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차, 남파랑길 54코스 15.6km를 2일 차인 어제 4km 걷고 오늘 이어서 11.6km를 걸었습니다.
매일매일 저녁을 마치고 당일로 후기를 올리려 노트북을 갖고 왔는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네요.^^;;
일찍 마치고 들어와도 씻고 빨래 마치면 저녁 먹을 시간, 그리고 저녁 먹고 들어와 겨우 사진 다운
받고 나면 피곤이 몰려와 졸다가 대략 설명도 못 달고 달달한 잠속으로 빠져듭니다.
설명은 나중에 달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남파랑길 54코스 : 흥국사 입구~여수해양공원 / 15.6km / 5시간 /난이도는 보통입니다.
- 영취산 둘레길이 일부 포함되며 흥국사와 봉화산 산림욕장, 무장애 숲길구간 등을 지나 여수해양
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
- 흥국사와 해양공원이 위치하여 주변에 엑스포공원, 자산공원, 오동도, 하멜기념관, 하멜등대 등
관광자원이 분포하여 걷기와 연계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코스
- 숲길과 해안길, 도심길 등 다양한 걷기여행길이 이어지는 구간
둘째날 오후 4km를 걷고, 셋째날 오전 나머지 거리 11.6km를 걸었습니다.
코스의 절반을 차지하는 영취산 둘레길 임도와 봉화산 산림욕장 산책로가 있어 쾌적한 걸음을 즐길 수 있습니다. 봉화산 미평저수지를 벗어나 호암산 자락에 조성된 도심체육공원길과 해양공원으로 이어지는 가로변길이
좀 지루하지만 걸을만합니다.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을 걷는 구간으로 종착점에서 바다를 만납니다.
점심을 먹고, 54코스는 흥국사 입구에서 시작됩니다.
2천원을 내고 입장권을 끊어야 통과할 수는 있는 유료 코스입니다.
여수 흥국사는 1496년(고려 명종 26년) 보조국사 지눌에 의해 창건된 천년고찰입니다
대웅전, 팔상전, 원통전 등 10여 점이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가득한 사찰입니다.
저는 개인적인 전각들 배치가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주문을 통과합니다.
포장된 길이지만 300여m의 본전을 향한 고즈넉한 길이 좋습니다.
흥국사는 영취산 자락에 위치합니다.
색바랜 천왕문이 오히려 편안하고 좋네요~
법왕문을 향해 두 분 나란히 걸음 마추시는 모습을 뒤에서 부럽게 바라봅니다.^^
대웅전을 비롯해 팔상전, 불조전, 원통전 등이 보물이나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전각들 둘러보는 것보다 이 모습에 먼저 마음을 빼앗겼답니다.
비노쉬님 포스는 마루에 앉아 졸아도 다르네요.ㅎ~
절집에 강아지가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봅니다.
유기견이 많다고 하네요. 어느 생명이든 귀하게 돌보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오늘 복덕아님 드레스 코드는 퍼플이였군요.
지치지 않는 걷기 열정은 늘 부러움입니다.^^
대웅전 받침목과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듯 빛바랜 차분한 느낌의 단청, 투박한 계단이 마음을 끌었습니다.
투박하게 조각된 동물 장식이 있는 이 계단에 앉아 따듯한 햇살을 받고 싶더군요...
대웅전 옆에 특이하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 날렵한 수형의 목련나무가 꽃을 피웠을 때 모습이 궁금해지더군요.
참 멋질거 같습니다.^^
대웅전은 문을 삐끔히 열고 사진만 한 장 찍고 갑니다.^^;;
대웅전 후불 탱화도 보물이랍니다.
창틀은 늘 관심 대상입니다.
녹슬은 손잡이, 단순한 창호 무늬, 덧댄 쇠 모양 등 화려하지 않은 소박함 또한 좋네요.
모두 14채의 전각이 있다합니다. 머리를 맞댄 전각 지붕이 인상적입니다.
절 뒤로 이어지는 임도로 들어서며 돌아보니 절집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전각들이 역시나 가까이 붙어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흥국사를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54코스 걷기 시작입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던 이 길의 유래를 안내하는 글이 있습니다
교통이 발달하기 이전 봇짐을 이고 지고 다니던 오래된 길을 재정비한 길이라는군요.
시멘트 포장이 된 길이지만 계곡 물길을 따라 자연스런 흐름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나무들도 잎을 떨군 겨울로 가는 길에 함께 그림자를 드리운 발걸음도 멋스럽구요...
아무도 없는 우리만의 오롯길을 즐길 수 있어 더 좋습니다.^^
사각사각~
내 발길 소리를 들으며 걷습니다.
혼자인 듯 함께 걷는 길입니다.
길게 드리운 그림자도 길동무입니다...
중천을 넘어간 햇살이 잎새 사이로 파고 듭니다.
흙길이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 자체로도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멋진 길입니다...
길가에 떨어진 벌레집은 이쁘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리고 제 정신이 돌아오면서 이뻐해야 하나 하는 할 일 없는 고민도 해 봅니다.^^
길 옆으로는 유난히 사스레피 나무가 군락을 이루었습니다.
까만 열매도 듬북 달렸더군요. 잎과 줄기, 열매 등을 약재로 쓰인답니다.
분위기 있지요?...^^
색이 바래기 전 단풍 모습도 고왔을거 같아요.
길지 않았던 편백나무숲길.
시밀님과 나겸님 두 분이 다정히 걸어가는 모습이 있어 더 중후했던 길입니다....
존재감이란 이런 걸까요?......
자내리 마을길로 접어 듭니다.
경사진 높은 담벼락에 삐죽 고개를 내민 실루엣도 내게는 관심 대상입니다.
분위기 없게 가로지른 전깃줄 피해 찍어 보겠다고 용을 써 봅니다.^^
남파랑길 54코스랍니다. 붉은 화살은 해남을 향해 가는 정방향 표시지요.^^
밝은 마을길을 걸어나오는 할머니 걸음이 그리 평화로워 보일수가 없습니다.
시멘트 벽에는 담쟁이덩굴이 한 여름을 의탁했던 고마움을 표하기라도 하는 듯
멋진 작품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벽에 자란 곰팡이(?)가 남긴 흔적이 마치 고구려 벽화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자세히 들여다보니 왼쪽은 말을 타고 달리는 무시같고, 오른쪽은 달리는 짐승 같아요...??~~^^
앞서 가던 분들은 밭에 계신 현지민과 대화가 한창입니다.
제가 무우를 볼 때마다 무우~ 무우~ 하고 노래를 불렀더니 사군자님이 무우를 얻고 계시네요.ㅎ~
마음 넉넉하신 주인께서 우리 명수대로 하나씩 뽑아 주신 무우에 모처럼 후한 시골 인심에 감동 폭발~~^^
저는 저 무우청을 잘라 가지고 펜션으로 돌아와 데쳐 놓았다가 된장국을 꿇여 먹었답니다.^^
이 마을에는 수령이 자그만치 600년 된 느티나무 보호수도 자라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본 느티나무 고목 중에 최고령 같습니다.
우리는 베풀어주신 호의에 단지 감사한 마음을 남기고 이 마을을 지납니다.
54코스 4km 지점인 자내리재 등산로입구이자 진각사 입구에서 2일 차 걸음을 마치고
나머지 거리는 내일 아침부터 다시 이어 걸을 겁니다.
숙소인 펜션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방에서 바라다 보이는 오후 바다 물색이 곱습니다.
하루 평균 17km~20km 정도 무리하지 않은 거리를 일찍 걷기 시작해 일찍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오후는 휴식을 취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1층 카페에서 커피를 뽑아 방으로 올라와 말끔하게 씻고 상쾌한 기분으로 여유있게 즐깁니다.
주말 숙박료는 더 할인해 주지 못하는 대신 맛난 커피를 매일 하루 한 잔씩 무료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인원이 11명이 되다보니 이 또한 만만한 서비스는 아니였던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복도 창밖으로 보이는 풍광입니다. 뒤편에 한옥 카페가 있습니다.
아침 마다 이 나무잎의 흔들림을 보고 바람세기를 가름했었지요.^^
창밖 너머로 좀 더 멀리 시선을 주면 거기에는 아직 아름다운 가을이 머물러 있습니다.
오늘 저녁 1층 카페 떼루와에서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샐러드~
크림 파스타~
토마토 파스타~
피자까지 이 가게 메뉴는 모두 골고루 주문한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 카페가 와인전문 카페인지라 함박미소님이 쏘신 와인까지 곁들여 집니다.
아름다운 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맛난 저녁입니다~~^^
아, 후식도 주셨네요.^^
모두들 방으로 돌아가시고 우리 방 식구들만 카페에 좀 더 남아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데,
사장님이 갈치초밥을 먹어 보라고 몇 점 갖고 오셨네요. 은빛이 아름다운 갈치도 함께 하는 밤입니다~~^^
방에서 바라본 야경 모습입니다.
펜션이 55코스 종반부에 위치하고 있어 나중에 저 곳을 걸었습니다.
날이 바뀌어 3일 차 세명의 푸짐한 아침상입니다.
함박미소님이 간식으로 갖고 오신 인절미까지 노릇하게 구워 아침상에 올랐습니다.
어제 걷기를 마친 자내리재 등산로입구 정류장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해 54코스를 이어 갑니다.
이번 여수지역 걷기는 지역 특성상 숙소를 한 곳으로 정하고 장거리는 버스로 이동하고, 단거리는 편리성과
효용성, 시간절약 면에서 유리한 택시를 이용해 걷기를 마친 출.도착 지점으로 이동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코스 안내 리본과 방향 안내판이 잘 설치되어 있어 길 따라가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봉화산 임도길로 접어듭니다.
여수사건의 아픔 과거가 있던 곳도 지납니다...
아침은 구름이 낀 하늘로 시작합니다.
천성산임도를 거쳐 봉화산산림욕장으로 이어집니다.
고은 단풍은 없지만 푸르름이 많은 길입니다.
쑥부쟁이는 아직 생생합니다.
포장임도에 솔가리가 쌓여가고 있어 조금 더 부드럽게 보이는 임도입니다.
완만합니다.
내리막길입니다.
어느 새 파란하늘이 흰구름을 모아 놓았습니다.
천성산 등산로와 갈림길에서 봉화산 편백나무 숲길로 이어집니다.
숲이 싱그럽습니다~
편백나무 산림욕장에서 선두와 합류~
봉화산산림욕장을 거칩니다.
미평저수지를 끼고 걷습니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잡초와 호수, 나무가 어울려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호숫가입니다.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시더군요.
빛으로 만드는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걷습니다.
저 산을 거쳐 호수를 끼고 걷고 있습니다.
내가 걸을 수 있는 건강함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를 지금 알고 더 즐겁게 살리라...
하늘이 더 맑아졌습니다. 아름다워라~~
저수지 제방에서 방향을 바꾸네요.
한동안 미평동 시내 거리를 걷습니다.
그리고, 호암산 자락에 조성된 미평공원 산책로로 이어집니다.
현지 주민들과 어울려 1.5km 정도를 걷습니다.
나무숲 너머는 도심으로 차량 소음이 들려옵니다.
애기동백이 활짝 핀 산책로입니다.
NFC까지 설치된 것에 비하면 안내 내용은 빈약하더군요.
이번에 처음 본 것 중 하나인 '하늘 수박'입니다.
......
산책로가 끝나고 마을길로 연결됩니다.
여수종합버스터미널 앞을 지나면,
차량 통행이 비교적 뜸했던 충민로를 걷습니다.
가로변에는 애기동백꽃과 털머위꽃이 이쁘게 피어 지루함을 위로합니다.
만덕동거리를 지납니다.
시내 한 가운데 샘이 있습니다.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어느 관광호텔 앞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여기저기 갓김치 가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가게로 들어가 김치맛도 보고, 갓김치와 배추김치를 만원 어치 씩 사와 여행기간 동안 먹었습니다.
종착점이 가까와졌습니다. 제가 아는 유명 관광지들이 이정표에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54코스 종점은 엑스포공원, 자산공원, 오동도, 하멜기념관, 하멜등대 등 관광자원이 분포되어 있는 곳입니다.
출발 이후 내내 내륙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온 길은 54코스 종점에서 다시 남해 바다, 여수구항을 만납니다.
거북선대교와 여수해상케이블카, 뒤로 하멜등대가 보이네요.
종착점 여수해양공원 주변에서 아무리 찾아도 54코스 종합안내판을 찾을 수 없어 공원에서 인증샷을 남깁니다.
오전 걷기를 마치고 종착점에서 300여 미터 떨어진 점심이 준비된 오성회관으로 이동합니다.
점심 메뉴는 전복불고기입니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좋습니다.
옥수수, 단호박, 콩이 구수하게 들어간 돌솥밥도 맛나 보이네요.
이렇게 한상 차림입니다.
반찬이 모두 맛나서 여러번 리필을 해서 먹었는데, 그 중에 오른쪽 상단의 무우김치가 제일 인기습니다.
알아서 빈그릇을 채워주던 젊은 직원도 생각나네요.^^
아, 잔인해서(?) 차마 사진찍기가 미안했던 살아있는 낙지 한마리가 투하됩니다.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첫댓글 영취산(영축산)아래 자리잡은 흥국사는 천년사찰입니다.
항상 느끼지만 사찰터는 문외한의 눈으로 보더라도 명당입니다. 주변 풍광이 수려하거든요.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영취산 주변을 돌아 도착한 마을에서는 농사지은 무도 선물받습니다.
이틑날 이어걸은 천성산 임도와 둘레길은 아침의 신선한 공기와 함께 마음도 덩달아 새로운 힘이 솟아오르게 합니다.
누구는 마음이 먼저라고 합니다만 사실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 내 마음을 변화시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번 여행도 그렇습니다~
정적인 것보다는 동적인 것,
멈춤보다는 변화를 바라기에 오늘도 낯선 모습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토로님 수고가 많으시네요
함께 걸으면서 멋진 사진들 찍어서 글까지 딱끈 딱끈하게 올려 주시고요
멋진 풍경들 잘 감상했고요
여유롭게 트레킹하시는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좋아요 정말 멋지십니다
걸을걸음이 행복 하시지요...
사진을 보면서 함께 걷고 있는중입니다
힘내리시라고 응원합니다
남파랑길을 걷고있는 사람입니다. 발도행의 남파랑길 후기가 많은 도움이 됐었습니다. 지난주 57코스를 다녀왔는데 표지판과 지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알려드리고자합니다. 시작점을 출발한지 10분정도 와서 봉화산쪽으로 오르지마시고도로따라 디오션C.C로 들어가서 임도따라 가시고 이후에도 표지판이 종점된 곳으로 가지마시고 지도를 따라가시면 될것 같습니다.
네. 참고해서 진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걷는 내내 볼 수 있는 수정처럼 빛나는 바닷물결,
예쁘게 치장 한 하늘의 하이얀 구름들~
길가에 핀 수많은 동백꽃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꽃같이 예쁘기만 한 열매 맺힌 나무들 .....
자연을 벗 삼아 걸으며 저 자신도 어느새 자연의 하나가 되어 봅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한발짝 한발짝 발걸음을 옮깁니다~~^^
흥국사 주변으로 생각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못걸어본 길, 아름답습니다~~^^
너무 너무 아름다운 길이네요,,,,,
사진으로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