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글은
2012년 7월 10일 포스팅하였습니다.
월요일.....
지리산 칠선 계곡을 산행할려고 계획하였는데
여러가지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대구 앞산을 등산하였습니다.
스튜디오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대덕산 승마장 옆 등산로를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산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오면서
어느 산이든 산이 갖고 있는 신선한 충격에 쉽게 빠져들었습니다.
팔공산보다 더욱 크고 굵은 소나무들이
산행의 신비로움을 더해주었습니다.
곧게 뻗은 소나무 아래는
누런 솔잎 낙엽이 두텁게 쌓여 있어 친환경 쿠션의 느낌으로 즐겁게 신행을 하였습니다.
좋다! 너무 좋다는 탄성을 발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다른 산들과 비교를 하였습니다.
맑은 공기, 울창한 수림.......
다만 도시가 한 눈에 보인다는 것이 다를 뿐이었습니다.
철탑을 지나서 한참을 오르다가
문득,,,, 왜 이렇게 힘들지란 생각을 하였습니다.
등산이 힘들게 느낀 적이 거의 없는데
몇 걸음 오르다가 쉬고, 또 몇 걸음 오르다가 쉬기를 반복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둘레길 등산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힘든 이유를 알았습니다.
잘 닦여진 둘레길 등산로를 따라가면 힘들지 않을텐데
가파른 직선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멀리 산행을 하면.......
보통 산 중턱에서 시작하기 떄문에
서너 시간만 등산해도 등산의 보람을 충분히 느낌니다.
그러나 대구의 앞산은
중턱이 없습니다.
우뚝 솟은 산아래서부터 곧바로 등산이 시작되기 때문에
다른 산행보다 아주 많이 힘든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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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금정산이 있다면
대구의 앞산과 마주보는 팔공산은
분지형 도시로 발달한 대구의 산소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날씨 맑은 날 대구의 모습은
산아래 동네로 느껴질 정도로 첩첩산중 그 한가운데 둘러싸여 있습니다.
비행기로 대구를 본다면......
산 속의 도시로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전원도시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대구의 앞산 산행은
다른 산행이 주지 못하는 플러스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등산하면서 뒤돌아 도시의 모습을 보는 감동은
다른 산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묘미였습니다.
처음 산행 시작할 때 망원으로 집들 몇 채만 보이다가
점점 올라갈수록 도시 전체가 광각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느낌이란
망원과 광각의 카메라 렌즈로 느끼는 손맛이었습니다.
앞산 전망대에서 어물 렌즈로 내려보는 듯한 대구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180도의 시야로 들어온 대구의 모습은
마음의 광각으로 느끼는 아름다운 걸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명곡 지구에서부터 지산 범물 지구까지
길게 뻗은 산의 능선 아래 계곡 대신 고층 아파트와 빌딩 숲을 이룬 모습은
대구의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전원도시의 면모를 갖춘 대구의 발전상을
산아래 동네로 한 눈에 느끼게 하는 감동은 앞산의 정상에서만 가능합니다.
동편의 긴 협곡으로 된 고산골과 앞산 중앙의 큰 골,
그리고 안지랑골과 가장 공기가 맑고 신선한 달비골은 대표적인 앞산의 사랑받는 등산로입니다.
앞산의 뒷편은 앞산보다 몇 배는 더 크고 높은 비슬산이 자리하고 있어
비슬산 줄기에서 뻗어나온 청룡산과 산성산, 그리고 앞산과 대덕산은 산악인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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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산의 달비골과 안지랑골 중간으로 등산하였는데
낮은 봉우리에 가까워질 무렵 맨발로 등산하고 내려오는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인사를 건네고 정상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으며
맨발로 산행하면 위험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괜찮다며 건강에 아주 좋다고 하였습니다.
발지압 건강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
맨발 등산의 발지압 효과는 탁월, 그자체였습니다.
맨발로 땅을 딛고 돌을 밟으면.......
오장육부가 편안해지고 튼튼하게 됩니다.
다만 발목을 접지거나 날카로운 돌에 상처를 입지 않게 조심한다면
건강을 위한 최고의 비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맨발 산행은
정말 소름끼치도록 위험천만하였습니다.
산행에서 기인을 만난 감동을 뒤로하고
대덕산 정상에 오르기전 너무나 멋진 바위가 등산로 측면으로 보여 풀섭을 해치고 다가갔습니다.
커다란 바위 세 개가 연결되어 있고.....
앞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밑에서부터 줄기를 뻗어 하늘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탄성, 앞산에 이런 곳이 있다니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물을 마시고 바위에 드러누워
하늘을 가리고 있는 솔가지를 쳐다보았습니다.
푸른 솔잎 사이로 가늘게 드러나 보이는 파란 하늘은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마음의 편안을 주었습니다.
나무 젓가락을 만들어 동원 참치로 허기를 채우고
문득 앞을 내려다 바라보았습니다.
까마득한 계곡 안에 청소년 수련장과 그 너머 월광 수변 공원의 주위의 아파트 숲이
저 먼 산의 지평선과 멋진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니......
자연의 숲과 도시의 그림이 마음의 걸작으로 새겨졌습니다.
이윽고 측면으로 보이는 기암괴석......
눈에 보이는 곳으로 몸이 움직였습니다.
아! 너무나 놀라운 광경에 넋을 잃고
베낭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기암괴석 위에 자란 한 그루 소나무.......
월광 수변 공원과 아파트 숲, 그리고 저 먼 산의 지평선을 배경으로 다양한 각도로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위에 올라서서
밑을 보았습니다.
끝없이 이어진 살아있는 바위들.......
틈새를 헤집고 내려가 보았습니다.
전설이 살아있는 기암괴석의 비경을 눈 앞에 두고
도저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대덕산 정상의 뒷편에
이렇게도 아름다운 절경이 있다는 사실을 상상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 곳에 오래 머물면서
소름끼치는 공포를 체험하였습니다.
공중을 선회하며 수 십마리의 까마귀가 연신 울어대고
흔들 거리는 바위에선 신비로운 소리가 들리고.....
바위 위에 아름드리 소나무 세 그루가 고목이 되어 손만 대도 부서지는 광경은
설악산 깊은 산중에나 있을 전설을 담은 모습이었습니다.
보통 사람같았으면 무서워서
더 이상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암괴석의 절경 구석 구석을 위태로운 곡예를 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사진을 찍는 모습은
내가 생각해도 프로페셜널 포토그래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가 오늘 산행의 종점이란 생각에 오래 머물다가
문득 위를 보았습니다.
절경을 보는 순간 몸을 움직여
대덕산 정상으로 이어진 가파른 곳에 위치한 또 다른 절경을 따라 정상에 올랐습니다.
대덕산 능선을 따라 앞산 케이블카가 있는 제2 휴게소까지는
아주 평탄한 산행이었습니다.
산 능선을 따라 산행하는 즐거움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한편 울창한 숲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도시의 전경과
다른 한편 비슬산 줄기에서 뻗어나온 거미줄 같은 산의 능선을 따라 시선이 이동하는 동안......
등산으로 호연지기를 얻는 이유를 체험하였습니다.
대덕산 정상에서 산성산을 돌아 앞산 케이블카로 오는 여정은
산행의 행복을 싱그럽고 푸른 향기로 만끽하게 하였습니다.
이윽고 새롭게 잘 정비된 앞산 전망대는
앞산이 대구의 산소통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습니다.
달비골에서 맑고 깨끗한 공기가 생성되어 성서를 돌아 지산동으로 흐르는 공기의 흐름은
대구 도시의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는 하나님의 창조적인 섭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의 강남과 같은 대구의 지산동은
잘 사는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불행하게도 나쁜 공기가 쌓여 스모그 현상이 잦고
대구에서 공기가 가장 안좋은 곳입니다.
대구에서 공기가 가장 맑은 달비골은
가난한 서민들의 천국으로 주어진 천혜의 명소입니다.
팔공산보다 더 공기가 맑은 달비골은
뒤로 비슬산을 배경으로 울창한 산림으로 가득합니다.
앞산 전망대에서 안지랑골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잘 닦여져 있었지만
급경사 돌계단에서 콘크리트로 이어져 노약자들은
아주 위험한 등산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산 하면서
앞산 전망대에서 보았던 안일사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천혜의 비경에 자리잡은 안일사......
전국에서 몇 안되는 명소일 것입니다.
하나의 산 능선이 전부 살아있는 기암괴석으로 된 천혜의 비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대구 앞산에 설악산보다 더 멋진 비경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안지랑골로 이름난 이곳은
대구 앞산의 4대 산골 가운데 가장 멋진 절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밋밋한 산으로 알았던 대구의 앞산은
사실 숨은 절곡과 비경이 살아 숨쉬는 대구의 명산이요, 산소통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하루 종일 산행을 하면서
벼랑끝 기도로 믿음의 항전을 한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