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감사하며, 2월의 일기, 왜 붙잡는 거야
가는 나를 왜 붙잡는 거야
이유는 왜 묻는 거야
언제부터 나에게
관심이 많은 것처럼
사랑한다 매달릴 때 뿌리치더니
얼음처럼 차갑게도 외면하더니
왜 붙잡는 거야
그냥 가게 내버려두지
내 발길을 멈추기에
이젠 너무 늦었어
언젠가는 생각이 날 거야
못잊어 울게 될 거야
어리석은 자신을
끝없이 후회하면서
내 모든 걸 다 줄 때는 뿌리치더니
얄밉게도 냉정하게 외면하더니
왜 붙잡는 거야
그냥 가게 내버려두지
내 마음을 돌리기에
이젠 너무 늦었어♪
지난날 우리들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던 6인조 혼성그룹 ‘와일드 캣츠’의 리더 싱어 임종님이 부른 ‘왜 붙잡는 거야’ 그 노랫말 전문이다.
거슬러 30여 년 전에 발표된 노래였음에도, 그동안 나는 그 노래의 존재를 몰랐었다.
2024년 올 설 연휴가 시작되는 2월 9일 금요일인 바로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
카카오톡으로 자주 소통을 하는 친구 하나가 그 노래를 영상 메시지로 전해줘서였다.
바로 중학교 동기동창인 이강국 내 친구가 그 노래를 내게 전해준 그 주인공이었다.
사실은 전날 늦은 밤에 전해줬었지만, 그 시간에는 이미 잠든 시간이어서 챙겨보지를 못하고 잠은 깬 오늘 이른 아침에 확인한 것이다.
친구는 그 영상에 글로 쓴 메시지까지 덧붙이고 있었다.
곧 이랬다.
‘내일이 설이라,ㅋㆍ옛적 갈 곳 없는 혼자마음의 시간이네 그려. 젊은 좋은 시절에도 찾지 못한~. 늙어서도 그렇구먼 그렇네. 내 마음 별이로고. 오늘도 한 잔에 젖어 방랑의 나그네가 되고 싶구먼. 건강하시게나. 시간이 늦었네. 난 카톡,벨 다죽여나서~~ 미안~~’
친구의 그 순간 마음이 훤히 꿰뚫어졌다.
곧바로 답을 붙였다.
그 붙인 답, 곧 이랬다.
‘밤새 이런 소식이? 아쉽지만 이제사 봤다. 덕분에 내 마음 붙잡혀서 답을 한다. 내 늘 그렇듯, 어제도 내 마음 붙잡힌 자리에 있었다. 일찌감치 취해서 곯아떨어지는 바람에 강국이 네 메시지를 실시간 챙겨보진 못했지만... 그러나 우리 국민학교 동무들끼리는 뜨겁게 우정이 끓는 밤이었다. 마성이니 봉생이니 공평이니 해서 동무들이 어린 시절을 살았던 고을 고을을 돌고 돌아, 내 어린 시절을 살았던 문경시내로 들어섰었다. 그래서 어울려 온갖 이야기 다 쏟아냈다. 용덕이는 회장을 내려놓겠다고 우는 소리를 했고, 강우는 4월 달에 서울 삼성병원에 수술날짜를 잡아놓고 있다고 했다. 강국이 너도 고향 함 온나. 그래가꼬 이곳 중학교 동무들 하고 어깨동무해서 느슨해진 우정을 딱 붙잡아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