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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마지는 산소와 반응하는 효모에 의해 생성되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김치 표면을 위생 비닐로 덮거나 국물에 잠기게 해 김치 표면이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관하고 저장 온도는 4℃ 이하의 저온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치에 골마지가 생겼다면 이를 걷어내고 물에 씻어서 가열해 먹으면 된다.
최근 국내 연구 결과 골마지를 생성하는 원인균이 효모이며, 독성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미생물기능성연구단 김태운ㆍ노성운 박사 연구팀은 골마지가 생성된 배추김치, 갓김치, 열무김치, 백김치를 수집해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법을 통해 골마지를 생성하는 원인균과 위생 안전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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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마이크로바이올로지(Journal of Microbiology)’ 최근호(2018년 10월)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생물군집 분석을 통해 골마지를 발생시키는 원인 효모 5종을 발견했다. ▷한세니아스포라 우바럼(Hanseniaspora uvarum) ▷피치아 클루이베리(Pichia kluyveri) ▷야로위아 리포리티카(Yarrowia lipolytica) ▷카자흐스타니아 세르바찌(Kazachstania servazzii) ▷칸디다 사케(Candida sake)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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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들 효모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이들 효모에는 독성 유전자가 없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골마지 유발 효모에 대한 유전정보를 김치 미생물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 공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한 독성평가 등 이들의 안전성과 생성 방지에 대한 추가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다.
세계김치연구소 하재호 소장은 “이번 연구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안겨주었던 김치 골마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구명한 것으로서 김치 위생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만개한 설원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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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스키장이 개장하며 겨울 스포츠의 꽃인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올해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스키장에서 완벽한 겨울 스포츠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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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하프파이프를 갖춰 상급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웰리힐리. 코스와 시설을 살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기존 브라보 1슬로프는 최대 60m 광폭 슬로프로 확장 운영하며 7기의 리프트, 1기의 8인승 쾌속 곤돌라를 배치해 탑승 대기시간이 짧다. 1시간 만에 정상까지 약 2만 명을 수송할 정도이니 얼마나 속도가 빠른지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넉넉한 20면의 슬로프도 이곳만의 강점! 살짝 이용 팁을 공개하자면 초급자일 경우 코스의 폭이 넓은 ‘알파 슬로프’가 적합하고 중상급자는 ‘챌린지 슬로프’를 이용하면 서로 부딪치지 않고 재미있는 스키를 즐길 수 있다.
- 강원 횡성군 둔내면 고원로 451-1
- 1544-8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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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자동차로 40분이면 갈 수 있는 이곳은 수도권 직장인에게 금요일 퇴근 후 야간 스키를 즐길 수 있는 핫 스폿으로 유명하다. 총 10면의 슬로프(주 슬로프 7면, 보조 슬로프 3면)를 갖춰 레벨에 맞는 슬로프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 특히 익스트림 파크로 불리는 터레인파크 구역(하프파이프 코스와 요철이 심한 언덕과 모굴 코스가 위치)이 유명해 중급자 이상의 방문객이 많다. 물론 초급자를 위한 코스도 있으니 안심하길! 무엇보다 심야 스키도 운영해(자 정부터 새벽 4시) 시간 제약이 많은 직장인이라면 야근을 해도 스키를 즐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 경기 이천시 마장면 지산로 267
- 031-64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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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스키를 탈 줄 아는 상급자라면 아찔한 슬로프를 갖춘 스키장만큼 반가운 곳은 없다. 이곳은 완만한 경사에서 급경사에 이르는 10면의 슬로프와 최신 리프트 6기를 갖춰 얼른 타고 내려와 빠르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10면의 슬로프는 경사 5도부터 36도까지 다양한 코스로 구성됐으며이 중 7면이 중상급자를 위한 곳이다. 첨단 시설도 이에 한몫한다. 국내 최초로 냉각탑을 갖춰 이상 기온 현상이 발생할 때 눈을 공급해 여흥이 깨지지 않도록 한다. 또한 전 슬로프에 야간 조명 시설을 설치해 안전하게 새벽까지 스키를 탈 수 있다.
-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남평로 112
- 031-338-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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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인원 제한제를 실시하고 있는 이곳은 리프트 대기시간이 다른 스키장에 비해 짧고 슬로프도 덜 붐벼 프라이빗(?)한 스키를 탈 수 있다. 이는 슬로프 입장 시간부터 해당 시간만큼 이용 가능한 ‘미타임패스’의 힘이다. 원하는 시간대에 입장해 스키를 탈 수 있어 합리적인 프로그램. 수많은 인파와 부딪치며 스키를 탈 일이 없다. 만약 같이 간 지인에 비해 체력이 약하다면 2시간만 끊고 적당한 시간에 나와 스파와 수목원에서 휴식을 취해도 좋다. 그렇다고 스키장이 빈약한 건 아니다. 중급자에게 적당한 경사를 갖춘 넉넉한 9면의 슬로프가 있어 부담 없이 눈길을 가를 수 있다.
- 경기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78
- 02-1661-8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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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형 스키장으로 유명한 이곳은 총 7개의 슬로프(초급 1, 중급 4, 상급 2) 있다. 물론 다양한 액티비티까지 덩달아 인기다. 이곳의 힐링 명소로 꼽히는 산책로 ‘숨길’은 밤이 되면 모든 자연을 배경 삼아 3D 라이팅 쇼도 열려 감각적인 미디어 아트도 즐길 수 있다. 또한 스키를 즐기지 않는 방문객을 위해 디즈니, 마블 캐릭터 피규어가 가득한 팝업스토어가 입주한 카페도 있으니 잊지 말자. 주변에 아이 언맨과 캡틴아메리카처럼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어벤저스 조형물도 설치돼 자녀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돈독한 시간도 보낼 수 있다(2019년 3 월까지). 게다가 바람과 진동을 사용한 입체적인 VR체험관(활동적인 이를 위한 전초기지 탈환 미션 게임 룸)도 있으니 전부 누리고 오자. 메인 콘텐츠는 더욱 특별하다. 지난해 대규모 토지 공사를 거쳐 급경사 구간을 평탄화한 A슬로프 구간은 좁은 코너 구간 확장까지 더해져 안전하고 짜릿한 1.6km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상급자라면 G슬로프와 D슬로프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긴 시간 전경을 바라보며 활강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 강원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1길 66
- 033-769-7070
글 유재기, 사진 각사 제공
추운 날씨에 후루룩~ 전국 칼국수 맛집 5곳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부는 요즘.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국물 요리가 절로 생각난다. 뜨끈뜨끈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조화를 이루는 '칼국수' 한 그릇은 어떨까. 넉넉한 육수에 푸짐한 면발이 어우러진 칼국수는 언제 먹어도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즐기기 좋다. 칼국수는 들어가는 육수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낸다. 속 풀어주는 맵칼한 국물의 장칼국수부터 팥의 짙은 풍미가 매력적인 팥 칼국수까지!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뜨뜻하게 채워줄 전국 칼국수 맛집 5곳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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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신TIP
- 위치: 대전 서구 용문로 32
- 영업시간: 매일 10:30 - 00:00
- 가격: 얼큰한 칼국수 5,000원, 쭈꾸미 구이(2인) 14,000원
- 후기(식신 피맥너는러브): 주꾸미와 칼국수를 같이 먹는 게 포인트인 맛집~* 칼국수 자체로도 칼칼한 국물이 주된 베이스라 화끈한 맛이 두 배로 느껴져서 입맛에 쏘~옥 맞아떨어지네요!!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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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신TIP
- 위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경의로 467
- 영업시간: 평일 10:00 - 20:00, 주말 10:00 - 19:40
- 가격: 닭 칼국수 8,000원, 냉 콩국수 8,000원
- 후기(식신 BY.레몬에이드): 닭 육수를 베이스로 칼국수를 하는 곳이라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풍부해서 좋아하는 칼국수 집이에요. 점심시간에 방문하면 좀 기다리긴 하지만 테이블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한 번도 오래 기다려본 적은 없네요. 같이 나오는 겉절이도 짜지 않고 배추 아삭함이 살아있어 칼국수랑 잘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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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신TIP
- 위치: 강원 속초시 번영로105번길 39
- 영업시간: 매일 10:00 - 19:00, 월요일 휴무
- 가격: 장 칼국수 7,000원, 흰 칼국수 7,000원, 잔치 국수 4,000원
- 후기(식신 becausedy): 여기는 속초 갈 때마다 무조건 가는 곳입니다. 주문할 때마다 반죽 꺼내서 면을 만드시더라고요. 그래서 음식 나오는데 좀 시간이 걸려요. 장 칼국수 국물은 약간 고추장? 쪼금 떡볶이?의 느낌이 조금 드는 국물맛입니다! 걸쭉하고 너무너무 맛있어요! 사실 식신에서 상위권에 있는 장 칼국수 큰 곳도 가봤는데 저는 이곳이 훨씬 맛있더라고요..^^;
![]() 이미지출처 : ______yj__님 인스타그램 |
![]() 이미지출처 : yesong.ha님 인스타그램 |
식신TIP
- 위치: 경북 포항시 남구 구롱표읍 호미로 239-13
- 영업시간: 매일 09:00 - 17:00
- 가격: 모리 국수 2인 13,000원, 모리 국수 3인 17,500원
- 후기(식신 맛있는거): 해장용으로 딱! 자리도 내 자리 네 자리 없이 둥근 탁자에 옹기종기 모여서 먹는데 김치도 맛있고 칼국수도 맛있음. 구룡포 근현대사거리랑 가까워서 배부르게 먹고 근현대사거리도 구경하면서 배 꺼트리기 딱이네요 가격도 저렴하고 재방문 의사 백프로 입니다.
![]() 이미지출처 : 식신 컨텐츠팀 |
![]() 이미지출처 : 식신 컨텐츠팀 |
식신TIP
- 위치: 서울 마포구 신촌로12가길 30-4
- 영업시간: 매일 09:00 - 21:00
- 가격: 팥 칼국수 8,000원, 수제비 6,000원, 콩국수 8,000원
- 후기(식신 촉촉한챕스팁): 겨울엔 팥 칼국수, 여름엔 콩국수! 매년 들려야 하는 맛집이에요! 직접 만드시는 팥 국물이랑 콩 국물이 고소하고 진득해서 자꾸 생각난답니다. 같이 나오는 겉절이도 맛있어요!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산이 안 보이네
김제 만경평야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에선 어릴 적 꿈이 되살아나요
![]() 만경평야의 가장 큰 자산은 드넓은 논과 하늘이다. 지평선을 이룬 성덕면의 일직선 도로로 차들이 달리고 있다. 김제=최흥수기자 |
김제 만경평야는 넓고도 좁다. 만경읍을 기준으로 진봉, 광활, 성덕, 죽산면 소재지까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넓게 평야가 펼쳐져 있지만, 차로 이동하면 10~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 흔한 고갯길 하나 없이 도로가 일직선으로 뻗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가 없던 시절 이야기는 다르다. ‘그 끝이 하늘과 맞닿아 있는 넓디나 넓은 들녘은 어느 누구나 기를 쓰고 걸어도 언제나 제자리에서 헛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에서 묘사한 ‘징게 멩갱 외에밋들’이다. ‘징게 맹갱’은 김제와 만경, ‘외에밋들’은 하나로 이어진 넓은 들판이라는 뜻이다.
![]() 시내버스가 만경평야의 일직선 도로를 달리고 있다. |
![]() 드넓은 만경평야 위를 철새들이 날고 있다. |
김제시는 대하소설 ‘아리랑’이 시작되는 곳임을 기려 부량면 벽골제 맞은편에 ‘조정래 아리랑문학관’을 지었다. 만경평야의 모습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 하와이 등 일제강점기 민족의 수난과 항쟁의 현장을 직접 찾아간 작가의 취재 여정도 함께 보여준다. 1993년부터 한국일보에 연재한 소설을 일일이 오려 붙이고, 책으로 엮기 전 꼼꼼하게 수정한 스크랩도 전시하고 있다. 대작을 완성하기 위한 작가의 열정과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4km 떨어진 죽산면 홍산리에는 소설 속 등장 인물과 공간을 재현한 ‘아리랑 문학마을’을 조성했다. 일제의 수탈기관 건물, 소설의 시작 무대인 내촌과 외리 마을을 재현해 놓았다. 주요 등장 인물인 감골댁, 송수익, 지삼출, 손판석의 가옥은 당시 민초의 생활상을 보여 준다. 2층 규모의 하얼빈역은 실물의 60% 비율로 지었다. 내부엔 일제강점기 항거의 역사를 전시하고, 외부에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장면을 재현해 놓았다. 인근 죽산면 소재지에는 당시 일본인 지주 ‘하시모토 농장사무소’ 건물이 남아 있다. 하시모토는 일제 강점기 죽산면의 절반을 소유한 농장주였다. 민족의 수난과 항거를 주제로 한 소설의 첫 장면이 왜 만경평야인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 부량면의 ‘조정래 아리랑문학관’. |
![]() 문학관 내부 전시물. 한국일보에 연재한 소설을 오려 붙인 스크랩에 친필로 꼼꼼하게 수정한 모습이 보인다. |
![]() 아리랑문학마을의 하얼빈 역사. 실물의 60% 크기로 재현했다. |
![]() 역사 뒤편에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조형물을 세웠다. |
아리랑문학관 맞은편의 벽골제는 김제의 상징적 관광지다. 백제 비류왕 27년(330)에 축조한 벽골제 제방은 약 3.3km로 추정되지만, 현재 2.5km 제방에 두 개의 수문 유적, 조선시대 중수비만 남아 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저수지는 농경지로 변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가면 다소 당황스럽다. 대신 제방 주변을 산책하기 좋은 공원으로 꾸몄다. 신라시대 김제 태수의 딸 단야낭자와 고려시대 김제 조씨 조연벽 장군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쌍룡 조형물이 벽골제의 상징처럼 세워져 있다. 입장료는 3,000원이다.
뭐니뭐니해도 만경평야 제일의 볼거리는 끝없는 지평선이다. 간척지로 조성된 광활면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산이 전혀 없는 들판이다. 이름처럼 광활하다. 만경평야의 야산은 산이라 부르기에 애매한 수준이다. 진봉면의 봉화산(82.0m), 진봉산(61.3m), 나성산(60.9m)이 그나마 높은 축에 속하는데, 해발고도에 소수점까지 표시할 정도로 한 치가 아쉬운 높이다. 가도 가도 끝없는 길을 드라이브하는 것은 만경평야에서만 가능한 색다른 경험인데, 기준으로 삼을 지형지물이 없어 외지인은 내비게이션이 필수다.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변엔 전봇대만 듬성듬성 꽂혀 있을 뿐이고, 성덕면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그나마 원근감의 풍경을 만든다.
![]() 벽골제의 쌍룡 조형물. 현재 벽골제는 제방만 남았고 저수지는 농경지로 변했다. |
![]() 만경읍 능제저수지의 일출 풍경. 모악산 자락으로 해가 떠오른다. |
겨울에는 아침저녁으로 무리 지어 들판을 날아가는 철새가 장관이다. 능제저수지는 지평선 일몰이 아름다운 만경에서 일출이 돋보이는 곳이다. 전주와 김제의 경계인 모악산(794m)도 이때야 존재감을 드러낸다. 산등성이에서 솟아 오른 햇살이 저수지에 비칠 무렵이면, 수많은 철새가 밤새 웅크렸던 날개를 펼치며 붉게 물든 하늘을 가로지른다.
능제저수지에서 가까운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는 내세울 만한 카페 하나 없는 만경에서 명물이 됐다. 삿포로가 고향인 미즈노(52)씨는 2009년 아내의 고향인 김제로 이주했다.
![]() 만경읍 대동리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
![]() 미즈노씨의 어릴 적 꿈이 서린 집이다. |
5년이나 방치된 폐가를 수리하고 집 뒤의 200년 된 느티나무에 동화에나 나올 법한 트리하우스를 지었다.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표지를 보고, 잊고 살았던 어릴 적 꿈이 되살아났다. 기술도 없고 재산도 없는, 게다가 자식 다섯을 거느린 45세의 아버지가 자신의 꿈에만 매달리기는 쉽지 않았다. “꿈과 동경은 비슷하지만 달라요. 동경은 부정하거나 가지를 잘라내면 끝이지만, 꿈은 뿌리가 있어요. 아무리 잘라내도 다시 솟아 나와요. 그리고 그 꿈에 대한 확신이 서면 자신을 믿어야 해요. 이 과정이 가장 힘들어요. 스스로에게 절대 ‘안 돼’ ‘하지 마’라고 해선 안 돼요.” 트리하우스 작업은 아마 평생 계속될 듯하다고 덧붙인다.
![]()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의 안채 카페 입구. |
![]() 미즈노씨가 안채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 |
![]() 방문객들에게 차를 내고 가족처럼 대화하는 것이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의 시골 한옥체험이다. |
![]() 꼬마 방문객들이 트리하우스에서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
트리하우스가 여러 매체에 소개되고 찾아오는 이들이 늘어나자, 2년 전부터는 집 전체를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체험비는 ‘정성껏’이다. 트리하우스를 통과해 뒷마당을 지나면 안채가 나온다. 출입구에는 꾸민 듯 아닌 듯 넝쿨식물이 늘어져 있다. 동네 개구쟁이들이 뒷동산에 지은 ‘아지트’ 같다. 내부도 미즈노씨의 손을 거친 아기자기한 장식으로 가득하다. 그곳에서 그는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커피를 내리고, 사과와 오미자차를 내놓는다. “만경의 매력은 넓은 하늘과 논이죠. 그런데 만경 사람들은 늘 보는 풍경이어서 특별한 줄 몰라요. 가족과 끝없는 논길을 걸으면 집 안에서 하지 못한 대화가 술술 나와요.” 가볍게 시작한 손님과 주인 간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인생 철학으로 이어지고, 오래된 이웃처럼 서로의 고민도 털어 놓는다. 트리하우스를 방문한 날은 정읍에 사는 다둥이 가족이 먼저 와 있었다. 시골에서 아이 키우는 이야기로 두 아버지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벽난로의 온기가 방안 가득 퍼졌다.
김제=글ㆍ사진 최흥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