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올해로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고개숙인 남성들에게 신이 내린 선물'
'20세기 최후의 위대한 발명품'이란 찬사를 받아온 비아그라는
단일 제품으로서는 놀라울 만큼 사회 문화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데 논란의 여지가 없다.
전세계적으로 10년간 18억정, 세계 3500만명의 남성이 복용했다는 비아그라를 해부했다.
▶금기를 넘어서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발기부전'이란 말 자체가 입에 담기 어려운 금기의 단어였다.
하지만 이젠 미혼 여성들도 아무렇지 않게 남성 성기능 장애 대표 용어로 말한다.
그런가하면 비아그라 국내 시판 시점인 1999년에는 '발기부전'이 종합 일간지에 무려 330건 이상 등장했다.
사회적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가늠할 수 있다.
비아그라 국내 출시 5주년을 맞아 실시한 의사 대상 마켓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총 응답자 120명 중 110명 정도인 92%가 비아그라 발매 전과 비교해
발매 후 병원을 찾은 발기부전 환자수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증가폭은 35% 정도.
특히 자신감을 잃었던 중년 남성들의 '건강한 성생활', 노년의 '되찾은 사랑'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
2002년 화이자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200명의 40~80세 성인남녀 중
약 90%가 성생활이 자신의 인생전반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해피드러그(Happy Drug)!
비아그라 출시 후 해피드러그라는 용어가 생기고 시장의 급장성이 이뤄진 것도 큰 변화 중 하나.
비만치료제, 대머리 치료제, 골다공증 치료제 등 삶을 풍성하고 행복하게 만드는데 필수적인
해피드러그에 관심이 고조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발기부전 치료제 관련 특허출원은 1986년 이후 1997년까지 한해 평균 2건에 불과했으나,
1999년 비아그라 국내 출시와 함께 12건으로 급증했고
2000년 18건, 2001년 16건, 2002년 12건을 기록했다.
▶야생동물도 살려
비아그라 출시는 환경보호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
2002년 말 뉴욕타임즈는 캐나다와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연구를 들어,
전통적으로 정력 강화제로 여겨졌던 야생동물의 매매가 비아그라 출시 이후 급격히 줄었다고 보도했다.
즉, 전문치료제인 비아그라의 출시 이후 기존의 정력강화제로 여겨졌던 야생동물에 대한 수요가 줄자
이에 대한 밀렵이나 매매가 줄었다는 것.
알래스카 대학 생물보호학자인 프랭크 본 히펠과 그의 형제인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교 심리학 교수
윌리암 히펠은 정력제의 원료로 인기 있는 알래스카 순록의 뿔 판매가
1997년부터 1998년 사이 72% 감소했고,
수컷 물개의 성기 판매량도 1996년 4만개에서 1998년 2만개로 줄었다고 보고했다.
▶다양한 쓰임새 속 부작용도 1위
비아그라를 즐겨찾는 이들 중에 산악인을 빼놓을 수 없다.
이유는 비아그라가 고산병에 특효약이기 때문.
또 자궁내막 증대로 인한 유산방지, 하부요로 증상 개선,
고혈압으로 인해 심장이 커지는 심근비대 치료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부작용 신고사례 1위 의약품이라는 가혹한 평가도 받고 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동안 비아그라의 부작용 보고사례는 599건으로
2위인 항암제 탁소텔(192건)의 3배에 달했다.
비아그라의 구체적 부작용 유형은 안면홍조, 일시적 혈압상승, 두통, 안구충혈, 시각이상(청색증) 등이며,
심한 경우 망막혈관 폐쇄나 파열, 시력저하 등의 증상도 보고됐다.
드물게는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쿵쾅거리는 심계항진 및 심근경색 등의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됐다.
한국화이자측은 이에 대해 "비아그라를 모방한 저질 짝퉁이 판치는 바람에 부작용사례가 확대됐다"면서
"국내 판매용 비아그라는 병에 든 것은 모두 가짜이고,
캡슐도 2개가 함께 들어있는 것만 진짜"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 이화순 기자 scblog.chosun.com/marc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