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에 사이렌이 울렸다. 슬그머니 청소를 시키려 했더니 학교 안에서조차 움직임이 통제되었다. 결국 32명의 혈기왕성한 제자들이 어쩔 수 없이 20분동안 붙잡혀 있어야 했다. 앞에 앉아 아이들의 표정을 살펴본다.
*조한나, 홍선: 무슨 이야기인지 둘이 종알댄다.
*지연, 소망 : 심각하게 각자 책을 읽는다. 읽는 모습이 진지하다.
*이훈, 성하 : 그 사이를 못 참고 뒤를 돌아 앉아 장난을 친다.
*기훅, 장현 : 기훈이는 훈이와, 장현이는 태진이 머리를 건드리며 장난을 건다.
* 태진, 진권 : 태진이는 걸레를 들고 청소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 채, 농담을 하며 웃고 있다. 진권이는 무엇을 보는지 멍하니 다른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본다.
*민중 : 눈을 일자로 찡그리고는 책을 읽는다. 역시 귀엽다.
*진우 : 걸레를 들고 손장난을 한다. 병식이와 가끔 이야기를 한다. 지금은 등판만 보인다. 진우는 뒤를 너무 좋아해.
*기로 : 자기 손을 쳐다보며 예나에게 말을 건다. 뭐라고 하는건지.
*형선 : 걸레로 은엽이를 때리려 하다 겁만주고 만다. 역시 남학생들이 형선이를 무서워하나? 걸레를 들기만 했는데 꼬리를 내리는 양은엽
*예나, 송희 : 그냥 앉아서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는다. 거의 반응없는 송희.
*박재영 : 태진이와 말이 통하는지 히히덕거리며 계속 떠든다. 장난꾸러기 답다.
*차재영 : 국호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열을 올린다.
*솔 : 지루한 듯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켠다.
*이완 : 그새 없어졌다. 화장실에 갔나보다.
*경미 국호, 차재영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무슨 말인가도 해 준다.
*국호 : 가방을 안고는 경미, 차재영과 무슨 대화인가를 열심히 한다.
*태호 : 숙제 중 무언가를 안 했나보다. 열심히 만회 중
*병식 : 진우가 얘기를 하더니 지금은 책을 읽는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진지한 모습 하하하.
*남연 : 뒤로 돌아앉아 말을 걸고 있다. 사이렌이 울리니 고개를 내밀고 창문쪽을 본다. 수다떠는 모습이 귀엽다.
*예람 : 늘 그렇듯 예람이는 책을 읽거나 무엇인가를 쓰고 있다. 어른스럽다.
*은엽 : 형선, 남연이와 무슨 말을 그리 하는지...멋진 녀석.
*별 : 책을 읽는다. 책에 한 번 빠지면 정신없는 녀석이다.
* 청숙 :공책은 펴들고 있는데 연필만 들고 있을 뿐 별로 쓰는 것은 없다. 청숙이는 스스로 백조의 호수라지만... 과연???
* 소영, 은비, 전한나 : 무엇인가 말없이 계속 쓰고 있다. 일기를 미리 쓰는 건지. 숙제를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우리반 여학생들은 모범적이다.
지금까지 약 10분동안 우리반 학생들의 모습을 잠깐씩 관찰한 내용이다. 언제봐도 이쁘다. 내 제자들. 그리고 오늘은 발표도 열심히 해서 더더욱 이쁘다. 선물이다. 받아라.쪽~~~
첫댓글 우액~
한번에 다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