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故 강형석, 하늘 가는 밝은 길이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슬픈 일을 많이 보고 늘 고생하여도
하늘 영광 밝음이 어둔 그늘 헤치니
예수 공로 의지하여 항상 빛을 보도다
내가 염려하는 일이 세상에 많은 중
속에 근심 밖에 걱정 늘 시험하여도
예수 보배로운 피 모든 것을 이기니
예수 공로 의지하여 항상 이기리로다.
내가 천성 바라보고 가까이 왔으니
아버지의 영광집에 나 쉬고 싶도다
나는 부족하여도 영접하실 터이니
영광 나라 계신 임금 우리 구주 예수라♪
찬송가 493장 ‘하늘 가는 밝은 길이’ 그 노랫말 1절 2절 3절 전문이다.
듣고 부를 때마다 나로 하여금 눈물짓게 하는 찬송가다,
여든을 바라보는 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그 긴긴 세월에 겪은 영욕의 사연들이 줄줄이 이어져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 찬송가를 또 들었다.
2024년 2월 15일 금요일인 바로 오늘 일이다.
이른 아침에 잠을 깨어, 지난 밤사이에 내 핸드폰으로 수신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해봤다.
오전 7시 34분을 막 찍고 넘어가는 시각에 게시된 영상이 하나 있었다.
내 중학교 동기동창으로 서울 양평동 전철 9호선 선유도역 인근에서 ‘김명래 치과의원’을 개업하고 있는 김명래 친구가 게시한 영상이었다.
그 영상에는 사흘 전인 같은 달 12일 월요일 오후 5시 35분에 일흔여덟 나이로 세상을 뜬, 같은 중학교 동기동창인 강형석 친구의 영전에서, 가족을 비롯해서 친지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바로 그 예배의 자리에서, 역시 같은 동기동창인 김용균 친구가 하모니카로 그 찬송가를 정성을 다해서 연주하고 있었다.
잔잔한 파문처럼 들려오는 그 연주를 들으며, 나는 이젠 고인이 된 강형석 그 친구와의 지난 한 갑자 세월에 얽힌 사연들을 떠올렸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연들이 쌓여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딱 14년 전인 2010년 이맘때로 거슬러, 내가 ‘작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법무사 개업을 하고 있던 서울 서초동 우리 사무실로 부부동반해서 찾아왔던 순간을 떠올렸다.
나의 개업을 축하하는 의미로 발걸음 한 것이었지만, 이런저런 세상사 이야기도 꽤나 나누었었다.
힘들게 사무소를 꾸려가는 내게 있어 큰 힘이 되어줬던 이날의 만남이었다.
그때 친구가 특별히 시선을 보낸 곳이 있었다.
우리 사무소 내 등 뒤에 걸려 있는 액자였다.
나와 아내가 적을 두고 다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우리 서울시민교회로부터 개업 선물로 받은 액자였는데, 그 액자에는 귀한 성경구절이 적혀 있었다.
친구의 눈빛이 반짝 했다.
그 구절을 깊이 음미한다는 증표였다.
친구가 살아간 길도 그 말씀 그대로였고, 내가 살아온 길도 마찬가지로 그랬다.
성경 구약 욥기 23장 10절에 기록된 말씀이었다.
곧 이랬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정금같이 나오리라.’
첫댓글 이 찬송가는 애니로리 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