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설교하는듯한 조조의 말투에 사내는 고함을 지르며 달려왔다.
무언가를 들고있었다.
이제는 죽은 삼형제의 마차위에 있던 거대한 종.
바로 그종이었다.
사내의 덩치보다 반정도는 더 큰듯한 그 큰종.
그 큰종을 사내는 들고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있는 조조의 태도와 얼굴은 평온했다.
[건방진놈!! 이 안에서 죽어라!!!]
사내는 그렇게 외치며 종을 조조의 머리위로 올렸다.
쿠웅~!!!!!
조조는 종안에 갖히게 되었다.
[건방진놈.......지가 강한줄알어......휴우·~~~]
사내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마차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거기서 그대로 누워서 잠에 들었다.
[크르렁~~~크르렁~~~~]
사내는 요란스럽게 코를 울렸다.
그의 콧소리가 얼마나 큰지 마차에 앉았던 참새몇마리는 바로 날아가버릴 정도였다.
[후아아암~~~]
사내는 기지개를 펴며 일어났다.
어느덧 해는 져물고 있었다.
사내는 종을 바라보았다.
종은 그대로 였다.
‘하긴.........그 조그마한 사람이 빠져나가는게 신기하지.......’
그렇게 사내는 생각하고 종으로 다가갔다.
사내는 피식웃더니 종을 들어올렸다.
[히얍!~~!!]
사내는 종을 들어서 던져버렸다.
콰아앙~!!!
종은 요란한 굉음을 내며 땅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며 떨어졌다.
사내는 곧 종이 있던 자리를 보았다.
그 자리에는 조조가 양반자리를 하고 팔은 팔짱을 끼고 앉아있었다.
마치 아무일 없다는 표정이었다.
조조는 해가 지는것을 보더니 사내를 향해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사내를 노려보며 말했다.
[나를 내버려두고 잘도 잠을 잤군.]
[우욱!]
자기한테 무릎꿇을것이라고 생각했던 조조의 태도에 사내는 너무나도 놀랐다.
조조는 사내를 계속 노려보며 말했다.
[너 때문에 시간 낭비했잖아!]
그렇게 퉁명스럽게 한마디를 내뱉은뒤 조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말에 올라타더니 말했다.
[이봐! 내친구들의 시신을 낙양까지 운반해 주지 않겠나?
조숭이라는 관리를 찾아가면 될거야. 사례는 반드시 있다.]
사내는 종을 들더니 마차위에 올려놓고는 조조를 보며 말했다.
[네놈은?]
조조는 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난 갈 곳이 있다. 사촌들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있거든.]
그러고는 조조는 말고삐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뒷일을 부탁한다.]
조조는 말을 타고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잠깐~~~~!!!]
뒤에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조가 뒤를 돌아보았을때 사내는 점프를 하고있었다.
휘익~~~
사내는 땅에 착지하자마자 조조를 잡아당겼다.
[무슨 짓이야!!]
조조가 사내를 노려보며 말했다.
사내는 조조를 자기쪽으로 잡아당겼다.
[날 내려놔!!]
[싫은데?]
힘으로는 사내가 위였다.
그러기에 조조는 저항다운 저항도 못했다.
[너같은 놈이랑 놀 시간이 없어!! 빨리 놔줘!!]
사내는 조조를 보며 말했다.
[종을 돌려놓고 가!]
[안돼!! 난 급하단 말이야!!
어차피 내 일도 아니야!!]
그러자 사내는 조조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종을 갖다놓고 가는게 더 빠르단 말이야~~~~~~]
사내의 미소에 조조는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하하]
그러더니 사내에게 말했다.
[좋아!! 그렇게 하자!!]
인부 두명이 종을 누각에 다시 걸었다.
밑에는 그 사내가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옆을 조조와 한 스님이 바라보고 있었다.
스님이 조조를 보며 말했다.
[어느가문 자제분이신지요?]
조조는 웃으며 답했다.
[조등님의 손자입니다.]
스님 또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시군요. 조등님은 그래도 꽤 훌륭하신 환관이시죠.]
[그렇지요.]
조조 역시 웃으며 말했다.
스님은 사내에게 시선을 돌리고 가르치듯이 말했다.
[허저야. 시신을 5구나 가져오니 곤란하구나.]
바로 그 사내 아니 허저는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했다.
[저.....배 좀 빌려주시면.......]
스님이 말했다.
[마음대로 쓰거라.]
그러자 조조가 스님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스님. 이틀만 빌리겠습니다.]
그러고는 방향을 틀더니....
[그럼....급해서 이만.....]
이렇게 말하고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허저는 그런 조조를 보고는 뻘쭘해서 어찌할줄을 몰랐다.
스님은 그런 허저를 보고 씩웃더니 말했다.
[허저야!!]
[예?]
허저가 대답했다.
스님은 웃으며 말했다.
[저 젊은이의 눈빛엔 하늘이 있다.
장차 한시대를 풍미할 영웅이니라.
이것은 하늘이 내린 기회다!
허저야! 어서 뒤따르도록 하여라!!!]
[아.......예!]
처음에는 뻘줌했지만 허저는 곧 우렁차게 대답했다.
[조조님!]
달려가던 조조가 뒤돌아 보았다.
스님은 포권지례를 취하며 말했다.
[이 허저...누구 못지않게 괴력을 가진 몸이올시다...
비록 그 머리는 부족하나 사람을 믿게만들며 항상 정직하고 무엇보다도 충직한 자이옵니다.
부디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말을 들은 조조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포권지례를 취했다.
이를본 허저는 무릎을 꿇고 포권지례를 취했다.
스님은 이모습을 보고 웃고 있었다.
쿠아아아아
물이 매섭게 흐르는 소리가 나는 강한가운데에 배가 있었다.
그배에는 조조와 허저가 각각 노를 젓고 있었다.
그리고 누각에서 스님은 그 모습을 보고있었다.
그 스님은 종을 치며 웃고 있었다.
[와하하하하하하]
제 5 장 재회
[달이 밝구나....]
배에 탄 조조가 중얼거렸다.
허저가 노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달은 아니지.
내일은 때마침 폭풍이 몰아칠지도 몰라.]
[너도 아는구나?]
조조가 뒤돌아서 허저를 보며 말했다.
허저의 표정은 금방 시큰둥해졌다.
그리고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쳇....날 바보취급하지마...]
[하하하.미안하군.]
조조는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허저는 시큰둥한 표정을 풀지않았다.
그러다가 무언가가 생각난듯 갑자기 싱긍벙글하며 말했다.
[난 달에 대해서는 뭐든지 알어.]
[정말?]
조조는 강물을 보며 물었다.
허저는 웃으며 말했다.
[응!!]
[그러면 달에 대해서 말해봐.]
[응! 그래!
각기 다른 모양의 15개달이 있어.]
[푸훕~!]
갑자기 조조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허저가 버럭 화를내며 말했다.
[왜 웃어~!!!]
[크하하하하. 달이 15개라구?]
[아니야?]
허저는 시무룩해진채 물었다,
조조는 웃으며 답했다.
[당연히 아니지! 달은 하나야.
달 한 개가 모습을 바꾸는 거라구...]
갑자기 배가 비틀거렸다.
[뭐하는 거야?!]
조조가 화를내며 허저를 보았다.
허저의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달님이 하나라니....믿을수없어!! 그럴 리가 없다구!!]
허저가 소리쳤다.
조조는 웃으며 노를 저었다.
촤아아악
어느덧 배는 강가에 도착했다.
조조는 배에서 뛰어내린뒤 말했다.
[허저! 잘들어!!]
삐쳐있던 허저가 돌아보았다.
조조는 그런 허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부터 정확히 8시간후부터 내가 있는곳으로 찾아오도록 해!
그리고 그때 나를 노리고 있는 자들이 있으면 가차없이 목을 베도록 해!]
휘익~~~
조조는 자기말만한뒤 바로 뒤돌아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조조의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허저는 배를 걷어찼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씨이~~~달은 분명히 15개야~~!]
[하후돈!!! 내가 왔다!!!!]
산한가운데에 엄청나게 큰 산적채에 조조가 뛰어들었다.
경비가 조조에게 창을 들이밀며 말했다.
[너 뭐야?! 당장 꺼지지 못해?]
조조가 그런 문지기를 비웃으며 말했다.
[헤헤헤. 한번 꺼지게 할려면 해보라구.]
조조의 말에 경비는 화가났는지 창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때 산적채 제일위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조조인가?]
조조가 소리쳤다.
[그렇네! 나일세! 하후돈!!!]
[오오! 조조!!]
산적채에서 4명의 사내가 나왔다.
하후돈, 하후연, 조인, 조홍.
이들 4명은 핏줄은 달랐지만 모두 사촌이거나 동지였다.
[아만이로구만.]
하후연이 조조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조조는 웃으며 말했다.
[천하의 명궁 하후연이 아니신가...잘 지내셨나?]
그말에 모두들 껄껄 웃었다.
조홍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이젠 아만이라고 부르지도 못하겠군.]
그말에 조조는 씨익 웃어보였다.
조인이 조조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정말 오랜만이야. 정말.....]
조인과 조조는 악수를 한뒤 하후연이 말했다.
[자! 그럼 들어가세!]
[지금 남아있는 병사들은 극도로 지친 상태.]
하후연이 말했다.
하후돈이 말을 이었다.
[이대로 공격을 당한다면 버티기 힘들어.]
조홍이 말했다.
[오늘도 피해가 상당해. 어떻게 해볼도리가 없어....]
조인이 중얼거렸다.
[반대로 적의 세력은 점점 커지고 있고.........]
조홍이 말했다.
[그녀석. 사람끄는 재주가 있는 놈이야.
불량배들을 여자와 돈으로 유혹하지.]
하후연이 말했다.
[게다가 우리들 목에 현상금까지 걸어놨어.]
하후돈이 탁자를 쾅쾅두드리며 말했다.
[모두들 여기에 주목해!
우리가 비록 숫적으로는 불리하지만 정의는 우리에게 있어!
정의는 승리하는 법이야! 그런놈에게 당할수는 없잖아!]
그러자 조인이 거센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놈을 얕봐선 안돼! 어설픈 학문이지만 조심해야 돼!]
조홍이 조인의 말을 비웃듯이 말했다.
[학문? 아무것도 모르는 그의 부하들이 치켜세운거라구!]
‘그놈이라...............’
조조는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더니 말했다.
[그놈이 누구지?]
조홍이 증오심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을 뱉어냈다.
[이열이란 놈이야! 가증스러운 놈이지!!]
하후돈이 말을 이어나갔다.
[이열. 어설픈 학문같지는 않은 대단한 인물이지.
활의 명인이면서 공자의 덕치정치를 논할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
게다가 시황제를 추앙하며 현세를 개혁할려는 자이지.]
[그만해! 하후연!!]
갑자기 하후연이 소리를 질렀다.
하후돈은 하후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넌 이열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어.
너의 그 과대평가 때문에 우리 병사들의 사기가 얼마나 떨어졌는줄 아나?!
녀석은 그냥 시황제 흉내나내는 시장잡배에 불과해!]
그러자 하후연이 하후돈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하후돈 형님이야말로 그를 과소평가하고 있어요.
그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선인장 가시보다 얼마나 더 날카로운지는 형님이 느끼셨잖아요!!!]
[그만해!!]
하후돈은 하후연의 멱살을 잡으며 외쳤다.
[하후연! 말조심해라!!]
그때 조인이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두 사람다 그만해!]
조인은 그리고는 하후돈을 보며 말했다.
[하후돈 형님! 왜 이열 그 자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하시는 겁니까?!
이래서는 이길싸움도 지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