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이상고온과 심한 일교차 때문에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속적인 만성기침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혹시 큰 병에 걸린 것 아닌가 불안해 진다. 치료를 받아도 여간해서 좋아지지 않는 만성적인 기침의 원인과 그 대책을 살펴본다.
■ 만성기침의 정의
만성기침이란 최소한 3주 이상 좋아지지 않고 계속되는 기침을 말한다.
가래가 많고 열이 나면서 생기는 기침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래도 별로 없이 목이 간질거리면서 마른기침만 계속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 만성기침의 원인
이러한 만선기침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흡연. 후비루(코가 뒤쪽으로 흘러 내려 가는 것)
감기 후에 생기는 기도과민성, 심하지 않은 천식, 위식도 역류, 만성 기관지염의 여섯가지다
이 여섯 가지가 만성기침의 원인 중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밖에 드물기는 하지만 중요한 원인으로는 페결핵이나 기관지 결핵, 일부 혈압약의 부작용, 심부전증, 페암 등이 있다. 대부분의 만성기침은 한가지 원인에 의해 생기지만 1/4정도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기도 한다.
■ 원인에 따른 대책
ⓐ 오랫동안 기침이 계속되는 경우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는 만성기침의 가장 큰 이유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만성기침이 생겼다면 이런저런 치료를 생각하기 전에 일단 금연해야 한다. 그러면 한 달 이내에 기침이 멎는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라면 혹시 집이나 직장에서 먼지나 연기. 화학물질 등에 의해 호흡기가 자극 받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감기를 비롯한 상기도 감염 후에 생기는 기도(숨길)과민성
만성기침이 심한 감기를 앓고 난 뒤에 계속되는 경우라면 이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더 크다.
감기를 앓고나면 목이나 기관지가 예민해져서 조금만 자극해도 기침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도 예민성은 두 달 이상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감기 후에 발생한 만성기침이라면 두 달 남짓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물론 기관지를 자극할만한 담배연기나 먼지를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후비루를 의심해봐야
만성적인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사람에게 생긴다. 코가래가 조금씩 코 뒤쪽으로 넘어가서 목을 계속 자극하기 때문에 목이 간질거리고 기침이 난다. 이런 경우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심한 경우에는 축농증이 있는지 엑스레이로 확인해 근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 만성 기관지염
만성기관지염은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먼지가 많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며, 가래가 많은 기침을 한다. 이런 사람들은 기관지 확장제, 가래 줄이는 약, 기침 줄이는 약 등을 함께 처방 받아 복용하면 도움이 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가래가 아주 진하고 많거나 기침이 심하면서 열이 나고 한기가 들거나 하면 혹시 페에 염증이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슴 엑스레이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
ⓔ 마른기침만 계속되는 천식
원래 천식은 기관지가 경련을 일으켜 숨이 차고 가래 기침이 나오는 병이지만 이처럼 마른기침만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기침을 오래하고 나면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천식 치료를 해야 기침이 가라 앉는다.
ⓕ 위식도 역류질환
위산이 식도 쪽으로 올라오면서 목에 자극을 주어 생기는 기침인데, 주로 밤이나 누운 자세에서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잠자기 전에 뭘 먹거나 마시는 것을 피해야 하며, 잠 잘 때 베개를 높게 해 머리를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술이나 담배, 커피, 초콜릿, 기름기가 많은 음식, 신맛이 나는 음료를 피해야 한다. 제산제(미란타.겔포스 등)나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약(큐란.잔탁 등)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 혈압약 복용한 후 기침 발생
일부 혈압약 중 기침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는 약이 있므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때에는 다른 혈압약으로 바꾸면 된다. 이런 노력으로도 좋아지지 않는 만성기침이라면 좀더 중한 질병들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한 질병들은 기침 이외에 다른 증상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 만성기침의 예방
가장 중요한 것은 감기 앓는 동안이나 기침이 나는 동안만이라도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간접흡연과 사무실이나 작업장의 혼탁한 공기도 문제가 되므로 자주 환기를 하고 실내 흡연을 피하도록 주변사람들에게도 주의를 주어야 한다. 되도록 물을 많이 마셔서 기관지의 염증이 심해지고 가래가 짙어지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보리차나 과일주스, 차 등의 음료수를 자주 마시자. 알러지성 병이라고 방치하지 말고. 특히 감기 같은 상기도 감염에 걸리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 물론 이렇게 주의하고 치료를 받는데도 기침이 계속되거나, 여러 가지 다른 증상(체중감소. 누런 가래. 피가래. 피로감 등)이 함께 생긴다면 보다 자세한 검사를 받아서 좀 더 심각한 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가성심병원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