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My Story-태국여정 21일, 히말라야 성자들의 삶
유년기는 전 인생의 토대가 되는 시기이다. 어린이의 마음속에 뿌려진 씨앗은 삶이라는 나무에서 활짝 꽃을 피우게 된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교육은 그 이후의 어떤 학교 교육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따라서 인간의 성장에 있어 이 시기에 주위의 가르침과 더불어 적절한 지도를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청년기는 삶의 꽃봉오리를 맺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수많은 사랑이나 서로 다른 견해들로부터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잘 도와주어야 한다. 여린 마음은 나쁜 길로 빠지기가 쉽다. 사랑으로 이끌어주고, 올바른 대화를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부모는 자식이 청년기의 폭풍우를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청년기는 마음의 습관이 완전히 틀을 잡게 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체험은 지식을 얻는 최상의 방법이다. 그 외의 방법들은 모두가 단편적인 지시만을 줄 뿐이다. 자아실현의 길에 있어서 순수성과 집중력 그리고 마음을 제어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순수하지 못한 마음은 환영과 장애를 불러일으키지만, 맑고 깨끗한 마음은 직접적인 체험의 도구가 된다.
겸손이 미덕을 기르는 것은 깨달음의 세계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길이다. 겸허함으로 인해서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기도와 명상은 이러한 내면의 미덕을 기르는 데 필요한 힘을 길러 준다.
두려움은 인간의 가장 큰 적이다. 그것은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악마와도 같다.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것은 자유라는 사다리를 오르는 데 있어서 첫 번째 계단을 딛는 일이 된다.
출가자의 길은 면도날과 같은 길이다. 그것은 축복받은 소수만이 가는 길이며, 모두를 위한 길이 아니다. 무집착과 자아에 관한 바른 지식은 출가자의 길을 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필수 조건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한 지식은 스스로 어떤 확신을 갖게 해 준다. 알면 알수록 배울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통찰력이 깊어지면 아무런 주저 없이 자신의 길을 나아갈 수 있게 된다.-저자의 일기 중에서
세계의 위대한 종교는 모두 하나의 진리에서 나왔다. 진리를 실천하지는 않으면서 어떤 종교만 따른 것은, 장님이 장님을 이끄는 것과 같다. 신에 귀의한 사람은 모든 존재를 사랑한다. 사랑의 우주의 종교다. 자애로운 자는 종교의 한계를 넘어 나뉨이 없는 절대의 진리를 깨닫는다.
신에게 자신을 완전히 맡기는 것이야말로 깨달음으로 가는 가장 높고도 쉬운 길이다. 자신을 완전히 바치는 사람은 거룩한 힘의 보호를 받는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보호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이는 신에게 속한 사람이다. 그는 항상 신의 가호를 받는다.
마음은 수많은 힘의 보고다. 그 속에 숨겨진 자원들을 개발한다면 이 세상 어떤 것에도 다 성공할 수 있다. 만일 잘 닦인 마음이 한곳에 집중되어 내면으로 향한다면, 우리 존재의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는 힘을 발휘하게 된다. 마으은 인간이 지닌 가장 뛰어난 도구다.
모든 사람에게는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그 잠재된 힘을 일깨울 수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치유할 수 있다. 이기심이 전혀 없는 신성한 사람은 그 어떤 사람도 고칠 수 있다. 치유 중에서도 최상의 치유는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완성은 삶의 목표지만,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복은 단지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은총을 통해서 온다. 신과 스승의 은총을 함께 받는 이는 복되도다.
그대의 운명은 그대가 창조한다. 탄생과 죽음은 단지 삶의 두 사건일 뿐, 그대는 가장 중요한 본성을 잃었고 그것이 바로 고통의 원인이다. 이것을 깨달을 때 그대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
‘동양은 동양, 서양은 서양’이라고 생각하는 때는 지났다. 현대인이 달에 도착한 지도 이미 오래 전이 아닌가. 서양에서는 과학기술이, 동양에서는 영성이 발전되어 왔다. 그런데 왜 동양과 서양이 서로를 위한 이해의 가교를 만들지 않는 것인가? 서양이 동양에 나눠줄 것이 많은 것처럼, 동양도 서양에 기여할 것이 많이 있다. 서양의 꽃은 동양의 향기가 없다면 공허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위의 글은 인도 출신의 힌두교 성직자인 스와미 라마가 지은 ‘히말라야 성자들의 삶’에서 인용한 글 묶음이다.
나는 이 책의 존재 자체를 몰랐었다.
그런데 지난해인 2023년 초겨울 어느 날, 나를 히말라야로 이끈 우리 고향땅 문경 산북 출신의 세계적 산악인인 이상배 알피니스트가 내게 그 책을 추천해서, 처음으로 그 책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때 그로부터 내게 전화가 걸려왔었는데, 대뜸 하는 말이 이랬다.
“형님, 진짜로 히말라야 또 한 번 더 가실랑교?”
그동안 이상배 그를 대장으로 삼아, 해발 5,000여m를 훌쩍 넘는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세 번이나 다녀왔음에도,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또 한 번 더 도전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던 차였으니, 내 하는 답은 이렇게 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가야지!”
내 답은 단호했다.
“형님 의지가 그러면, 또 한 번 가봅시다.”
그렇게 의사 합치를 했다.
“그런데요 형님, 조건이 하나 있씸다.”
“그 조건이라는 기 뭐꼬?”
“책 한 권 읽어야 합니더.”
“무슨 책이고?”
“히말라야 성자들의 삶이라는 책요.”
“제목도 좋네. 그런데 그 책을 와 읽어야 하는데?”
“이번에 가는 곳은 지난 세 번보다 더 오지입니다. 고생이 더 많을 거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그 오지에서 깨우침을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미리 알고 가시는 것이 좋겠다는 겁니다.”
“알았다. 됐다 마! 읽어보지 뭐.”
그렇게 해서 그 책의 존재를 알게 됐고, 즉시로 온라인 알라딘 서점에서, 2010년 5월 15일 아힘신 출판사에서 펴내고 박광수 박지명이 옮긴 초판 1쇄 536쪽의 그 책을 새 책값 19,500원보다 500원 더 비싼 20,000원의 중고가로 구입을 했으며, 이번 태국여정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이외에 이 책을 또 한 권 더 들고 가서 읽게 된 것이다.
‘깨달음의 산으로 가고자 하는 지친 영혼을 위한 안내서’
책의 앞표지에 덧붙인 작은 설명문이 그랬다.
그 앞표지 뒤쪽에 저자인 스와미 라마의 이력에 대한 소개의 글이 있었다.
곧 이랬다.
1925년 인도의 브라만 집안에서 이미 예언된 탄생을 한 스와미 라마는 어려서부터 위대한 스승의 보살핌 아래 히말라야의 동굴에서 수행으로 성장기를 보냈다. 청년기에는 수많은 스승들을 찾아다니며 열정적인 배움의 길을 걸었고, 곳곳에 숨은 성자들은 그에게 무수한 영감과 깨달음을 전해 주었다. 30세도 디지 않은 나이에 힌두교 최고의 승직인 샹카라챠리야에 임명되었던 그는 보다 깊은 진리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하여 그 지위마저 박차고 다시 스승께로 가서 수행에 전념했다. 동양의 정신문화와 서양의 과학문명을 이을 가교를 놓기 위해 1971년 미국에서 히말라야 학회를 설립하였고, 스승들의 가르침과 요가 과학의 지혜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데 그의 삶을 바쳤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 중 한 사람이었던 스와미 라마는 1996년에 육신을 떠났지만 그의 가르침은 제자들을 통해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책은 바로 그 이력을 일기처럼 쓴 글로 채워져 있었다.
처음의 제 1부 ‘히말라야에서의 영적 수행’을 시작해서, 마지막의 제 14부 ‘서양으로의 여행’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고된 수행을 거쳐 차차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전 과정들을 낱낱이 밝혀놓고 있었다.
서두에 인용한 모두 14편의 글이, 바로 그 깨우침의 글이었다.
다음은 맨 처음 글이다.
히말라야 산맥은 길이 약 2,500킬로미터에 걸쳐 장대하게 뻗어 있으며, 네팔과 티베트의 국경 지대에 우뚝 솟아 있는 해발 8,848미터의 에베레스트 산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예로부터 페르시아, 인도, 티베트, 중국의 많은 시인과 종교인들은 저마다 히말라야 산맥의 장엄한 아름다움을 예찬해 왔다. 히말라야Himalaya란 눈을 뜻하는 ‘히마hima’와 고향 또는 근원을 뜻하는 ‘알라야alaya’라는 말이 합성된 산스크리트 어로서, ‘눈의 고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는 히말라야가 눈의 고향일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불명의 요가 지혜와 영성靈性의 보고가 되어 왔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지금도 히말라야에는 고대의 풍부한 영적인 전통이 보존되어 전해져 오고 있으며, 그것을 들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그 지혜를 속삭이고 있다.//
저자는 그 지혜의 속삭임을 들었다는 것이고, 그 속삭임을 들어 깨우쳐 가는 과정을 이 책에 싣고 있었다.
그리고 책의 맨 끝에서 우주의 기운을 받아 평화의 주문을 외치고 있었다.
그 외침 곧 이랬다.
‘옴, 샨티, 샨티, 샨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