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의대생 변사사건으로 여러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평택항에서도 한 청년이 죽었죠.
고인이 된 둘은 20대이자 앞길이 창창할 것이었습니다.
누구의 죽음을 묻고 누구의 죽음을 밝히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평등합니다. 그리고 정말 호상이 아닌 이상 누군가의 죽음은 비통합니다.
죽음의 원인이 질병이든 사고든간에 말이죠. 자신의 수명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이 세상을 떠나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기만 합니다.
이번 두 가지 사건을 보면서 아이를 가지신 분들이 이야기하시는 ‘공통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부모가 힘이 있어야 자식을 지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분은 자신이 갖고 있는 사회적 역량을 동원하여 아들의 죽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부모는 그런게 없죠.
부모 자신이 갖고 있는 지위, 재력과 힘이 있으면 자식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적어도 왜 내 자식에게 이런 비극이 찾아와야 하는지 그 실마리를 밝힐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냉혹한 사실이 너무 슬픕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이고 그 죽음은 평등합니다. 하지만 잔잔한 호수에서 작은 돌을 던질 때와 큰 돌을 던질 때의 차이는 확실히 다릅니다.
몇 년전 회사 임원 혈족의 상으로 저는 장례기간 동안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계속 있었습니다.
특실이 이렇게도 좁았나 생각이 들정도로 조문객은 넘쳐나고, 조화도 계속 쏟아졌습니다. 나중에는 조화를 둘 공간이 없어 꽃은 보내고 보낸 사람이 나온 찌만 잘라 장례식장 벽에 붙였습니다. 그래도 그 넓은 특실공간 벽을 가득채워 마치 조화의 찌로 도배를 한듯이 빽빽하게 붙였으나 공간이 없어 장례식장 밖 복도에 이어 붙였습니다.
그 찌를 붙이던 중에 옆에 있는 좁은 일반호실에 젋은 청년의 영정사진을 보았습니다. 고인이 왜 죽었는지는 모릅니다. 5개도 넘지 못하는 조화 중 ‘건설공제조합’ 명의의 조화가 있는 것을 보고 저 스스로 대강 ‘건설 현장에서 변을 당하셨구나’라고 추측할 뿐이었습니다.
돌아가신 임원의 혈족과 젋은 청년은 같은 날 식장에 들어오고 같은 날 식장을 빠져나갔습니다. 그 짧으면 짧은 3일장 기간 동안, 젋은 고인을 찾는 사람은 어쩌다 한 두명이었습니다. 가장 좁은 일반 호실이 특실보다 더 넓어보일 정도로 몇 명없는 공간.
분명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평등함인데 누구는 꽃가마를 타고 누구는 지게더미에 실려 나가야 할까요?
회원 한 분께서 한강에서 변을 당하신 청년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저 역시 회원님이 말씀하시는 사실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알쏭달쏭한 사고니까요. 정말이지 왜 그 청년이 한강물에서 발견되었던 걸까요?
하지만 죽음이 누구에게 평등하듯이, 한 쪽에 쏠린 죽음 뒤에 주목받지 못한 안타까운 죽음을 조금이라도 추모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대중의 관심이 100이라면, 조금이라도 다른 쪽에 실어주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몇년 전, 한 고등학생이 홀연히 집을 떠나 제주도 가는 배에서 사라져 남해에서 발견된 사고를 생각해봅니다.
그 친구가 왜 남해 바다에 뛰어들었는지 결국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상하의, 신발, 속옷 등을 모두 입고 나간 고인은 발견될 때 속옷만 입고 있었습니다.
고인이 왜 갑자기 제주로 갔는지, 그리고 왜 여객선을 타고 여객선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남해에서 발견된건지..
사실 이번 한강 의대생 사건과 비교를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강 사고 건에 비해 고등학생의 죽음은 조용히 사고사로 처리 되었을 뿐입니다.
결국 부모가 힘이 있어야 자식을 지킬 수 있다는 비정한 사실.
그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첫댓글 범죄드라마나 CSI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가난한 자 특히 여자들이 범죄의 주요 표적이다. 가난하면 인신매매 강간등의 온갖 사건등에 노출되죠. 부자들 자식이 인신매매 당했다던가 노동하다 산재 혹은 억울한 죽음 당했다는 얘기는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있어도 극히 드물겠지요. 대중은 항상 가진자에 더 관심가져줬지요.
태어나는건 평등하고 죽음은 공평히 찾아오지만 부모의 재력은 심히 불공평한것이 세상이죠.
정말 그렇습니다. 그래서 힘은 중요하지요.
다소 극단적인 생각이지마는, 자식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못 할 망정
별 힘이 되어줄 수 없는 사람들은 부모로서 딱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막말로 뭣도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서 쌩고생 인생을 살아갈 자식만큼 억울하고 안타까운게 더 있을까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힘이 되기 싫어서 되어주지 못하는 부모는 드뭅니다.
그리고 내 인생의 탓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에게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게 인생일 것입니다.
물론 힘이 못되주는 것이 아니라 자식의 등을 찌르는 '부모'도 있기는 합니다. 그 경우에는 당연히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요.
판찬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내 자식에게 힘이 되고싶지 않은 부모들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다만, 부모탓이고 내탓이고를 차치하고
부모란 존재는 세상에 자식을 내놓은 그 자체에 죄 아닌 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런 부모가 정말 뭣도 없는 처지라면...;
행복하고 잘 사는 것은 좋은 것이나, 태어나지 않는 것은 그보다 더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요즘들어 자주 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부모가 낳아주고 길러줬는데 무슨 소리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야 물론 절 이렇게 키워주신 부모님께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좀 더 원론적으로 파고든다면 부모와 자식이라는게 그리 단순한 관계는 아니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모르몽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떠한 기회 자체도 가능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삶은 그 내용이 무엇이건 일단 시작을 해야 논할 수 있는 것이에요.
물론 무책임한 임신은 가급적 피해야겠지만, 그렇다고 힘이 없으면 자식을 가지는 것을 포기해야 올바르다는 식으로 가는 것 역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르몽 부모와 자식 관계는 단순할 수 없겠지요.
저는 고생도 삶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 돌아보건데, 고난과 고생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제가 가능했을지. 언제나 그려보고는 하지요.
@모르몽 부모의 서포트. 그 것은 분명 중요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과한 서포트가 아이를 망치는 것도 생기는 것이 인생사이기도 하겠지요.
@모르몽 뭣도 없는 사람은 자식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생각. 그 점은 조금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뭣도 없는 사람도 자식을 훌륭히 키워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할 필요까지 있을까요..?
@모르몽 아 설교식으로 갈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른 생각을 적어둘 뿐. 어차피 '평가'란 어떤 해석과 기준으로 하느냐에 달린 문제겠지요.
@모르몽 사실 제 입장에서도 취미교실 삼아 대학생부터 초등학생까지 아름 아름 가르치면서 많은 가정을 보았습니다.
그 중에는 쥐뿔도 없지만, 아들을 민사고-서울대로 보낸 케이스도 있었고.
돈은 넘쳐나지만 아들은 편하게만 사는데 관심이 있어서 제 앞에서 새벽까지 울던 아버지도 있었지요.
@모르몽 결국 그 아버지는 야심을 그 날 버리시고, 회사를 정리하는 플랜을 시작하시고 최근 완수하셨습니다.
수대에 걸쳐 재벌을 노려보려던 분이었고 실제로 가능한 위치에 있었지만 말이죠.
가진 사람은 가진 사람대로 생각보다 마음에 멍이 있습니다. 마냥 편한 삶따위는 보기 드물지요.
@panchan1 고난과 시련을 통해 성숙해진다는 것에는 일말의 여지 없이 동의합니다.
인생의 굴곡을 겪어본 사람과 평탄히만 살아온 사람간에는 작지 않은 차이가 있다는걸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위처럼 생각하게 된 것이.. 순탄치만은 않은 인생이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렸을적에 비하면 다소 냉소적으로 변했다고 해야할까요.
지금 당장은 이렇게? 살아갈지라도,
시간이 지난다면 좀더 여유롭게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 스스로도 기대 아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길게 봐야지요...
저는 단순히 "자격 없는 사람은 얘도 낳지 말아야지"라는 의미로 얘기한 것이 아니고,
생명의 탄생을 마냥 축복으로만 덮어씌우는 것이 올바른건가 하는 의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우생학 신봉자가 아닌지라....허허
뭐든 있는 그대로, 날것 그대로 (내지는 여러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판찬님 말씀에 틀린 것 하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참 어려운 주제인지라...;
@모르몽 여기까지가 제 이야기 입니다.
깊은 밤 좋은 시간되시길.
ps. 아 그리고요. 건강보다 저도 글을 먼저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군요.
그래도 열심히 적어보려 하겠습니다!!
@panchan1 설교라니요...ㅠㅠ 전혀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다는 건 무척 재밌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panchan1 주말 잘 보내시구요.
글 정말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건강을 항상 1순위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글은 0순위로..... (ㅌㅌ)
@모르몽 아. 틀리고 맞고의 문제가 아니지요. 그리고 탄생을 무조건 축복해야 하냐면..
의외로 그렇습니다. 제 관점에서는요
살아야 맛도 보지요. 저는 어쩌다보니 많은 죽음도 본 편입니다.
살기 위해 어떻게 버둥거리는지도요.
아무리 고생을 많이하고 절망한 인간도 순순히 죽어주는 경우는 드뭅니다. 물론 자살도 있기는 합니다만 보통 자살할 정도의 용기가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말을 실제 당사자 2명에게 직접 들었던지라 나름의 관점은 있습니다.
@모르몽 댓글이라 이거 영 불편합니다 역시 실시간 대화에는 한계가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말 잘 보내겠습니다!!!
@모르몽 0순위면 존재하지 않으니..라고 드립을 쳐도 될까요? 깔깔깔깔
@모르몽 오늘 무례를 용서하시길.:)
어쩌겠어요
모든 생명과 죽음은 평등하다는건 이상이고
우리는 현실에서 살아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다들 더 힘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혹은 힘없는 사람이 억울해지지 않도록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대기업 임원이 저렇게 기를 쓰고 호소를 하면 관심을 가져주는게 세상 이치인듯 합니다. 사회생활에서 자리가 가지는 파워가 있어요. 인맥이라는 것도 있고
이게 세상공부죠...
최대한 빨리 세상이 그렇다는 걸 인정하고 시작해야죠... 부모의 재력 인맥도 그 사람의 실력 이라고 인정하고 내가 할 노력을 가늠해보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그나마 옛날이나 후진국들보다 나아졌고 계속 나아지고 있는거라는데에 위안을 받고 더 노력해야겠죠ㅎㄷㄷ
만약 그 상태에서들 포기했으면 현시대의 다른 몇몇 나라들 그러듯이 아직도 그러고 있었겠죠 코로나 관련만봐도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