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살인
기후 저널리스트 ‘제프 구델 Jeff Goodell’은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에너지 문제에 관한 전문 언론인으로 이 책은 산업혁명 이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23년에 예견된 책이다. 원제는 ‘The Heat Will Kill You First’이다. 2023년은 무슨 일이 있었나? ⓐ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졌다. 80년 만의 최고치로 424ppm이다. ⓑ 엘니뇨다. 2~7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던 엘니뇨가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했다. 엘니뇨가 나타나면 태평양 지역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이 약해진다. 따라서 남아메리카 인근 적도 부근의 바다 수면 역시 따듯해진다. 따라서 극단적으로 기온을 끌어올렸다. ⓒ 점점 따듯해지는 바다다. 바다가 뜨거워지면 허리케인의 강도는 큰 영향을 받는다. ⓓ 대기 중 에어로졸 감소이다. 선박 운항에 따른 공기오염을 줄이고자 황 함유량을 제한한 것과 관련이 있다. ⓔ 남태평양의 ‘홍가통가 홍가하파이’ 해저화산의 분출이다.
탄소 감소를 위해 전기차 승용차가 15%로 증가하였다. 2030년에는 36%를 예견한다. 더위 가뭄 전쟁 등으로 쌀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극심한 굶주림을 겪는 사람이 2억 5,800만 명이라는 기록적 수치에 도달했다. 빙상이 녹아내린 차가운 대서양해류가 맥없이 무너지며 미국 동부 연안의 해수면이 상승하고 유럽의 겨울은 훨씬 추워지며 전 지구적으로 대재앙이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석유와 가스 생산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에 “우리는 이대로 끝장인가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던 필자는 “지구가 살 만한 별이기를 바라는가? 그러면 팔을 걷어붙이고 싸워라.” “우리는 화석연료를 토대로 지어진 거대한 체계에 발 들인 일원입니다.” 컬럼비아대 기후과학자 ‘제이슨스머든’은 말한다. “내가 탄 배에 물이 차오르는데 선장한데 무슨 일이냐고 묻고만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당장 양동이를 집어 들고 물을 퍼내야지요.”
더위가 닥치면 몸은 땀이 난다. 심장은 빨라지고 갈증도 난다. 시야도 흐려지고 태양은 우리를 죽이려고 총구를 들이댄 것만 같다. 폭염 앞에 비로소 평등해질 세계에는 여름의 낭만은 끝났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가 작성한 보고서는 2℃ 온난화가 진행될 때 우리 세상에 일어날 상황이 들어있다. 더 잦은 전쟁과 더 많은 죽음이 예측된다. 2022년 여름에 중국에 9억 명의 인민들이 농작물이 타들어 가자, 고통을 겪었다.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는 사태와 조금이라도 견줄 만한 경우는 ‘세계 기후사’를 통해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단언했다. 온난화가 1℃ 진행되면 미국의 1년 GDP의 1.2%, 즉 3,000억 달러가 사라진다. 화산 폭발, 유성 충돌, 지질학적 대혼란은 숱하게 많아진다.
중간 정도의 온도에서 일반인은 1시간 일하는 경우 물의 권장량은 500밀리미터이다. 최대량은 시간당 약 2.8리터의 땀을 흘려도, 수분을 채우는 양은 1.9리터이다. 따라서 더운 곳에 오래 있으면 탈수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몸 근육을 많이 쓰면 쓸수록 체온은 올라간다. 심장이 펌프질해야 피를 피부로 밀어내지만, 그 양을 감당하지 못한다. 우리 몸의 심주에 있어야 할 피가 다른 데로 몰리면 간, 신장, 두뇌에는 피와 산소가 모자라게 된다. 그러면 머리가 멍해진다. 시야도 흐려진다. 두뇌의 혈압도 떨어진다. 졸도할 가능성은 커진다. 체온이 40.5℃에 달하면 발작이 일어나고 팔다리가 사정없이 떨린다. 우리 몸의 세포가 망가지기 시작하거나 “제 모습을 잃기” 시작한다.
개들은 땀을 흘리지 못하기 때문에 더위에 취약하다. 개가 열을 방출하는 유일한 메커니즘은 숨을 헐떡이는 것이다. 털가죽이 두꺼운 개도 더위에 취약하다. ‘그레이하운드’같이 근육이 발달한 개도 더위는 취약하다. 남자와 여자도 똑같은 땀샘을 갖고 있지만 여자는 호르몬 수치를 바꾸어 영향을 미친다. 코끼리는 가느다란 털을 가지고 있고, 귀를 펄럭이며 더위에 열을 방출한다. 온도가 오르면 가죽의 투과성이 좋아진다. 땀샘이 따로 없어도 땀을 흘릴 수 있다. 뜨거워진 모래를 달리는 개미들은 뜨거운 모래를 피하는 것은 빨리 달리는 것이다. 개미 체구로 인간의 속도를 환산하면 시속 724킬로미터로 달리는 격이다. 낙타는 눈꺼풀이 투명해서 눈을 감은 채로 모래폭풍 속을 걷을 수 있다. 세상은 땀을 흘리는 자가 지배하였다. 경주마는 경주를 끝내면 목 주위에 허여멀건 ‘아포크린’샘에서 거품 같은 것을 배출한다. 우리 몸에는 200만 개의 땀샘이 있다. 땀샘은 코일 형태로 튜브처럼 피부 속에 묻혀 있는데 그 크기는 세포 하나 정도로 엄청나게 작다.
더위에 호박벌이 죽어 없어지면 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하고, 배고픈 회색곰은 먹이를 구하려 인간 마을에 발을 들인다. 소나무가 더위에 질식해, 죽으면 좀벌레가 폭발적으로 증식해 숲을 먹어치우고 백이면 백 산불이 나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을 ‘양의 되먹임 고리’라고 부른다. 지난 10년간 4,000종의 동물 분포지가 바뀐 것이 40~70%다. 육상 동물은 10년마다 20길로 미터를 이동하고 있다. 생물도 이동하고 있다. 일본의 산호충이 매년 32킬로미터씩 북상하고 있다. 침엽수는 북으로 향하고 오크와 자작나무는 서쪽으로 움직인다. 흰 가문비나무는 10년에 97킬로미터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1797년 10월 어느 날, ‘럼퍼드’는 실험한다. 말이 끄는 기어가 회전하면서 대포의 앞쪽 면을 타공 날이 뚫고 들어갔다. 탱크에 든 물의 온도는 15℃에서 60분 뒤에 41.6℃ 120분 뒤에 80.5℃ 그리고 150분 후 물이 끓기 시작했다. “불이 전혀 없는데도 엄청난 찬물이 끓는 것을 본 순간 구경꾼의 얼굴은 충격과 놀라움이 떠올랐다.” 과학사를 긋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현대 물리학과 열역학의 근간을 이루는 열역학 이론이 정립됐다. 결국 모든 에너지는 움직임. 그리고 열의 발현과 다름없었다. 열이란 결국 분자들의 진동이다. 달리 말해 온도는 분자 집합의 평균속도다. 차갑다는 것은 그것을 이루는 분자들의 평균속도가 낮다는 뜻이고, 뜨겁다는 것은 분자들의 평균속도가 높다는 뜻이다. 분자들은 어떤 구조를 가졌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른 비율로 진동한다. 공기가 물보다 열을 더 많이 붙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철이 나무보다 열을 더 많이 붙드는 이유도 같다. 어떤 가스는 대기 중에 열을 가두지만 어떤 가스는 그러지 않은 까닭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조금만 변해도 커다란 변화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지구 평균 기온이 1.5℃ 상승할 때 35℃ 폭염이 ‘아이오와’에 5일간 지속될 확률은 3배 높아진다. 1988년 현재 지구는 어느 때보다 따듯해지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미 온실효과가 대규모 진행되어 여름철 폭염과 같은 극단적인 이변의 가능성이 있다. 최근 25년간 온난화가 심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짚었다. 2003년 폭염이 유럽을 덮치면서 7만 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베트남 전쟁의 미군 사망자보다 숫자가 많다) 그때는 지구변화가 대단한 화두는 아니었다. 이제 홍수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빈번해지고 있다. 2010년에 러시아가 40℃까지 치솟는 불볕더위에 사망자가 5만 5천 명이 넘었다. 제트기류는 유럽 상공에서 두 갈래로 나뉘기 때문에 고기압 지대가 많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기상학자들이 분류가 부르는 이 이중 제트기류는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는 하다. 유럽은 더 빨리 더워지는 것인지 모른다.
”식량 안전을 위협하는 전 지구적 차원의 가장 큰 변화를 단 하나 꼽으라면 바로 높아진 기온이다.” 옥수수가 사라진다면 인간과 가축은 어찌 될까? 극단적인 고온 때문에 농작물이 원래 주기보다 이른 시기에 익었다. 수확 양도 많지 않아 평년의 50% 정도다. 이는 텍사스만이 아니었다. 2022년에 극단적인 더위가 세계 농작물에 피해를 줬다. 프랑스는 30년 만에 옥수수 수확량이 최저치였고 인도는 밀 수확량이 예상을 밑돌자, 정부는 밀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여기에 장맛비까지 겹쳐서 농사를 망치면 내년에 뭔가 다른 기후 요인이 작황에 타격을 입히는 누가 책임을 질까요? 소련의 푸틴은 식량의 정치적 힘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밀 공급을 고의로 차단하여 전 세계에 식량 위기에 불을 지폈다. 항구의 봉세와 철도의 파괴 곡물을 강탈하고 농민의 목숨을 빼앗음으로 결과적으로 2천만 톤의 밀을 사라지게 했다.
한편 우리가 재배한 것, 중에서 버려지는 식품이 음식 전체에 30%가 넘는다. 인도의 제일 곡창지대 북부는 지하수를 펌프로 빨리 퍼내는 통에 지하수위가 1년에 90센티미터씩 내려가고 있다. 오늘날 80억의 인구는 2050년이면 100억 명으로 늘어날 추세이다. 이 인구를 먹이려면 농업생산량은 50% 이상 늘어야만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식량은 기후변화 때문에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기후변화가 없을 때보다 21%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식물의 97%는 물이다. 날씨가 더울 때 식물이 보이는 행동은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식물도 땀을 흘린다. 땀샘이 없는 식물은 잎사귀 아래쪽에 모공과 비슷한 작은 구멍이 있다. 여기로 수증기를 보내는 것이다. 증산작용을 통해서 자기 무게만큼의 물을 밖으로 내보낸다. “온도가 25도에서 35도로 오르면 식물이 기존 신진대사에 필요한 물의 양이 2배로 느는 것만 봐도 기온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다. ” 옥수수나 대두는 습한 더위보다는 메마른 더위에 큰 타격을 입는다. 메마른 더위는 식물의 수분을 빨아들일 뿐 아니라, 강수량 감소와 함께 찾아오는 일이 많다. 강수량이 줄면 토양까지 말라버리기 때문이다.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04.06.04
폭염의 살인-1st
제프 구델 지음
웅진 지식사이언스 간행
첫댓글
사람도
지구 생태계의 한 요소로서
죽을 짓을 하는 듯...
그러기 전에
먼저 가야지...
ㅎ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