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25648
테크인사이츠 최정동 수석부사장이 디일렉 컨퍼런스에서 마이크론이 25년부터 양산할 예정인 D1c 공정에서부터 EUV를 1 레이어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음. 그런데 재밌는 건 원래 마이크론의 당초 D1c 계획은 24년부터, EUV를 5 레이어 사용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임. 미세공정 전환 계획도 1년 가까이 지연되고, 또 EUV 레이어 개수도 크게 감소했음. 심지어 작년 중순 쯤에는 D1c에서도 아예 EUV 레이어를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문도 돌았었음.
간단히 결론부터 말하면 마이크론의 선단공정 xx이질과 언플이 이제 거의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라고 봄. D1x까지는 경쟁사들 대비 미세공정 개발 일정이 1년 이상 뒤쳐지던 게 마이크론이었는데, D1y부터 미세공정 전환 일정을 기존의 2년에서 1.5년으로 앞당김으로서 D1z에서는 경쟁사들과 거의 엇비슷하게 개발 일정을 가져가고, D1a와 D1b에서는 거의 1년 이상 앞서나가는 미세공정 전환 로드맵을 보여 주었음. 그런데 마이크론이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남들 다 2년 주기로 미세공정 전환을 할 때 혼자서만 전환 주기를 앞당기면 분명히 여기 저기에서 문제가 생기는 법임.
몇몇 사례들이 있는데, 우선 EUV 적용을 최대한 늦춘 것이 있음. 삼전은 D1z부터, 하닉은 D1a부터 EUV 레이어를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마이크론은 그 시점이 D1c로 거의 5년 가까이 늦음. 남들이 매를 안 맞을 때 끝까지 안 맞고 미룬 것임. 또 다른 사례는 HBM이 있음. 한정된 자원 하에서 미세공정 전환 일정을 앞당기는데 전사 역량을 몰빵했던 터라 HBM 같은, 당장의 돈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파생 기술에는 투자를 상당히 등한시했음. 삼전도 HBM에 관심이 없었다고 욕 쳐먹는 건 맞는데 마이크론은 그 삼전보다도 훨씬 더 관심이 없었음. 당장 HBM2e까지는 남들 개발 CAPA 수준의 X만한 양산 CAPA에서, 시험적으로 소량 생산만 했던 게 마이크론 HBM 양산 경험의 전부임. 그래서 작년 HBM 점유율이 거의 5%까지 밀렸던 것이고.
그래서 도저히 남들처럼 해서는 도저히 격차를 따라잡을 각이 안 나오니 HBM3 개발 건너 뛰고 전사 개발역량을 HBM3e에 몰빵 쳐서 개발 일정을 크게 앞당긴 건 좋은데 양산 경험이 없는데 글쎄요? 어차피 마이크론도 HBM3e는 삼전과 똑같은 TC-NCF 본딩 방식에, 양산 장비도 삼전과 거의 비슷한데, HBM3 양산도 안 해본 애들이 과연 HBM3e 양산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설계는 그렇다 쳐도 장비와 기반 기술이 똑같으면 양산 경험 많은 놈이 장땡임. 당장 삼전도 HBM3 양산 라인에서 맨날 사고 터지는데요? 반도체에서는 경험이 곧 수율이고 기술력임. 마이크론 HBM3e 샘플도 전력 같은 일부 특성은 좋은데 나머지가 개판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아, 그렇다고 해서 삼전이 HBM3e를 잘 만든다는 것은 아님 ㅇㅇ. 그래서 제가 HBM에서는 그래도 삼전이 마이크론보다는 낫다고 보며, 어차피 시장은 듀얼 벤더 체제로 갈 수밖에 없으니 듀얼 벤더 안에만 들면 장기적으로 삼전에도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는 것임. 솔직히 삼전이 지금 가진 건 돈밖에 없는데, 그래서 낸드 치킨게임으로 키옥시아 뚝배기도 깨는 것이고, 또 HBM에서도 돈 엄청 퍼부어서 CAPA는 업계 1등(점유율 말고 CAPA)으로 증설하고, 또 기술력에서도 따라가려는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함. 돈이라도 많은 게 어디여.
다시 본론으로 되돌아가서 예전부터 저는 마이크론이 D1c에서 EUV를 한번에 5 레이어나 적용하는 공격적인 로드맵이 제대로 작동할지 상당히 의문이라고 이야기했었음. 삼전도 D1a에서 EUV 5 레이어 적용하느라 개고생했는데, 마이크론이 과연 그 개고생을 안 할 수 있을까? 라는 매우 당연하고 상식적인 의문임. 그런 관점에서 첨부한 디일렉과의 작년 중순 인터뷰에서 최정동 부사장도 마이크론이 D1c에서부터는 개발 로드맵을 공격적으로 앞당기지 못하고 많이 고생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었는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지금 그렇게 흘러가고 있음.
아까 말했던 것처럼 지금 마이크론의 D1c 개발 일정이 엄청 딜레이되고 있는데, 웃기게도 현재 D1c에서 개발 기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게 바로 마이크론임. D1b까지는 경쟁사들보다 많게는 3개 분기 가까이 개발 일정이 빨랐던 게 마이크론이었는데, 현재 D1c 양산 일정이 내년 1분기로 경쟁사들과 동일해졌음. D1c 개발에 무려 2년 반이 소요되고 있음. 마이크론이 그동안 선단공정 앞당기며 세계 최초 기술력이라고 XX이질 언플했던 게 D1c에서 싹 다 따라잡혀 버렸음. 마이크론이 작년 컨콜에서 D1c 개발 일정을 늦춘 것에 대해 다운턴으로 D1b 양산 일정이 지연된 게 원인이라고 밝혔는데, 그렇게 치면 똑같은 다운턴인데 경쟁사들도 D1c 개발 일정이 다 지연되어야지. 걍 구라치는 거죠 뭐 ㅇㅇ.
EUV 레이어 개수도 작년 하반기까지도 5개 유지할까? 1개 쓸까? 아니면 아예 쓰지 말까? 이렇게 계속 갈팡질팡하던 게 마이크론이었는데, 원래 마이크론이 D1c에서 EUV를 한번에 5 레이어 적용하려고 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 D1c부터는 이제는 진짜 EUV 안 쓰면 ArF로는 엄청 힘든 상황인데도 아직까지도 EUV 기술력이 안정화되지 않다 보니 EUV 레이어 개수를 크게 줄이게 되었는데, 그 부작용으로 전체 마스크 레이어 개수가 경쟁사들 대비 아주 크게 증가해 버렸음. 원래 D1a, D1b에서도 마스크 레이어 개수가 경쟁사들보다 많았던 데 마이크론인데, D1c에서는 그 격차가 훨씬 더 벌어져 버렸음. 앞서 말했듯 D1c부터는 이제 ArF로는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거든요. 또 D1c에 EUV 레이어를 많이 적용하면 EUV 장비를 그만큼 많이 사야 하는데, 마이크론은 그럴 돈도 부족함. 마이크론은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 HBM 점유율이 바닥이거든요. 올해 컨센서스 기준으로 HBM 덕분에 하닉이 10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남길 때 마이크론은 겨우 2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됨. 돈이 없는 것도 마이크론이 D1c에서 EUV 공정을 본격 적용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임. 더구나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24년부터는 그동안 대규모로 투자했던 EUV 장비들 감가상각이(상각년수 5년) 완료되기 시작하는데, 이로 인해 D1c부터는 이제 특히 마이크론과의 원가경쟁력 격차가 아주 크게 벌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 누구는 EUV 없어서 마스크 레이어 존나게 많이 쓰는데, 누구는 감가상각 완료된 비용 0원짜리 EUV로 찍어대기 시작하면 답이 안 나오죠.
그리고 D1b까지는 웨이퍼 넷 다이도 경쟁사들보다 상당히 잘 뽑았던 게 마이크론임. 첨부한 삼성증권 리포트에서도 나왔듯 동일 제품 기준으로 마이크론 D1b의 넷 다이 개수가 경쟁사들보다 10%대 이상 많았었음. 그래서 그때 마이크론 설계 잘 뽑는다 이런 이야기가 많았는데, 구체적인 수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마이크론 D1c는 넷 다이 개수도 경쟁사들보다 그리 좋지 않음. 개인적으로 마이크론 D1c는 망했다고 생각하고 있음.
그런데 원래 이렇게 개발 일정이 지연되고 Scheme을 많이 바꿀수록 당연히 안 좋은 건데, 삼전도 D1b 개발하다 망해서 선폭 늘리고 EUV 레이어 개수 줄여서 도중에 다시 개발했었거든요. 키옥시아/WDC도 기술력과 자본력 부족으로 원래 128단/CoP 구조로 개발하던 6세대 낸드를 112단/Non-CoP 구조로 변경하느라 개발 일정이 그때부터 대차게 꼬이기 시작했음. 그래서 다른 업체들 모두 다 6세대 낸드가 128단인데, 키옥시아만 혼자서 112단인 것임. 7세대 낸드도 남들 다 176단일 때, 키옥시아 혼자서만 162단인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임.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개발 일정이 크게 지연된다는 것 자체가 해당 노드가 똥망했다는 아주 유력한 증거임.
결정적으로 D1d도 지금 마이크론이 아예 EUV를 안 쓰면 너무 뒤쳐지니 D1c에서 한 공정 쓰면서 최소한의 경험치라도 쌓고, 그 다음 D1d에서 EUV 레이어 개수를 크게 늘리자 지금 이런 방향으로 개발 로드맵을 바꾼 것 같은데, 원체 EUV 기술력과 경험이 부족하다 없다 보니 D1d에서도 엄청 많이 고생하는 것 같음. 지금 돌아가는 상황 보면 마이크론은 업계에서 D1d 개발이 가장 뒤쳐지는 것은 사실상 확정적일 뿐더러, 최악의 경우 일정이 경쟁사들보다 거의 1년 가까이 뒤쳐지게 될 것 같음. 그리고 EUV 투자를 D1d부터 크게 늘리게 되면서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투자비 부담 역시 경쟁사들보다 훨씬 더 증가하게 될 것임. 최소 몇년 간 마이크론은 디램에서 엄청나게 고생하게 될 것임. 숙제를 미룬 대가를 이제 처절하게 치르게 될 것임.
여담으로 하닉은 D1a에서 EUV 1 레이어, D1b에서 4 레이어를 적용하는데, 여기에서 재밌는 게 하닉은 HBM3e를 D1b 공정으로 양산한다는 사실임. 하닉이 올해 D1b CAPA가 월 6만 장 정도 되는데, 그 6만 장으로 전부 HBM3e만 생산할 예정임. DDR5, LPDDR5, GDDR7 등 다른 제품들 생산을 싹 다 취소해 버리고 D1b로 오로지 HBM3e만 몰빵해서 찍어낼 예정임. 하닉 올해 CapEx가 10조 원으로 작년 대비 3조 원 정도 증가했는데, 그 증가분 전부가 D1b, 다시 말해 HBM3e 양산을 위한 EUV 장비 구매와 TSV 생산라인 구축에 투자됨. 그냥 하닉은 올해 HBM에 회사 운명을 걸었음. 반면 삼전은 선단공정 신뢰성 우려로 HBM3e를 D1a로 양산함. 이 말은 하닉이 HBM3e를 잘 양산하려면 EUV 공정 기술력이 많이 올라와야 한다는 뜻임. D1b에서 EUV 레이어 개수가 D1a 대비 4배나 증가하거든요. HBM3e 개발에서 삼전은 보수적인 전략을, 하닉은 반대로 공격적인 전략을 택했음.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하닉이 D1b 양산을 별 문제 없이 잘 하고 있는 것 같음. 마이크론과 달리 EUV 공정 안정화를 매우 잘한 게 거의 확실해 보임. 그렇게 보면 마이크론 기술력은 쌉언플인데 하닉은 확실히 디램 기술력이 정말로 뛰어남. 그냥 디램은 하닉이 원탑인 거 ㅇㅈ.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반도체 산업에서는 남들이 다 그렇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음. 남들이 다들 EUV 쓴다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남들이 다 2년 주기로 미세공정 전환하는 데에도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임. 지들만 용가리 통뼈인 듯 남들 안 따라가고 버티다가는 그냥 X되는 것임. 비슷한 이유로 중국이 EUV 없이 최첨단 반도체 양산한다고 양자 빔 등 쌩쇼를 하고 있는데, 다시 말했듯 남들이 그 짓을 안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중국 반도체 자력갱생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함. 원래 공부 못하는 애들이 정공법 안 하고 기적의 공부법 이딴 거 하다가 시험 개쳐망하는 것과 똑같은 거죠 뭐.
첫댓글 감사용
반도채
나중에 볼 것..
좋은글 항상 잘보고 갑니다.
마이크론보다 삼성이 더 위기임
선단 No!
先端 = 첨단의 일본어 표현
ㄷ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