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와 국가경쟁력
05. 6. 22 김종석 교수
(사회자-박종운)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경제학 교수 김종석 박사님입니다. 요즘 뉴라이트 싱크넷에서도 활동을 왕성하게 하시고 한국규제학회(규제가 많은 것이 경제학의 걸림돌이 됩니다.) 회장님 역임하고 계십니다. 과거에는 조순경제학으로 공부를 했었는데 요즘은 맨큐의 경제학을 보는데 서강대 김경환 교수님과 함께 번역을 하셔서 우리나라에서 지금 많이 팔리고 많이 보는 경제학 교과서입니다. 김종석 교수님의 말씀을 청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종석 교수)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더없는 영광입니다. 작년에 발전연 국민일보 빌딩에서 창립총회할 때, 저에게 한국 경제에 대해서 10분 동안 이야기하라고 해서, 그냥 초고속 압축으로 말씀드린 게 너무 아쉬웠는데 박종운 처장님에게 연락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강사 명단을 보니까 제가 감히 설 자리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셨으니까 귀한 시간인 만큼 시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시도록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왔습니다. 더군다나 대학원생들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여론선도층이시고 지도층이시고 이미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여러분들, 주경야독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낮에도 일하시지만 저녁때도 공부하시는 여러분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의를 표합니다.
보시다시피 제목이 건조합니다. 경제학이라는 것은 워낙 재미가 없습니다. 왜 재미가 없는지 솔직히 말씀드릴께요. 여러분 물 그러면 입니다. 수소 두 개 산소 한 개입니다. 놀라운 얘기죠. 물이 어떻게 수소 두 개 산소 한 개이겠습니까? 그게 과학입니다.
경제학도 과학인데요. 저희는 뭘 가르치냐면 값이 올라가면 물건이 안 팔린다는 것을 가르쳐야 해요. 여러분 그것을 배워야 아는 겁니까? 그러니까 애들도 알아요. 그렇지만 저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뻔한 얘기도 어렵게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남들 다 아는 얘기를 가르쳐야 하니까 어렵게 만들고 그래프, 방정식 써서 헷갈리게 합니다. 어렵게 가르칠수록 학교에서는 존경받는 학자입니다. 저도 꽤 잘 합니다. 아예 못 알아듣게 설명하면 노벨상을 줍니다. 매년 노벨상 경제학상 가을에 받는데요.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요. 저도 경제학을 30년 했는데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드리는 거죠. 선생님 모르겠습니다. 드리겠습니다. (웃음) 값이 올라가면 물건 안 팔린다는 수준의 얘기일텐데 못 알아듣게 기가 막히게 설명하면 노벨상 드리는 거죠.
오늘 여러 가지 말씀을 드려야 되는데요. 여러분들 마음속에 경제가 몇 년째 침체고 어디로 가는것이냐는 우려가 영세사업자부터 대기업서부터 정치하시는 분들로부터 학생부터 다 마음속에 있습니다. 피부로 느끼고 살고 있습니다. 이게 어디로 가는거냐 왜 그러냐? 그 말씀을 드리기 전에 먼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잠깐 살펴보고요. 그 다음에 우리나라의 기업활동의 환경을 어디서부터 문제가 되는지 미시적 차원에서 잠깐 들여다 보고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거시적인 문제, 추세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제가 요약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은 나중에 생각해 보시면 알겠지만 뻔한 얘기입니다. 처음 듣는 얘기 여기 없으실 겁니다.
그런데 편향되게 드리는 말씀도 아닙니다. 제가 그래도 작지만 우리나라의 중견학회의 학회장이고요. 한국경제학회의 상임이사입니다. 한국경제학회의 공식입장을 제가 가끔 씁니다. 제가 여기서 드리는 말씀은 아까 뭐 뉴라이트 얘기하셨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을 고친다는 의미의 라이트지 우나 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편향된 생각없이 제 주관을 줄이고 한국경제학회에서 얘기하는 객관적인 진실을 여러분들이 앞으로 큰 일이 났을 때 판단하시는데 준거자료가 될 수 있도록 나름대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00년 전에는 나라끼리의 전쟁은 군사력 전쟁이었습니다. 제국주의의 모습은 거함과 군함으로 대포로 총으로, 조선도 희생된 나라 중의 하나죠. 그런데 그 무력 중심의 제국주의는 일차대전 이차대전으로 이어졌고 대량살육, 원자폭탄으로 이어진 아픈 비극에, 인간이 제일 어려워 졌습니다. UN도 만들고 WTO도 만들고 싸우지 말자 그래서 21세기의 제국주의의 모습은 이제는 총성없는 전쟁입니다. 제국주의의 본질은 남았지만 이제는 남의 나라 쳐들어가서 국기 내리고 땅 뺏는 일은 안합니다. 슈퍼파워 미국도 이제는 그렇게 안하잖습니까. 이라크도 간신히 들어간 거고 곧 나온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21세기 한국, 동남아에 가면 언제부터인가 한국 돈을 받습니다. 방콕에 가보세요. 방콕 공항에 태극기가 꽂혀 있습니다. 원화를 환전해 줍니다. 제가 연변을 갔다 왔는데 한국식당주인 10만원 짜리 수표를 받고 거스름돈을 주더라고요. 이것이 한국경제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남의 나라 쳐들어가서 국기 내리고 식민지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들어가서 우리 돈 쓰면 그것이 우리 땅입니다. 말이 다르고, 법이 다르고, 정치권력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은 남의 땅, 이제 그런 세상이 아닙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되었냐? 경제력이죠. 80년대에 우리의 적국이었던 소련이나 중국이 우리하고 친구되자고 온 것은 우리가 문화민국, 문화국민이 됐고 갑자기 존경받는 일을 해서가 아닙니다. 돈푼께나 있고 먹고 살 만하니까 같이 하면 뭐좀 생기나 보다 해서 넘어온 것이지 우리가 좋아서 넘어온 것이 아닙니다. 결국 경제력입니다. 아무리 잘난 척해도 가난하면 국제무대에서 무시받고 대접 못 받고 국익도 못 지키고 영토도 뺏기고 역사도 뺐기는 겁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어디서 나옵니까. 훌륭한 시민단체나 교수가 아닙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기업에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어떤 기업이냐면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수출하고 경제력을 뻗치고 있는 선도 대기업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기업을 좋아하자 사랑하자 친기업적인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21세기의 국력은 경제력이고요. 경제력은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부터 나옵니다. 노대통령이 그랬잖아요. 러시아 갔다오는 길에. 내가 한국을 대표하는지 알았는데 한국은 LG, 삼성, 현대가 대표하더라. 늦게나마 깨달으셨으니 고마운 얘기죠. 그러므로 이제는 38선에 있는 60만 대군이 대한민국을 지킨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안하지만 많지 않아요. 이제는 대한민국의 자존심, 국익, 우리의 영토를 지키는 힘은 바로 경제력에서부터 나옵니다. 그래서 21세기의 제국주의는 바로 경제력이고요. 우리가 잘나서 외국이 우리나라에게 친구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이해관계를 공유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국제무대에서 대접도 받고 한국사람이 원화를 들고 동남아든 인도, 미국에 가서 쓸 수 있는 날이 와야 된다는 겁니다. 미국, 영국 10년 20년 전부터 자기 나라 돈으로 아프리카, 북극, 남극 다 가서 쓰지 않았어요? 우리도 그런 날이 오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성공스토리입니다.
대한민국의 지난 50년은 성공의 역사입니다. 한민족 5000년 역사상 지난 50년만큼 빈곤을 탈출해서 세계 만방에 위세를 떨치면서 이렇게 살아본 적이 있나요? 자유?민주?번영을 누리면서? 없습니다. 광개토대왕, 장보고 다 합쳐도 지난 50년의 대한민국보다 융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성공한 나라죠. 어떻게 이 나라를 실패한 나라, 기회주의자가 득세한 나라로 규정짓고 이 나라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에 뿌리를 내려야합니까? 전 이해가 안 갑니다.
한마디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200~300년 뒤의 후손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 것 같으세요? 우리는 성공한 위대한 세대로 기억될 겁니다. 저는 장담합니다. 지난 50년 동안의 대한민국의 역사는 영광의 역사고 성공의 역사예요. 우리가 해방 직후에 일인당 GNP가 아프카니스탄과 똑같았던 것 아세요? 1961년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87달러였습니다. 그랬던 나라가 지금 이렇게 됐습니다. 이거 성공한 나라죠. 자랑스러운 나라죠. 이 전통과 성공의 신화를 다음 세대가 이어가야죠.
그런데 다음 세대가 지금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대한민국을 실패한 나라로 이해하고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반세계화에 쩔어있고 폐쇄적인 100년 전 대원군과 똑같은 애들이 학교에서 나오고 있다고요. 그러니까 걱정이 되는거죠. 그래서 대한민국은 성공한 나라고 우리는 위대한 세대고 우리는 이 성공의 신화를 우리 애들과 애들의 애들한테 이어줘야하는 임무가 지금 우리세대에 있습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역사에 위대한 세대로 남을 것입니다. 비록 절반만의 성공이지만요.
자 말씀이 다른데로 갔는데요. 다음 슬라이드 보시죠.
세계질서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브릭스(BRICs)라는 말씀 들어 보셨죠. 브라질, 인도, 차이나의 약자인데, 러시아도 들어 있습니다. 중국이 첫째 한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우리하고 은원관계가 많은 나라지만 지난 10년 동안의 중국의 경제적 융성은 우리에게 엄청난 의미로 다가옵니다. 보시기 어떠세요? 여기 사업하는 분들도 많으시지만. 중국의 경제적 융성은 우리에게 도움이 됐습니다 사실은. 통계표를 보면 지난 10년 동안 중국 때문에 한국경제가 성장률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현재 실제로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 중국입니다. 미국보다 더 커요. 중국 없으면 우리 수출 못합니다. 덕분에 먹고 사는 겁니다. 또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중국 때문에 괴롭습니다. 큰 기업 작은 기업 할 것 없이 중국 얘기만 나오면 치를 떠는 분들이 많아요. 오죽하면 뜯어 가지고 베트남으로 중국으로 이사를 가겠습니까? 그러면 기업들은 괴로운데 한국 경제는 어떻게 잘 되냐? 뭐나 있는 거냐? 연결고리가 뭐냐? 바로 거기에 기업인들의 노고가 숨어 있습니다.
학생들 시험 본다고 하면 다 싫어합니다. 기말고사 보면 다 싫어해요. 연기해주세요 그래요. 왜 그러냐 그렇게 물으면 공부를 일주일 더 할 수 있도록 연기해주십쇼 그럽니다. 다 알죠 저도. 선생노릇 한 두 번 했나요? 일주일 시험 연기해봤자 시험공부 일주일 늦게 시작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제가 다 알죠.
기업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인들이 언제 기술개발하고 비용절약하고 프로세스 개발하고 조이느냐? 칼이 목에 들어올 때 조입니다. 만든 물건 다 팔고 이익이 많이 쌓이면 자기가 잘 나서 되는 줄 알고 주중에도 골프치러 나가고 필요없는 사람 뽑고 그럽니다. 기업들은 목에 칼이 들어 올 때 달라집니다. 대한민국의 기업인들이 10년동안 중국이라는 칼이 목에 들어온 거죠. 우리나라의 기반이 되는 산업이 뭡니까? 중저가, 미디움 테크놀러지(중간 정도의 기술), 제조업인데 이게 중국에게 싹쓸이가 되니까 설 길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죽기 아니면 살기로 뛰었습니다. 실제로 기업이 많이 파산했습니다. 건디다 못해 중국이나 베트남 땅으로 갔죠. 남은 기업들은 어떤 기업들입니까? 모진 기업들입니다. 업그레이드가 됐습니다. 페인트, 건자재, 부품소재, 텔레비, 자동차 할 것 없이 중국사람이 만드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고 전부 업그레이드가 됐습니다. 그게 한국경제의 구조조정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경제가 업그레이드가 됐습니다. 한국 땅에서는 이제는 쓸데없는 신발이나 라디오 만들어 가지고 돈이 안됩니다. 현대자동차도 소나타보다 작은 차 안 만든대요. 삼성전자도 노트북 컴퓨터가 한국에서 생산성이 안 맞는대요. 슬픈 얘기라고 보시면 안 됩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한국 영토안에서 한국 사람이 만드는 물건은 이제 첨단고부가가치산업 아니면 안 되는 거예요.
20년 전에 일본땅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일본 땅, 일본 임금 비싼 거 아시죠? 그런데 일본이 제조업 왕국이잖아요. 그러니까 일본 땅에서 만드는 물건은 최고품질에 최고가품 아니면 안 되는 겁니다. 소니도 첨단제품은 일본 본토에서 만들었지만 워크맨이나 라디오는 전부 말레이시아에서 만들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도 그렇게 되어가고 있어요. 포항제철이 중국에 철강소 짓고 현대자동차는 인도에 공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플렌트 만들었잖아요. 이제는 돈 안 되는 물건은 다 외국으로 나가는 겁니다. 한국 땅은 돈 되는 물건, 첨단물건만 만드는 거죠.
한국 경제가 위에서 쳐다보면 어떻게 변했습니까? 첨단 경제가 된 거죠. 그 과정에 안타깝게 양극화가 됐고 그 과정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이 생긴 건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한국경제는 20년 전에 일본을 보고 경이로워 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그리고 이 배후에는 공무원이나, 미안하지만 정치인이나, 교수나 시민단체가 있는 것이 아니에요. 크고 작은 수많은 기업인들이 목숨 걸고 재산 걸고 온몸 던져서 세운 거예요. 여기에 바로 한국경제의, 한국의 발전의 원동력이 있는 겁니다.
자 그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 어떻게 되고 있느냐? 여러분 매년 5월이면 스위스 IMD라는 연구기관에서 세계경쟁력 순위를 발표합니다.
이 자료가 2004년 5월입니다. 작년에 35등 했습니다. 이것이 60개국의 성적표입니다. 산업화됐다고 여겨지는 60개국 중 35등입니다. 종합성적표를 받으면 과목별 석차가 있을 것 아니겠어요? 항상 꼴찌를 하는 것이 있어요. 이것이 노사관계입니다.
2005년 5월 달에 또 나왔어요. 혹시 보신 분들 기억할 지 모르겠는데 29등으로 올라가 있습니다. 그래서 좀 나아졌다고들 생각을 하죠. 그런데 노사관계 몇 등 나왔는지 아세요? 또 60등 나왔습니다. 연초에 70개국 조사한다는 소문이 돌아서 얼마나 불안했는지 아세요? 뻔하다구요. 70등 나온다구요.
물론 대학경쟁력은 59등입니다. 저도 대학에 있어서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대한민국의 대학은 미안하지만 제 3세계 수준입니다. 그런데 나쁜것만 있는 건 아니에요. 기업개혁마인드나 정보통신인프라는 탑(top)이죠. 정부효율성 36등이고 기업효율성 29등인데요. 어느 논설위원이 이런 칼럼을 썼더라구요. 요즘 정부가 기업개혁한다고 회초리 들고 막 나서고 있는데, 자기가 볼 때는 반에서 36등하는 녀석이 29등 하는 애 공부 가르치겠다고 덤비는 꼴 아니냐? 맞는 말이죠. 지금 누가 누구를 가르쳐야 되는 겁니까?
여기서 놀라운 것은 공산주의를 하겠다고 헌법에 박아놓은 중국보다도 우리가 기업하기가 나쁜 나라로 되어 있다는 사실에 유념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가장 큰 변수는 노사관계의 불안과 정부규제입니다. 세 번째 변수가 국민의 반기업정서고 반시장정서입니다. 이것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여러분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샘이 많습니까? 식당 가서 밥이 늦게 나오는 건 참아도 늦게 온 사람이 먼저 먹는 꼴은 못보는게 우리나라죠. 안 그렇습니까? 전 그래요. 10년 전만 해도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 그래가지고 홍콩, 대만, 싱가폴. 한국이 같이 다녔고 한 클래스였고 한국이 그 클래스에서 제일 잘난 척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이라는 말 안 쓰는 이유 아세요? 세 마리의 용이 승천했습니다. 홍콩, 싱가폴 2만불 다 올라갔습니다. 대만 18,000불입니다. 우리는 지금 12,000불이죠. 명목화폐로 14,000불인데요. 그것도 사실 작년 재작년 사이에 원화 강세, 달러 약세 때문에 저절로 올라간 겁니다. 우리가 성장을 해서 올라간 것이 아닙니다. 누구 말마따나 환율이 내일부터 800대 1이 되면 2만불 되는 거 아세요? 그냥 2만 불이에요. 그러면 한번 생각해보세요. 800대 1이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현대자동차, 포항제철, 삼성전자 유지하지 못합니다. 지금 1000대 1인데도 죽겠다고 저 난리인데. 그러니까 2만불 소득이라는 것이 그런 의미입니다. 800대 1의 환율이어도 우리 수출 물량과 경쟁력과 마진과 시장효율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면 대한민국은 2만불 자격이 생기는 거죠. 지금 1000대 1인데도 헉헉대는 것 보세요. 아직 아니에요.
어쨌거나 지금 한국이 낙오가 되어서, 세상은 저렇게 변하고 우리하고 어깨를 나란히 했던 사람들이 벌써 2만 불 다 갔는데 우리만 지금 12,000불 대에서 오락가락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런데 왜 열을 안 받느냐 이거죠. 식당에 가서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먹는 꼴을 못 보는 국민이 왜 우리와 같이 있던 사람들이 2만불이 돼서 이미 선진국 티를 내고 있는데 우리는 뭐하고 있나 이거죠.
우리는 너무 내부지향적이에요. 우리끼리 싸우고 지지고 볶고 뒷다리 잡는 것을 너무 잘해요. 이왕 잡을려면 대만 뒷다리를 잡으면 안 되나요. 싱가폴 뒷다리 잡으면 안 되나요. 왜 우리끼리 뒷다리 잡다가 낙오가 되었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냐 말이죠.
잃어버린 8년이란 말을 여기에 썼는데요. 대한민국 40년 경제발전 역사를 쭉 보면, 경제개발을 시작하는 61년에 87불, 2000년 기준 불변가격으로 환산하면 240불 정도됩니다. 그것이 지금 아프카니스탄, 케냐거든요? 최빈국입니다. 그것이 1,000불 소득된 것이 10.26 직전인 1978년입니다. 그것이 5,000불 소득된 것이 언제냐면 88올림픽 때입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대한민국이 5,000불 소득을 달성한 것이 서울올림픽 직후입니다. 그때 우리가 잠실스타디움 짓고 올림픽을 주최하면서 세계 만방에 대한민국의 성공과 번영을 자랑했던 때의 국민소득이 5,000불입니다. 지금 5000불에 근접해 있는 나라가 말레이시아입니다. 4,500불입니다. 그러니까 그 때 우리가 이미 선진국 징후를 보인 거죠. 나름대로 분위기를 탔는데요. 그 5천불이 1만 불이 된 것이 외환위기 직전입니다. 1996년에 됐습니다. 그래서 IMF사태가 1만 불 유지할려다가 그렇게 됐다는 가설도 있죠. 5000불이 1만불이 된 게 팔년만입니다. 대한민국이 5,000불이 1만 불이 되는데 8년 걸렸다. 놀라운 일이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자료를 봤습니다. 세계 선진국들이 국민소득이 2배가 되는 속도를 보니까 아니에요. 2만 불 클럽에 들어간 나라들의 만불에서 2만불 된 평균기간이 8.5년입니다. 일본이 7년, 홍콩 싱가폴이 8년, 이탈리아가 9년, 호주가 조금 오래 걸려서 12년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이 5천불에서 1만 불을 8년만에 했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남들 다 하는 스피드였습니다.
그러면 제가 이 말씀을 왜 드리느냐. 피곤하신 분들에게 왜 산수를 하느냐? 96년에 1만 불 도달했습니다. 우리가 80년대에 했듯이, 다른 나라 했듯이, 그냥 국민소득이 늘어났으면 언제 2만불이 됐겠습니까. 96 더하기 8.5 해보세요. 언제쯤입니까? 2004.5년 아닙니까? 작년입니다. 작년 6월에 대한민국이 2만 불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던 나라에요. 이 나라가 90년대 우왕좌왕하다가 1,2000불에 있는 겁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8년이에요.
여러분들 2만불이라는 비젼이 뭔지 아세요? 최근에 2만불 된 나라가 있습니다. 뉴질랜드와 호주입니다. 여러분 뉴질랜드와 호주가 엄청 선진국인지 아셨죠. 최근에 2만불 됐습니다. 가보신 분들 계실 것 아니에요. 부티가 납니다. 공항, 집부터 사는 모습들이…. 물론 천연자원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요. 그것이 2만불의 비젼입니다. 우리가 지금 그렇게 살 수 있는 나라에요. 우리가. 우리가 지금 뭐하다가 1만불의 덧에 걸려가지고 우왕좌왕했느냐 이거죠. 국민들이 깨어야 합니다.
2만불이 어떤거냐? 대한민국이 지금 만이천불이죠. 지금 여의도만 있으니까 잘 사는 것 같아 보이죠. 시골에 먼 구석에 가보세요. 절대빈곤이 있어요. 서울의 지방도시의 뒷골목에 가보세요. 지금 여기가 베트남인지 북경인지 구별이 안 되는 데가 있습니다. 아직 대한민국은 개도국이고 아직은 더 성장을 해야 합니다. 아직은 갈라먹을 때가 아니에요. 12,000불 복지국가는 이론적으로도 불가능하고 아직 역사상 없었습니다.
제가 빈곤이라는 토픽(topic)을 놓고 용역도 해 보고 공부도 해봤습니다. 가난한 사람 많이 만나봤습니다. 그 사람들은 구청에서 나눠주는 2만원 3만원에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필요한 것은 일자리입니다. 떳떳하게 일해서 돈 벌고 싶다고 하지 구청에 가서 5만원 더 내놓으라는 것은 그 사람들도 원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분배, 이것은 착각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그 사람들은 그거 원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잘 사는 것이 분배고 잘 사는 것이 미덕이고 그것이 국력이고 그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국가경쟁력 말씀 드렸구요.
졸리실 테니까 경제원론 이야기는 간단하게 하죠. GNP라는 것이 국민총생산 아닙니까? 이것을 머리 수로 쪼개면 1인당 국민소득이라고 하더라구요. 여기에 논리의 비약이 있죠. 국민총생산은 생산한 거고 소득은 소득인데…. 나라 차원에서 보면 같은 거지만 개인으로는 다릅니다. 3000만원 만들어 놓고 5000만원 받아갈 수도 있고 3000만원 만들어 놓고 2000만원 받아갈 수도 있습니다. 나라 경제는 그렇지 않아요. 생산한 것이 소득입니다. 작년에 우리가 원화가치로 730조원어치를 생산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경제규모로 세계 10위권이 됩니다. 작년에 멕시코보다 많았어요. 제작년에 호주보다 많았구요. 그래서 우리가 11위 10위권이 된겁니다. 그래서 금년이 G10이 된 해인데요. 780조 이것이 우리의 소득입니다. 머리수로 나누면 1인당 국민소득이 그렇게 나옵니다. 그래서 나라경제차원에서는 생산하지 않고 잘 살 수가 없습니다. 개인들이야 머리띠 둘러서 우겨서 더 받아 내면 나는 소득이 올라가죠. 그러나 나라 차원에서는 생산하지 않고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천불 소득이 오천불이 되고 오천불 소득이 만불이 된 이 과정이 뭐냐? 결국 1인당 생산량이 늘어났다는 얘기죠. 옛날에는 가발이나 마른오징어나 목재팔고 살다가 호미팔고 철강 팔고 살다가 이제는 반도체, 텔레비전 파니까 이제 만든 물건값이 비싸지고 만든 물건량이 많아지니까 GNP가 올라간 것이고 머리수로 쪼개보니까 소득이 올라간 거지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머리띠 두르고 내가 더 가져가겠다고 싸워봤자 그건 잘 사는 방법이 아니에요. 그거는 나라 차원에서는 누구 돈 뺏어오는 것 밖에 안됩니다. 진짜 잘 살기 위해서는 GNP를 올려야 합니다. 생산량을 늘리거나 같은 물건을 만들더라도 비싼 물건을 만들면 되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성장모델입니다.
70년대는 몸으로 때웠죠. 생산량을 늘렸죠. 엄청난 옷, 양말, 가발, 장난감 팔았죠. 이제는 양으로 안되니까 질로 갔죠. 그러니까 반도체, LCD, 캠코더 이런 거 파는 거예요. 일본이 왜 3만불이고 우리는 12,000불이냐? 1인당 평균 생산량이 우리나라 사람의 2배이기 때문에 일본은 3만불이고 우리는 12000불인 겁니다. 그러니까 잘 사는 방법은 당연하지요. 많이 만들고 비싼 물건 만들면 되죠. 땅 파는 거나 똑같애요. 삽으로 파는 사람과 포크레인으로 파는 사람의 차이에요. 중국 사람이 소득이 천불 밖에 안 되는 것은 그 사람들이 삽을 들고 파기 때문이고 우리가 만불인 이유는 우리는 포크레인으로 파기 때문에, 10배 더 만들기 때문에 10배 더 잘 사는 겁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GNP를 올리는 방법은 좋은 장비, 좋은 기술을 가지면 돼요. 그럼 좋은 장비와 좋은 기술의 전제가 되는 것은 무업니까? 설비투자, 기술투자죠. 그런데 통계표를 보시면 지난 5년 동안 대한민국의 설비투자와 기술투자의 성장률이 플러스 마이너스 플러스 마이너스 합하면 0이 돼요. 한 마디로 대한민국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안 합니다. 기술투자를 안해요. 중국은 무섭게 따라오는데…. 그래서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간 겁니다. 새로운 장비, 좋은 장비, 좋은 기술 이것이 성장의 원동력인데 이것을 대한민국의 기업이 대한민국 경제가 하나의 국가로서 안 하고 있다는 얘기죠. 이것이 지금 우리의 과제입니다.
결국은 한국이 중간에서 90년대 잃어버린 8년에 기업들이 설비투자, 기술투자 안하고…, 이렇게 된 이유는 뭐냐?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변수가 여러 개가 있는데, 나중에 더 말씀드리겠지만, 불안한 노사관계, 정부의 규제, 그리고 반기업정서 거든요?
여러분 노조가 한국을 들었다 놨다 하고 이런 저런 곳에 손이 안 미치는 곳이 없는데요. 이제는 권력이 되었죠. 그러나 그 노조라는 사람들은 전체 근로자의 11%입니다. 그거 제가 조사한 것이 아니에요. 민노총, 한노총 자료에서 나온 겁니다. 자신들이 알아요. 자신들은 11%를 대표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89%는 비조직화된 근로자입니다. 그런데 이 11%가 마치 근로자를 대표하는 양 얘기하는 것은 조금 불공평합니다. 사실은 교수협의체도 그렇고 노조도 그렇고, 연합회도 그렇고, 중앙회 다 마찬가지에요. 이익집단입니다. 이익집단은 구성원들의 이익을 증진하겠다고 구성된 결사체이지 시민단체가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노조가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해도 그것은 노조원을 위한 것이고, 노조 대표자가 노조원의 이익에 반하는 거라면 그 사람은 져요. 다음에 대표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노조의 요구사항은 어디까지나 이익집단의 요구사항으로 봐야 돼요.
노조의 요구대로 해 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결국 누군가의 떡을 더 가져오는 것 밖에 안돼요. 그런데 그것이 기업이나 부자들의 떡을 가져온다고 착각하고 있어요. 아니잖아요. 지난 몇 년동안 일어난 일을 한번 보세요.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조직화된 이익이 자기 떡을 더 가져가면 그 떡이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겠어요? 분산된 다수로부터 나옵니다. 조직화되지 않은 약자로부터 나옵니다. 그것이 양극화의 원인입니다. 그것이 경제학에서는 남미화라고 합니다. 싸웅파울로 가보세요. 으리으리한 빌딩옆에 빈민굴이 쫙깔린 것 보면 여러분 딱 생각이 날 겁니다. 큰일 났네. 이 나라 빈부격차가 심해서. 그것이 남미화에요.
왜 그렇게 됐겠어요? 거기에 공고한 기득권층들은 아무리 불경기가 와도 뺏기는 것 없어요. 결국 모든 부담은 약자에게 간다고요. 그러니까 현실을 봐야죠. 이익집단의 요구에 끌려 다니면 결국 약자만 피해를 봐요. 그러면 누가 약자를 대표합니까? 바로 정부죠. 공익의 대표가 Government(정부)죠. 다원화된 민주사회에서는 이익집단은 조직화해서 이익을 받을 권리가 헌법상 있죠. 그러면 조직화 안된 사람은 누가 지켜주느냐. 헌법에 누가 하게 되어있어요? 국가가 하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이상한 논리로 이 사람들은 약자라고 생각하면서 이 사람들에게 떡을 몰아주는 일을 한 거죠. 그러니까 비정규직이 생기는 거죠. 그러니까 청년 실업이 생기는 거죠. 조직화 안됐어요. 청년 실업자들을 대표해 줄 정치세력이 없어요. 비정규직을 대표해 줄 정치세력이 없어요.
여러분들 외국 가서 어느 나라든지 보면 자국민 이민국 통과와 외국인 통과가 줄이 다르죠. 외국인들이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시죠. 미국에 가도 그렇고 일본에 가도 그래요. 심지어 우리 인천공항도 그럽니다. 한국인들은 빠르고 외국인들은 줄 쫙 서있거든요. 기분 좋으시죠. 이유가 뻔해요. 외국인들은 국내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워가 없어요. 그러니까 어느 나라든지 법무부 입장에서 보면 자국민이 더 귀한 거죠. 이런 것이 정치논리에요. 현실 경제에서도 그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거에요.
정치인, 관료 다 보면 눈 앞에 시끄러운 사람들이 그리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표가 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더 크게 보이는 거죠. 그러니까 정부라는 조직은 그러한 이익집단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와져서 공익을 수호해줘야 하는데 대한민국은 지난 5년 동안 오도된 논리에 의해 가지고 오히려 약자들을 보호해 주지 못하고 오히려 조직화된 이익집단의 볼모가 되어 버린 모습, 그것이 바로 한국 경제의 지금 비극의 원인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경제학의 인간관을 말씀을 드릴께요. 경제학은 인간이 매우 합리적이고 머리를 잘 쓴다고 보고 있어요. 자기에게 손해나는 짓을 일부러 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경제학의 전제입니다. 맞잖아요? 그러면 왜 엄연한 절차가 있는데 이 집단들이 불법으로 하느냐? 노조가 엄연히 법정 절차가 있는데 쟁의절차를 안 받고 무조건 뛰어나가느냐. 왜 질서보다 불법을 선호하겠어요. 열받아서요? 한두 번 열받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반복적으로 매번 누구나 다 열받을 수는 없잖아요. 학습효과입니다. 줄 서니까 안 되더라 이거죠. 새치기하니까 되더라 이거죠. 우기니까 되더라 이거죠. 그리고 이왕 우길 바에는 세게 우기니까 빨리 되더라 이거죠. 이왕이면 고속도로 점거하고 가스통 터트리고 머리띠 둘르고 화염병 던지니까 달라고 안 그래도 먼저 주더라 이거죠. 그렇게 해서 저 동네에 A라는 집단이 그렇게 해서 떡 가져가는 것을 보면 이 동네 B라는 조직이 가만히 있겠어요. 우리 괜히 절차지키고 소송하고 그랬네. 머리띠 두르고 고속도로 점거하고 그러지 뭐. 학습효과죠. 대한민국에 어떻게 사방 팔방에 왜 언제부터 억울한 사람이 이렇게 많습니까? 대형공사장에 가보세요. 갑자기 무슨 무슨 플래카드 무슨 군수 자폭하라, 무슨 무슨 건설 반성하라, 왜들 그런 겁니까? 왜 갑자기 대한민국에 억울하고 분한 사람이 많아졌어요? 이게 다 우기면 생기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거든요. 이것이 학습효과죠. 그러니까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줄 서면 바보, 절차를 지키면 바보…. 이제는 교수들도 총장실 점거합니다. 다 아시잖아요. 이제는 고등학교 애들이 머리 기르게 해달라고 광화문엘 나옵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21세기의 지금 모습이에요. 그럼 여기서 질서 지키고 착하고 법 을 지키는 선량한 시민들은 설 곳이 없죠. 그러니까 저같은 사람도 이제 머리띠 두르고 나가는 거예요. 온 국민이 그렇게 됐습니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됐죠. 그런 풍토 속에서 지역활동이, 그리고 우리 경제가 순조롭게 클 수가 있겠어요?
아까 모두에 말씀드린대로 대한민국은 성공한 나라죠. 남북한을 비교해 보시죠. 똑같지 않습니까? 언어 똑같고, 생긴 것 똑같고, 유전자 똑같고, 음식 똑같고 다 똑같은데 하나만 다르잖아요. 99% 똑같고 1% 다른 것이 뭡니까? 바로 시장경제를 했냐는 거죠. 그거에요. 남?북한 차이는 그거 하나에요.
동서독도 보세요. 독일민족 우수하다고 하죠. 동독 붕괴 직전에 독일모습은 지금 북한과 비슷했어요. 참담한 빈곤이었고 실패였거든요. 우수한 민족도 시스템을 잘못 만나면 거지가 돼요. 우리가 시장경제를 한 것이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니죠. 맥아더 장군 덕분이죠 사실. 만약에 2차대전 직후에 38선 이북을 미국이 점령하고 이남을 소련이 점령했다면 지금 여기가 뭐가 되었겠습니까? 생각해 보면 아찔한 거죠. 운이 좋아서 한 거였지만 어찌됐든 우리가 지금 여기까지 왔어요. 이렇게 혜택을 많이 본 국민들이 시장경제에 대한 반감과 오해로 뭉쳐있다는 것은 잘못된 거죠.
오히려 중국사람들이 사회주의를 한 것이 기적이죠. 중국의 차이니즈 머칸틸리즘 (Chinese Mercantilism 華商精神) 이라는 것은 2,000년이 넘는 전통입니다. 모택동이라는 사람 잘못 만나서 50년 동안 공산주의 하다가 쪽박찼다가 요즘 돈 맛을 봤잖아요. 헌법만 공산주의죠. 가보셨잖아요. 돈독이 올랐어요 이 사람들이.
남한사람들은 우리가 선택해서 한 시장경제가 아닌데요. 우연히 해서 잘 살게 됐더니, 이제는 옛날 유전적 코드가 도진 거죠. 우리의 고유정서, 더불어 잘살기, 좋은 거죠. 누가 뭐라고 하나요? 문제는 그것이 우리가 먹고 사는 것에 장애가 되는 것이죠. 사회주의 정서, 평등 정서. 물론 기회가 평등한 것은 절대로 필요합니다. 그것은 시장경제의 원리입니다. 그러나 결과를 평등하게 하는 것은 그것은 바로 사회주의 정서죠. 결과가 같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이것은 애들도 아는 이야기죠. 뻔한 거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생기는 게 없잖아요? 그러면 열심히 안하죠. 그런데 아무리 엉터리 해도 뺏기는 것이 없어요. 그러면 누가 해요? 온 국민이 다 엉터리가 되는 거죠. 이게 사회주의의의 비극이죠. 그러니까 결과의 평등이라는 것은 말은 멋있지만 그 이면에는 바로 그것이 모든 사람을 게으르게 만드는 아주 위험한 아이디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죠.
실제로 맑스라는 사람이 쓴 자본론이라는 책의 1장에 뭐라고 나오는지 아세요. 자본론 제 1장에 인간 개조론이 나옵니다. 맑스도 알고 있었던 거예요. 사회주의의 최대의 적은 인민들의 기회주의적 행동이라고 써 놨어요. 그래서 맑스와 오리지날 공산주의 창시자들은 항상 인민들을 개조하고 사상으로 무장하고 감시하고 설득하고 구호 선동으로 몰지 않으면 이 인민들은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한다, 남의 덕으로 먹고 살려고 한다는 꾀를 부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공산주의, 사회주의는 계속 계몽하고 설득하고 사상 무장시키는 거예요.
시장경제는 그 반대죠. 열심히 일하면 더 생긴다. 게으름 피면 너 낙오된다. 스트레스 쌓이죠. 그것이 바로 경쟁의 원리죠. 그것이 바로 우리를 먹고 살게 하는 건데 항상 시장경제를 적대시 하는 사람들은 ‘싫지? 피곤하지? 골고루 평등하게 살게 해 주마, 나 따라와’ 사회주의로 데려갔죠. 시장경제는 거지같은 거예요. 제가 인정합니다. 그러나 사회주의를 하면 거지가 돼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거지같은 것이 그래도 덜 괴로운 것 아닙니까?
헝가리 폴란드 이런 나라들이 사회주의를 하다가 시장경제로 전환한 다음에 제일 많이 늘어난 질병이 소화불량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사회주의 하다가 이제는 시장경제로 갔으니까 밥이 잘 안 넘어가는 거죠. 그게 시장경제의 코스트(cost)죠. 그러나 바로 그것 때문에 오늘 여러분들이 여기에 앉아서 강의 들으시는 거고 오늘도 기업체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밤새워 일하는 거고 교수들도 연구하는 거죠. 왜냐, 열심히 안하면 낙오되고 열심히 하면 나에게 생기는 것이 있다는 보람때문이죠. 사회주의에서는 그게 없어요. 모든 것이 그냥 남의 탓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기회의 평등을 중시해야 하는데 한국사회는 언제부터인가 결과의 평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한국경제가 활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즉 분배와 형평의 욕구, 좋죠. 이걸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어요? 저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
경제학이 과학입니다. 노벨상을 받는 유일한 사회과학입니다. 제가 30년 전에 경제과에 갔을 때 정약용 선생 생각하고 갔습니다. 경세제민(經世濟民)의, 국민을 먹여살리는 위대한 학문을 내가 배우자, 그런 순진한 마음에 경제과에 입학을 했는데요, 딱 한 학기 듣고 제가 얼마나 절망했는지 아세요? 이게 산수예요 산수. 과학이고 의학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이 물리학, 화학, 의학과 같이 노벨상을 받는 것입니다. 밖에서 경제학자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사회학 같고 심리학, 철학 같죠? 아니에요. 경제학 교과서 보면 완전히 산수 그래프예요.
제가 30년 공부해 보니까 의학과 똑같아요. 의학이 뭡니까? 사람이 왜 병이 걸리나, 병균이 뭔가, 항생제는 뭔가, 어떻게 치료하나 그거 아니에요? 경제학이 똑같더라니까요. 이 나라는 왜 못 사나, 저 국민은 왜 잘 사나, 뭐가 병균이며, 뭘 고치면 되나, 그것을 연구하는 유일한 학문이 경제학이에요. 그래서 경제학의 논리구조는 의학과 똑같애요. 그래서 경제학은 다른 학문이 경제학을 비난할 때 신자유주의다 뭐다 막 덮어씌우는 데, 아니에요. 경제학은요 의사가 하는 얘기와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몸이 아프잖아요. 삼성병원이나 현대병원 가면 제대로 된 의사가 딱 진맥하고 약쓰고 수술하고 처방 내리잖아요. 항상 환자 가족이 좋아하는 처방 안나옵니다. 내일 당장 수술 한번 해봅시다 그러면 환자 가족들은 얼굴이 노래지죠. 뭐 이런 나쁜 놈이 있나. 그리고 나서 막 헤매다 보면 계룡산에서 전화가 와요. ‘우리 기도원에서 안수받으면 낫게 해 준다.’ 그러면 황망한 가족들은 어떻게 배 째고 수술하냐. 그래도 계룡산 도사가 한 방에 낫게 해 준다고 하니까 따라가죠? 어떻게 됩니까? 돈쓰고 시간 뺏기고 결국 목숨을 잃잖아요.
지금 한국 경제를 무당들이 잡고 있어요. 제대로 배운 의사들은 이게 간단한 문제도 아닌데 간단한 솔루션(solution 해법)이 있겠습니까? 아마추어가 아름답다니, 아니 그러면 내 식구가 아프면 아마추어 의사한테 데려갈 사람이 있습니까? 여러분 아버지가 아픈데 아마추어 의사한테 보일 사람 있어요? 아마추어가 아름답다고? 기업경영, 포장마차를 해도 경영학 책을 보고 하는 세상인데, 지금 나라경제를 하는데 문외한이 와서 하겠다고 그것을 자랑이라고 얘기하는 게 그게 말이 됩니까? 기업경영보다 몇 백배 어려운 것이 국가경영인 것을 여기 계시는 이재오 의원님이나 다 아시는 것 아니예요. 이 얼마나 복잡한 일입니까? 그래서 여러분들 오늘도 이렇게 공부하시는 거 아니예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경제를, 뜨거운 마음과 의지만으로 국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죠. 오래 살아야겠다는 결의와 건강해야겠다는 의지만 갖고 사람이 오래 삽니까?
오래 사는 방법, 건강을 유지하는 법이 있죠. 나라 경제를 세우고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국민을 잘살게 하는 법이 있어요. 경제학이 200년동안 그래도 바보들은 아닌데, 그런데 만들어 놓은 법칙과 규정과 처방이 있죠.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서 갑자기 얼치기가 사이비가 나와가지고 이러고 다니니까 저희 같은 사람은, 한국경제학회의 메인스트림 교수들은 할 말이 없는 거지요. 오죽하면 작년 4월 달 한국경제학회 회장님이 선두에 서서 우리나라의 모든 경제 경영학자들의 서명을 받아서 대통령에 건의했겠습니까? ‘제발 경제에 신경을 쓰십시오.’ 그게 일부 우파가 한 게 아니에요. 한국경제학회가 한 겁니다. 마치 온 국민의 건강을 걱정해서 한국의사협회가 서명한 것과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의사들이 무슨 이즘(ism 主義)이나 노선이나 신자유주의적 의사가 어디 있어요? 의사들은 국민들이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겁니다. 경제학자들의 관심도 그거에요. 우리 국민들이 잘 사는 거 외에는 관심이 없어요. 우파좌파 없어요. 이렇게 하면 못살게 되고 이렇게 하면 혈압 올라가고 이렇게 하면 뇌졸중 오고 암 생긴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것이 처방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심한 거죠.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왜 드리느냐? 미국 경제학회가 10년 전에 총회를 했는데요, 인간 지식에 기여한 수많은 지식 중에 경제학이 과학으로써 기여한 것이 뭐가 있느냐, 한번 모아보자고 한 적이 있었어요. 책이 나왔는데, 으뜸 지식이 뭐냐? 경제학이 학문으로써 인간의 지혜에 기여한 넘버 원 기여가 뭐냐? 모든 선택에 대가가 있다는 진리, 그 진리를 규명한 공로래요. 충격적으로 썰렁하죠. 뻔한 이야기 아니에요? 모든 선택에 대가가 있죠. 물건이 좋다 싶으면 비싸죠. 좀 싸다 싶으니까 질이 나쁘죠. 형평을 얻나보다 싶으니까 수월성이 떨어지죠. 경제학의 가르침은, 효율 좋죠. 형평 좋죠, 분배 좋죠. 그러나 좋은 것은 한꺼번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과학으로서 입증했어요. 조물주의 조화에요. 심지어는 물가안정과 일자리창출이 양립을 못 합니다. 물가를 잡으면 경기가 침체되게 되어 있어요. 경제학 책에 나와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경제학이 참 안타까운 학문이죠.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 정치논리, 공동체 논리는 다 잘해주고 싶죠. 그러나 경제학의 논리는 뭐냐? 가계를 책임진 주부의 마음이에요. 큰 아들이 용돈 더 달라고 하면 식구 중에 누구는 덜 써야 되거든요. 집에 에어콘을 달면 식구들의 복지는 올라가지만 요번 여름 휴가는 가면 안되거든요. 그게 현실이고 그게 경제원리예요. 모든 사람을 동시에 다 잘 살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은 경제학 안 배워도 알아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 지금 모든 사람이 동시에 다 잘 살 수 있다고 얘기하는 무당들이 설치고 있는 거 아세요? 그게 아니거든요.
복지 좋죠. 형평 좋죠. 그러나 이것은 뭐냐? 인프라입니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인프라(Infrastructure)에요. 정보통신 인프라, 도로교통 인프라, 복지제도인프라, 환경보호인프라 이게 다 인프라. 인프라라는 것은 기반시설이잖아요? 기반시설을 경제학에서는 공공재(公共材)라고 합니다. 재화예요. 재화는 돈이 들어갑니다. 코모디티(commodity)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환경, 깨끗한 환경 이것이 공공재예요. 너도 쓰고 나도 쓰는, 우리가 공유하는 재산이거든요. 그러니까 재산은 돈 주고 사는 거예요. 그래서 잘 사는 나라로 갈수록 공공재가 좋습니다. 도로가 잘 깔려있고 통신망이 잘 되 있고 환경이 깨끗하고 학교가 잘 되어 있고 공교육이 잘 되어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산업화가 환경을 망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겠어요. 그러면 산업화가 많이 되어 있는 스위스나 스웨덴은 엉망진창이 되어야 되잖아요 지금. 그리고 산업화가 안 되어 있는 인도나 방글라데시 가보면 깨끗하고 좋아야 되겠네요. 다녀오신 분 계시죠? 인도 한번 가 보세요. 그런 쓰레기통이 없어요. 뭐가 보이십니까? 환경도 돈 주고 사는 재화예요.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으니까 유지가 되는 겁니다. 인도가서 환경운동해보세요. 한끼도 못 얻어먹고 얻어 터집니다. 그 사람들은 지금 먹고 살기 바쁜데 ‘환경보호’해 보세요. 그냥 놔두겠어요? 우리도 환경보호 운동이 힘을 얻고 환경이 그나마 깨끗해진 것도 우리가 5천불 소득 지나서부터라는 것을 아셔야 해요.
환경이 그럴진대, 복지, 복지도 인프라죠. 지금 대한민국은 그래도 쌀이 천만섬씩 남는 나라 아니에요? 그래도 적어도 굶는 사람은 없잖아요. 여러분 복지제도가 사회주의의 이상이라고 생각하시면 착각입니다. 시장경제 자본주의의 원조가 미국, 영국입니다. 오죽하면 영?미식 자본주의라는 말이 나왔겠습니까? 미국?영국의 복지제도가 그럼 한국보다 나쁜가요? 아니죠. 더 좋죠.
사회주의적 이념으로 따지면 중국이나 인도가 우리보다 훨씬 더 사회주의적이죠. 그러면 중국이나 인도의 복지제도가 우리보다 좋을까요? 아니에요. 인도에 가서 빈곤층이 된다는 것은 목숨의 문제입니다. 그래도 한국은 아직 빈곤층이라도 핸드폰 들고 있잖아요. 노숙자가 핸드폰 들고 있더라고요.
여러분 남의 나라 얘기할 것도 없습니다. 30년 전의 대한민국의 빈곤층과 1975년의 대한민국의 빈곤층과 2005년의 대한민국의 빈곤층, 비교가 안 됩니다. 그때는 혼식장려와 보릿고개가 있구요, 굶는 사람이 많았어요. 지금은 아니잖아요, 지금은 다이어트 열풍, 웰빙에 모든 것을 다 하고 있잖아요? 그게 바로 소득이고 그게 바로 경제성장입니다. 이게 그 동안 대한민국이 사회주의가 되가지고 복지국가가 된 것이 아닙니다. 차이가 있다면 경제력의 차이일 뿐이에요.
제가 작년에 태국에 놀러가서 태국의 경제학자들과 만나봤는데요. 태국의 경제학자가 자랑을 하더라고요. 태국도 이제는 복지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무슨 얘기냐? 솔깃해서 물어보니까 의료보험을 한대요. 그러냐? 이제 하냐? 얘기 좀 들어보자 했더니 직장 의보를 하고 있더군요. 지역 의보는 안하느냐 했더니 지역의보는 아직 소득파악이 안 돼서 멀었데요. 그래서 격려해 줬지요. 우리도 시작할 때는 그랬다. 잘 해봐라 그랬어요. 왜냐? 걔네들은 소득이 2,500불입니다. 우리는 만불이잖아요? 우리는 그래도 사대보험 쫙 갖추고 있잖아요. 산재보험, 실업보험, 국민연금에, 의료보험까지 쫙 갖추고 있잖아요.
그런데 여러분 우리의 잘난 보험제도, 복지제도를 들고 스웨덴 가서 설명하면 걔네들이 뭐라고 하겠어요? 수고했다. 우리도 처음엔 그랬다 소리 당연히 나오죠. 차이는 뭐겠어요? 스웨덴은 4만불이에요,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는 1만 불이고. 여러분 4만불짜리 자동차와 만불짜리 자동차가 성능이 같을 수가 없죠.
그러니까 여기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구호와 따뜻한 마음과 의지만 가지고 국민이 잘 산다면, 그리고 가난한 사람은 복지제도로 부양한다면, 세상에 가난한 나라는 있을 수 없죠. 하여튼 국민을 먹여살리는 것은 기술이고 의학입니다. 병 고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고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고 경제적 성장과 잉여로써 창출되는 것이지,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 그래서 마지막 10분 동안 한국경제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느냐. 오늘의 결론이자 여러분 마음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을 결론입니다.
세계지도를 펴 놓고 보면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가 이백몇십 개 나라 중에 거의 90%입니다. 헌법상 사회주의를 갖고 있는 나라는 얼마 안 됩니다. 다 시장경제입니다. 아프리카 남미 다 시장경제예요. 그런데 시장경제 한다고 다 잘 사는 것은 아니죠. 시장경제해서 성공한 나라가 오히려 예외예요. 그 중에 대표적인 케이스가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입니다. 제대로 한 것이거든요. 제대로 해야죠.
어떤 나라든지 시장경제 한다고 하면서 시장경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절대빈곤 또는 이런 트랩(trap 덫)에 걸립니다. 그럼 한국은 지금 어디 있느냐? 트랩에 걸려 있지요. 잃어버린 8년이예요. 이제 올라가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올라가야 하느냐? 한국이 왜 90년대 이후 잃어버린 8년으로 행보를 하고 있냐. 본질은 성장 잠재력의 저하입니다. 여러분들 성장 잠재력이라든지 잠재성장률이라든지 이런 것을 신문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또 여러분들 지역사회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성장잠재력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셨을 겁니다. 이 성장 잠재력이 저하되고 있어요.
87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요. 여기에 더해서 경제주체들이 열심히 부가가치를 창출해서 돈 벌어서 부자가 되려하기 보다는 뜯어먹고 갈라먹기, 참여와 분배의 이름으로 뜯어먹고 갈라먹기, 만민의 만민에 대한 투쟁으로 보라는 것이 한국 경제의 병의 원인입니다. 경제주체가 3개 있습니다. 기업, 근로자, 소비자인데, 이 세 주체들이 열심히 일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해서 소득을 올릴 생각을 안 하고, 재테크나 이전소득, 말이 좋아서 이전소득이지, 뭡니까? 뜯어먹기, 바로 이러한 것에 몰두하니까 한국이 경제활력을 잃는 것이죠.
사람들이 돈 버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제일 쉬운 방법이 남의 돈으로 살기입니다. 증여받기, 상속받기가 제일 쉽고 거기에 맛들리면 딴 거 못 합니다. 로또복권도 사실 뜯어먹기의 한 증후군이거든요. 두 번째 방법은 조금 노력이 필요하지만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 재산 가치 올려서 현금화해서 먹고 살기입니다. 말이 복잡하지만 이것이 바로 재테크입니다. 주식이든 땅이든 아파트든 우리 주변에 산다는 사람들은 모두 요 부류입니다. 땅값이 올랐거나 주가가 올랐거나. 세 번째 방법이 제일 어려워요. 남에게 인정받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 받고 살기. 변호사, 교수 여러분이 받고 있는 월급도 마찬가지예요.
경제학의 기본 명제 중에 하나가 나의 소득은 누군가의 지출이라는 명제가 있습니다. 증명이 필요한가요? 소득은 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받은 강사료는 저에게는 소득이지만 주최 측에게는 비용이죠. 저는 그 소득을 가지고 소주를 사먹으면 지출이지만 소주집 사장은 소득이잖아요. 그러니까 나의 지출은 누군가의 소득이 되고 그 소득은 누군가의 지출이 되죠. 그 지출은 누군가의 소득이 되죠. 그게 돌고 돌아서 작년에 780조원이 나온 겁니다. 그게 우리의 국민소득이고 생산량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메면 갑자기 남대문 시장에 매기가 없어지고 식당에 사람이 안가는 거죠. 그러면 가난해지는거죠. 그래서 사실은 건전한 소비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거기서 나온 건대요. 나의 지출이 누군가의 소득이 되니까요. 그런데 돈을 벌려면 누군가에게 제공을 하고 해야죠. 은행에서 국민소득 계정을 매일 카운팅(counting)하잖아요. 그게 부가가치가 늘어나요.
여러분이 증권투자를 해서 100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그거는 국민소득에 안 들어갑니다, 나한테는 소득이지만. 아파트를 팔아서 1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나는 돈을 번 것이지만 GNP에 국민소득계정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남에게 증여받은 것은 전혀 국민소득에 안 올라갑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방법 중에 제일 편한 것이 남의 돈으로 살기, 두 번째 재테크하기입니다. 세 번째가 제일 피곤합니다. 매일 남에게 돈을 받아내야 하지 않아요? 이게 쉬운게 아니에요. 그런데 이 방법만이 진정한 GNP를 올립니다.
그런데 어떤 결론이 나오느냐? 경제학이 복잡한 것 같지만 뻔한 얘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경제주체들은 기업이나 근로자나 소비자나 편하게 많이 먹고 살고 싶어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강의 안하고 연봉 올려달라고 맨날 주장하는 겁니다. 학생들도 공부 안하고 학점 받을려고 하는거나 똑같은 거예요. 인간은 누구나 다 그래요. 그것이 본질이에요. 그러니까 경제주체들은 그냥 놔두면 어떻게든 편하게 돈을 버는 쪽으로 관심이 갑니다. 재테크도 재미있죠. 부가가치 창출보다는 재테크가 재밌고요, 투기가 재미있고요, 그것보다는 우겨서 뜯어먹고 살기가 더 재밌습니다. 그러니까 경제주체들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독일이나 똑같이 어쩔 수 없습니다. 다 똑같습니다. 그냥 놔두면 1번, 2번으로 갑니다. 3번 방법은 힘듭니다.
그래서 경제정책의 핵심은, 경제정책의 알파의 오메가는, 그것이 통화정책이든 금리정책이든, 조세정책이든, 산업정책이든 한결같은 공통점은 뭐냐? 모든 경제주체들이 3번 자기 힘으로 먹고 살게 만드는 겁니다. 경제주체들을 뜯어먹고 갈라먹기에 몰두하게 한다던지 몰두하게 만드는 제도나 시스템이나 정책은 경제활력을 떨어뜨립니다.
여러분 경제정책이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무슨 이상한 그래프, 방정식이 나오고 표가 나오니까 헷갈리시죠. 맨 밑에는 경제학자들만 낄낄대고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뻔한 거예요. 뿌리는 하나입니다. 경제라는 것이 결국 먹고사는 문제고요. 일을 해서 생산을 해야 우리가 소비가 가능한데, 경제주체들 부가가치 주체들이 만들고 일을 해야 잘 살 것 아닙니까? 경제주체들이 만들고 일을 안 하면, 서로 뜯어먹고 갈라먹고 재테크하고 이런 쪽으로만 관심이 가면 그 경제가 활력을 잃죠. 그것이 한국병입니다.
경제주체들은 어떻게 하든지 주 5일제로 일하고 싶고 어떻게 하든지 세금 안 내고 싶고 남의 돈으로 살고 싶고 증여받은 돈으로 살고 싶고 보증금 받아 살고 싶은 것이 사실이거든요. 문제는 경제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개방정책이든 세금정책이든 경쟁정책이든 부지런히 일하면 긴장감을 줘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는 정부가 나서가지고 나눠가져라 거져가져가라 했어요. 지금 보시다시피 부동산 열풍 불잖아요. 대한민국이 언제부터인가 열심히 일해서 생산해서 돈버는 사람은 바보가 되었습니다.
70-80년대는 안 그랬습니다. 중동에 그냥 갔어요. 그리고 그냥 월남에 갔어요. 베트콩 죽이러 간 것 아니에요. 맹호부대 청룡부대보다 먼저 간 사람이 있어요. 대한통운 현대건설 등이 먼저 갔어요. 70년대 오일파동 나니까 중동에 그냥 갔어요. 뭐하는지도 모르고 갔어요. 60년대는 대학 나온 사람이 독일에 가서 광부했어요. 이것이 대한민국의 성장사예요. 그때는 열심히 일하면 돈 벌 수 있고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살 수 있고, 내가 중동에서 고생하지만 우리식구들과 내 집에서 잘 살 날이 오리라는 생각을 다 갖고 있었어요. 지금 대한민국 한 번 보세요. 그런 사람 있어요? 대기업, 중소기업, 근로자, 소비자 할 것 없이 이제는 갈라먹기, 뜯어먹기, 분배, 형평 얘기하면서 공리 공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게 한국병의 원인입니다.
이 말씀은 다음 그래프로 드릴께요.
이 그래프가 대한민국의 40년의 성적표입니다. 60년대 장면 수상이 수상할 때 대한민국이 1.2% 성장했습니다. 61년에 5% 성장했고요. 그래서 우리가 천불소득을 79년에 했잖아요. 그 전에 12%-13% 막 성장했어요. 그리고 10.26직후에 우리 광주항쟁 나고 했을 때 굉장히 어려웠죠.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 경험했고요. 그리고 전두환 7년, 노태우 5년, 김영삼 대통령 5년 그 때 이렇게 됐죠. 요게 외환위기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시죠? 한국사람들이 고추를 고추장 찍어먹는 유일한 국민입니다. (웃음)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이 외환위기 직후에 열받은 거죠. 무언가 화끈하게, 그 때 무섭게 해냈습니다 사실. 금도 모아 팔고 기업들 무자비하게 사람 자르고 했어요. 살아남아야 할 것 아니에요. 그 저력이 이런 일을 해낸 겁니다. 그 다음에 바로 두 자리수로 성장을 하고 외환 위기를 빠르게 극복했습니다. 완전히 극복했는지 안 했는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적어도 지표상으로는…. IMF에 진 빚 갚은 걸로 치면 기네스북에 올라가는 신기록을 세웠죠. 멕시코나 아르헨티나보다 빨랐죠. 자 어쨌든 한국이 그렇게 왔어요.
2002년도 여기 6.3%는 대선 앞두고 신용카드와 가계 대출 풀어서 올린 겁니다. 결국 그래가지고 2003년도에는 3.1%로 뚝 떨어졌잖아요. 그리고 지금 2%대로 와있어요. 자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성장률의 부침인데요. 경제학이 과학이라고 했잖아요. 이걸 비선형 계측법이라고 해서 (전파공학에서 나오는 이야기에요) 추세선을 따져보면 이것이 엎어진 U자로 나옵니다. 이게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요. 엎어진 U자의 추세선 정점이 1987년말 9%입니다. 요 까만 선을 추세선이라고 하는데요, 추세선이 경제학 교과서에서 얘기하는 성장잠재력(Potential Growth Rate)입니다. 이게 9%였고요. 96년에 쭉 내려와서 이게 한국은행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4.5%예요. 지난 주에 금융연구원의 어느 박사가 추계해 보니까 성장잠재력이 3%대로 내려왔다고 하고 있어요.
요걸 조금 더 학술적으로 얘기하면, 한 나라의 경제가 물가불안을 초래하지 않고 달려갈 수 있는 최고속도가 성장잠재력입니다. 이 까만선 이상의 성장을 한 해는 예외없이 그 다음해에 물가가 불안했어요. 그래서 경제학에서는 요 까만 선을 호황과 불황의 경계선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작년에 이헌재 부총리나 이런 사람들이 대한민국 경제는 5% 성장해야 한다고 잠꼬대처럼 얘기한 이유가 뭐냐하면요, 그게 5%가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이고 호황과 불황의 경계선이기 때문에 우리는 불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 그거예요. 5%성장해야한다고…. 성장 잠재력이 그런 의미라는 것은 아실 수 있죠.
자 그럼 여기서 무엇을 볼 수 있느냐? 이 추세가 지속되면, 한국경제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5년 뒤에 십년 뒤에 이게 0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추세적으로 십몇 년째 이렇게 되고 있습니다. 0이 되면 호황과 불황의 경계선이 0%라는 겁니다. 마이너스 성장 플러스 성장이 반복이 되면서 1% 성장에 감사해야 할 날이 온다는 얘기죠. 성장엔진이 꺼지는 거예요. 성장잠재력이 소진이 되는 거예요.
이게 이론적 가능성이 아닙니다. 일본이 지난 13년간 성장률의 합계가 0인 거 아세요? 우리가 그쪽으로 가고 있는게 통계적으로 입증이 되어 있어요. 중남미나 아프리카로 가 보면 성장잠재력이 마이너스로 나와 있는 나라 많습니다. 이것이 허구의 이론적 수치가 아닙니다. 주가가 떨어질 때 계속 떨어집니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어떻게 됩니까? 올라가는 건 짧고 꺼지는 것이 깊고 이러면 내려가는 것 아닙니까. 추세거든요. 대한민국의 성장잠재력을 그래프를 보세요. 올라갈 때는 ?F은데 내려갈 때는 푹푹 떨어집니다. 연초에 한국경제가 회복조짐이 나왔다고 해서 주가가 뛰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지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또 꺼졌죠? 썰렁하죠? 올라가는 건 잠깐이고 꺼지는 것은 깊어요. 이게 경제학자들이 보는 추세선입니다. 이 추세가 앞으로 계속, 대한민국이 이런 상태로 몇 년 더 가면 대한민국은 장기침체로 가요. 한덕수 부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얘기했잖아요?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간다, 어느 재야인사가 한 얘기가 아니에요. 정부 당국자가 얘기했습니다. 그 사람도 아는 거죠.
오늘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제학이 과학이라고 했잖아요. 의학이라고 했잖아요. 지금 한국경제가 어떤 병이 있는지 증상도 나왔고 처방도 나왔어요. 병명도 압니다. 이것이 처방입니다. 성장 잠재력을 결정하는 변수가 뭔지는요? 실증적으로 이론적으로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연구를 해서 이제 학계에서는 감기 걸리면 무슨 약먹고, 폐렴걸리면 무슨 약먹고, 당뇨병에 무슨 약 먹는지 의사들이 당연히 처방하듯이요, 성장잠재력이 떨어지면 이런 약을 먹으라고 경제학계에서는 처방이 나와 있습니다. 제가 만든 처방이 아니고, 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에서 나온 것이고 경제개발론 교과서에 있습니다.
자본이 많은 나라,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나라, 그리고 생산성이 높은 나라, 이 경제가 뜨는 겁니다.
그리고 이 변수가 추출된 계기가 대한민국인 것 아세요? 경제발전론이라는 일천한 학문이 60~70년대 형성되면서 가장 연구대상이 됐던 케이스가 한국입니다. 한국이 이상하게 뜨거든요. 이놈들이 왜 뜨나?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어서 분석해보고 까발겨보니까 요런 변수들이 학문적으로 나온 거예요.
하나씩 좀더 자세히 볼까요? 자본이 많은 것 당연히 좋죠. 한국이 어려울 때, 그리고 지금도 가난한 나라 가 보면 자본이 부족해요. 자본은 인적자원, 물적자원 두 종류가 있습니다. 휴먼 캐피탈(human capital), 피지컬 캐피탈(physical capital)입니다. 인적자본은 교육제도를 통해서 양성하는 겁니다. 물적자원은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통해서 축적하는 겁니다. 아까 말씀드렸죠? 대한민국은 지난 5년동안 설비투자, 기술투자, 기업투자 안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적자본을 양성해야 하는 교육이 21세기에 맞는 인간자원들을 만들어 내고 있냐 말이죠. 문제죠. 그래서 경제전문가들이 교육 얘기를 하는거예요. 교육 쪽에 있는 사람들이 왜 우리를 자꾸 경제논리로 끌어가느냐고 그러는데요? 우리도 연구해 보니까 인적자본이 취약한 나라가 성장잠재력이 떨어지는 것을 봤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반시장적인 것에 반세계화적인 것에 젖어있는 19세기형 아이들을 만들고 있는 거 아닌지 생각해 볼 점이죠. 이처럼 자본이 있어야 되구요.
두 번째로 넘어가면요 경제활동 참가율요.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1%입니다. 즉 무슨 이야기냐 하면요,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야 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죠. 그 나라의 경제에서 남의 돈으로 사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경제가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 당연한 것 아니에요? 초등학생도 알죠. 그걸 우리는 막 폼나게 얘기하면서 먹고 삽니다. 남의 돈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경제는 활력이 떨어지죠. 선진국은 70%입니다. 우리나라는 61%입니다. 10명 중에 4명이 지금 남의 돈으로 살아요. 생산활동을 안 해요.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올라가야 하는데 한국은 여러 가지로 분석을 해 보면 떨어질 요소밖에 없어요. 여러분 애 안 낳잖아요. 또 웰빙을 너무 잘해 오래 살잖아요. 은퇴한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니까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지죠. 경제학적으로 보면 일 없이 오래사는 것도 국민경제에 부담되는 것입니다. 참 잔인한 얘기죠. 경제논리가 그렇습니다. 오래 살 거면 오래까지 일을 하든가, 경제활동에 참가 안 할 거면 빨리 가든가 그래야 하는 거예요. 지금 대한민국은 어떻게 돼요? 은퇴연령이 자꾸 내려가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 자꾸 오래 살고 있잖아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이것은 반대로 가야 합니다. 은퇴연령을 늦추고…, 그렇다고 빨리 죽으라는 얘기는 아닌데요. 그런데요. 애들을 안낳는다고 난리잖아요.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그런 경험을 한 것이 아니죠. 아시잖아요. 독일, 이탈리아 이런 나라들 난리났잖아요. 이 나라들은 그 경험을 10~20년 전에 이미 했어요. 그래서 그 나라 사람들도 애 많이 썼어요. 하다하다 안돼서 그 사람들 어떻게 했어요? 결국은 이민을 받아들였죠. 한국도 시간의 문제예요. 전 인구의 50%가 남의 돈으로 사는 은퇴인구가 되어 버리면 50%의 젊은 세대가 먹여 살릴 수가 없어요. 수학적으로 불가능해요. 힘든 상태로 내려갈 때가 온단 얘기죠.
그 다음, 생산성 이것도 뻔한 얘기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도 input, output인데 자동차도 연비가 좋은 차도 있고 나쁜 차도 있잖아요. 나라 경제도 연비가 나쁜 경제도 있고 좋은 경제가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을 잘해가지고 맥시마이즈(maximize)하면 뜨는 거구요, 그 멀쩡한 자원을 낭비하고 여기저기 써버리면 침체하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가 총요소생산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생산적 활동에다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뻔한 얘기인데 어렵게 한 것입니다. 경제주체들이 부가가치창출을 통해서 돈을 벌려고 신경을 쓰도록 시스템이 가야 돼요.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경제주체들을 그렇게 끌고 가야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언제부터인가 경제주체들을 놀아라, 나눠줄게, 너 편하게 살게 해줄께, 재테크해라, 투기해라 쪽으로 끌고 가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생산성이 떨어지죠. 사람들이 부가가치창출보다는 지대추구, 특혜, 배분 이런 것에 관심을 갖는 겁니다. 국민은 놀고 먹고 싶어하지만 경제를 책임진 정부는 국민을 그렇게 유도하면 안되죠.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정부 하는 것좀 보세요.
그리고 개방과 경쟁입니다. 스위스, 몽고, 우간다는 사방이 땅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월드뱅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바다에 접해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성장잠재력이 1%가 떨어진데요. 그만큼 교역과 개방이 자극제가 되고 경쟁이 일으킵니다. 북한이 그렇게 못사는 것 같아도 신의주 쪽은 먹고 사는 이유를 아시죠? 그게 바로 중국과 교역을 하기 때문이에요. 대한민국이 이렇게 살게 된 것은 교역 때문입니다. 개방하고 교역하는 것이 그 나라 국민을 잘 살게하고 그 사회를 활기차게 한다는 것은 통일신라시대의 경주를 보나 전성기 시대의 고려를 봐도 입증이 되는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대한민국은 언제부터인가 개방과 경쟁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세를 얻기 시작하고, 이제는 목소리 큰 이 집단이 한결같이 개방거부 경쟁거부예요. 교수가 그러죠, 교사가 그러죠, 농민이 그러죠, 노조가 그러죠. 그러니까 한국경제가 모두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바쁜 거예요. 개방과 경쟁 좋아하는 사람 없습니다. 저도 싫어요. 우리 과에 경제학 교수 하나 더 뽑는다고 하면 제가 막어요. 저도 경쟁이 싫죠. 그래서 교수되기가 어려운 거죠. 그렇지만 나라 경제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프지만 힘들지만 그런 저항이나 반발을 무릅쓰고 국민들을 주먹쥐고 부지런하게 생산적으로 뛰도록 만들어야죠. 개방하고 경쟁을 도입해서 그렇게 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그 다음에 요소시장 유연성은 잘 아시는 얘기이므로 긴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자 그래서 결론입니다.
성장잠재력을 결정하는 변수로 볼 때 우리가 한국경제를 다시 하향추세를 다시 위로 올려서 한국 경제를 엔진을 아이템을 올리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뻔합니다. 교육개혁이고 교육환경개선이고 투자하게 하고, 시장개방 경쟁촉진이고 고용과 생산성,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게 하는 이런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개혁인데, 지금 대한민국은 운전석에 앉아서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느냐 이거죠. 놀아라. 나눠줄게. 참여해라. 형평이다, 분배다 이런 식으로 가면서 기업들조차도 이제는 개방반대예요. 전경련도 개방반대예요, 상공회의소도 반대예요, 노조도 반대예요, 교수도 반대예요, 우리도 대학개방 반대입니다. 어떻게 하버드가 한국에 와서 교육을 하냐 우리도 그러고 있어요. 우리도 사적이익집단으로써 우리의 이익이 있죠. 그러나 그러한 사적이익집단이 나라를 지배할 때 한국사회는 질식하는 거죠.
결국 보면 병명도 알고 처방도 나와 있잖아요. 그러면 먹으면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 들으신 바와 같이 처방 하나하나가 써요. 쓴 약이에요. 생살을 째요. 눈 앞에 갈등과 혼돈이 두려워서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거예요. 미숙한 사람은 속에 종양이 있다 그러면 의사가 째보자고 하지만, 성숙한 사람은 찾아가서 째달라고 합니다. 이것이 암일지도 모르니까 빨리 하는 것이 나를 살릴 것이다 하는 성숙한 생각을 갖고 있죠. 미숙한 사람일수록 어떻게 수술 안하면 되냐고 사방팔방 찾아다니다가 계룡산 도사에게 꼬임에 넘어가고…, 이런 사람이 미숙한 사람이에요.
지금 한국 경제가 그런 위험에 빠져 있다 이거죠. 해야 할 일이 있어요. 개혁을 해야 돼요. 지금 경제주체들이 경제를 하려는 의지를 일깨우고, 쓴 약을 먹을 수 있는 성숙한 의사결정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눈 앞의 갈등과 고통과 분란이 두려워서 그것을 못 넘고 자중지란에 빠져있는 것이 아니냐. 결국 국가전략의 문제고 지배구조의 문제다. 그래서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정직과 성실이 보상받는 사회풍조, 이것이 잘 사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슬라이드를 이렇게 말씀드린 겁니다.
여러분들 지도층이시니까 많은 나라 가보셨을 것 아니예요. 잘사는 나라만 가보셨나요? 아니잖아요. 못사는 나라도 다 가 보셨잖아요. 공통점이 뭡니까? 되는 나라는 열린 사회, 자유와 창의가 꽃피는 사회, 다양성과 법치주의가 존중받고 기강, 효율, 실용주의가 넘치는 나라, 안되는 나라는 한결같이 폐쇄주의, 민족정서, 집단정서, 획일주의, 영합주의, 무질서, 비효율, 이념 갈등, 공리공론에 쩔어있는 나라들이 몰락한거죠.
지금 대한민국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의 지난 몇 년 동안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가? 우리의 선택은 자명하죠. 여러분들 앞에서 제가 너무 주제넘은 말씀을 많이 드렸는데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교수는 뻔한 얘기를 되게 어렵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사실은 다 아시는 내용일 것 같은데, 혹시나 여러분들이 앞으로 큰 일을 하실 때 이런 내용이 나라의 방향을 결정짓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신다면 저로써는 영광이겠습니다.
일단 제 말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사회자 박종운) 강의를 너무 재미있게 하셔 가지고 조금 전에 식사 하셨는데도 한 분도 안 조시네요. 질문 있으신 분 질문해 주십시오.
(황창연) 오늘 경제학 교수님을 모시고 이렇게 한국경제를 진단하는 말씀을 경청하고 보니까, 항상 저 자신도 고민하고 있지만 한국사회 경제의 현 주소를 잘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마지막 화면에서 왼쪽에 있는 부분을 강조를 한다면, 일종의 경쟁을 우선시 한다던가 이런 주의 내지는 요즘 말하는 신자유주의 사상이라든가 이런 쪽으로 해석이 되고요. 오른쪽은 그 쪽하고는 배치가 되는 것, 평등을 강조한다든가 하는 거지요. 요즘 공무원을 이렇게 만나봐도 평등을 상당히 많이 강조하고 하는 것을 굉장히 많이 보거든요. 신문에서도 많이 보도가 됩니다만 경제학계에서도 변형윤 교수를 중심으로 한 학파와 또 서강학파, 이렇게 크게 대비가 된다고 하면서 경제계가 양대 주류로 나뉘어 논쟁을 거듭해왔습니다. 저도 학창시절에 학교에서 배울 때는 왼쪽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수업을 받아왔고 또 그것이 맞는 걸로 알고 그쪽으로 매진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국가가 양분되어서 상당수 국민들은 저런 의식을 별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국민들이 좋아하는 현상도 말씀을 하셨지만 올바른 방향이 저런 것이라는 것을, 제가 배웠을 때의 올바른 방향이 저는 지금도 맞다고 생각을 하는데, 좀 국민들에게 많이 확산시키고, 또 우리나라의 정책결정을 주도한다는 공무원 집단에게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의 국장들을 만나보면 ‘우리 국민은 평등을 선호하지 않습니까’ 라며 노골적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지금 한국경제가 어려워진 그런 이유라고 반드시 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에게 ‘지금 우리는 상당히 성장을 해야 할 시기인데 분배와 복지를 논함으로써 성장엔진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냐. 전반적으로 방향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국민들을 교육시킨다던가 텔레비에서 많이 나오셔서 국민들을 일깨워 주신다던가 이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또 ‘그럭저럭 부자는 못되지만, 2만달라 선진국은 못 되지만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지 않느냐. 이래서 더불어 못 먹고 사는 사람없이 같이 먹고 살자’ 이런 병에 빠졌지 않느냐 하는 것을 깨우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좋은 해법이 없으신가요?
(김종석 교수) 글쎄요. 어려운 질문인데요. 의학도 양의가 있고 한의가 있고 다 고칩니다. 그러나 인간관이나 사람을 들여다보는 방법은 다르잖아요. 사람 고치게 하잖아요. 경제학도 그런 차원의 건전한 견해 차이는 있습니다. 물론 한의와 양의간의 갈등도 종종 있지만요. 경제학계에도 분명히 진보적 학파가 있고 보수적 학파가 있고, 자유주의 학파가 있고 단체주의적 학파는 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배웠고 논리구조 속의 학문적 체계 속에서의 견해의 차이는 건강한 것이고요. 연구 방법론의 차원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고 경제학자들의 가치관의 차이에서도 기인하거든요. 그러나 경제학자의 타이틀을 달고 나와서 국민들에게 기강해이와 갈라먹기를 부추기는 얘기를 하면 경제학의 가운을 입고는 더 이상 저 사람을 경제학자라고 보면 안 됩니다. 그것은 사이비고 돌팔이입니다. 그러니까 의사가 담배를 펴도 환자가 찾아오면 담배를 끊으라고 얘기하는 것이 의사의 직업적 윤리죠. 아 그거 나도 피는데 피세요라고 얘기한다면 이미 의사로써의 본분을 넘어선거죠. 경제학자는 저도 단상에서 데려와서 텔레비 볼 때는 저도 분배나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죠. 그러나 제가 지금 경제학자로써 대한민국의 온 국민의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을 생각할 때 정도에 맞는 얘기를 해야죠. 그래서 경제정책을 한다고 하면서 이상한 무당같은 소리 하는 사람도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는거죠. 차라리 나는 운동가예요 라고 써 붙이고 나와서, 경제학을 가르치지만 나는 운동가요 라고 얘기하면 차라리 솔직한 거예요. 경제전문가라고 얘기하면서 국민을 가난하게 만드는 얘기를 한다, 그것은 의사가 환자에게 담배 피라는 얘기와 동일합니다. 답변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염춘영) 저는 경영학을 전공했고 조그만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현실 경제에 대해서 명쾌하게 말씀을 해 주신 것 같아서 아주 잘 들었습니다. 저는 경제에 관련된 얘기를 조금 빗겨서, 다른 질문을 해 보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통일을 한 10년 정도 예측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랬을 때 한국 경제상황이 이런데 만약에 통일이 된다면 우리 경제상황을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또 어떤 방법으로 투자를 하면서 끌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교수님 견해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종석 교수) 글쎄 제가 이 자리에서 답변을 드릴 수 있는 간단한 질문은 아닌 것 같고요. 또 제 전문 영역을 넘습니다. 저로써는 딱 한마디밖에 드릴 것이 없네요. 경제체력이 약해서는 북한을 끌어안을 능력도 안 된다는 것만은 분명하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오히려 통일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성장론자가 되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요. 그래야 북한 동포로 나눠줄 떡이 있지 않겠습니까? 답변이 되었나 모르겠네요.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