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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금오산 단풍이 한창이던 작년 10월, 나는 짝꿍과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산 에 갔다. 당시 나는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며 산악 사진을 찍었다. 전날 밤 확인한 일기 예보는 금오산의 굉장한 일출을 예고했다. 단풍 과 운해를 함께 볼 절호의 찬스였다. 하지만 내게는 데이트 선약이 있 었다. 고민하는 내게 짝꿍은 고맙게도 산에 같이 가자고 했다. 자정 무렵, 우리는 차를 몰아 구미로 향했다. 두 시간 반을 달려 도착 한 금오산 주차장은 칠흑 같았다. 일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차에서 쪽잠을 자고 일어나 헤드 랜턴의 작은 불빛에 의지해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등산로가 잘 닦여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 '멧돼 지 조심!'이라는 팻말을 보고 흠칫 놀랐을 뿐, 어둠 속의 등산은 그럭저 럭 순조로운 듯했다. 다만 대혜 폭포를 지나고부터는 조금 힘들었다. 경사로가 끝이 없었다. "경훈아 조금만 천천히 가자......" 짝꿍은 지친 기색이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30분을 더 올랐을까. 마침내 우리는 보봉에 도착했다. 구미 시 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였다. 왼쪽으로는 약사암이 가파른 절벽 아래 자리잡고 있었다. 유학산이 있는 동쪽 하늘은 붉게 물들어 곧 해가 뜰 모양이었다. "해 뜬다!" 우리는 강아지를 처음 본 아이처럼 신이 나서 소리쳤다. 구미 시내는 운해 속에 모습을 감췄다. 붉은 빛으로 물든 바위를 비롯해 신비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나는 아름다운 풍경에 정신을 빼앗겼다. 짝꿍에게 무 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나 먼저 내려갈게......" 그녀가 사시나무처럼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옷을 가볍게 입은 것이 화근이었다. 저체온증을 막으려면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짝꿍은 먼저 내려갈 테니 사진을 마저 찍고 오라고 했다. 나는 고개 를 끄덕였다. 짝꿍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나는 사진만 찍었다. 햇 볕에 몸이 따스해질 때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무심한 남자 친구' '다툼' '이별' 이런 단어들이 연달아 떠올랐다.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았다. 잠시 후, 저 멀리 약사암에 서 있는 그녀가 보였다. 머뭇대는 찰나 휴대폰이 울렸다. 짝꿍이었다. 떨림을 주체하지 못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경훈아......" 그녀가 어떤 말을 할지 두려웠다. '헤어지자'. '어떻게 날 그냥 보낼 수 있어?' 같은 끔찍한 대사들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그때였다. "여기 따뜻해! 커피도 있어. 얼른 와!" 우리는 스님이 내어 준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하산했다. 씩씩하게 내려가는 그녀를 보며 이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조경훈 | 월간 《산》 기자 기다림을 기꺼이 감당하려는 마음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다. _ 김경민 |
Ed Sheeran - Perfect (Amadeus violin cover instrum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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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금오산 향일암 화제로 재가 되어 재건되었지요
지형이거북이가 바다로 들어가는 형세
반갑습니다
沃溝서길순 님 !
다녀가신 고운 걸음
방문글 감사합니다 ~
오늘도
즐겁고 편안한
하루보내세요~^^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다녀가신 고운 흔적
방문글 남기심에
감사합니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
공포의 금오산
망실봉님
감사히 즐감 합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핑크하트 님 !
다녀가신 고운 흔적
방문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보람차고 웃음 가득
행복한 하루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