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백복장엄상경(大乘百福莊嚴相經)
대당(大唐) 지바하라(地婆訶羅) 한역
장용서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舍衛) 큰 성 보묘궁전(普妙宮殿)에 계셨다.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고자 하시어 보장엄사자좌(寶莊嚴師子座)에 앉으시어 큰 비구 등 1,250인과 함께 하시었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보살마하살들이 모두 다 공경하고 에워싸 부처님을 쳐다보니, 몸과 마음이 동요하지 않았다.
그때에 대중 가운데 큰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문수사리(文殊師利)였다.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이렇게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여래께서 큰 복덩어리[福聚]를 가지셨음을 들었사온데 그 양은 얼마나 됩니까? 간절히 원하오니, 부처님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설하시어 수없이 많은 백천의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시고, 그 의지[意樂]를 모두 만족하게 해 주십시오.”
그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온갖 성문과 벽지불을 벌써 뛰어넘었으므로 능히 지혜와 큰 자비심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여래에게 이와 같은 뜻을 청하여 묻는구나.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여라. 나는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문수사리여, 마치 한 염부제(閻浮提)에 살고 있는 중생들의 10선(善)의 복덩어리, 이와 같은 복덩어리가 백 배를 채워 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사천하(四天下)에 왕 노릇함을 이루니, 전륜성왕의 자재한 복덩어리는 칠보(七寶)를 성취하고 슬하에 천 명의 아들을 두었느니라. 어떤 것이 일곱 가지 보배인가?
첫째는 금륜보(金輪寶)요, 둘째는 백상보(白象寶)요, 셋째는 감마보(紺馬寶)요, 넷째는 신주보(神殊寶)요, 다섯째는 옥녀보(玉女寶)요, 여섯째는 주장보(主藏寶)요, 일곱째는 주병보(主兵寶)니라.
저 천 명의 아들들은 각각 위엄있고 용맹하며 단정하고 건장하여 원수와 적을 능히 깨뜨리느니라.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것이 전륜성왕의 가진 복덩어리니라.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전륜성왕과 사천하의 모든 중생들이 가진 복덩어리의 양을 헤아려서 다시 백 배를 채우면 한 도리천왕제석(忉利天王帝釋)의 복덩어리가 되느니라.
문수사리여, 도리천왕과 사천하의 모든 중생들이 가진 복덩어리를 세고 양을 헤아려서 다시 백 배를 채우면 한 욕계(欲界)의 제6천(天) 교수호지마왕(敎受護持魔王)의 복덩어리를 이루느니라.
문수사리여, 제6 자재천마(自在天魔)와 사천하의 온갖 중생들이 가진 복덩어리를 수로 세고 양으로 헤아려 다시 백천 배를 채우면 한 사랑하는 마음[慈心]으로 소천세계(小千世界)를 비추어 살피는 초선(初禪) 범왕(梵王)이 가진 복덩어리를 이루느니라.
문수사리여,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천세계를 비추어 살피는 초선 범왕과 저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가진 복덩어리를 수로 세고 양을 헤아려 다시 백천 배를 하면 한 중천세계(中千世界)의 2선 범왕이 가진 복덩어리를 이루느니라.
문수사리여, 중천세계의 2선 범왕과 저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가진 복덩어리를 수를 세고 양을 헤아려서 다시 백천 배를 하면 한 대천세계(大千世界)를 사랑하는 마음[慈心]으로 비추어 살피는 제4선(禪) 안의 마혜수라(摩醯首羅)가 가진 복덩어리를 이루느니라.
문수사리여, 이 대천(大千)의 주인 마혜수라는 적은 선근(善根)으로는 성취하지 못하니, 왜냐하면 마혜수라는 큰 지혜와 큰 위신(威神)이 있기 때문이니라.
만일 기세간(器世間)에 재변의 불이 타고 나서, 장차 다시 타려 할 적에 제4 선천(禪天)에서 큰비가 내려 다섯 중겁(中劫)을 지나도 끊이지 않아 그 물이 저 대천세계에 두루 하여 위로 범세(梵世)에 이르기까지 결함[缺]도 없고 덜함[滅]도 없는데, 이런 빗방울을 대천의 주인[大千主] 마혜수라는 모두 아느니라.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마혜수라가 가진 복덩어리를 이름하여 범복(梵福)이라 하느니라.
문수사리여, 삼천대천세계의 주인 마혜수라와 저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가진 복덩어리의 수를 세고 양을 헤아려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억백천 배를 하여 홀로 나타난 한 벽지불(辟支佛)이 가진 복덩어리를 이루느니라.
문수사리여, 대천세계(大千世界)는 차치해 두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의 온갖 중생들과 벽지불이 가진 복덩어리를 수로 세고 양으로 헤아려서 한량없는 억백천 배에 이르면 최후생신(最後生身) 보살의 복덩어리를 이루느니라.
문수사리여, 최후생신 보살과 저 시방 허공의 짬이 다하는 세계의 모든 중생, 혹은 알로 난 것[卵生], 태로 난 것[胎生], 습기[濕]로 난 것, 화하여 난 것[火生], 혹은 빛이 있는 것[有色], 빛이 없는 것[無色], 생각이 있는 것[有想], 생각이 없는 것[無想],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非有想非無想] 모든 중생들이 가진 복덩어리를 수로 세고 양으로 헤아려서 한량없는 억백천 갑절에 이르러야 저 부처님 몸의 한 털구멍[毛孔]이 가진 복덩어리를 이루느니라.
문수사리여, 이와 같이 여래 몸의 여러 털구멍은 그 수가 9만 9천이나 있는데, 털구멍 낱낱이 모두 위에서 말한 대로의 한량없는 복덩어리를 갖추었느니라.
문수사리여, 여래의 온갖 털구멍이 가진 복덩어리를 수로 세고 양으로 헤아려서 다시 한량없는 억백천 갑절에 이르면 여래의 몸의 수호(隨好) 가운데 한 호(好)의 복덩어리를 이루느니라.
문수사리여, 여래의 몸의 여러 수호(隨好)의 그 수를 간략하게 말하자면 80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머리 분단이 원만하고[首分圓滿], 두 번째는 머리털 짬이 장엄하고 보기 좋으며[髮際嚴好], 세 번째는 머리털 빛이 감청색이요[髮色靑紺], 네 번째는 머리털이 향기롭고[髮香芬馥], 다섯 번째는 머리털이 몹시 부드럽고[髮甚柔軟], 여섯 번째는 머리털이 얽혀 어지럽지 않고[髮不粉亂], 일곱 번째는 머리털이 드물지 않으며[髮不稀槪], 여덟 번째는 머리털이 항상 늘고 자라며[髮常增長], 아홉 번째는 머리털 밑이 물결 굽듯 하며[髮本波委], 열 번째는 머리털 끝이 소라처럼 돌았다[髮端螺旋].
열한 번째는 머리털 모양이 꽃바퀴 같고[髮狀華輪], 열두 번째는 머리털이 덕(德)자와 같고[髮如德字], 열세 번째는 얼굴이 평편하고 반듯하며[面部平正], 열네 번째는 흰 터럭이 충분하며[毫分充足], 열다섯 번째는 눈썹 빛이 감청색이며[眉色靑紺], 열여섯 번째는 눈썹이 어지럽지 않으며[眉不雜亂], 열일곱 번째는 두 눈이 아름답고 좋으며[兩目美好], 열여덟 번째는 두 눈이 길고 넓으며[兩目修廣], 열아홉 번째는 두 눈이 청정하며[兩目淸淨], 스무 번째는 두 눈이 명랑하다[兩目明朗].
스물한 번째는 눈빛이 감청색으로 곱기가 푸른 연꽃 같으며[目色紺艷如靑蓮花], 스물두 번째는 귀가 매우 길고 좋으며[耳甚長好], 스물세 번째는 귀가 이지러졌거나 덜한 데가 없고[耳無觖減], 스물네 번째는 귀가 지나치게 나쁨이 없고[耳無過惡], 스물다섯 번째는 코가 길고 높고 곧으며[鼻修高直], 스물여섯 번째는 두 뺨이 통통하며[兩頰滿足], 스물일곱 번째는 뺨이 이지러졌거나 덜한 데가 없고[頰無缺減], 스물여덟 번째는 뺨이 지나치게 나쁜 데가 없고[頰無過減], 스물아홉 번째는 어금니가 매우 둥글고 바르며[牙甚圓正], 서른 번째는 그 어금니가 고루 균등하다[其牙均等].
서른한 번째는 입술 빛이 붉고 좋아서 빈바과와 같으며[腎脣色赤好如頻婆果], 서른두 번째는 혀가 붉고 부드러우며[舌赤柔軟], 서른세 번째는 목소리가 우레가 진동함과 같으며[聲如雷震], 서른네 번째는 그 목소리가 밝고 사무치며[其音朗徹], 서른다섯 번째는 몸매가 두루 만족스러우며[身普滿足], 서른여섯 번째는 몸의 살이 풍성하며[身肉豊好], 서른일곱 번째는 몸의 살이 편편하고 바르며[身肉平正], 서른여덟 번째는 몸의 살이 부드러우며[身肉柔軟], 서른아홉 번째는 몸이 점차로 곧아지며[身漸%(月*庸)直], 마흔 번째는 몸매가 알맞다[身分相稱].
마흔한 번째는 몸이 극히 원만하고 좋으며[身極圓好], 마흔 두 번째는 몸이 이지러지거나 덜함이 없고[身無缺減], 마흔세 번째는 그 몸이 보드랍고[其身柔軟], 마흔네 번째는 그 몸이 깨끗하고[其身淸潔], 마흔다섯 번째는 그 몸이 경쾌하고 묘하며[其身輕妙], 마흔여섯 번째는 몸이 움직이거나 흔들리지 않으며[身不動搖], 마흔일곱 번째는 몸이 매우 단정하고 장엄하며[身極端嚴], 마흔여덟 번째는 몸에 험집이나 더러운 데가 없고[身無疵穢], 마흔아홉 번째는 몸의 광명이 어두움을 깨뜨리며[身光破闇], 쉰 번째는 그 배가 아름답다[其腹美好].
쉰한 번째는 그 배가 원만하고[其腹圓滿], 쉰두 번째는 그 배가 드러나지 않으며[其腹不現], 쉰세 번째는 그 배꼽이 깊고 은밀하며[其臍深蜜], 쉰네 번째는 그 배꼽이 굽지 않았으며[其臍不曲], 쉰다섯 번째는 배꼽이 그 위치에 적당하며[臍稱其位], 쉰여섯 번째는 배꼽 아래가 평편하고 원만하며[臍下平滿], 쉰일곱 번째는 팔꿈치가 가늘고 길며[臂肘纖長], 쉰여덟 번째는 손가락이 원만하고[手指圓滿], 쉰아홉 번째는 손가락이 가늘고 아름다우며[手指纖美], 예순 번째는 손 무늬가 깊다[指文深好].
예순한 번째는 손 무늬가 곧게 사무쳤으며[手文徑徹], 예순두 번째는 손 무늬가 어지럽지 않으며[手文不亂], 예순세 번째는 손 무늬가 윤택하고[手文潤澤], 예순네 번째는 손 무늬가 거칠거나 가늘지 않으며[手文無麤細], 예순다섯 번째는 손 무늬 끝이 가늘고 날카로우며[手端纖銳], 예순여섯 번째는 무릎 바퀴가 둥글고 넓으며[膝輪圓廣], 예순일곱 번째는 발뒤꿈치가 원만하며[足跟%(月*庸)滿], 예순여덟 번째는 발이 땅을 잘 디디고[足善接地], 예순아홉 번째는 다닐 적에 오른쪽을 따르며[行順於右], 일흔번 째는 코끼리왕 같이 다닌다[行如象王]. 일흔한 번째는 우왕과 같이 다니며[行如牛王], 일흔두 번째는 거위의 왕 같이 다니며[行如鵝王], 일흔세 번째는 걸음걷는 위엄있는 용맹이 사자의 왕과 같으며[行步威猛如師子王], 일흔네 번째는 손톱 발톱의 끝이 작아서 모조리 높이 일어났으며[手足甲端微悉高起], 일흔다섯 번째는 손톱 발톱이 붉은 구리빛과 같으며[手足等甲如赤銅色], 일흔여섯 번째는 손톱 발톱이 아울러 모두 윤택하며[手足等甲竝皆潤澤], 일흔일곱 번째는 실핏줄 맥이 나타나지 않으며[筋脈不現], 일흔여덟 번째는 사지의 마디가 치밀하며[支節密緻], 일흔아홉 번째는 모든 근이 물들지 않았고[諸根無染], 여든 번째는 보는 사람들은 환희한다[見者歡喜].
문수사리여, 아까 말한 바와 같이 이 80가지가 여래의 수호의 복덩어리[如來隨好福聚]니라.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여래의 80가지 수효가 가진 복덩어리를 수로 세고 양으로 헤아려서 다시 한량없는 억백천 배를 채우면, 여래의 몸과 손발 등 수상(隨相) 문양 가운데의 한 문양의 복덩어리를 이룬다.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여래의 손발 등 가운데 수상의 문양이 80가지가 있으니, 무엇을 80가지라 이르는가?
첫 번째는 범왕(梵王)의 형상[像]이요, 두 번째는 천제(天帝)의 형상이요, 세 번째는 제두뢰타(提頭賴吒:동방 지국천왕)의 형상이요, 네 번째는 비루륵차(毘樓勒叉:남방 증장천왕)의 형상이요, 다섯 번째는 비루박차(毘樓愽叉:서방 광목천왕)의 형상이요, 여섯 번째는 비사문(毘沙門:북방천왕)의 형상이요, 일곱 번째는 공덕 천녀(功德天女)의 형상이요, 여덟 번째는 해 천자[日天子]의 형상이요, 아홉 번째는 달 천자[月天子]의 형상이요, 열 번째는 물 하늘[水天]의 형상이다.
열한 번째는 불 하늘[火天]의 형상이요, 열두 번째는 바람 하늘[風天]의 형상이요, 열세 번째는 구름 하늘[雲天]의 형상이요, 열네 번째는 큰 신선[大仙]의 형상이요, 열다섯 번째는 산왕(山王)의 형상이요, 열여섯 번째는 동자(童子)의 형상이요, 열일곱 번째는 동녀(童女)의 형상이요, 열여덟 번째는 보배 당기[寶幢]의 형상이요, 열아홉 번째는 산개(傘蓋)의 형상이요, 스무 번째는 보관(寶冠) 형상이다.
스물한 번째는 화만(花鬘)의 형상이요, 스물두 번째는 구슬영락[珠纓]의 형상이요, 스물세 번째는 귀고리[耳璫]의 형상이요, 스물네 번째는 팔의 인[臂印] 형상이요, 스물다섯 번째는 보배 비녀[寶釧]의 형상이요, 스물여섯 번째는 가락지[指環]의 형상이요, 스물일곱 번째는 보배 거울[寶鏡]의 형상이요, 스물여덟 번째는 흰 불자[白拂]의 형상이요, 스물아홉 번째는 덕(德)자의 형상이요, 서른 번째는 꽃병[花甁]의 형상이다.
서른한 번째는 마니(摩尼)의 형상이요, 서른두 번째는 보배 검[寶劍]의 형상이요, 서른세 번째는 금강저(金剛杵)의 형상이요, 서른네 번째는 활[弓弧]의 형상이요, 서른다섯 번째는 화살[箭矢]의 형상이요, 서른여섯 번째는 창[戈戟]의 형상이요, 서른일곱 번째는 방패[矛矟]의 형상이요, 서른여덟 번째는 도끼[鈸斧]의 형상이요, 서른아홉 번째는 그물[羂索]의 형상이요, 마흔 번째는 긴 갈고리[長鉤]의 형상이다.
마흔한 번째는 짧은 창 날의 형상이요, 마흔두 번째는 금 망치[金鎚]의 형상이요, 마흔세 번째는 하늘 몽둥이[天棒]의 형상이요, 마흔네 번째는 하늘 북[天鼓]의 형상이요, 마흔다섯 번째는 금 소라[金螺]의 형상이요, 마흔여섯 번째는 허리에 차는 북[腰鼓] 형상이요, 마흔일곱 번째는 화륜(花輪) 형상이요, 마흔여덟 번째는 궁전의 형상이요, 마흔아홉 번째는 보좌(寶座)의 형상이요, 쉰 번째는 욕지(浴池)의 형상이다.
쉰한 번째는 연꽃[蓮花]의 형상이요, 쉰두 번째는 흰 쌀[粉米]의 형상이요, 쉰세 번째는 보리의 형상이요, 쉰네 번째는 약초의 형상이요, 쉰다섯 번째는 신령스런 띠[靈茅]의 형상이요, 쉰여섯 번째는 꽃나무[花樹]의 형상이요, 쉰일곱 번째는 과일나무[果樹]의 형상이요, 쉰여덟 번째는 금시조(金翅鳥)의 형상이요, 쉰아홉 번째는 가릉빈가(迦陵頻伽)의 형상이요, 예순 번째는 공명조(共命鳥)의 형상이다.
예순한 번째는 공작(孔雀)의 형상이요, 예순두 번째는 비둘기[鳩鵄]의 형상이요, 예순세 번째는 기러기왕[鴈王]의 형상이요, 예순네 번째는 푸른 참새[靑雀]의 형상이요, 예순다섯 번째는 앵무새[鸚鵡]의 형상이요, 예순여섯 번째는 비취새[翠鳥]의 형상이요, 예순일곱 번째는 윤중사자(輪中師子) 형상이요, 예순여덟 번째는 설산의 흰 코끼리[雪山白象] 형상이요, 예순아홉 번째는 용왕(龍王)의 형상이다.
일흔한 번째는 말의 왕[馬王] 형상이요, 일흔두 번째는 사슴의 왕[鹿王] 형상이요, 일흔세 번째는 소의 왕[牛王] 형상이요, 일흔네 번째는 들소[野牛]의 형상이요, 일흔다섯 번째는 암소의 형상이요, 일흔여섯 번째는 검은 암양[羖羊]의 형상이요, 일흔일곱 번째는 큰 자라[大鼇]의 형상이요, 일흔여덟 번째는 큰 거북[大龜]의 형상이요, 일흔아홉 번째는 고기의 왕[魚王] 형상이요, 여든 번째는 소라의 왕[螺王] 형상이니라.
문수사리여, 이렇게 말한 이 80가지를 이것을 여래 수상의 복덩어리라고 이름하느니라.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여래의 80수호(隨好)의 가진 복덩어리를 수로 세고 양으로 헤아려 한량없는 억백천 배를 다시 채워 여래 몸의 32가지 대인상(大人相) 가운데의 한 상[一相]의 복덩어리를 이루느니라.
문수사리여, 여래의 대인상은 그 수가 이에 32가지가 있으니, 무엇을 32가지 대인의 상이라 하는가?
첫 번째는 정수리에 육계(肉髮)가 있는데 둥글고 높으며, 두 번째는 머리털이 감청색인데 그 털은 오른쪽으로 꼬였으며[右旋], 세 번째는 그 이마는 넓고 크고 평편하고 반듯하고 장엄스러우며, 네 번째는 눈섭 사이의 터럭모양[眉間毫相]은 희기가 흰 옥 눈[珂雪]보다 더하며, 다섯 번째는 눈의 속눈썹은 푸르고 치밀하기가 마치 소의 왕[牛王]과 같으며, 여섯 번째는 입의 40개 이[齒]는 늘고 감함이 없으며, 일곱 번째는 그 이[齒]가 가지런하고 조밀하여 성기거나 이지러짐이 없고, 여덟 번째는 그 이가 희고 깨끗하여 때와 검은 것이 없고, 아홉째는 입에 있는 네 어금니[牙]의 빛이 곱고 깨끗하며, 열 번째는 그 턱[頷]이 원만하여 마치 사자왕과 같다.
열한 번째는 그 혀[舌]가 부드럽고 엷으며 넓고 크며 분홍색으로 붉으며, 열두 번째는 모든 맛 가운데서 제일 좋은 맛을 얻으며, 열세 번째는 그 말소리는 우레 울리듯 범음성(梵音聲)을 얻었으며, 열네 번째는 이지러진 뼈가 나타나지 않아 그곳이 평평하게 찼으며, 열다섯 번째는 두 어깨가 둥글고 평평하여 이지러지거나 감해짐이 없으며, 열여섯 번째는 두 팔을 드리워 펴면 손으로 그 무릎을 만지며, 열일곱 번째는 그 몸매[身上分]는 사자왕과 같으며, 열여덟 번째는 몸의 털은 모조리 위로 쓰러졌으며, 열아홉 번째는 몸매가 원만하여 마치 이구타(尼拘陀)나무와 같으며, 스무 번째는 그 몸이 높고 묘하여 만족스러우며, 일곱 팔꿈치[七肘]이다.
스물한 번째는 신체와 피부 모두 금빛이며, 스물두 번째는 낱낱 털구멍에 한 털씩 모두 났으며, 스물세 번째는 남근[勢峰]이 감춰져서 숨어 나타나지 않으며, 스물네 번째는 양 넙적다리는 둥글고 반듯하여 그 살이 만족하며, 스물다섯 번째는 발 뒤꿈치 모양은 장엄하여 이니(伊尼) 사슴왕과 같으며, 스물여섯 번째는 양 발이 풍만해서 이지러지거나 감해진 것이 없으며, 스물일곱째는 양 발바닥 밑이 모두 다 평평하게 찼으며, 스물여덟 번째는 양손과 양 발이 모두 융기(隆起)되었으며, 스물아홉 번째는 양손과 양 발이 모두 다 부드러우며, 서른 번째는 양손과 양 발에는 모두 그물 무늬가 있으며, 서른한 번째는 양손과 양 발이 모두 다 가늘고 길며, 서른두 번째는 양손과 양 발에는 모두 윤상(輪相)이 있느니라.
문수사리여, 이렇게 말한 것이 32가지 대인상(大人相)이니, 이 이름이 여래의 바른 상의 복덩어리이니라.
문수사리여, 이러한 여래의 32가지 대인의 복덩어리를 수로 세고 양으로 헤아려서 한량없는 아승기 배와 헤아릴 수 없는 배, 생각할 수 없는 배를 다시 채우면, 비로소 여래의 큰 법의 둥근 소라 무리를 따라[隨類]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는 음성의 복덩어리를 이루리라.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여래의 큰 법의 둥근 소라는 능히 저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 세계의 모든 중생들의 의지[意樂]를 따라서 그들이 의지하는 대로 두루 차서 그 무리의 소리를 따라 법을 설해 교화하여 중생들을 이익케 하고 안락하게 하느니라.
문수사리여, 저 여래께서 지니신 음성과 같이 한량없는 세력이 있으며, 여래의 위엄의 광명도 또한 이와 같아서 저 음성과 같이 능히 한량없는 세력이 있느니라.
문수사리여, 저 여래의 가지신 위엄의 광명이 이와 같은 세력을 지닌 것처럼, 여래의 몸도 또한 이와 같아서 저 위엄의 광명과 같이 한량없는 세력을 가졌느니라.
문수사리여, 위에서 말한 대로 이와 같은 복덩어리는 생각할 수 없고 수로 셀 수도 없으며, 여래 성문이나 벽지불 등이 얻을 바 아니니라. 왜냐하면 이와 같은 복덩어리는 큰 지혜와 자비와 널리 온갖 것에 두루 하는 가없는 원력(願力)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성문과 벽지불은 능히 얻지 못하느니라.
문수사리여, 여래의 이와 같은 묘한 빛의 몸은 모두 가장 훌륭하고 청정한 보시와 계의 닦음과 두 가지 인연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어떤 것이 둘인가? 첫째는 여래의 가장 훌륭한 원력(願力)이요, 둘째는 여래의 교화와 인도의 선교[化導善巧]이니라.
무엇을 여래의 교화와 인도의 선교라 하는가 하면, 모든 중생들에게 선근(善根)을 심지 못한 이는 선근을 심게 하고, 벌써 선근을 심은 이는 저들로 하여금 성숙(成熟)하게 하고, 벌써 성숙한 이는 해탈을 얻게 함이니라. 이 두 가지 인연의 힘으로 말미암은 까닭에 묘한 빛의 몸[妙色身]을 얻었느니라.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여래의 묘한 빛의 몸은 이 두 가지 인연으로 말미암아 성취한 바이니, 여래의 음성도 또한 그와 같아서 두 가지 인연으로 성취하여 얻었느니라.
문수사리여, 여래의 음성도 두 가지 인연으로 성취한 것인데, 여래의 위엄의 광명도 또한 이와 같아서 두 가지 인연으로 성취해 얻었느니라.
문수사리여, 여래의 위엄의 광명도 두 가지 인연으로 성취한 바인데, 설법도 이와 같아서 두 가지 인연으로 성취해 얻었느니라.
문수사리여, 여래의 설법도 두 가지 인연으로써 성취한 바인데, 여래의 행(行)도 또한 그와 같아서 두 가지 인연으로써 성취해 얻었느니라.
문수사리여, 여래께서는 이와 같이 모든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세상에 출현하시었고, 모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고자 세상에 출현하셨고, 모든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고자 세상에 출현하시었느니라.
모든 중생들이 약간의 종성(種性)과 알려고 하는 것들이 차별되어 각각 서로 다르지만, 그런 까닭에 여래께서는 가지가지 상호의 몸[相好身]을 나타내시어 설법하고 교화하여, 저들을 조복(調伏)시켜 부처님 법 가운데 들어와서 성취케 하였느니라.”
그때에 문수사리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위와 같은 복덩어리가 온갖 모든 하늘과 세상 모든 사람들을 이익케 함을 듣고 문득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이제 큰 이익을 얻었으며, 가장 훌륭한 것을 얻었으며, 대등한 것이 없음[無等等]을 얻었으며, 큰 길상[大吉祥]을 얻었습니다.
여래께서는 세간 가운데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큰 의지(依止:念處)를 지었으며, 청정하고 움직이지 않으심이 마치 허공과 같으며, 만나기 어려운데 저는 이제 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시고 나니, 여러 비구와 보살마하살들이 환희하여 합장하고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대승백복장엄상경』 1권(ABC, K0245 v11, p.521a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