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문화 산책-‘Sun Kim’의 초대
‘713’
SNS에서의 내 글쓰기 공간인 페이스북 친구 숫자가 그렇다.
내 인생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특별한 친구들이다.
다들 툭 툭 터놓은 마음으로 어울린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더 터놓고 어울리는 친구들이 있다.
열 손가락으로 두어 번 꼽을 정도다.
그런 친구 중의 하나가 서초동으로 나를 찾아왔다.
바로 어제인 2019년 9월 30일 월요일 오후 7시쯤의 일로, 김선국제오페라단을 이끌고 있는 김선 단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오는 11월에 우리 고향땅 문경에서 ‘세비야의 이발사’라는 오페라를 공연하게 될 바로 그 김 단장이었다.
“어쩌다 신랑하고 서초동을 지나치다보니 문득 법무사님 생각이 났어요. 가까이 계시면 술 한 잔 같이 하고 싶어서요.”
김 단장으로부터 그렇게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었다.
대뜸 답을 했다.
이리 했다.
“좋아여.”
그렇다고 내 그 순간을 맹하게 보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30년 인연의 임창진 변호사님과 이형복 사장과 같이 서초동 단골집인 ‘남도찌게’에서 대구매운탕에 홍어찜을 안주 삼아 권커니 잣거니 술잔을 주고받으면서, 인생사 세상사를 털어내고 있던 중이었다.
더군다나 임 변호사님과 이 사장은 김 단장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그래도 일단 그렇게 답을 했다.
새로운 인연을 엮을 요량을 해서였다.
간신히 설득을 했다.
그래서 만난 것이, 역시 단골집인 ‘럼보트’였다.
김 단장은 이태리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인 남편 카를로 팔레스키를 동반했고, 나는 마침 가까운 곳에서 우리들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 회원인 김옥련 여사와 따로 저녁을 하고 있던 아내를 불러서 자리를 함께 했다.
분위기가 화기애애 할 수밖에 없었다.
김 단장이나 카를로 팔레스키와는 초면인 임 변호사님과 이 사장도, 그 만남을 흥겨워하는 듯했다.
“잠깐!”
판 끝쯤에, 김 단장이 그렇게 우리들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었다.
그러고 하는 말이 이랬다.
“우리 남편 팔레스키를 먼저 들여보내야겠어요. 내일 중요한 음악회가 있거든요. 그 준비를 해야 해요. 그러고 나서 우리끼리 따로 한 잔 더 해요.”
2019년 10월 1일 화요일인 바로 오늘 오후 7시 30분에, 천호공원 야외 특설무대에 올려지는 ‘그랜드 오페라 갈라쇼’가 그 음악회라고 했다.
‘들어보면 다 아는 참 쉬운 오페라’
그렇게 캐치프레이즈가 걸려 있다고 했다.
Sop. 김순영 Sop. 강혜명 Sop. 오신영 M Sop. 김선정 Ten. 박기천 Ten. 김동원 Ten. 이동명 Bar. 박정민 등, 8인의 국내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해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리골레토>, <라보엠>, <토스카>의 주옥같은 아리아와 중창곡을 연주할 것이라고 했다.
‘Sun Kim’의 초대였다.
더 고마운 것은 공짜초대라고 했다.
“좋아요. 갈게요.”
우리 모두 하나같이 그리 답했다.
그 답을 듣고, 팔레스키는 자리를 떴다.
그리고 우리는 또 한 잔 더 했다.
밤이 깊어질 때까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