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에서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가 매회 마다 하는 말이 있다.
“하라가햇다.(배가 고프다)”
“미세오사가소(식당을 찾아보자)”
나의 둘째 딸은 일본어를 못해도 이 말은 기억한다. 그리고 입 버릇처럼 밥 먹기 전에 말한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는 만화가 구스미 마사유키다.
‘고독한 미식가’ 주인공의 원래 모델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남성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원작이 처음 나올 때(1994년)만 해도 여성이 혼밥하는 시대가 아니었다.
드라마의 원작자인 구스미 마사유키는인터뷰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사회적인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재미만 추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그린 배경과 인물 설정, 대사 한 줄, 인터뷰에서의 답변 한마디 한마디에는 지난 30년간 일본이 경험한 사회·경제적 서사가 진하게 녹아 있었다.
구스미 작가도 인터뷰 내내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를 연발했다.
“일본은 거꾸로 중년 남성이니까 혼밥을 합니다. ‘
고독한 미식가’를 처음 그릴 때 일본은 여성의 혼밥이 확실히 없었어요.
소바나 라멘, 규동 집은 여자 혼자 가는 데가 아니었죠.”(일본 최초의 규동 체인인 요시노야에 따르면 10년 전 매장 고객은 거의 100% 남성이었다. 현재는 고객의 30%가 여성이다.)
“그건 출연한 가게의 요리를 다양하게 소개하기 위한 드라마상의 설정이죠. 거꾸로 한국에 가보니 양이 많아서 정말 놀랐어요.
이건 이노가시라 고로(‘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라도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던데요.
게다가 반찬 등이 얼마든지 리필이 되잖아요.”
한국의 백종원의 식당 차려 주고 잔소리 하는 것과는 많이 비교가 된다.
나는 이노가시라가 백종원이 보다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