들릴 때 다스리는 것입니다.”

國在亂를 먼저 대충 옮기고 뒤에 得을 옮겼고 民在擾를 먼저 대충 옮기고 뒤에 治를 옮겼다.

이때 在는 영어로 depend on이다. 이 점을 감안해 제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나라가 어지럽고 백성들이 동요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얻는 것은 어지러울 때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고 백성들을 잘 다스리는 것은 동요할 때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공은 어찌 귀국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어떻게 하느냐’라는 대목은 불필요한 추가가 아니라 필수적인 추가이다. 그것은 한문해석학이 허용하는 범위에 속하는 추가라 하겠다.

[문보]

연해님의 번역이 훨씬 어법에 긴착합니다.
독해능력이 매우 뛰어나십니다.

[연해]

과찬이십니다. 근데 제가 듣고 싶던 말씀이라 냉큼 감사드립니다.^^

이 글에 제가 단 댓글도 같이 올려 보겠습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인데 자칫 풀어서 해석하면서 깔끔한 뉘앙스가 흐려질까 하는 부분이 조금 염려는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