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은 천주누나가 하늘나라로 가는 일이 생겨 규야가 많이 슬퍼했다. 자신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너무나 갑자기이고 예상도 못 한 일이여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절에서 49재를 매주 한다고 매주 동두천을 갔는데 천주누나의 생일이여서 생일상 차린다고 하여 절에도 가고 생일상도
둘째누나 집에서 차렸다. 생일 상을 차리고 그 곳에 넷째누나는 절도 하고 신랑은 술을 3잔 정도 드리며 추모의 시간도 가졌다.
하지만 그 날 눈이 많이 와서 생일상을 차리고도
매형과 신랑은 눈을 치운다고 밖에서 빗자루 질도 하고 안에서는 우리의 식사 준비도 하였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신랑이
들어와서는 배가 많이 고파서인지 잡채를 먹으며 점심을 혼다 우선 시작하였다.
따로 점심 상을 차리지 않고 천주누나의 생일상의 밥을 다 같이 나눠먹기로 하고 상은 그 상에 더불어 한 상을 더 놓기로 했다.
그런데 신랑이 다른 상의 잡채를 먹으며 식사를 시작하기에 밥을 주어야 해서 생일상의 밥을 내가 덜어서 신랑에게 주었다 .
시부모님과 천주누나와 또 한 분의 누나 상이니 밥그릇이 4개여서 빈 그릇이 놓여있기에 나는 반 씩 나누어 8개의 밥을 만들었다.
그래서 다 분배하고 나니 막내누나가 오셔서 "밥은 다 드셨데?"라고 묻는 것이다. 그러면 상황을 다 아는 신랑이라면
다 드셨을 시간이지라고 한마디 해주면 좋을껄 가만히 있는 것이다.
내가 상황파악 못하고 서둔것도 아니고 다들 생일상에 대한 추모는 끝이 났고 자기 할 일들 하고 있고 점시시간이 되어 숟가락을
든 사람이 있으니 생일상은 거두는 것이 당연하나 신랑과 누나는 내 식구가 아닌 사람이 만지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그러니
신랑도 나를 알아주지 않았다. 지혜는 우리 가족이 아니니 슬퍼하지 않아서 저 상을 건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그 상을 단지 망가트리는 사람으로만 보인 것이다. 내가 누나에게 속삭인 마음은 보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