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HV 팀원 최범수입니다
카페에 글써보는건 처음이네요 두서는 없지만 최대한 잘 읽히게 적어보겠습니다
저희 HV 팀은 1월 17일 수원 울트라테크에 방문해 배터리 셀과 스폿 용접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울트라테크 이용구 사장님께서 따로 교육 내용 목차를 정리해두고 진행하신만큼 정제되고 실무와 가까운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교육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반까지 대략 네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진행되었습니다. 교육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하나씩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배터리 작업 시 안전 수칙
2. 배터리 내부저항과 냉각
3. 스폿 용접 이론과 실습
4. 기타 실습(스폿 용접 자국 전처리, 내부저항 측정, 방전과 온도상승 측정)
1. 배터리 작업 시 안전 수칙
개인적으로 다른 어떠한 내용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장님께서도 교육의 처음과 마지막에 강조하셨던 부분입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건전지와는 다릅니다. +단자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이 -단자이며, 두 단자는 +단자의 테두리를 감싸는 좁은 너비의 절연소재로 절연되어있습니다. 스폿 용접시 이것을 잘못 건들게되면 바로 쇼트가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쇼트는 곧 과전류, 과전류는 곧 발화이죠.
더더욱 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만에 하나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해 배터리 셀에 구멍이 발생하게 된다면 셀 내부의 리튬이 공기중의 산소와 질소와 격렬히 반응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전기화재로 이어지게 됩니다..
사장님께서 제시하신 안전 수칙은 세가지입니다. 1) 2인 1조 작업, 2) 물 떠놓기, 3) 반지 및 팔찌 착용 금지
반지나 팔찌같은 금속 장신구는 쇼트 위험 때문에 전기 작업시에 착용하면 안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니 넘어가고, 앞으로의 작업에서는 1)과 2)에 신경써야 할 듯 싶습니다. 사람의 반응속도는 생각보다 느리기에, 사고 발생시 옆에서 도와줄수있는 보조 인력이 대기 중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사고 발생시 배터리 셀 내부가 공기와 접촉하는 것을 막고 온도를 낮추기 위해 소금 섞은 물통을 준비해야 합니다. '아 이건 내가 처리 못한다'싶은 직감이 오면 바로 물에 담가버려야 한다고 하네요! (알X익스프레스에서 3만원 정도하는 워터건도 비상시에 쓸만하다고 합니다.) 작업공간의 문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열리는 것도 좋다고 하는데, 학회실 문은 그러지 못하네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스폿 용접을 할 때 폭발하듯이 펑하고 터질때가 있습니다. 이는 크게 두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첫번째는 접촉저항 문제 입니다. 미숙련 스팟 용접 작업자는 지레 겁을 먹고 소위 '후다닥' 작업을 하는데, 이때 충분한 힘을 안준채 용접기 페달을 밟으면 접촉저항이 커져서 폭발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침착하게 꾹 누르고 페달을 밟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두번째는 에어갭 문제입니다. 두 개의 판재가 밀착되어 있는 상태에서, 만약 밑 판재에 홈이 있어 공기가 갇히고 그 위에서 스폿 용접을 하면 발생하는 열에 의해 급속한 팽창이 발생하고 폭발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러한 폭발이 일어나도 셀에 구멍이 뚫리는 최악의 상황이 자주 일어나진 않는다고 합니다. 항상 안전에 유의하고, 침착하게 대처하며 스폿 용접 작업에 임하면 되겠습니다!
2. 배터리 내부저항과 냉각, 셀 밸런스
규정 정격전압 관련 항목에 의거해 배터리 팩 최대전압을 117.6V를 설정하고 28s13p 구성을 설계하면서 한 번도 고려해보지 못한 부분이 바로 내부저항으로 인한 배터리 전압 강하였습니다.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 한 셀의 완충 전압은 4.2V(실제로 완전히 채우는 경우는 없고 4.15V정도로 맞춘다고 합니다), Cut-off되는 방전 전압은 2.5V 입니다. 데이터시트 상 삼성 INR21700-30T 표면의 temperature cut이 없을때의 최대연속방전전류는 35A이며, 섭씨 80도에 컷이 있다면 45A를 사용할 수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그러나 안전성이나 기타 요소를 고려하여 보수적으로 수치를 잡으면 30A정도를 최대로 볼 수 있다고합니다.(이 부분은 사장님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한것이라 참고 정도만 하는것이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사장님 왈, 사실 배터리는 얼마든지 외부에서 끌어다 쓰는 전류를 뽑아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제조사 데이터시트에서 방전 전류로 제시하는 수치들은 여러 조건을 고려하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값을 제안한 느낌에 가깝다고 말씀하시네요.)
알다시피 모터에서 전류는 토크와 관련되있으며, 모터에서 가장 큰 토크를 내야하는 상황은 정지 마찰력을 이겨내고 움직이기 시작할 때입니다. 21700-40T의 내부저항은 약 10 밀리옴이며, 정지마찰력을 이겨내고 출발하는 순간 30A를 끌어다 쓴다는 가정 하에 V=IR=0.3V의 전압강하가 생기는 셈인데, 우리의 배터리는 28s 구성이므로 28*0.3=총 8.4V라는 제법 큰 수치의 배터리팩 전압 강하가 발생하게됩니다. 또한 내부저항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며, 그 손실은 열의 형태로 방출됩니다. 배터리의 발열은 절대 무시못할 수준입니다.
한 가지 유용한 현상으로, 배터리의 온도 상승률이 줄어드는 온도구간이 존재합니다! '이는 '단위시간당 발열량이 줄어들었다'=>'내부저항이 적어지는 구간이 존재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내부저항이 줄어든다는 것은 배터리의 효율이 높아짐(사장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구간에서의 에너지 밀도가 높음')을 의미합니다. 배터리 예열의 개념에 아주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네요. 실제 셀을 갖고 방전시켜 보면서 온도를 측정하고 그래프를 그려 그 구간을 찾아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실제로 온도계와 21700 배터리를 이용해 방전 측정을 해본 결과, 20A로 15분 가량 방전하여 약 3700mah의 용량을 방출하고 배터리의 온도는 19도에서 44도 까지 상승했습니다. 방전 초반에는 5초당 0.3도씩 상승하다가, 온도가 30도 후반을 찍은 이후부터는 5초당 0.1~0.2도씩 상승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오차가 많은 간이 실험이었음에도 유의미한 수치의 변화가 보이죠?
위와 같은 이유들로, 배터리를 설계할땐 냉각과 열해석이 아주 중요해집니다. 특히 세그먼트 중심에 가까운 셀일 수록 열을 방출하기 힘들어지므로, 가장자리 셀보다 중앙 셀의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있습니다. 대회가 여름에 열리기때문에 BMS가 시도떄도 없이 온도로 배터리를 컷하는 상황을 보고싶지 않다면 열 문제도 아주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습니다.
BMS는 배터리의 셀의 전압이 4.2V~2.5V 구간을 벗어나면 배터리 보호를 위해 충,방전을 차단하는데요, 주행중에 이런일이 일어나면 차가 그냥 멈춰 버리는겁니다. BMS는 셀의 감시와 밸런싱, PCM은 셀의 감시만 가능한데 다행히도 우리는 BMS를 써야하네요. 밸런싱을 알아서 해줍니다.
7s13p 한 세그먼트를 기준으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13p 모듈(병렬연결되어있으므로 모듈내 셀들의 전압은 동일)이 7개 직렬연결 되어있을때 하나의 모듈 전압이 나머지 6개와 크게 다른 경우는 어떤 문제를 가져올까요? 완충과 방전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게됩니다. 배터리를 제대로 써먹지 못하게 되는거죠. 셀 밸런싱 기능이 없는 PCM 등으로 배터리를 감시한다면, 이상이 있는 모듈을 별도로 충전하거나 방전해줘서 다른 모듈들과 전압을 맞춰줘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눈 여겨봐야 할 또다른 사실은, 불량셀의 존재입니다. 자동 셀밸런싱이 없다는 가정하에, 어느 한 모듈의 전압이 자꾸 이상하게 튄다면? 그 모듈의 병렬 연결된 셀 중 일부가 맛이 갔다는 뜻입니다. 13명이 할일을 12명, 11명이 하니까 생기는 문제인것이죠. 모듈 양극에 선을 따로 빼서 정상 셀을 연결해준후, 차량 내 적당한 위치에 보관해주는 방식으로 임시방편을 할 수 있다는 사장님의 팁 전수가 있었습니다. 추후 정비성과 각종 검사의 용이성을 위해 각 병렬 모듈 양극에 따로따로 선을 빼주는 것도 추천하셨습니다!
3. 스폿 용접 이론과 실습
이번 출장의 꽃, 스폿 용접입니다!
스폿 용접기는 트랜스 방식과 콘덴서 방식이 있는데 사장님이 만드신 기계는 트랜스 방식이라고 하시네요. 트랜스 타입의 스폿 용접기는 1차 코일의 굵기와 감은수(턴수)에 따라 2차 코일에 유도되는 값이 달라집니다. 자세한 원리를 더 알아보는건... 굳이 굳이 싶네요 ^^
스폿 용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부족한 용접기의 성능이고 하나는 틀린 용접 방식이라고 합니다. 너무 당연한소리 처럼 들리긴 하지만, 저희가 직접해보니 저 둘이 정말 스폿 용접 성공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듯 합니다.
배터리셀과 용접하는 니켈 플레이트는 순 니켈과 도금 니켈 두 종류가 있습니다. 당연히 순니켈이 저항이 더 낮기에 퀄리티나 효율은 더 높아지지만, 잘 안녹고(즉 용접이 잘 안되고) 비싸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도금 니켈을 써야죠. (순니켈의 녹는점은 1500가 넘고 용접에 필요한 온도는 2200를 넘지만, 도금 니켈의 녹는 점은 1200도이고 용접에 필요한 온도는 1500 정도라네요. 저항 방식을 사용하는 스폿 용접기는 2000도까지 올라갑니다)
두개의 물체를 스팟 용접할때 밑에 깔린 물체에도 열이 전달되어 용율 풀이 충분히 생성되는 것이 스폿 용접의 원리입니다. 밑이 안녹으면 그냥 위 물체의 녹은 부분만 표면에 턱하고 붙어있는 꼴이겠죠? 위 아래가 모두 녹아 엉겨붙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밑 재료까지 충분히 녹여버려야하기 떄문에 용접기의 성능이 중요합니다.
스폿 용접은 두 극을 물체에 동시에 갖다고 페달을 밟아 아주아주 짧은 순간 전기를 흘려서 이뤄집니다. 전류는 가장 짧은 경로를 따라 움직이죠? 따라서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운데 천공되어있는 사다리형 니켈플레이트를 많이 쓴다고 합니다.
(좌가 일반 니켈 플레이트, 우가 천공된 사다리형 니켈 플레이트. 우측 이 플레이트와 셀 단자와 접촉면까지 녹이는데 용이하다)
이렇게 찍은 스폿 하나는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약 3A 정도의 전류를 감당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30A를 뽑아내야하는 상황이라면, 스폿이 부족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몇 개 없는 스폿이 뽑아내는 과다한 전류를 각자 분담하기 때문에(일종의 병목 현상) 저항으로 인한 열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 열 문제네요.. 병의 입구가 넓을 수록 단위 시간당 부어내는 액체의 양이 많아지듯이, 포인트가 많을 수록 더 많은 전류를 감당할 수 있기에 플레이트-셀 한 조합당 최소 6포인트의 스폿은 확보해야한다고 합니다.
자 이제 실습입니다. 포인트는 '중간찍고 양옆 찍고 남은자리 찍기' 입니다!
(+)단자가 더 좁고 리튬이온배터리의 특성상 까딱하면 쇼트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더 유의해서 작업해주는게 좋습니다. 니켈 플레이트를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엣지를 다듬어준 후 배터리 지그같은 것을 만들어 배터리와 플레이트를 놓고 플레이트 한쪽을 자석으로 고정해주면 준비가 끝납니다. 가운데 두방 딱, 오른쪽 두방 딱, 왼쪽 딱, 남는 공간에 두방 딱 스폿을 꽂아주면 벌써 8개의 포인트로 용접이 완료되었네요! (남은 두방 꽂을때 이미 용접한 점 위에 또 하는 일은 없도록 합시다. 용접도 잘 안될 뿐더러, 에어갭이 있었다면 폭발의 위험이 있습니다)
말로 설명하니 진짜 별거 없어보이네요..
실제로도 스폿 용접은 별거 없습니다. 쇼트에 유의하며, 용접기 양극이 미끄러지지 않게 각각 한자리씩 단단히 지지하여 압력을 주고 페달을 밟기만 하면됩니다. 틱! 하며 탄소 알갱이 불꽃같은게 나오는데 별로 위험하진 않습니다. 용접기 단자가 살짝 붙어버릴순 있는데 금방 떨어집니다.
단 용접기 단자가 미끄러지는 순간 페달을 밟거나 충분한 압력을 줘서 누르지 않으면 접촉저항에 의해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간단해보여도 스폿 용접할 땐 항상 안전에 유의해서 작업합시다.
4. 기타 실습(스폿 용접 자국 전처리, 내부저항 측정, 방전과 온도상승 측정)
갈갈이라는 장치가 있었습니다. 스폿 용접 자국을 갈아내서 용접성을 높이는 것인데요, 만약 올해 이후 차량에서 배터리를 재활용하게 된다면 드레멜과 지그등으로 간단히 구현하여 사용하면 될 것같습니다. 아쉽게 사진을 못찍었네요
내부저항 측정기 입니다. 21700-40T는 10~11밀리옴 정도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온도 구간에 따른 내부저항 변화를 측정해보는데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전기입니다. 디스플레이에는 실시간 전압, 방전전류, 뽑아낸 용량이 표시됩니다. 방전이 되면 앞서 말했듯 내부 저항에 의해 초기 전압 강하가 이뤄집니다. 4.15V로 충전된 상태였다면 방전을 시작하자마자 대략 3.9~4.0V로 전압이 떨어집니다. 컷오프 전압에 도달하면 방전이 중지되는데, 재밌게도 방전이 중지되자마자 전압이 3.5V 부근까지 다시 상승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뻥 전압으로 이상태에서 방전을 다시 진행하면 전압이 빠른속도로 쭉쭉 떨어집니다. 화학적 원리에 의한 것이라는데, 자세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중요한건 방전이 완료된 셀의 전압을 믿어선 안된다는 점 정도겠네요. 사장님께선 다시 상승한 전압과 별개로 에너지밀도가 낮기 때문에 재방전해도 용량을 뽑아낼 수 없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내부저항측정기, 방전기는 기본적으로 갖고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방전기 좋은거 갖고싶네요!!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사장님께서 KSAE 규정을 전부 꿰뚫고 계신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정도 선별해 걸러 들어야 할 필요도 있었지만, 이렇게 관련 직종 현업 종사자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은 책에선 얻을 수 없는 지식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울트라텍 이용구 사장님께 감사인사를 드리며 글 마치겠습니다!
|
첫댓글 범폼미ㄷㄷㄷㄷ
범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