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체급 지각변동…덩치 키운 NH·하나證 약진
NH, 작년 말 3위서 '업계 2위'로…7조원 돌파
하나, '빅 5' 반열 올라…초대형 IB 도약 주목
양 사 유증으로 자본 확충…사업 다각화 모색
올해 주요 증권사들의 '체급(자기자본)'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난해 업계 3위였던 NH투자증권이 2위로 올라섰고, 7위였던 하나증권은 5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이들 증권사는 올 상반기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확충해 덩치를 키웠다. 주식 시장 거래대금에만 의존한 '천수답' 경영을 탈피하기 위해서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리테일 수익 악화가 예상돼 각 증권사들은 미리 확보한 '실탄'을 활용한 IB(기업금융) 부문 확대 또는 신사업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계는 60조6131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3.3%(1조9100억원) 증가했다.
관전 포인트는 간판급 대형 증권사들의 순위 변화다.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을 7조2406억원으로 늘리며 업계 2위로 체급을 한 단계 높였다. 지난 3월 제3자배정 방식으로 단행한 유상증자 효과가 반영된 덕분이다. 최대주주(56.82%)인 농협금융지주로부터 4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기존 '넘버 2'였던 한국투자증권(7조1691억원)은 3위로 밀려났다. 양사 간 자기자본 금액 차는 715억원이다.
하나증권(5조8588억원)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빅 5' 반열에 새로 올라섰다. 작년 말 5조2910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6개월새 5678억원이 불어났다. 자기자본 6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나증권 역시 모회사인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지원사격을 받았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을 지속적으로 확충했다. 하나증권의 선전에 KB증권(5조7804억원)은 6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10조원 시대를 연 미래에셋증권(10조6197억원)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삼성증권(6조0563억원)도 4위를 유지했다. 이밖에 메리츠증권(5조6318억원), 신한금융투자(5조1507억원), 키움증권(4조3513억원), 대신증권(2조7544억원) 등이 7~10위에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몸집을 불린 이유는 수익성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증권업 특성 상 자기자본이 많아질수록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레버리지(대출)를 일으켜 굵직한 IB 딜을 확보할 수 있고, 신규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4조원인 증권사가 금융당국에서 초대형 IB 인가를 획득하면 발행어음사업(자기자본의 200% 이내)을 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4곳이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았다. 자본금 8조원 이상이면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 신탁 사업을 할 수 있다. 향후 하나증권은 발행어음업에, NH투자증권은 IMA 사업에 진출할 것이 유력시 된다.
관건은 곳간에 돈을 쌓았지만 신규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증권사 IB 부서들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우량한 딜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 우려가 확산하면서 무리한 사업 확장도 쉽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덩치보다 실제 자본을 잘 활용해 얼마나 많은 순익을 내는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 사업 다각화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다시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2022.09.21.
첫댓글 자기자본 9위 키움하고 차이가 좀 나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