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토요일 11시쯤에 통영 금호리조트 충무마리나에 도착하였다. 통영 요트 학교에선 박 회원님이 요트 교육을
받고 계신다고 해서 강의실을 살짝 들여다 보니 약 20여명의 수강생을 두고 강사가 열강을 하고 있었다.
다시 마리나에 와 보니 임사장님과 모 H요트협회 회원 2명이 와 계셨다.
인사를 나누고 배로 향했다. 선체는 약간 어두운 남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갑판은 미끄럼 방지 수지로 칠해져 있었다.
콕핏은 teak 나무로 깔려 있었다. F호란 이름이 금색으로 적혀 있었는데, 원주인이 왜 이렇게 좀 싱거운 이름을 경기정에
주었을까 의문이 생겼다.
엔진 시동을 걸고, 옆 폰툰(pontoon)으로 옮겨 수돗물을 양쪽 탱크에 채웠다. 160 리터가 들어간다고...
그리고 간단히 점심을 캐빈에서 한 다음 마리나 밖을 나와 통영 남단으로 향했다. 메인은 전동 모터 윈치로
가뿐히 hoisting하고 집은 수동 펄링 풀어서 펼친 후 엔진 끄고 때 마침 남쪽 바람(Southerly)으로 바뀐 맞바람에
바로 택킹을 하면서 나아갔다. 처음 계기판에서 본 바람은 약 14노트 정도 배는 GPS 서비스로 재어 보니 약 6노트 정도의
속도를 보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1시간쯤 지나자 어느새 비진도 앞에 와 있었다. 그 후 바람이 약해져서 더 이상
진행을 하지 않고 통영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rounding을 하자 연대도가 바로 옆에 보였다. 집과 메인을 풀어 주고(easing out), 뒷 바람으로 북쪽을 향해 순항하였다. 오다 보니 요트 학교 배도 나와 있고 다른 4척 정도의 요트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클럽 회원께서 새벽 세일링을 제안하면서 요트에서 자 보라고 했는데... 여행가서 다른 이들과 같이
방쓰면서 잠을 설치는 경우가 있었는데 요트처럼 좁은 공간에선 그게 더 심할거라 생각했다.
마리나로 돌아와 계류를 마치고 중앙시장 안쪽에 "은비늘" 횟집으로 갔다. 광어, 우럭 (3), 밀치(경남에선 참숭어를 이렇게 부름)
를 옆 좌판에서 잡아서 한 접시를 준비해 왔다. (난 좌판에서 생선 준비를 지켜 보다가 맹물에 포를 뜬 살점을 어러번 씻는 거
보고 맛이 맹맹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활어회의 씹는 느낌과 담백함도 어우러져 모두들 맛있게 그리고 배도 부르게 먹었다.
F호에 돌아와 5W 정도의 백열 전구 밑에서 담소를 나누며 잘 준비에 들어갔다. 캐빈은 크게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선수에는 간이 침대와 화장실(head), 중간에는 소파 2개 그리고 테이블, 싱크대, 책상, 선미엔 침대 2개(2개 더 숨겨져 있음)
가 있었다. 중간구역에 있는 가장 큰 소파에서 침낭에 들어가 잠을 청하자 약 2시간 정도 얕은 잠에 빠졌다가, 소변이 마려워
밖에 나왔더니, 밤이슬이 데크를 흠뻑 적셔 놓은 것을 알았다. 1시쯤이었다. 다시 들어가 자는데 새벽이 되자 배가 옆으로
출렁이기를 여러번 했다. 동네 고기잡이 배들이 일찍 출항하면서 일으키는 파도에 그러는 건데 마치 흔들거리는 요람속에
들어 있는 기분이 들었다. 6시 기상. 물 끓이고 보리차를 마시면서 온기를 좀 몸에 더했다. 바람은 예상대로 잠잠했다.
아침은 마리나에서 걸어서 5분정도 거리의 조그만 식당으로 갔다 (통영 굴식당). 굴미역국을 시키자 전이며 생선구이를 내 놓는
주인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였다. 배를 채우니 새로 힘이 났고 이제 출항할 생각도 났다. 집세일을 내리고 대신 160% 제노아(Genoa)
로 바꾸었다. 글로는 간단히 표현되지만 적어도 두 장정이 필요한 노역(?)이었다. 제노아 세일은 크기가 집의 두배이니 무게도 만만치 않다.
이것들을 선수의 창고(berth)에서 들어서 갑판으로 올리고 집은 잘 접어서 다시 선수 창고에 넣어야 했다. 그리고 제노아를
hoisting하자 장관이었다. 배만 나가면 되는데.... 바람도 안불고... 엔진 시동을 걸다가 문제가 생겼다. 엔진의 연료가
기화가 잘 되지 않는지 여러번 시동을 걸다가 결국 방전되버린 배터리 문제였다. 자동차 배터리를 가져다가 엔진 시동 회로 단말에
연결 후 다시 여러번 시동 시도 또 방전... 결국 장승포에 위치한 엔진 수리 전문가가 혼자 들기는 불가능한 무지 막지한 용량의 밧데리를
가지고 와서 여기 저기 조으고 풀고 해서(연료분사기 볼트를 풀어 연료에서 공기를 빼는 bleeding을 함) 시동은 걸었다. 하지만 시간이 이미 한낮이 되었고 오후에 예정된 안전 검사 때문에 세일링은
취소. 게다가 제노아를 거두고 집을 다시 올려야 되었다 (키보드 타이핑만 하던 내 관절...). 안전 검사 준비로 소화기, 구명복, 예광탄, 부유 신호등을 챙겨 갑판에 놓는데 엔진의 과열 문제가 발생하였다.
부동액 순환 펌프 뭉치를 분해해 떼어 놓고 다시 조립해 보아도 마찬가지, 순환은 잘 되는데... 무언가 냉각 효율을
떨어 뜨리고 있었다. 결국 더모스탯(thermostat)이 "오명"을 쓰고 엔진 냉각 순환 경로에서 빠졌다. 과열 문제는
잡혔지만 무언가 섞연챦은게... 미지의 구석을 남겨 놓은 채 점심 먹고 오자 안전 검사는 끝났고 각자 돌아갈
생각을 해야 했다. 결국 회원 한분께서 남아서 엔진 수리를 지켜 보기로 하고 모두 귀가했다.
포스팅 후기: 얀마 3YM30 엔진은 3기통 4행정(cycle) 디젤 마린 엔진으로 평상 주행 시 약 20HP 정도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과열 문제가 2군데서 언급되어 있었고 공통적으로 열교환기가 문제였다. 그 안에 있는 코일 형태의 발열 파트는
방청(anti-corrosion)을 위해 고형 기름에 보관하다가 판매가 되는데 이 그리스같이 발라져 있는 기름층을 제거하지 않고
조립해 쓰면 과열문제가 생긴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한 선주는 열교환기 표면에 그리스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제거 후
과열 문제가 없어졌고 다른 선주는 열교환기 내에 슬러지(sludge)가 가득있어서 이를 제거 후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말한다.
첫댓글 멋떨어진 동영상과 글 작가수준이네요 이번쎄일링또다른 경험과 공부가돼였을검니다 모두긍정적사고로 생각하면 실전을격으면서 공부하였지요 이렇케 배워감니다 스텝바이 스텝
칭찬 감사합니다. 다음에 김고문에게 열교환기 뭉치를 분해해서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건의해 보겠습니다. 마린 엔진 수리도 알아보니 재미있네요. 얀마 엔진 작동 매뉴엘을 빌려다가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