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공간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 사례연구 Horticultural Therapy using psychological approach with adolescence: A case study
최영애 최영애 원예치료 연구소
Young-Ae, Choi Choiyoungae Horticultural Therapy Research Center
Ⅰ. 서론 원예치료란, ‘사람의 사회적, 교육적, 심리적, 신체적 적응력을 향상시켜 몸과 마음과 영혼을 개선시키기 위해 식물과 원예활동을 이용하는 과정’을 말한다. 식물과 원예활동을 치료적 도구로 사용하는 원예치료의 핵심은 식물과 사람의 생명요소들을 결합하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식물을 기름으로써 생명에 대한 이해와 생명을 유지하는 리듬에 대한 이해를 얻게 되며, 변화를 통한 역동적인 안정성의 감각을 얻게 되고, 식물의 생명주기(life cycle)를 체험하며 이미지로 간직하고 그들 자신의 생명주기를 추론해 봄으로써 삶을 전체적으로 건강하고 아름답게 영위해 갈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원예치료의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외국의 사례는 다양하다. Bardach(1975)의 연구는 자동차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여자가 자신을 ‘일어날 수조차 없는’ 무력한 장애자로 생각하였으나 원예치료를 통해 식물에 지주를 세우는 것을 배우고 현실적으로 유용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음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Hewson(1994)는 알콜중독 진단을 받은 40대 초반의 남자를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에서 옥(jade) 식물을 돌보며 지나치게 물을 많이 주어 오히려 병약해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병의 진행으로 인해 자신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Edward(1992)가 보고한 4세 남자 아동에 대한 원예치료 사례보고에서 적절하지 않은 교실행동의 증가로 놀이치료에 참여하였으나, 부모를 향한 분노의 표출에 대해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를 보였으며 이에 따라 치료사들은 돌봄과 양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원예치료를 실시하였다. 일련의 과정을 거친 아동은 식물과 아이들(특히 자신)의 비슷한 점을 발견하였으며 양육과 책임감에 대한 감정을 표출하며 교실내의 문제 행동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든 결과를 보고하였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연구결과들은 원예치료가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여러 대상자들에게 적합한 치료가 됨을 보여주고 있으나, 원예치료가 치료적 효과를 어떻게 나타내는가에 관련된 메커니즘의 과정을 밝혀주는 연구는 제한적이며, 위와 같은 인간과 식물의 생명요소의 결합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예방공간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의 사례연구를 통해 원예치료에 참여한 대상자에게 원예치료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용하며, 그로인한 원예치료의 효과는 어떻게 나타내는가를 보고자 하였다.
Ⅱ. 연구방법 원예를 이용한 치료가 적용될 수 있는 공간은 크게 예방, 치료 그리고 재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본 연구의 대상자는 예방공간의 청소년 2명을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를 실시하였다. K군은 현재 경기도의 B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남학생이고 M군은 현재 K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남학생이다. 원예치료의 절차는 K군의 프로그램 참여는 2003년 7월부터 현재까지 주 1회 2시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으며, 그룹 활동으로서 그룹 동료는 각 회기 평균 4명이였다. M군은 2004년 2월부터 현재까지 주 1회 2시간의 프로그램으로 K군과 동일하였다. 자료의 기록은 매 회기마다 활동을 마치며,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그 활동을 하며 느낀 것과 생각한 것을 서술하도록 하였고, 진단 평가 및 정기적인 평가는 자기 서술식 개방형 설문지(open ended questionnaire)를 사용하여 원예치료 참여 사전평가와 6개월마다 1번씩 평가하였다. 개방형 질문지의 문항구성은 자아, 타자, 환경(세계)에 관련된 인식 및 태도를 알아 볼 수 있는 문항들과 생활사건에 대한 해석 형태 및 원예 관련 기초 선호도를 조사하는 문항들로 이루어졌다. 중간평가 및 3차 평가는 자기 기술식의 설문지로서 원예치료를 참여하면서, 생물학적 요인에서 보여주고 있는 법칙을 심리학적 요인과 통합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질문하는 문항들로 구성되어졌으며, 평가의 실시는 텃밭에서의 식물 양육과 수확의 생명주기를 경험한 2004년 8월에 중간평가를 실시하고, 텃밭의 작물을 모두 수확한 11월에 3차 평가를 실시하였다. 자료의 분석은 매 회기의 활동평가에서는 생물학적 요인에서 보여주고 있는 법칙을 심리학적 요인과 통합한 내용이 나타난 시기 및 내용 등을 조사하였으며, 진단 평가 및 정기적인 평가는 각 항목에 대한 청소년의 기술 내용의 양과 관점, 태도 등의 변화 양상을 비교, 평가하였다. 중간평가 및 3차 평가는 기술 내용을 통해 자신의 작업(action)과 피드백에서 어떠한 내용의 통합을 경험하였는지 확인하였다.
Ⅲ. 사례 K군은 원예치료에 참여를 시작 할 당시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였으며, 성적은 중위권에 원만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학부모의 평가에서 소극적인 자기표현만을 언급하였다. 진단 평가에서 서술 양상을 살펴보면 자아, 타자, 환경 인식의 질문에 대해서는 거의 서술을 못 하였고, 나머지 질문들에서의 기술 양식은 짧은 글짓기형태를 보였다. 또한 기술 내용을 보면 자신과 관련되어있는 주제들임에도 관련이 없는 건조한 설명으로 기술되어있다. M군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원예치료에 참여하기 시작하였으며, 성적은 최상위권에 학교에서의 생활은 대부분의 선생님들과 원만한 관계였으나 체벌 및 꾸중을 하는 남자 선생님들과는 원만하지 않았으며, 학부모의 평가에서 가정 환경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의 정도 및 정서적인 안정의 정도를 염려하였다. 진단 평가에서의 서술 양성은 가족간의 관계와 학업에 관련되어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으며, 환경(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내었다. 전체적인 기술의 내용은 공격성을 내포한 기술 내용이 특징적이었다. 원예치료의 계획은 청소년들의 진단 평가 및 학부모 평가를 토대로 청소년들이 자아 인식이 상당히 부족하며 타인지향적(other-directed)이였으며 자아에 대한 표현이 되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 의견의 표현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태로 평가되었다. 따라서 원예치료의 목적은 자기 자신을 안다(self-awareness)는 의미에서의 자아감각을 회복하여 자아 지시적(self-directed)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이에 따른 목표 다음과 같다. 첫째, 식물을 이용해 오감을 자극하는 활동을 통해 자신의 느낌, 생각, 의견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둘째, 계절을 느낄 수 있는(생명의 주기를 관찰할 수 있는) 원예활동을 통해 자신의 감각으로 느낀 것과 그것을 바탕으로 생성, 연결된 생각과 의견을 표현한다. 목표에 따른 활동 계획은 초반 6개월(24회기, 2003년 7월~2004년 2월)에는 첫 번째 목표를 위한 흥미를 자극하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식물을 이용한 다양한 원예활동(옮겨심기, 꽃꽂이, 채소 키우기, 요리하기, 크레프트 등)을 계획하였다. 2004년 3월부터 12월까지는 두 번째 목표를 위한 텃밭 가꾸기 활동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텃밭 계획하고 가꾸기 및 관찰하기, 수확물을 이용한 요리하기 및 만들기 활동으로 계획하였다. 원예치료 진행 과정에서 K군은 자신의 밭에 채소를 심으며 자라나는 잡초를 2개월간 방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식물을 심는 것에도 소극적이었으며, 그룹의 다른 동료들의 활동을 구경하는 입장에 서 있었다. 2개월정도의 시간을 보내면서 K군은 자신의 밭에 잡초가 무성해지고 작물(토마토, 상추, 열무, 가지, 감자 등)이 시들어가는 모습을 관찰하였으며, 관리를 열심히 한 다른 동료들의 밭 또한 관찰하였다. 그리고 다음 회기에 와서 자신의 텃밭에 있는 잡초를 적극적으로 뽑기 시작했으며, 작물들을 수확하게 되면서 약간의 적극성을 보이며 자신의 작물들을 돌보았다. 매 회기의 활동평가를 분석해보면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지 대략 4개월이 지나면서 ‘지금 밭이 내 생각과 같은 것 같다. 빨리 정리해서 깨끗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라는 표현으로 생물학적 요인에서 보여주는 법칙을 심리학적 요인과 통합하는 것을 보였다. M군은 자신만의 밭을 계획하고 가꾸기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상당히 의욕적인 참여를 하였는데, 활동을 하지 않는 주말에도 자신의 밭에 와서 작물들을 돌보고, 가족과 함께 방문하기도 하였다. M군 또한 잡초를 뽑는 것에는 상당히 어려움을 표현하였으며, 시험으로 참여하지 못 했던 회기에 새로운 작물을 심은 사실을 알고 상당히 실망을 하기도 하였다. 매 회기의 활동평가 분석에서 생물학적 요인과의 통합은 자신의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지 2개월이 되는 시점에 서술이 되었는데, ‘부모님께선 날 잡초와 같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하셨다. 어디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자라나는, 온실의 화초보단, 거친 세상 속 파릇한 꿈을 갖고 살아가는. 그런 영원한 생명력에 원천, 다시 쓰러져도 일어나서 또 다시 도전하는 늘 하늘 향해 살아가는 그런 멋진놈, 멋진 녀석으로.. 난 아직 그런 잡초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하늘을 향해 푸른 마음으로 자란다는 것은.’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식물의 생명주기(파종에서 수확까지)를 경험해본 8월의 중간평가를 분석해보면 K군과 M군 모두 텃밭을 가꾼 원예활동들을 통해 3~4가지의 법칙(뿌린 만큼 거둔다, 노력의 댓가는 항상 있다 등)을 언급하며, 이를 통한 자신의 생활에 주는 의미를 서술하였다. 또한 3차 평가에서 원예치료에 참여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며,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전 평가와 같은 질문지로 실시한 정기적인 평가지를 분석해보면, K군의 경우 자아, 타자, 환경의 인식에 대한 서술의 변화가 확연하게 나타났는데, 자아를 표현하는 서술 내용에서 인식의 범위가 자기 자신에서 더 넓은 지역사회로, 그리고 국가의 차원을 언급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타자, 환경(세계)에 대한 인식도 그 시각의 범위가 넓어졌음을 확인하였다. M군의 경우 자아, 타자, 환경의 인식에 대한 변화는 공격성의 완화와 자아에 대한 믿음을 표현하였으며, 긍정적인 시각과 더불어 심리적인 압박감의 표현이 줄어들었음을 발견하였다. 마지막으로 이 평가지에서 주목해 볼 변화는 ‘희망이란’에 대한 서술이다. K군의 경우, 서술의 변화를 살펴보면 사전 평가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것’라고 서술하였고 마지막(4회차 평가)에는 ‘자신의 이루지 못한 꿈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것(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라 표현하였다. M군 또한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 사전 평가에서 ‘인간을 속이는 나쁜것이지만,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먼저 나간 것을 이길 수 있는 한 가지’에서 마지막(3회차)에는 ‘다음번엔, 이 다음엔 나아질 것이라는 다짐’이라 표현하였다. 두 사례 모두 사전 평가에는 자신과의 관련성 보다는 막연한 무엇으로, 또는 부정적인 무엇으로 표현하였으나, 1년의 생명주기를 경험한 후 평가에서는 자신에게 있어서의 의미를 서술하였다. 내용적으로 살펴보자면, 결국 ‘희망’이라고 표현한 내용이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이며, 긍정적인 자아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Ⅳ. 결과 및 논의 식물을 돌보는 작업(action)을 통해 인간은 생명에 대한 이해와 생명을 유지하는 리듬을 이해하게 되며, 식물이 보여주고 있는 생물학적 요인의 법칙과 심리학적 요인을 통합시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원리를 이용한 원예치료는 예방공간에서는 건강한 발달을 도와 효과적인 치료(effective treatment)가 되며, 치료 및 재활 공간에서는 회복 및 개선을 도와 유익한 치료(beneficial treatment)가 된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원예치료의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춘 예방공간에서 실시된 청소년을 위한 원예치료의 사례 연구를 통해 원예치료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용하며, 그로인한 원예치료의 효과는 어떻게 나타내는가를 보고자 하였다. 식물의 생명주기(life cycle)를 중심으로 진행된 원예치료에서 두 청소년 모두 생물학적 요인에서 보여주고 있는 법칙을 심리학적 요인과 통합을 경험하였고, 이를 표현하였으며, 이에 바탕을 둔 변화는 자아의 긍정적인 인식과 인식 범위의 확대, 자신감의 표현 등으로 나타났다. Rosenberg(1965)는 자아존중감에 대한 설명에서, “높은 자아 존중감은 높은 유능감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고, 낮은 자아 존중감은 자아 거부, 자아불만족 및 자아비난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하였다. K군과 M군의 사례를 평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자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자기 신뢰를 표현하는 변화를 보였다. 이는 두 사례 모두 자아 존중감의 측면에서 보자면 점차적으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이다. 원예치료만의 독특성은 식물이라는 생명체의 이용에 있으며, 치료적 효과의 결과를 설명해 주는 원리는 원예치료의 메커니즘이다. 다양한 욕구를 지닌 대상자를 위한 원예치료의 효과에 대한 타당성 확보 및 적용의 확장을 위해서는 메커니즘의 연구 및 적용이 다양하게 발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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