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여름 드디어 전설의 명 라이브 음반 Made in Japan을 손에 넣었다. 내용물은 예전에 리치 블랙모어 빠도리의 도움으로 익히 들었던 것이지만 직접 내 돈 주고 산 앨범으로 듣는 기분은 또 색달랐다.
Highway Star 스튜디오 녹음보다 상당히 빠른 템포로 연주되었다 트레몰로 암을 사용한 플레이와 피크 포르타멘토등이 매우 강렬하다 많은 평론가들에게 그리 좋은 평을 받지 않은 솔로를 들려주었는데 특히 후반부 16분음표 솔로는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다소 산만한 플레이를 들려주고 있다 (후린다고나 할까?) 그러나 강렬한 아밍을 이용한 플레이는 아주 멋지다 이안 길런의 보컬은 역시나 킹왕짱이다!!!!! 스튜디오보다 더 파워풀하고 야성적이며 시원시원하다 다른 멤버들의 연주도 훌륭하고~ 완존 짱이었다!!!!! 수많은 하이웨이 스타 버전중 이걸 젤루 좋아한다
Child In Time
전설의 명곡 '차일드 인 타임'의 위력이란 새삼 굉장했다.
월간 팝송 86년 9월호 독자란에 보면 어떤 고등학생이 올린 '80년대 헤비메탈은 병들었다'라는 제목의 컬럼이 있다.
이 글을 보면 이런 문장이 나온다.
'요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잉그비 말름스틴은 확실히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적인 기타리스트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잉그비 말름스틴이 아무리 날고 긴다 할지라도 잉그비는 절대 made in japan에 담겨있는 Chid in time 중반부에 쏟아
지는 리치 블랙모어의 솔로를 따라잡을수 없다.'
내가 한때 이 글을 2000년대 다음 카페 어떤 곳에 올렸는데 집중 포격을 받았다.
반대로 물어보지?? 그럼 리치 블랙모어는 잉베이 맘스틴의 far beyond the sun을 연주할수 있는가?? 라는 질문부터 시작하여
별의 별 말도 안되는 태클이 들어왔다. 그건 주혹새에서도 별 반 다를바 없었다.
물론 86년의 저 고등학생이 쓴 '80년대 헤비메탈은 병들었다' 라는 글은 2000년대 넘어 80년대 메탈을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충분히 공격받을만한 글이긴 하지만 적어도 단 한 가지 잉베이와 리치 블랙모어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본다.
과연 저 고등학생이 말한 '잉베이가 메이드 인 제팬에서 리치 블랙모어가 연주했던 차일드 인 타임 솔로를 따라잡을수 없다'는 말
이 진짜로 잉베이가 차일드 인 타임을 연주하지 못할것 같아서 한 소리일까??
내가 생각하기론 저 고등학생이 언급했던 '따라잡을수 없다' 는 말은 속도가 아니라 감정의 구현이다.
아무리 차일드 인 타임 중반부 솔로가 까다롭고 빠르다 할지라도 잉베이 맘스틴이 따라잡지 못할 난이도가 아니다.
그것은 딥 퍼플, 레인보우와 알카트래즈, 라이징 포스 네 밴드를 모두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메이드 인 제팬 라이브를 들어보면 즉흥연주가 굉장히 많다.
특히 child in time 중반부에 터져나오는 리치 블랙모어의 솔로는 계산된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발현되어 쏟아져나오는 것이다.
그냥 미친듯한 연주인의 자위행위가 아니라 곡에 몰입되어 악기와 자신을 일체화시켜 그 안에서 생성된 감정들을 밖으로 분출하
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흔히들 말하는 전위 예술 혹은 행위 예술이라 보아도 좋을 정도로 자신의 내면 깊숙히 박혀 있는 것
들을 통렬하게 터뜨리고 있는 과정이란 말이다.
86년의 고등학생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그 라이브에서 리치 블랙모어가 들려주었던 흡사 홍수와 비견할 정도로 엄청난 감정의 소용돌이.....
86년의 잉베이 맘스틴이 아무리 기타를 빨리 연주한다 할지라도 결코 리치 블랙모어가 그랬던 것처럼 감정이 깊게 서린 연주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곡이야말로 리치 블랙모어의 진면목을 노출해주는 명솔로가 나오는 트랙이다
특히 후반부 살인적인 3연음 피킹(리 차오랑의 머신건 하이킥을 방불케하는)은 풀피킹으로
완벽하게 연주하고 있다
사실 강력한 피킹이야말로 리치 블랙모어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궁극의 필살기라 할수 있겠는데,그의 피킹에서 나오는 초식은 크게 3가지라 분류된다
피킹의 강도와 강약 폭의 넓음, 그리고 빠른 플레이에 대응하는 핑거링과 피킹의
콤비네이션,필요없는 터치 톤이 새지 않도록 세심한 손길을 요구하는 오른손과 왼손의 뮤트.....
이 세가지 초식을 익히지 않으면 아무리 똑같이 연주한다고 해도
형편없는 플레이가 되고 말 것 이다
아무리 엠프의 볼륨을 크게 하거나, 이펙터로 강하게 디스토션을 걸더라도 진정한
메틀 사운드를 내기 위해서는 역시 두 손가락으로 꽉 부여잡은 피크의 똥파워가 필요하다
리치 블랙모어의 피킹은 정말 천하일품이다 스튜디오와는 달리 하늘을 두 쪽으로 갈라버릴듯한 기염의 그야말로 활화산같은 보컬을 들려주는 이언 길런의 절대비명(絶大飛鳴)또한 대단하죠
음.... 지금 이 말은 스튜디오보다 발전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불렀던 것 과는 다르게 부르는데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라는 말이 되겠다
사실 스튜디오에서의 보컬이 매우 독특하고 영묘한 색채를 발산했다
스튜디오에서의 보컬은 뭐랄까?! 왠지 강하게 압축되고 섬세한 듯한 느낌인데 반해
이 라이브에서의 보컬은 제어가 되지 않은 (마치 철창 속을 뛰쳐나오는 맹수의 울음소리처럼)
야성적이고 크고 호방하며 시원스러운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워낙 남성적인 취향을 즐기기땜시 당근 이 라이브 버전의 보컬이 더 마음에 든다
Smoke On The Water
초반부 생생한 리프부분을 리치 블랙모어는 약간 변조해서 연주하고 있다
관객들의 박수 소리에 맞추어 연주하는데 왠지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군
특히 이안 페이스의 하이햇트를 다루는 솜씨는 라이브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군
로저 글로버의 약간은 투박하고 거칠은 톤의 베이스도 멋지고.....
원곡에 충실한 리치 블랙모어의 연주도 아주 좋다
<하이웨이스타>와는 달리 매우 침착하게 플레이 하고 있다
이언 길런의 목소리는 자세히 들어보면 약간 흔들리기도 하고 갈라지는 것 같기도 한데
(제가 듣기에는 이때 약간 목이 쉰 것 같습니다)
역시 초절정 고수 보컬답게 자신의 컨디션을 잘 고려해서 탄탄한 보이스를 들려주는 것 같다
그러니까 무리해서 원음대로 부르다가 고약한 음을 들려주는 오버를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별로 몸을 사린다는 느낌은 전혀 주지 않구~~
노래 외에 중간 중간 넣어주는 추임새(특히 후반부)에서의 샤우트가 참 멋지다
음.... 그리고 내가 생각할 때 이 곡의 백미는 후반부에 펼쳐지는
리치 블랙모어와 존 로드의 잔잔한 배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왼쪽에선 존 로드가, 오른쪽에선 리치 블랙모어가 한번씩 주고받는
슬로우한 템포의 유니즌은 꽤 잔잔한 감흥의 웨이브를 연출하고 있는데....
진짜 언제 들어도 멋지다 The Mule
이안 페이스 옹의 신기에 가까운 스틱터치와 환상적인 킥킹을 노출해주는 연주곡이다
존 보넴의 모비딕에 전혀 꿀리지 않는 굉장히 환타스틱한 솔로잉을 들려주고 있다
이 믿을수 없는 롤과 스네어와 탐탐을 번갈아 갈겨대는 화려한 테크닉.....
내가 드럼을 잘 몰라서 자세히 말은 못하겠지만
분명히 굉장한 솔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렇게 강한 힘은 느껴지지 않지만 아주 정교하고 섬세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듯한
예전에 드럼을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배우지 못한 점이 참으로 아쉽네
그때 드럼을 배웠다면 이런 상황에서 참 할 말이 많았을텐데 ㅋㅋㅋ Strange Kind Of Woman 이 노래....
역시 중요한 축으로 이 앨범을 빛내주는 파트라 할 수 있겠지
특히 중반부 리치 블랙모어와 이언 길런이 자아내는 블루스 형식을 띤
보컬과 기타의 배틀은 진짜 극의를 체험할 정도로 짜릿한 감흥을 선사하고 있다
잉베이 맘스틴이 레닌그라드 라이브에서 이걸 살짝 패로디 했다 you dont remember,ill never forget
요곡 중반부에 Love is blue가 나오고 잠깐 이상한 여인의 형식을 빈 블루스 잼이
나오는데 조 린 터너와 잉베이 맘스틴이 이언 길런과 리치 블랙모어의 흉내를 내는 듯한
느낌이 역력하지.
글쎄~~ 내가 듣기에는 잉베이의 기타는 참 멋졌던 것 같은데
조 린 터너의 보컬은 왠지 어색한 것 같았다 (왠지 억지로 하기 싫은 것을 하려는 듯한 )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딥퍼플이 재결합한후 딥퍼플 매니지먼트 측에서 레인보우의
편집음반을 발매한 적이 있었죠.... 물론 레인보우의 이전 멤버들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구
그래서 이 일로 인해 조 린 터너가 딥퍼플 측에 상당히 화가 났다
(이것은 비단 조 뿐만 아니라 로니 제임스 디오,그래험 보넷같은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졸라 개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하는군)
이 당시 조 린 터너는 이렇게 말을 했다 "그들은 너무 탐욕적이에요
그들이 지금 레인보우의 실황앨범을 내놓은 이유는 뻔해요
그들은 나와 로니 제임스 디오가 그룹을 탈퇴하여 더욱 성공하자
그것을 이용하기 위해 레인보우를 그런 식으로 끌어갔을 뿐이에요"
좀 이야기가 많이 샜군....^^
길런과 리치의 잼 이야기 하다가 여기까지 온 것 같은데
사실 진정한 개감동은 두 사람의 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절라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배틀이 끝나고 나서 모든 연주가 멈춰진 이후 행해지는 길런옹의 엽기적인 샤우트.... 바로 요거쥐
야아아아아아아아~~~
하늘 끝까지 올라가는 엄청나게 시원한 초고음 샤우팅은 경이로울 정도로 짜릿하다
정말 카타르시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라고 외치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하강하여 언제 괴성을 질렀냐느니 매우 상냥하고 다정하게
Oh my soul I love you~~
요로코롬 달콤하게 속삭이는데....
이건 진짜 안쌀래야 안쌀수가 없는 초개감동 전율이 아닐수 없겠다
그뿐 만 아니라 노래가 다 끝난 후에도 길런은 관객들에게
어이!!!! 어이!!!! 어이!!!!!
이렇게 괴성을 계속 질러대는데
진짜 흥분된다 ㅜ.ㅜ
Lazy 이 곡 역쉬 후지산을 무너뜨리고 히로시마에 진홍빛 원폭을 터뜨리고야 만 또 하나의
개절정 하일라이트 트랙이라고 볼 수가 있겠군
이 곡에서는 존 로드의 위압적인 하몬드 오르간의 사운드가 닛뽄들에게 개감동의 도가니탕을 잔뜩 먹여주고 있다
스튜디오 버젼에는 없었던 존 로드의 압도적인 솔로의 위용은 실로 굉장하다
E.L.P의 키스 에머쓴을 능가하는듯한 절라 다이내믹한 파워와 고강한 내공을 마음껏 들려준다
로저 글로버의 셔플 리듬에 얹힌 덤덤한 베이스 소리도 듣기 좋구
다른 곡들과는 달리 블루지한 느낌을 내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듯한
리치 블랙모어의 기타도 훌륭하고......
이언 길런의 위치가 조금 협소하게 느껴진다는게 약간 불만이긴 하지만
연주력의 확대와 재창조를 고려한다면 눈 감아 줄 수도 있을 듯한..
Space Truckin 음.... 근데 선곡이 좀 그렇군
무려 7곡 중에 다섯 곡이 머신 헤드 앨범 수록곡이라니
인 락이나 파이어 볼 앨범에 있는 곡들도 골고루 연주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5만원 짜리 3CD를 사면 스피드킹이나 파이어볼도 있긴 있는 것 같더라만~~
아무리 그래도 오리지널 앨범에서 머신 헤드 수록곡이 거의 7할을 차지하고 있다는건
좀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군 (특정앨범에 대한 편애 ㅋㅋㅋ)
하지만 그래도 뭐 불만은 없다
한 곡 한 곡이 다 멋진 곡들이었고 스튜디오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개감동 종합셋트를 여과없이 들려주었기 때문에 오히려 감사에 감사를 해야만 겠쥐
이 곡 역시 스튜디오 버전에서는 감지할수 없는 절라 폭발적이고 전위적인 카타르시스를
무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개감동의 트랙인데
특히 마지막곡 답게 졸라 화끈하고 공격적이고 다이내믹한 열기를 한층 뿜어대는군
원곡을 상당히 늘려 편곡했는데
레이지에 이어 존 로드의 기량이 다시 한번 드러난다
존 로드 특유의 스페이스 락적인 연출이 많이 돋보이는군
길런의 보컬은 약간 플렛성향(키가 떨어진다는 의미)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멋지다
Come on,come on!!!!
아주 피를 토하는듯한 정열을 보여준다
쉴새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안 페이스의 드럼도 훌륭하고
리치 블랙모어야 말할 것도 없고~~
암튼 절라 캡이다!!!!!!!! 이 앨범 진짜 졸라 개명반이라 생각해
최고의 라이브 명반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불후의 개걸작이야
물론 모든 면에서 완벽성을 자랑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사실 그런 음반은 있을 수가 없지요.... 100% 완벽한 음반은....)
그래도 그 옛날에 이 정도의 음질에 이 정도의 연주라는건
진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이적인 완성도라고 생각되네
1988년의 무더운 여름밤 난 이 앨범을 들으며 심묘한 미래도시 일산을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