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3D Realms
국내유통 : (당시 검열에 의해 국내 발매금지 판정받음)
제작년도 : 1997
듀크뉴켐 3D가 성공한 이후로. 빌드엔진은 절정기에 달한다. 써드파티가 엔진을 빌려서 만든 게임도 다수 있지만, 3D Realms도 직접 빌드엔진으로 게임을 하나 더 제작했는데, 그 게임이 바로 쉐도우 워리어 되겠다.
빌드엔진 후기에 나온 이 게임은. 듀크 3D에 비해 그리 큰 발전은 없지만 빌드 엔진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게임중 하나이며 빌드엔진제 게임중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고 본다. 단점이라면 서양이 동양을 배경으로 한 게임 치고 역시 제대로 된 배경이 없다는것을 광고하는 엉터리 오리엔탈리즘이지만.
-배경설정
당시에 나온 FPS게임의 상당수가 그렇듯이 이 게임에서 스토리와 엔딩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스토리는 대략(*주) 일본 제일의 암살집단 '섀도우 워리어'의 일원인 로 왕(Lo Wang ; 굳이 혀굴려서 발음한다면 로 왱.)은 지라(神/Zilla)라는 대 기업에서 일하기도 했으나, 지라 대기업이 어둠의 세계에서 마물을 소환하는등 왕은 악행을 일삼으려는 지라 대기업을 보다 못해 나왔고, 지라 대기업이 그들의 목표를 위한 첫번째 대상으로 왕을 지목, 이에 왕 역시 지라 그룹를 격파한다는 정도다.
이 게임의 배경이 독특한점 하나는 동양, 그것도 일본을 주로 배경으로 했다는점이다. 사실 FPS게임중에서 동양풍의 배경설정을 한 게임은 이게 처음은 아니지만(*주2), 그래도 동양,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니 어떤 모습일까 기대되었다. 그러나 정작 물건은 엉터리 오리엔탈리즘 냄새가 풀풀 나고 있었다. 주인공 이름부터가 닌자 주제에 왕씨로 시작하는 중국식 이름이라는것에서부터 왜인지 불안했더니.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자.
-시스템/그래픽
일단 빌드엔진제 게임이니만큼 기본적인 그래픽수준은 여타 빌드엔진제 게임과 차이가 없다. VESA기반의 고해상도도 대부분의 빌드엔진제 게임처럼 기본적으로는 지원하고.... -다만 단점이 있다면 ATI계통(*주3)의 그래픽카드에서 VESA 돌릴려면 (당시 그래픽카드 기준으로 섀도우워리어에 쓰인 VESA기술 지원하게하는) 모종의 패치를 받아야 한다는점이지만....
그러나 여타 빌드엔진게임과 미묘한 발전사항이 있다면 일부 스위치 오브젝트와 아이템은 복셀기법으로 표현되었다는점이다. 복셀기법은 간단히 말하자면 물체를 폴리곤(다면)이 아니라 점으로 인식하는 3D 표현 기법이다. 물체를 이루는 '점'들이 튀어보이기는 하지만 복셀기법은 폴리곤에 완전히 묻힐때까지 일부 게임에서 입체적인 물체를 표현할때 쓰는 기법이었다. 복셀기법 말이 나온김에 하나만 더 설명하자면 C&C2 ; 타이베리안선과 C&C 레드얼럿2에서 차량그래픽과 상당부분의 그래픽도 복셀기법으로 묘사되었다. 느낌은 뭐랄까 폴리곤에 비하면 뽀송뽀송하거나 입체화된 도트그래픽?
시스템도 기존의 빌드엔진 게임과 차별을 두었다. 탑승물/고정화기 사용 시스템(*주4)을 빌드엔진제 게임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특이하게도 몇몇 오브젝트를 무선으로 조종할수가 있다. 싱글에서 이걸 경험할수 있는 부분은 쉐어웨어에피소드에서 한부분, 정식에피소드에서 한부분 뿐이라는게 아쉽지만....
전자쪽은 무선으로 자동차를 조종해서 열쇠를 획득하는것이고, 후자쪽은 창 넘어서 보이는 무선조종 탱크(?)를 조작해서 금간 벽을 폭파하는것이다.
어쨌든 어느 오브젝트를 원격장치로 조종해서 게임을 진행한다는 발상의 시스템은 그리 흔한게 아니라는것만을 감안하면 꽤나 참신한 부분.
맵 디자인도 나름대로 독특한편이다. 아니 독특하기보다는 그 하나하나의 완성도가 빌드엔진제 게임의 싱글맵중에서 완성도가 높은축에 속한달까 ?-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 중세 동양적인 느낌의 맵도 일부 있고.(문제라면 그 동양이 서양인이 상상하는 엉터리 동양이지만) 빌드엔진에서 수중 건물을 구현했다든가, 거대한 스모 괴인이 기거하는 부유 요새라든지....
특히 최종스테이지의 화산을 본바탕으로 구성한 맵 구조는 놀랍다고 할수밖에 없다. 화산 중간높이에는 구름이 깔려있으며, 구름을 뚫고 올라오면 온통 붉은색의 화산 풍경이 보인다든지, 화산 정상(?) 근처의 방에서 스위치를 작동하면 화산 용암구덩이가 열리면서 그 밑의 공간으로 갈수 있다든지. 진짜 이건 빌드엔진제 게임 싱글맵중 개인적으로 가장 멋진 디자인구조의 싱글맵이라고 단언할수 있다.
-효과음(S.E)/타격감
효과음은 이제까지 접해본 빌드엔진 게임중 가장 훌륭한편이다. 펑펑펑펑 터지는 샷건의 효과음이라든가 드르륵거리는 우지 발사음. 등 무기 발사음들은 대체적으로 훌륭한편. 게다가 타격감도 빌드엔진제 게임중에서는 거의 훌륭한편에 속한다고 볼수 있을것이다. 총알세례를 받고 픽 쓰러지는 이블닌자, 그리고 샷건으로 한번 맞추면 캑캑거리다 쓰러지는 이블닌자, 그리고 일본도로 잡병을 벴을때의 타격감 역시 충실(?)하다. 사선으로 잘려나가 쓰러지는 적. 근데 그렇게 표현되는적이 이블닌자류만 제한되었다는건 아쉽지만.(나머지는 그냥 산산조각)
-난이도
난이도는 보통정도인 편. 길찾기도 Monastery레벨(*주5)만 제외하면 대체적으로는 무난하다. 다만 보스전 난이도가 거기에서 거기인게 쉽다는 면도 없지 않다. 최종보스는 유도미사일을 많이 쏘지만 달리기모드 켜두고 쉴새없이 움직이며 공격하면 그리 어렵지는 않으니(오히려 스모 괴인보다 쉽다.)
-한번쯤 생각하지 않을수없는 아쉬운것들 : 여실히 드러난 서양인들의 왜곡된 동양관, 그 이름하여 오리엔탈리즘.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말이 있다. 서양인들의 왜곡된 동양관이라는 의미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이 게임은 일본닌자와 일본 분위기를 빌려쓴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중국풍이 다소 섞인데다가 주인공마저 이름은 중국식이며(Lo Wang, 미국식 성이름 표기법을 감안하면 이건 숫제 중국인이다. 왕씨라니!) 표창과 분신술(*주6), 투명 은신술(*주6), 일본도와 바닥에 뿌리는 함정만 제외하면 어설픈 닌자 흉내내는 동양판 듀크뉴켐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반자이!' '아 쏘!' 라고 외치는거나 '사요나라~ scumbag(의역하자면 잘가라~ 떨거지정도?)' 이라고 줏어들은 일본말 한두마디 쓰는건 그냥 웃어넘기자.
일부 한자들은 그런대로 제대로 쓰려고 노력한 티 나지만 일부 간판의 문자는 한자라고 생각되기 힘든 문자들이 버젓이 붙어있다.
sepukku station과 harakiri harbor라는 제목의 싱글맵 이름. 셋푸쿠(切腹)와 하라키리는 할복자살이라는 뜻이다. 당연히 실제 일본에서 이따위 위험한말을 지명 명사로 쓸리가 없겠지만.... 하라키리는 미국에서조차 자살이라는 뜻으로 잘 알려진 외국발 고유명사 아닌가? 몰라서그런건가 아니면 웃자고 그런건가? 그냥 이런말 쓰면 멋날것같아서 그런가.
그리고 이 게임에서 자주 드러나는 오리엔탈리즘이 제작진이 중국과 일본을 햇갈려 하는건데 그 대표적인 예들이
1. 앞서 말했듯 주인공 자체.
2. 포춘쿠키(행운의 과자) : 포춘쿠키는 출처가 일본이라기보다는 중국에 가까운 소재다. 차이나타운의 중식당에 가면 제공하는 과자인데 특징이라면 과자 안에 메세지가 담겨져 있다는거. 게임에서의 성능은 듀크뉴켐 3D의 아토믹헬스와 같다고 보면 된다. 특이한건 획득시 밑에 포춘쿠키가 주는 메세지가 나타난다는점.(미리 스크립트로 작성된거겠지만.)
3. 주인공이 비밀공간 찾았을때 난데없이 에인션트 차이니즈 시크릿 - 그러니까 고대 중국의 비밀 운운하는거. 뭐 이 생뚱맞은 한마디는 그냥 그렇다고 치자.
4. Coolie라는 고유명사(그것도 멸칭)의 오남용. Coolie mines(중국인 노동자 광산)라는 제목의 맵이 있으며, 적들중 폭탄을 들고 자폭하는 적들이 있는데(*주7) 그 적의 명칭이 Coolie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고유명사가 이런데 쓰였다는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Coolie는 중국계 하급노동자를 경멸하는 단어다. 의역하자면 '짱꼴라 노예'정도? 이 명칭을 붙이기 위해 쓴 소재도 엉뚱하기 짝이 없지만, 인종차별적인 말이 게임상의 고유명사로 버젓이 쓰이니 어떤면에서는 씁쓸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래도 일본의 느낌을 다소 집어넣으려는 노력을 하긴 한것같다. 파친코 기계-_-;;, 적 캐릭터중 하나인 쿠노이치(폭탄던지고 석궁을 쏘는게 어째 요상하고 외모도 양키풍이지만 그래도 일단은-_-;), 스모 괴인, 파충류형 괴물보스가 일본식 사무라이 투구를 쓰고 일본도를 낀거-_-;; 일본풍의 문양이나 장식물들-_-;; 몇몇 동양풍 구조물 맵의 일본식 정원, 분재...
'일본의 느낌'을 그런대로 구현해보려는 노력이 가상했다고는 해도. 정작 일본인(혹은 일본을 잘 이해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러한 오리엔탈리즘 오류들을 보면 이질감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을것이다. 사실 굳이 이 게임이 아니어도 동양을 소재로 서양에서 제작한 게임치고 제대로 된 동양관을 보여주지 못하는게 태반이니... 그냥 크게 문제 삼지않고 웃어넘겨도 나쁘진 않지만. 확실한것은 이러한 오리엔탈리즘 오류가 자칫하면 서양인들에게는 잘못된 동양관을 계속 심어주고 그 오류가 드러난 컨텐츠를 확대재생산 할 수 있다는점에서 그리 달가운 요소는 아니다.
-기타 잡설
1. 이 게임의 엔딩컷들을 보면 후속작을 암시할듯하다. 즉 결말이 확실히 지어지지는 않는 느낌의 엔딩이라고 할수가 있는데. 과연 후속작 계획은 있는걸까? 아마도 없겠지. 지금만해도 요즘 3D렐름은 프레이 관련 홍보(사실 이것도 수년 기다린작품)에 여념이 없으며 듀크뉴켐 포에버야 듀크뉴켐 웬에버....[...](이하 생략) 헐리우드판 고질라처럼 완벽하게 끝나지 않고 -그것도 후속작이 나올듯한 느낌의- 얼렁뚱땅 끝내는게 아닐까 싶다. 참고로 헐리웃판 고질라의 후속작 소식은 아직까지 들어본적 한번도 없다.
그냥 신경쓰지 말자. 하긴 이 게임은 스토리가 크게 중요하진 않으니. 존카멕이 했던 모종의 사상(*주8)을 충실히 반영하는거랄까.
2.쉐어웨어의 할복역-_-;;스테이지와 정식판의 중반부 도시스테이지의 어느 공간에는 애니메이션 '슬레이어즈'의 그림이 벽장식과 간판-_-;;으로 쓰였다는점이다. 저작권문제인지 조금 해상도가 낮은 텍스쳐지만 안목있는분이라면 그 그림의 소녀가 누군지 아신다면 이마를 탁 치실지도.(조만간 추가될 스크린샷으로 직접 보여줄것임.)
3.전체 게임을 통틀어서 두세군데밖에 안나오는 여성 NPC가 있는데 이것은 흔히 보는 일본식 애니메이션에 나올법한 캐릭터와 흡사하다.(특히 물위에서 목욕하는 NPC캐릭터. 나머지 하나는 총든 쿠노이치 *수중기지 스테이지에서 등장)
개인평 : ■■■■■■■■■■■□ 11/12
첨. 스크린샷은 슬슬 첨부할 예정입니다.
첨2. 적 소개와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에 대한 감상은 따로 작성하겠습니다.
(홈페이지 개제판의 경우 다른 웹페이지로 분리)
*주 : 게임 폴더내에 있는 swhelp.exe 영문매뉴얼의 스토리 대충 의역해서 때려맞춘 관계로 정확하지 않을수도 있다.
*주2 : 대만에서 제작한 동명의 무협물을 기본 설정으로 잡은 '칠협오의'가 있다.
*주3 : 원래 swhelp.exe의 관련 트러블슈팅이 당시에 나오던 메이커 MATROX라든지 RAGE를 기준으로 설명이 되는것이라 지금의 라데온 모델에도 그 SVGA 패치가 적용되는지 모르겠다. 다만 내컴퓨터만 이런건지 몰라도 ATI에서는 이 게임의 SVGA그래픽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 뭐 이건 XP유저라면 최근에 조노포트에서 릴리즈한 윈도런처 실행해서 간단히 해결보면되지만--; 아직은 불안정한면이 좀 많은게 조노포트니--; 일단 세이브로드 버그야 해결되었다쳐도;
*주4 : 사실 이게 처음은 아니다. 내가 알기로 탑승물시스템을 도입한 첫 FPS게임은 베데스타 소프트웨어 作 '터미네이터-퓨쳐쇼크'시리즈인걸로 알고있다. 놀랍게도 이 게임은 상당부분이 폴리곤그래픽인 FPS게임. 그 수준이야 퀘이크보다 더 조악한 90년대 비행시뮬레이션 수준의 단순한 상자면들이었지만.
*주5 : 이상하게도 동색 열쇠를 찾기가 어렵다. 혹시 치트 안쓰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동색열쇠 획득하신분이 있으면 제보바랍니다.
*주6 : 사실,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과장된것이다. 닌자가 첩보에 유능한 병과라는점은 사실이었고 신출귀몰한 잠입 재능이 있었고 유명하게 회자되는 닌자들(ex.핫도리 한조)도 있다지만. 분신술과 투명 은신술은 실제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능력. (내가 알기로는)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분신술과 투명은신술등 보통 인간으로 불가능한 능력이 닌자의 특징으로 두각되기 시작한건 미국이 일본인 배우를 기용해 닌자를 소재로 한 일련의 닌자 활극 영화일것이다. ..... 하긴 쉐도우 워리어의 로왕은 그나마 자기의 능력으로 투명은신술 쓰는 여타 게임의 닌자캐릭터와 달리 무슨 요상한 폭탄(smoke bomb)으로 투명은신술을 하더만.... 과장 + 왜곡 + 왜곡. - 근데 여담이지만 Smoke bomb 의외로 효용성 있다.
*주7 : 아무래도 가미가제특공대! 로 대표되는 극우주의자/세계2차대전 일본군의 자폭적 성향을 과장 표현하려고 했던거 아닐까. 하긴 미국인들은 그들의 가미가제가 인상에 팍 박혀버렸으니. 실제로 별로 성공이 없는 카미가제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센세이션이 컸으리라.
*주8 : 간단히 요만 말하면 게임에 있어서 스토리는 굳이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는것. 둠1과 둠2는 스토리가 배경 설정과 썰렁한 몇줄로 엔딩을 몇줄 남기는 그저 데코레이션에 가까운 요소에 불과했다. 재미있게 즐기기만 하면 되는것. 아이러니하게도. 둠3은 스토리만 따지면 리메이크격이긴 하지만 드라마틱할정도로 작중 시나리오에 그럭저럭 신경을 쓴 작품이다. 뭐 하긴 존카멕은 프로그래밍 파트에만 전념하는 분이지만....(이라고는 해도 이 ID사의 두뇌는 자사를 넘어서 ID가 소재한 텍사스주 메스큇시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정도로 ID사의 보배요 현존하는 인류 최강의 프로그래밍 괴수라고 감히 단언할수 있다-_-;;)
첫댓글 그네들이 생각하는 오리엔탈리즘에 우리는 껴있지 못하다는걸 생각하면 씁쓸;;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아니.여기에 한국적인 것들도 들어가있습니다.. ㅡ ㅡ..우리나라 조선시대 작가 불명 그림인 호랑이 그림이 벽에 걸려있더군요
당시 미국PC게이밍 월드지가 아시아 왜곡한 쓰레기게임이라고 별하나 주며 비난했죠.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검둥이라고 부르는 흑인 좀비 나오는 게임 내봐라. 어떤 일 벌어지나?그런 것과 같은 거다..라는 글도
덤으로 일본 포르노 배우 사진이 걸려있다든지 블랙잭이나 슬레이어즈--마법소녀 리나로 소개된- 포스터가 벽에 붙여있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