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화, 수 겨우 3일간의 무주일을 보내었다.
목요일은 서울의대 산악반 후배가 하계 원정 보고서와 동계 원정 계획서를 들고 흑석동 연구실에서 만나기로.
나는 서울의대 오비 산악반 회장으로 일년에 몇번씩 산악반 후배들과 등산을 같이 한다.
처음 시산제로 시작하여 교수-학생친목등반, 가을의 lantern party 등.
또 신입회원들이 들어오는 3월에는 저녁에 환영 술자리도 마련한다.
학교 다닐때 다른 부에서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베풀어 주는 걸 부러워 한적이 있었기 때문.
내가 쓴 수필집 한권과 하산 후 밥사먹으라며 금일봉을 주고
점심을 같이 먹으려고 병원 앞 '황토정'을 찾았다.
여 종업원들 여럿이 인사를 한다.
오늘 저녁 신장실 신장실 신년 회식이 여기서 예정되어 있었는데
교수님이 계시질 않아 다른 곳으로 바뀌었다며 나에게 서운한 감정을 비치기도.
'늘먹는 것으로'
돌솥밥정식 2인분을 가져다 준다.
이건 실하게 나온다.
여러가지 반찬에 작은 굴비 한마리씩과 된장찌개가 각각 나오고, 뚝배기 불고기까지.
후배(?), 학번이 11이니 나보다 자그만치 45년 후배,
허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할수없어 맥주를 두병 시킨다.
광주출신으로 지금은 연건동 의대 기숙사생활이라 맛있다며 그릇을 싹싹 비운다.
건너편에 병원 원무과에 근무하는 여직원 둘이 밥을 먹고 있어
종업원에게 내가 계산 한다고 말한다.
그 중 한 직원은 결혼식때 내가 축의금도 보내었다.
병원 앞에서 151 버스를 타고 용산전자랜드에 가서 프린터 토너를 교환하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 몇가지 자료를 찾아 보험회사에서 의뢰받은 신체 감정서를 작성하였다.
연구실에 있는 캡슐커피 머신이 고장이 나서 봉지 믹스커피로 만족을 하고는.
마을버스를 타고 병원 신장실로 올라가 같이 오늘 저녁 회식장소로 옮긴다.
'부뚜막 손두부' 이 집은 용산병원앞에 있었을때 나의 단골집이었다.
집에서 직접 두부를 만드니 콩비지, 순두부, 생두부 등도 좋고
제주 돼지고기 오겹살도 맛이 있는 집.
내과 회식, 고등 동기들 정기 모임, 친구들이 왔을 때나
지도학생들과 회식까지 이용을 하였었고
여름철 콩국수를 시작하면 반드시 이 집에서 페트병으로 콩국물을 사가서
다섯그릇의 콩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용산재개발로 대방동으로 옮긴 뒤 두번을 가보았다.
주인 아줌마가 반가이 맞이하고 돼지 보쌈과 오겹살구이로 회식은 시작.
의사, 간호사, 연구원, 기사 등등 삼십여명.
공식적 행사는 조금 먹고 난 뒤에 한다.
배고픈데 음식 앞에 두고 이런 저런 말을 하면 안되지요.
나의 간단한 인사와 건배.
이어서 내가 가지고 간 Ballentine 21년 산 소주잔으로 조금씩 마시고는 자기 소개와 덕담을.
즐거운 회식의 요령은 분위기만 띄우면 구태여
술을 권하지 않아도 스스로 돌아가며 마음껏 마신다.
중간에 시킨 매운갈비찜은 노인네가 먹기에는 너무 맵다.
서비스 안주로 코다리 찜과 육회까지 나왔고, 밤 열시에 끝내었다.
때마침 택시가 와서 얼른 올라타고 바이 바이.
이때 우물쭈물하다간 서로가 처신이 어렵다.
길을 잘 아는 기사가 요령껏 차를 몰아 잠시만에 도착,
요금이 만원도 안나와 만원짜리 한장을 건네며 '잘왔습니다.'
오늘 저녁은 술 적게 마시고 고기 적게 먹으려고 고생께나 하였다.
첫댓글 평생, 먹는 것과 관련된 짐을 지고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것을 보면, 그냥 혼자, 밥에다 김치 놓고 먹는 자유도 괜찮아 보입니다.
나는 의식주 가운데 식을 가장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Ballantine 이 아닌가? Vallentine 은 처음 들어보는 술......
수정완료.
내 관할구역인데 경산 이름을 대고 과원들을 데리고가면 잘 해줄까?
물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