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幣 : 비단 폐, 帛 : 비단 백' 입니다. 폐백의 두 글자 '幣'나 '帛'이 모두 '비단'을 뜻한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비단이긴 하지만 의미는 좀 다릅니다. 오늘날과 같이 돈(화폐)가 발달하기 이전에는 돈 대신에 값비싼 비단이 돈대신 쓰여 지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幣'는 비록 비단이긴 하지만 옷을 지어 입는 천이라기 보다는 다른 물건과 교환대가로 지불하는 돈의 의미가 더 있습니다. 오늘날 돈을 뜻하는 '화폐(貨幣)'나 '지폐(紙幣)'에도 같은 글자가 쓰여짐을 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폐백'은 바로 '돈과 비단' 즉 값진 물건을 뜻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때 드리는 음식 뿐만 아니라 전통혼례 절차중 양가에서 주고 받는 선물들을 통틀어서 '폐백'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뜻인데 이를 '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의식=현구고례'의 의미로 쓰여 지고 있는 것은 잘못입니다. 따라서 '폐백 때'란 말이나 '폐백할 때' 등과 같이 '현구고례 때'의 의미로 쓰여진다든지 예식장 등에서 '현구고례실'이란 의미로 '폐백실'로 표시를 하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현구고례실'이란 말이 어려우면 차라리 '예절실'로 함이 좋을 듯 합니다.
이는 여러 신부님들이 원하듯이 '현구고례' 때 친정 부모님께도 절을 해야 함에 있어 '예절실'안에선 시부모님 절을 하는 '현구고례' 뿐 아니라 친정부모님께 절을 하는 '근친례((覲親禮)'까지도 같은 방에서 할 수가 있으니 적당한 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