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글의 과반수가 스마트폰으로 쓰여졌네요. 카페 디자인에 나름 애착을 가지고 있는 지라 디자인이 무용한 모바일 카페는 조금 아쉬움이 있지만.. 새 댓글이 달릴 때마다 알려주는 모바일 카페 어플은 정말 편리하더라고요. 집에서 밤에 몰아서 봐도 되는 걸 수시로 들락거리며 보게 된 것이 좋은 일인 지는 모르겠지만..
십수년 전 제가 초딩이던 때에도 가까운 미래를 예견하던 책들엔 이미 '늘 인터넷에 연결되어있는 손바닥만한 전화기'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저는 그런 세상이 도래하면 내 생활이 어떻게 변할지 이따금씩 즐거이 고민하며 지냈고 그러던 중에 그것이 곧 pda로, 스마트폰으로 현실화되었을 때는 누구 못지 않게 그에 열광하며 유비쿼터스 피플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었죠. 이윽고 2009년, 우리나라에 처음 아이폰이 들어왔을 때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매킨토시와 아이팟의 전설적인 행보를 보며 애플의 광팬이었던 저는 그걸 누구보다 잽싸게 샀고요. 그렇게 꽤나 오래도록 관심을 가져오다 일찍이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서 얼마간은 스스로를 최신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소수의 스마트 피플이라 여기며 못난 선민의식에 젖어있던 저인데.. 초등학생도 노인도 틈만 나면 조막만한 화면에 빠질듯이 몰두해있는 요즘 도시 풍경을 보면.. 미래는 아름다우리라 믿었던 십수년전의 초딩은 상상도 못했던 삭막함에 종종 답답함을 느낍니다.
과거엔 가만히 앉아서 책을 보던 사람들이 이제는 쉴 새 없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나누고 곧 페이스북의 새 글들을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면 집중력을 잃어버린 세상을 보는 것 같아요. 영화도 음악도 심지어 친구도 손끝의 터치 몇 번이면 닿는 곳으로 옮겨온 탓에 죄다 너무 쉬워져서 한 가지를 집중해서 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사람들이, 이 시대가 미울 때도 더러 있어요. 무엇보다 이런 환경 때문에 영화, 음악 등 콘텐츠에 담긴 창작자의 예술적 진지함이 소비 과정에서 한없이 가벼워지게 되어버린 것이 저 역시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 있는 작곡가로서 가장 속상하고요. 이제 아무도 떨리는 마음으로 음반을 플레이어에 얹고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가만히 앉아서 듣지 않잖아요. 다 다른 일 하면서, 클릭 몇 번, 터치 몇 번으로 쉽고 값싸게 음악을 듣죠.
어렸을 때 엄마 몰래 어렵사리 마시던 인스턴트 커피가 길거리에 널린 카페에서 쉽게 마시는 질좋은 커피보다 맛있던 기억이 있다면, 오늘부터 각자의 행복을 위해 집중력을 되찾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영화를 볼 땐 영화만 보고, 음악을 들을 때도 가끔은 다른 일 중단한 채 음악에만 집중하고요. 지하철에선 분주히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보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좋은 책을 읽고요. 19세기 영국의 평론가였던 존 러스킨이 말했던 것처럼, 무엇을 보든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니까요.
카페의 새 글들이 스마트폰으로 쓰여진 모습을 보다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몇 마디 남깁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첫댓글 ㅜㅜㅜ
인용문구 정말 마음에 들고 공감되네요.
좋은말씀 감사드립니다~
그렇네요
이거 페북에도 글올려주심 안될까요? 좋아요를 수백만개는 찍어드리고 싶네요
음음 동의합니다.
공감합니다. 다음 카페앱을 설치하고 난뒤 접근성이 한결 용이해졌으니까요. 우리는 더 편리하고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생활하게 되었지만 과연 실상에서 사람들이 접하는 스마트폰의 정보가 유의미하고 삶에 있어서 도움이 되기보다는 단편적인 유희요소로써의 역할이 커지는것 같기도 하고 얼마전 kbs다큐에서 보았는데, 이스라엘 어느 지역에선 컴퓨터와 전화를 쓰지않더라고요,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하여 이웃간 그리고 각종 소식들은 인쇄물과 벽보로 주고받고요. 그들이 우려하는 문제점이 저에게도 여실히 보이는것 같아서 안타까우나 저도 스마트폰 중독이 된것 같네요 으아아........
인간의 조건에서 양상국씨가 티벳사진보고 "이기적이지만 저사람들만은 발전하지 않고 자연을 지켜줬음좋겠다"라고 말하시던게 생각나네요 정말 공감합니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도 다들 대하보단 스마트폰을 보며 각자할일을 하는데에 질렸어요 그래서 저 만날땐 스마트폰꺼내지말라고 하는데..ㅋㅋ참 아이러니하게도 이 댓글도 스마트폰으로 쓰고있네요 에휴
세상 좋아졌다
네
몇년 지나면 만성강박증같은 단어가 생길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