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장애인의무고용률 준수를 촉구하는 피켓을 목에 건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박영희 공동대표
최근 장애계는 그들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 줄 대안으로 장애인연금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는 장애인연금제를 일하지 않으면서 소득을 보장해달라는 것으로만 치부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은 정말 일하기 싫어 그들의 생활을 보장해 달라고 우기는 걸까?
“장애인도 노동을 하고 싶다. 고귀한 노동을 하며 빈곤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이 사회는 우리를 노동의 현장에서 배제하고 있다!”
노동할 수 없어 생존권까지 위협당하는 장애인들의 외침의 소리다. 장애인 취업의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5년간 장애인 고용을 기업에서 의무적으로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실시해왔다.
정부 및 민간 기업의 상시 근로자 중 2%를 장애인노동자로 채용할 것을 규정하는 '장애인의무고용제도'는 현재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2004년 현재 민간부문은 1.08%, 상위 30대 기업은 0.79%의 저조한 장애인 고용률로 장애인을 노동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 최고의 기업인 삼성의 장애인고용률은 0.26%로, 30대 기업 중 제일 낮은 상황이며,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않아 납부하는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최고액인 1백 20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법률에 명시된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삼성의 무책임을 규탄하기 위해 4월 19일, 20일 양일간 태평로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 규탄 및 의무고용률 준수 촉구를 위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첫 날인 19일에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박영희 공동대표가 '장애인의무고용율 15년간 최하위 기업 삼성'이라고 쓰인 피켓을 목에 걸고 진정한 사회환원을 하는 기업으로서 삼성을 요구했다.
장애인 고용률 최하위 기업인 삼성은 장애인 고용보다 ‘작은 나눔, 큰 사랑’이라는 사업을 수년 전부터 진행하면서 사회환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장애인 문제와 관련된 시각장애인 안내견 파견사업이나, 장애인 사이버대회 개최 등 장애인 지원사업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이 진행하고 있는 장애인 지원사업에 대해 박 공동대표는 “장애인을 이용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행태”라고 규정하고 “장애인 고용은 뒷전이면서 장애인을 위한 행사나 후원금으로 사회환원을 드러내고 사실은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로 바라보는 것이 바로 삼성이 장애인을 보는 관점이다”라고 기업의 이중적인 모습을 비판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 “삼성은 거액의 자본으로 시설에 투자해 사회복지를 위한다고 말한다. 진정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있다면 장애인 고용에도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되야 할 것”이라고 장애인의 고용에 대한 기업의 의식을 강조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이 1인시위의 내용을 유심히 읽고 있다.
덧붙어 박 공동대표는 “기업이라면 기업답게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민하고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비단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의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의식이 변해야한다”며 사회적 의식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 시위가 앞으로 장애인 고용에 대한 기업의 사고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