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들어 정서가 맞는 찬구와 영주의 무섬마을, 영주에서 졔천으로 넘어가는 고치령, 예천의 회룡대, 회룡포, 삼강주막집을
다녀온후 삼강주막집이 그리워 또 가고 그리고 또 갔다 왔습니다.
1900년에 지어진 현재의 건물이라지만 그 주막에서 그 이전의 주막을 떠올리며, 강건너 오갔을 사람들의 애환 서린 사연을
상상해보면 내가 그 시대에 살았던 것처럼 생생하게 연상 되었습니다.
강건너 김진사댁 막내 따님 나룻배에 가마 싣고 강을 건너 이참봉댁으로 시집가던 날, 나룻터에 까지 나와 눈물 지우며
전송하던 김진사댁 마님과 식솔들이 손흔들며 전송하던 그 나루옆엔 현대식 콘크리트 다리가 버티고 서서 옛일을 잊지는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있었습니다. 주막집 뒤엔 700년의 세월이 쌓여 푸른 이끼낀 회나무가 주막집 주모의 고달팟던 삶을
가을 바람에 실어 전하고 그 회나무 아래엔, 마을 머슴들과 오가던 객기 어린 나그네의 힘자랑 쏨씨 뽑내던 그 돌들이
가을 마당 누렁호박 처럼 딩굴고 있어 약골인 나도 한몫 해볼렸더니 뭇사람의 시선이 두려워서 그만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막 집 부엌벽에 그려진 뱃사공 외상장부를 보면서 뱃사공과 주막집 주모와의 실랑이도 되살려 그려졌습니다.
세월 저 넘어 삶을 이어가던 민초들의 애환 어린 이야기들 바라보며 가을 석양에 삼강주막집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지만
언제일까마는 비내리는 삼강 나루터의 주막집집에서 하룻밤을 묵어 가고 싵어 잘 있거라 주막집 다시 오려마를 다짐 하며
떠나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