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헬스조선DB
관절의 구성 성분인 연골이 닳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은 관절 건강의 핵심이다. 연골은 관절 안에서 뼈와 뼈를 연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많아지면 연골의 생성보다 분해가 많아져 연골 자체가 약해지기 쉽다. 연골에는 혈관이 없기 때문에 파열 등의 손상을 받으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연골 구성 성분을 섭취하면 연골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왔다. 이에 따라 연골 구성 성분을 주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이 출시됐는데, 대표적인 성분이 글루코사민이다. 글루코사민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과 아미노당(포도당의 일종)을 합친 물질로, 나이 들면 그 양이 점점 감소한다. 10여 년 전, 글루코사민을 섭취하면 연골조직이 강화되고 연골세포가 자극을 받아 관절의 퇴행 속도가 늦춰진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전 세계적으로 글루코사민 열풍이 불었다. 국내도 마찬가지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글루코사민 제품은 2004년 201개에서 해가 갈수록 꾸준히 늘어나 2010년에는 672개가 됐다.
그런데 2010년 스위스 베른대학의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베른대학 연구팀이 퇴행성관절염 환자 3803명을 대상으로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환자와 가짜 약을 복용한 환자의 증상 차이를 비교하는 연구결과로 글루코사민 복용 환자에게서 유의미한 통증감소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엑스레이 촬영 사진 비교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글루코사민 열풍은 가라앉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국립의료원에서 실시한 대규모 조사에서 콘드로이틴(연골 구성 성분)과 글루코사민을 병행 섭취했더니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경증인 사람에게서는 통증 경감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견이 분분한 글루코사민의 효능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태균 교수는 “눈에 띄는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소염진통제의 대체 역할을 하고 있고, 장기간 복용을 해도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물질이기 때문에 환자의 기호에 따라 복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식약처에서도 뼈·관절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로 인정하고 있다. 글루코사민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1.5~2g이다. 연골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은 글루코사민 계열 외에 뮤코다당·단백과 디메틸설폰(MSM)이 있다. 뮤코다당·단백은 아미노당을 가지고 있는 뮤코다당과 단백질이 결합한 성분을 말하며, 연골조직 성분이다. 건강기능식품에 들어가는 뮤코다당·단백은 상어·게 등의 연골조직을 식용으로 만든 것을 사용한다. 디메틸설폰(MSM)은 황이 들어 있는 유기황화합물로, 식이유황으로 알려져 있다. 연골의 연결조직을 단단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글루코사민과 함께 섭취하면 관절 건강에 더 좋다.
글루코사민 대신 항산화·항염 기능성 제품 뜬다
글루코사민 열풍이 서서히 가라앉고, 최근에는 관절염증 생성을 억제하고 관절의 통증을 완화하는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항염 작용을 통해 관절 건강을 지키는 성분 중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게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이다. 초록입홍합 속에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이 체내에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류코트리엔의 생성을 차단해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준다.
관절 통증을 완화하는 성분인 로즈힙 추출물이 들어간 제품도 인기다.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이정민 교수팀이 관절염 걸린 쥐에서 추출한 연골세포에 로즈힙 추출물을 주입한 결과, 염증이 줄고 연골세포의 사멸이 억제됐다. 로즈힙 추출물 속에 있는 하이페로시드 성분이 관절염 부위에서 백혈구가 과도하게 활동하는 것을 막아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통증과 염증을 줄인다. 항산화 기능도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항산화 기능이 연골세포나 활액세포의 노화를 억제해, 연골 활액의 양이 줄어 연골과 연골 사이가 얇아지는 것을 막아준다. 식약처에서 항산화에 도움을 준다고 기능성을 인증한 성분은 비즈왁스알코올이다. <대한내과학회>지에 따르면, 관절염 증상이 있는 남녀 60명에게 비즈왁스알코올이 들어 있는 제품을 섭취한 사람들은 관절 뻣뻣함과 관절 통증이 각각 89.7%, 69% 낮아졌다.
비타민D·이소플라본, 튼튼한 관절 만드는 데 필수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은 관절 건강의 필수조건이다. 뼈가 튼튼하지 않으면 뼈와 뼈 사이를 이어 주는 관절이 제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관절 건강기능식품 중에는 뼈 건강에 도움되는 성분을 함유한 게 많다. 대표적인 성분이 비타민D다. 비타민D는 대장과 콩팥에서 칼슘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D가 부족할 경우, 뼈에 있던 칼슘이 혈액으로 빠져나와 뼈가 약해진다.
식약처에서 권고하는 비타민D의 최대 일일섭취량은 400IU다. 대두(콩) 이소플라본도 식약처에서 인정한 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원료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기능과 비슷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고 불린다. 대두 속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은 칼슘이 뼈에서 녹아 나오는 것을 방지한다. 비타민D를 활성시키기 때문에 함께 섭취하면 좋다.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아동영양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40~60세 폐경 후 여성 403명이 이소플라본120mg과 비타민D 400IU, 칼슘 400mg를 2년 동안 매일 섭취했더니 온몸의 골밀도 손실률이 유의적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