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등에 땀이 주르르 흐를 만큼 무더운 날씨. 방과 후 문방구 앞에는 아이들이 앞을 다투어 얼음과자를 산다고 난리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생협 아이들의 세 가지 반응. 첫깨, 생협인지 아닌지 전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아주 자연스럽게 무리에 합류한다. 둘째, 표정에 고민의 빛이 역력하지만 참고 지나칠 만큼의 내공은 쌓지 못했고 에라, 오늘 한 번만이다.(우리집 아들, 딸이 여기 해당) 셋째, ‘저건 모두 황색4호가 들어가 있어, 먹으면 절대 안돼. 내 몸을 상하게 하고 엄마가 아시면 속상해 하실 거야, 집에 가면 엄마가 나 줄려고 시원한 간식 준비해 놓으셨을거야’ 하면서 고개도 안 돌리고 곧장 집으로 달려간다(편집팀장 이모씨 큰아들?) 내 아이는 어디에 해당될까?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운 날, 남들이 먹는 걸 안 봤으면 모를까 보고도 지나치는 일이란 어른들에게도 고문일 터인데 하물며 어린 아이들에게랴. 하지만 어쩌다 한 번 스트레스 해소차원에서 먹어주는 것이 아니고 더위를 반짝 식히는 수단으로 온갖 식품첨가물이 다 들어간 불량 얼음과자를 날마다 먹게 놔두어야 할까? 아예 못 먹게 하는 일은 어렵겠지만, 일명 불량식품 먹는 횟수를 대폭 줄이고 엄마표 간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어떨까? 하지만 너무 찬 것이나 단 것도 중독되고 그리 건강한 먹을거리라 보기는 어렵다. 얼음과자의 경우 한여름 무더울 때만 일주일에 한 두번 날짜를 정해 같이 만들어 보는 정도가 좋을 듯하고, 꿀이나 조청의 양도 차츰 줄여 재료 자체가 갖는 고유한 맛을 제대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 아이들이나 어른들에게 중요할 듯하다. 먼저, 아이에게 시판되는 얼음과자나 음료에 들어있는 색소의 나쁜 점을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 수수께기식으로 문제를 내어도 좋다. 예를 들면,
나는 누구일까요?
1. 나는 너희들이 요새 자주 먹는 아이스크림, 음료수, 과자 등 안들어 가는 곳이 없지.
2. 나 많이 먹으면 너희들 뇌에 찌익-하고 상처가 나. 그러면 공부할 때 집중을 못하고, 또 별거 아닌 일로 소리를 지르고 주먹이 나가는 난폭한 아이가 되기도 하지.
3. 게다가 난 너희 몸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독같은 거야. 그런데 내가 몸속에 들어가면 너희들 몸속에 있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을 많이 먹어치워야 된단 말씀이야.
3.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난 사실 석탄이나 석유로 만들어. 나를 많이 먹는 건 차에 넣는 기름을 컵에다 따라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지. 내가 누구게?
맞아! 바로 그 악명 높은 식용색소 황색 제4호와 그 친구들!
좀 더 큰 아이들에게는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나머지 식품첨가물 - 유화제, 안정제, 감미료 등- 을 덤으로 알려준다.
간장에 참기름 타면 참기름이 간장위에 둥둥 뜨지? 아이스크림에는 우유가 들어가는데, 우유지방이 기름처럼 다른 재료랑 잘 안 섞이니까 유화제를 써서 쉽게 잘 섞이게 한단다. 그런데 유화제는 우리 몸에 나쁜 화학물질이 들어오면 같이 마구 섞여서 몸 밖으로 못 빠져나가게 하고 오히려 더 잘 흡수하게 만든단다. 또 집에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은 금방 녹아 줄줄 흐르는데 가게에서 파는 건 잘 흘러내리지 않잖아. 이게 안정제의 역할인데, 유화제나 안정제는 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대. 아이스크림은 달콤하지?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설탕은 아이스크림에서 거의 4분의 일을 차지하는데, 요즘에는 설탕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져서 설탕대신에 아스파탐이라는 것도 쓰이지. 아스파탐은 먹어서는 안되는 사람도 있고, 뇌에 종양을 일으킬 수 있대.
자, 그런데 말로만 들으니까 무서운 게 별로 실감이 안나지? 그래서 이 엄마가 준비했지, 바로 바로 색소검출실험을! 짜잔~
[준비물]1. 색이 있는 얼음과자 녹인 것, 다양한 색깔의 사탕 녹인 것(색깔별로, 물에 5배 정도로 희석) 2. 천연쥬스 혹은 과일 야채즙, 식초 3. 중탕냄비, 휴대용레인지, 유리잔 혹은 비이커 (시료의 개수만큼), 나무젓가락 4. 흰털실*(반드시 100% 순모, 그리고 한번 빨아 말린 것이면 더욱 효과가 좋음) 100% 순모사는 단백질로 되어 있어 사람 몸에 실험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실험방법] 1. 각각의 시료 60ml를 유리잔 혹은 비이커에 넣고, 식초를 각각 10ml씩 넣는다. 이 때 털실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각각의 유리잔 혹은 비이커에 넣는다. 2. 준비된 중탕냄비에 유리잔 혹은 비이커들를 넣는다. 이때 나무젓가락으로 잘 저어준다. 3. 10-20분 정도 중탕하면서 관찰한다. 4. 시간이 지난 후 털실을 꺼내 찬물에 씻는다. 5. 털실의 색을 관찰한다.
[실험결과]
인공색소 |
천연색소 |
1. 씻어도 물이 안 빠진다.
2. 시간이 지나도 색이 그대로 선명하다.
3. 천연색소의 10분의 1, 100분의 1만 써도 더 잘 물들고 오래간다. |
1. 씻으면 물이 거의 다 빠져 버린다.
2. 며칠 지나면 색이 바래면서 원래의 색으로 돌아간다.
3. 천연색소로 물을 들이려면 인공색소의 수~십배, 수백배의 양이 들어간다. 그러고도 색이 골고루 안들고 빛에 바래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바랜다. |
그래서 결국 옷감을 물들이는 싸고도 효과만점인 타르계 인공색소를 먹을거리에 쓰기 시작한거죠. |
자, 그렇다면 시원하면서도 몸에 좋은 엄마표 얼음과자를 만들어 봅시다.
1. 살짝 녹은 냉동딸기에 요구르트를 섞어 갈아 다시 얼린 딸기 아이스바는 기본 2. 빙수팥에 산양유를 조금 섞어서 그대로 얼리면 맛있는 팥 아이스바 3. 미숫가루를 타서 얼리면 미숫가루 아이스바. 4. 그냥 요구르트만 얼려도 좋아라 (섭섭하면 꿀을 약간 넣어준다.) 5. 각종 제철과일을 젓가락을 꽂아 얼린다. 재료 무궁무진, 아이디어 무궁무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