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윤리 2023013251 박수현
- 영원한 사랑
나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매우 인상 깊었다. 잇지와 루스는 서로의 청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잇지의 사랑하는 큰오빠가 사고로 인해 죽게 된 후 잇지는 살아있어도 살아있는게 아니었을 것이다. 루스를 큰오빠의 죽음 탓이라고 원망할 법도 한데, 둘은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이라는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기에 서로에게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스가 학대 받던 남편에게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도, 잇지가 오빠의 죽음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도 서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각자가 겪은 일들은 서로가 함께가 아닌 혼자였다면 루스도, 잇지도 그 자리에 머문 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 장면장면에서 보이는 잇지와 루스의 가벼운 장난에서도 나는 그 둘의 관계가 얼마나 끈끈하고 깊은지 알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세상에 죽음이 있기 때문에 결코 영원한 관계는 없겠지만, 저 둘의 관계는 죽음을 배제한 채 영원할 것이라고 믿고 싶을 정도로 저 둘의 관계가 부러우면서도 행복한 결말을 맺기를 계속 바랬던 것 같다.
비록 루스의 죽음으로 인해 둘의 관계는 끊어지지만 서로는 서로를 평생 기억할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기억나는 사람은 힘들 때 같이 있어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떤 세상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그 세상에서 나올 수 있도록 뻗어준 손을 평생 잊지 못한다. 루스도, 잇지도 서로에게 그런 존재였다. 영화를 보며 잇지에게 큰오빠는 정말 소중한 존재였지만 루스는 그 소중함을 뛰어넘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은 서로의 아픔도, 슬픔도 기쁨까지 사랑했다. 나는 사랑을 아직 잘 모르지만, 그 둘이 서로를 사랑했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